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도올 김용옥. 방송 화면 촬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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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국정 교과서만은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일 제이티비씨(JTBC) '뉴스룸'에 출연한 도올 김용옥 연변대 객좌교수의 마지막 말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손석희 앵커의 말을 다급히 이어 받아 다시 한 번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에 대한 자신의 반대 의견을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한국은 검·인정교과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사실 현 검인정 교과서 자체도 이미 가이드라인(지침)을 줘서 쓴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자유발행제로 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다양한 관점이 통용돼야 할 장인데, 단 하나의 교과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3년 만에 방송에 나선 김 교수는 이날 20여 분의 인터뷰 시간 대부분을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비판에 할애했다.
"현대사 교정 위해 전체 역사 건드리는 것 말 안돼"
그는 특히 정부·여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핵심 근거로 꼽는 기존 역사 교과서의 '자학사관'을 정면 반박했다(관련 기사 : "원수 김일성 사진 세 장 나오는 교과서 없어야"). 김 교수는 "자학사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반성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우리 역사가 부끄러운 측면이 있으면 그대로 쓰고, 또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쓰든 다양한 장을 열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고집하는 이유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현 역사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관련 기사 : "교육부가 합격시켜놓고 반 대한민국 교과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문제를 포괄해 제3공화국 이래 여러 문제들... 현대사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역사 전체를 건드린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시각을 고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거꾸로 박정희 대통령의 위상을 추락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제3공화국이라는 역사 과목을 만들어서 그것만 특별히 쓰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가 "(현 교과서가) 너무 남북한을 동등시 하는 시각이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주장이 있다"고 하자 "복잡다단한 시대를 살아가려면 북한과 통일이라는 말을 쓰기 이전에 자유로운 왕래와 의사 소통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좌우를 떠나 국정 교과서는 하나의 관점으로만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라면서 "교과서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머리를 바꿔준다고 해서 헬조선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게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참사가 역사를 잘못 썼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 국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인데, 이런 문제(국정 교과서 추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