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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귀한 분, 참가자
반배정은 아홉 개 방에 원하는 대로 썼습니다. 202호부터 208호까지 일곱 개 방에 서른 여섯, 남자는 세 개 방에 열한 사람이 잤습니다. 각 방에서 한 사람씩 묶어 다섯 모둠으로 분임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잠은 편한 사람 또는 아는 사람과 함께 자더라도 분임토의는 낯설면서도 다양한 사람이 만나길 바랐습니다. 분임토의는 공부 장소가 대강당이라 각 방에서 했습니다.
202호 분임: 권재우, 이평용, 양은주, 유지선, 안혜빈, 편정인, 정향, 남연지, 김보녕
203호 분임: 이용성, 공병묵, 최연희, 김선정, 오여진, 이금, 김현경, 김영은, 박선순
204호 분임: 오명환, 김영미, 이은진, 윤효숙, 최미랑, 조유진, 고이나, 조호정
205호 분임: 유준희, 백현민, 김영진, 이유진, 김미영, 이세영, 정미영, 김명희, 김혜정
206호 분임: 범석수, 한동균, 이선구, 안혜영, 김정순, 김민영, 진영준, 고영란, 노성희, 김인혜, 이주현
그리고 이영근, 서순영이 함께 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일곱 번 1박 2일 워크숍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2박 3일 연수회입니다. 1박 2일 워크숍은 짧고 굵게 마치지만 뭔가 아쉬움이 늘 남았습니다. 그런데 2박 3일 연수회로 여니, 꽉 찬 느낌입니다. 연수회를 글과 사진으로 돌아봅니다.(글을 모두 다 쓰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1. 준비하며
2박 3일로 열며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배움터였습니다. 여러 곳을 알고 있지만, 서울근교(공부 모임이 서울, 군포)에서도 비싸지 않은 배움터를 구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구한 곳이 용인시청소년수련원이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다른 곳에서도 함께 살았는데, 우리가 신청이 늦어 대강당과 세미나실에서 공부하기에 더 좋았던 세미나실을 쓸 수 없었던 점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이곳에서 연수회를 연다면, 미리 예약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연수 주제를 무엇으로 잡을 것인지도 오래 고민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워크숍으로 연수 참가자가 직접 만드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독서토론 논제, 한 해 논제, 평가 관점 따위를 만들어 자료로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제 토론에 설명과 함께 회원에서 한두 사람이 사례나 공부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틀을 조금 달리 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관심이 있는 독서토론으로 큰 주제를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나온 <열다섯,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를 책으로 골랐습니다. 이 책을 쓴 최관의 선생님께서 오실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책을 낸 보리출판사 대표이신 윤구병 선생님 특강까지 함께 넣었습니다. 독서토론이 주제이니 윤구병 선생님께는 토론에 필요한 것을 조금이라도 말씀드리길 부탁드렸습니다. 또한 독서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하기에 독서 관련 강사(임미성)도 함께 모셨습니다. 함께 4년을 함께 공부한 회원들께 사례와 공부 나누는 발표 부탁을 드렸습니다. 서울, 군포에서 두 분씩 발표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저는 마지막날 연수를 마치며 참여형 토론을 몇 가지 기법으로 소개드리려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정한 일정입니다.
준비에는 역시나 김정순 선생님께서 애써주셨습니다. 군포시청에서 지원받은 돈(그러기에 6만 원으로 2박 3일 연수가 가능)으로 이것저것(강사비, 자료집, 간식비, 참가비 일부 따위) 준비해야 하니, 학교에 몇 번이나 기안하였습니다. 우리 식구는 연수회 이틀 전에 제주 여행을 마치고 왔습니다. 그러니 연수회 준비를 미리 해둬야 했습니다. 연수회 전날에는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연수에도 하루 다녀왔으니 더 그렇습니다. 그래도 연수 진행 과정에서 준비로 불편함을 드린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간식을 뺀 먹을거리(술과 안주 그리고 과일)는 연수원 가까운 곳에서 바로 샀습니다. 술도 모자라지도 남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자료집을 엮었습니다. 강사분들 글과 참가 선생님들 글 한 편씩으로 120쪽 자료집입니다. 1정 연수로 바빴을 이선구 선생님께서 묶어주신 것을 제가 교정을 보며 다듬었습니다.
