'14. 2. 21. 09:10경 청명한 봄 날씨, 급한 마음에 서둘러 퇴근하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산채하기에 아주 적합한 일기 같다. 그때 조영욱 氏로부터 산채 제안 전화가 왔다.
흔쾌히 동의하고, 한경선 氏, 김영필 氏, 박웅길 氏 등에게 산채에 관한 의견을 물었더니,
한경선 氏 외에는 모두 公務나 私務 관계로 어렵단다.
그래서 우리 3人은 조영욱 氏 집 앞에서 09:50경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부랴부랴 산행준비를 마치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이미 부지런한 한경선 氏가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서 합류한 조영욱 氏 등 우리 3인은 제 승용차에 탑승하여 송치고개 너머 월등 복사골 입구 진입,
200m 전방에서 좌회전 농로에 승용차를 주차시키고, "이곳엔 소심 종류가 많이 자생하는 곳이니, 잘해 보시라."는
조용욱 氏의 말을 음미하며 산지사방으로 명품을 찾아 산개되어 갔다.
그러나 일반 춘란(보춘화)은 지천에 널려 있었으나 좀처럼 명품은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예각의 경사도가 더욱 더 몸을 지치게 한다. 그에 따라 집중력도 떨어지고 약 3시간이 흘러가고 있을 즈음,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스마트폰 벨이 산야의 적막감을 깨뜨리고 있었다.
그것도 주차지점 농로를 사용해야 하므로 주차 승용차를 이동시켜 달라는 반갑지 않은 어느 농부의 통화내용이었다.
이때 이미 시간은 13:00를 넘어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아쉬운 심정을 달래며 즉시 산을 내려갔고, 주차지점으로 달려갔다.
이때 이미 산채를 재개할 마음이 사라지고 있어서 즉시, 조영욱 氏, 한경선 氏에게 산채중지를 요청하는 전화를 날렸고,
이에 동의한 두 회원이 즉시 동송근을 배낭 가득가득 채워 메고 산을 내려왔다.
그런데 동송근 채취에 골몰한 나머지 조영욱氏가 자신의 산채공구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무리 현장 주변을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때 울트라 마라톤으로 단련된 강인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경선 氏가 그 공구를 찾아오겠다면서 자청해서
급경사의 길 없는 산비탈을 달려 올라갔다. 그러나 곧이어 찾지 못했다면서 하릴없이 내려왔다.
우리 3인은 여기서 산채를 중지하고, 오늘은 고산지대를 탐사해 보기로 했다.
즉시 월등 복사골을 달려 올라간 다음, 높은 산 고개를 넘어 내려가 다시 좌회전, 고산마을로 접어들었다.
이곳에 민박집이 즐비한 것으로 미루어, 제법 등산객 대상 높은 태산준령을 관광 상품화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굽이굽이 좁은 비탈길을 오르락내리락하였다. 그래도 포장된 도로라서 그런지 제법 드라이브 내음이
물씬 풍기는 운치가 있었다. 고산 정상에 멋들어진 현대판 양옥집이 두 가구나 자리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10여 가구가
됨직한 조그만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어서 정상에서 남동 편으로 내려가는 비탈길은 비포장 도로였다. 그러나 승용차로 이동하기에는 매우 훌륭한
도로였다.
그곳 주변에 다락 논이 보이고, 등산객 대상 닭집을 운영한다는 허름한 농가 한 채도 보였다. 계속해서 산 밑 길가에
쭉 둘러쳐진 노끈 줄에 '약초재배, 입산금지'라는 리본이 줄줄이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인위적으로 조성한 듯 한
고로쇠 나무가 울창하게 삼림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나무 밑에는 고로쇠 물을 채취하기 위한 하얀 물병들이 수없이
매달려 있었다.
그 때 불현듯 "저 고로쇠 물을 조금이라도 마셔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아마도 나머지 두 회원도 나와 같은 생각이리라....,
이윽고 고산지대를 완전히 빠져나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추어탕 집으로 유명한 '원보산장' 앞에서 우회전,
'승주읍'에 도착, 내친김에 그곳 로타리에서 좌회전-좌회전하여 순천 용수동 계곡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곳으로 가는 초입에 위치한 제법 산골 치고는 크다고 할 수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조영욱 氏 왈, 이곳에는 이슬비 오는 날, "종종 멘스로 하체가 피범벅이 된 묘령의 아가씨가 출몰하곤 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매달려 있단다. 믿거나 말거나...,
이윽고 정상을 너머 용수동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출현한 조그만 마을을 통과하여 공원묘지 초입을 경유,
닭집으로 유명한 허름한 가옥과 약수로 유명한 또 다른 가옥을 바라보며,
그리고 도로변 텃밭에 자라고 있는 황칠나무를 욕심내면서 달리고 달려, 드디어 아랫시장으로 내려왔다.
이때, 3인 모두의 합의하에 역전주변 '현대식당'에 자리를 잡고 기나긴 오늘의 산채일기를 마감하기로 했다.
아차, 한가지, 그곳 현대식당에서 조영욱 氏의' 경매학 개론' 열강이 소주잔에 실려서 무게를 더해 갔었다.
아마도 우리 난우회 전 회원이 모두 함께 할, 다음 달 월례대회 야간 모임에서 다시 한 번 더 위 열강을
조영욱 氏에게 청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보춘화
첫댓글 아름답고 정겨움이 는겨지네요
아름답고 졍겨움이 느겨지네요
아름답고 정겨움이 느겨지네요
아름답고 정겨움이 느겨지네요~~~
마치 채란 생중계를 듣는 그런 느낌입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봉화난우회의 회원님들의 화목이 잘 느껴지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