하루하루 연수회가 다가올수록 참가하신다는 분들께서 참가하지 못한다는 문자가 옵니다. 결국 모으는 사람 60명(신청은 다 찼음)에서 못 오신다는 분들 빼고 마흔여덟 사람이 함께 했습니다. 못 오신 분들 모두 처지가 다 있으니 탓할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지만 함께 하지 못한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쿵쿵 내려앉았습니다. 연수원에서 처음 예약한 60명이 되지 않는데도, 저희 처지를 헤아려주신 점은 다행입니다. 못 오신다는 분들께는 참가비를 모두 돌려드립니다. 몇 분은 당신 처지로 못하는 것이니 연수회 운영비로 보태라고 해 주셨습니다. 그 마음 고맙습니다.
사실 준비에 그렇게 애먹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수에서도 한순간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에 온신경을 쏟았지만(그래서 가장 늦게 잠) 먹을거리나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 까닭은 2박 3일 연수회를 여러 번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교육조직부장으로 100명이 넘을 때도 있는 2박 3일 연수회를 일곱 번이나 열었습니다. 그러니 2박 3일 연수가 낯설지 않습니다. 도리어 글쓰기회 연수 때보다 사람 수가 반이나 적으니 더 쉬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일곱 차례 1박 2일 토론워크숍 경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하. 그러고보니 이번까지 글쓰기회와 토론연구회로 연수회와 워크숍을 열다섯 번째 운영했네요.
2. 2015년 1월 18일 일요일(용인시청소년수련원)
일요일 아침에 운동(조기축구) 일찍 마치고 나와서는 임미성 선생님을 모시러 수원역으로 갔습니다. 아침 6시 기차를 타고 올라와준 임미성 선생(저는 동무라 부르지만)에게 참 고맙습니다. 이른 시각에 일어나 긴 시간 차 타고 왔음에도 차에서 웃음을 많이 줍니다. 그 모습만으로도 참 따뜻한 사람입니다. 임미성 선생님과 함께 총무 이세영 선생님도 태우고는 우리 집으로 갑니다. 정순샘을 태워서 정순샘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서 주문한 짐을 실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저와 같이 다니는 유준희 선생님이 큰 몫을 해 주었습니다. 교무실에서 무거운 짐을 학교밖 차까지 들고 왔다갔다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군포를 떠나 연수원으로 갑니다. 연수원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콩나물라면을 먹는데, 그 맛이 참 일품입니다.
2시부터 시작인데 김영미 선생님은 1시에 벌써 와 계십니다. 저희도 1시 조금 지나 도착해서 연수에 함께 하는 선생님들 맞을 준비합니다. 짐 내리고서 먹을거리는 강당에 중간에, 등록부는 강당 들머리에 터 잡습니다. 등록은 유준희, 이세영, 김영미 선생님이, 마시고 먹을거리는 정미영, 최미랑, 김영진 선생님이 합니다. 이렇게 군포회원들이 다 맡아서 해 주십니다. 우리 회가 참 단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독서에 궁금한 것을 글로 나눕니다.(댓글의 벽 실습)
독서에 궁금한 것을 글로 써 벽에 붙여뒀습니다. 궁금한 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와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도움을 받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그 아래에 포스트잇으로 도움말을 줍니다. 해결방법을 주기도 하지만, 함께 공감하는 글이 많습니다. 참여식 토론(토론이라기보다 수업에 가까운데 참여식 토론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네요. 바꿔야 할 말이죠)으로 한 실습이기도 합니다.
임미성 선생님이 '삶이 되는 독서'로 3시간 웃음 가득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이렇게 즐겁고 힘차게 강의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말 사이사이 가끔씩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가 더 정겹습니다. 수업 사례와 그것을 고민하며 쓴 박사 논문에서 원리를 함께 말해줍니다. 이론만 말하면 지겨울 것인데 사례가 함께 어우러지니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여러 사례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한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굴책으로 이야기 나누기)
첫 번째 분임 활동입니다. 분임 활동은 대강당 여건이 좋지 않아 방에서 했습니다. 방이 정말 따듯하니 좋습니다. 분임 활동 시간(40분 남짓)이 많지 않아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열다섯,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로 토론 주제를 정합니다. 정한 논제 발표할 분임장도 정했습니다. 대강당에서 어색하게 앉았다가 서로 얼굴을 보니 이렇게 웃음이 가득 합니다. 그러면서도 참 진지합니다. 이번 토론연수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입니다. 진지하게 공부하는 모습과 즐겁게 웃는 모습.
밥 먹는 사진이 한 장도 없습니다. 그만큼 밥 먹을 때는 맛나게 먹기만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어떠신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맛이 좋았습니다. 첫날 저녁부터 셋째 날 점심까지 여섯 끼를 다 먹었습니다. 어디 연수에 가서 한 끼도 남김 없이 다 먹은 적은 처음입니다. 그리고 저는 여섯 끼에서 쌀 한 톨도, 반찬 하나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은 글쓰기회에서 배운 모습입니다. 다음에는 연수회 참가하는 회원분들에게도 조금 더 말씀드려 함께 해 보려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분임활동을 하는 사이(밥 먹기 전) 저는 보리출판사에서 준비한 선물 포장을 도왔습니다. 보리 출판사에서 모두 열 가지 선물로 가득 준비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속 조병범 이사님이 농담으로 이옥한 실장님께 그럽니다. "이건 편애인데요." 편애해 준 보리 출판사에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윤구병 선생님께서 삶과 교육 그리고 토론으로 2시간 진한 감동을 주셨습니다.
글쓰기회 2박 3일 연수회를 마치고 대전에서 바로 오셨습니다. 그러니 오후에는 방에서 잠을 주무시는 모습에 죄송한 마음도 컸습니다. 그렇지만 마이크를 잡으시니 그런 모습은 전혀 엿볼 수 없습니다. 두 시간 동안 말씀하시는데, 첫 시간은 참과 거짓, 우리 말과 교육 이야기를 주로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에는 토론을 주제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선생님 말씀을 달마다 모임으로 듣고, 강연을 여러 번 들었지만 토론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귀 쫑긋 세우고, 정신 차려서 들었습니다. 토론에서는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강연 쉬는 시간과 마치고서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에게 편지를 써 주셨습니다. 묻고 답하기까지 정한 시간보다 30분이 늦었지만, 선생님 말씀에는 끝까지 힘과 사랑이 가득 했습니다. 마치고는 다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분임으로 나와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전라도, 대전, 인천, 경기, 강원, 서울에서 오셨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환영합니다. 이번 소개에서 군포, 서울 모임 회원으로 따로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군포, 서울 모임 회원을 따로 소개하면 혼자 오신 분들이 더 외로울 것 같아서 그랬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소개하면 좋겠네여.
방은 원하는 대로 정했습니다.
원래 뒤풀이가 없었는데 첫날 피곤한 몸과 어색한 마음을 녹이려 개인에 맥주 캔 하나씩을 방마다 드렸습니다. 물론 몇 개 더 마신 방도 있습니다. 첫 번째 사진에 나오는 남 선생님들 방입니다. 덕분인지 어색한 모습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2시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권재우 선생님이 처가에서 가져온 소곡주가 참 좋았습니다. 편한 옷차림인데도 이렇게 드리미는 사진에 얼굴 허락해줘 고맙습니다.
3. 2015년 1월 19일 화요일
연수 둘째 날 아침입니다. 아침 밥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참, 밤 사이 눈이 많이 왔습니다. 지난 밤 눈길에 먼 길 가진 윤구병 선생님께 다시 고마운 마음이 가득입니다. 밥 먹고 잠시 나가보니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그러나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는 내일 집에 가니까요.
지난 밤에 함께 저녁 시간 보내던 오명환 선생님께서 "내일 제가 아침에 놀이 좀 해 줄게요." 하셨습니다. 처음 연수 신청을 받을 때 선생님 댓글을 보고 놀이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그날 분위기를 보자고 하셨는데요. 놀이해도 좋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연극놀이는 놀이면서도 곧 배움입니다. 몸으로 움직이며 피곤함에 굳었던 몸이 눈 녹듯 사르르 녹습니다. 그리고 웃음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신나는 놀이를 몸으로 익혀 2월 개학하고는, 3월 새학년을 마지하고는 아이들과 하지 싶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놀이로 아침을 열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전 일정은 사례 발표와 분임 활동입니다.
먼저, 서울 이주현 선생님께서 토론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토론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독서 이야기도 가득입니다. 하나 같이 참 따뜻합니다. "와, 정말 포근하다."며 몇번이나 감탄했습니다. "선생님, 다음에 서울 모임에서 조금 더 긴시간으로 이 이야기 들려주세요. 그리고 저 완전 감동했어요."
이어 서순영 선생님이 토론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곧 혼인할 것 같다는 말에. 무엇보다 축하합니다. 혼인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하시더니 이렇게 하는 군요. 어떤 분인지 궁금하지만, 뵐 날이 있겠지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토론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솔직히 토론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이 그래도 좋아한다고 계속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자기를 드러내는 솔직한 토론 사례에 젖었습니다
사례 발표를 마치고, 분임 활동을 했습니다. 분임 활동 주제는 독서토론, 토론 사례 나누기로 했습니다. 다섯 분임이 정한 방에서 점심 먹을 때까지 알차게 이야기 나눴습니다. 저와 정순샘은 장을 보러 갔습니다. 연수원에서 일정 시간 뒤풀이를 인정해 줘 함께 마실 술과 안주를 준비하러 양지에 나갔습니다. 푸짐하게 사 왔습니다.
그리고는 점심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점심 먹고서는 1시간 30분을 쉬었습니다. 저도 낮잠을 조금 잤습니다.
오후 일정은 배움 나누기입니다.
그 전에 오전 분임 활동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분임장이 아닌 해당 사례자가 소개했습니다. 이어질 배움 나누기와 일정으로 3분씩 밖에 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합니다.^^
배움 나누기도 우리 회원들이 합니다.
군포 정미영 선생님이 논증으로 공부를 나눠주셨습니다. 특히 4단 논법과 6단 논법을 설명하고서 참가하신 분들께서 실습했습니다. 참가하신 분들이 토론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셨을 터인데 도움을 드린 것 같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이렇게 배움을 나누는 시간은 곧 자기 공부 시간이기도 합니다. 정미영 선생님, 고마워요.
서울 최미랑 선생님은 대회토론으로 CEDA토론을 나눠주셨습니다.
대회토론으로 흔히 다섯 개가 있는데 지난 연수까지 퍼블릭포럼디베이트와 칼포퍼 토론을 실습했고, 이번에는 CEDA토론입니다. 그리서 최미랑 선생님께서 토론 절차를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최미랑 선생님 설명으로 다들 알고서 토론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대회토론은 교실토론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토론에 필요한 요소(입론, 교차조사, 반론)를 아는 데는 대회토론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 나누기로 두 분 말씀 뒤에 제가 자료집에 실린 글 이야기를 했습니다. 보내주신 귀한 글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도 참 좋을 터인데 이번 연수회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글을 읽고 한 편 한 편 도움말이나 소감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관심을 말로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한 편 한 편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논제를 정했습니다.
최관의 선생님 책을 읽고 분임토의에서 나온 논제입니다. 집행부가 모여서 한 가지로 정하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가한 분들께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렇듯 길이 보이지 않으면 물으면 그 길이 보입니다. 교실에서 학급살이도 마찬가지겠지요. 학교살이도 마찬가지일 터인데 잘 묻지 않고 독단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요.
다함께 짝토론을 교차조사, 교차질의로 두 번 실습했습니다.
대회토론을 모두가 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건 힘듭니다.(언젠가는 가능하도록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렇지만 참가한 모두가 토론을 해 보아야겠죠. 그래서 불편한 자리지만(다음에는 꼭 세미나실을 빌려야지) 짝토론 실습을 했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찬성과 반대를 나눴습니다. 입론-교차조사-입론-교차조사로 토론하고서, 찬성과 반대를 바꿔서 입론-입론-교차질의로 토론했습니다. 입론에 1분, 교차조사와 교차질의에 2분이니 토론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토론 경험과 함께 대표토론 할 논제(학교는 꼭 다니지 않아도 된다)에 쟁점을 미리 경험하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꼭 다니지 않아도 된다]로 CEDA토론을 실습하였습니다.
서울 모임에서 백현민 선생님, 군포 모임에서 한동균 선생님이 대표로 해 주셨습니다. 그러며 처음 연수에 오신 분으로 함께 짝을 정했습니다. 백현민 선생님은 김미영 선생님과 한동균 선생님은 진영준 선생님과 한 편을 했습니다. 찬성과 반대를 나누니 한진 선생님이 찬성, 백김 선생님이 반대로 나뉘었습니다.
함께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토론에 참가하는 네 분은 이주현, 서순영 선생님 특강에도 쉼없이 공부했습니다. 당연하죠. 다른 사람 앞에서 대표토론, 어쩌면 처음 해 보는 토론일 수 있으니 더 그렇습니다. 토론하기 앞서 준비하는 시간도 따로 가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같은 분임이나 돕고 싶은 선생님들께서 함께 준비하셨습니다. 생각을 함께 모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드디어 이번 연수회에 꽃이었던 토론 실습을 하였습니다.
참 진지하면서도 따뜻한 정말 좋은 토론 실습이었습니다.
(토론 이야기는 최미랑 선생님께서 다시 글로 쓰십니다)
이번 토론을 마치고 가장 많이 한 말은 '참 따뜻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네 분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최관의 선생님께서도 함께 해 주셨습니다.
저녁 일정임에도 일찍 오셔서 토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봐 주셨습니다.
아, 최관의 선생님 옆 김영진 선생님께서 시간을 재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회토론에는 작전시간이 있습니다. 작전시간은 토론 참가자들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끊어서 쓸 수 있습니다. 상대 입론을 듣고서 반론 준비할 때, 교차조사에 질문을 다듬을 때 많이 씁니다. 이번에도 적절하게 작전시간 2분을 나눠서 썼습니다.
그러면서 찬성과 반대 모두에게 작전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입론과 교차조사를 마치고 반론에 들어가기 앞서 작전시간을 주었습니다. 2분 동안 작전시간에는 다른 선생님들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생각을 모아주셨습니다. 이런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저녁을 먹고서 공부 자리를 옮겼습니다. 공부하고 잠자던 건물에서 조금 걸어 눈썰매장 옆 강당으로 갔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강당과 달리 바닥이 따뜻한 큰방이라는 느낌으로 좋았습니다.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는 최관의 선생님 말씀을 한 시간 들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참 따뜻합니다. 뒤풀이 시간을 10시에 마쳐야해 한 시간 밖에 듣지 못한 게 아쉽고도 미안합니다.
선생님 말씀을 마치고서는 바로 신나는 뒤풀이 시간입니다. 준비한 술과 먹을거리로 모여 앉았습니다. 30분 단위로 자리를 바꿔 앉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자리를 바꿨고, 마지막에는 두 개 모둠(5명씩)이 한 자리에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그러면서도 뒤풀이가 조금 더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분씩 또는 여럿이 앞으로 모셨습니다. 미리 알리지 않고 모시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노래며 춤과 소리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더 즐겁게 긴 시간 보낸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몇 분 그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늘 마음에서 갈등하며 혼자서 속으로 토론합니다. 제 판단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이었고, 그래서 앞으로 모셨습니다. 다음에는 미리 알리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선생님 한 분 한 분께서 보여주신 장기가 눈에 선합니다.
숙소까지 자리를 옮겨 밤 늦께까지 함께 해 주신 최관의 선생님께서 한 분 한 분에게 좋은 기운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교통사고로 아직도 불편한 몸 빨리 나으시길 빕니다. 선생님이 가시고도 이 방 저 방에서는 뒤풀이를 계속 했습니다. 남자 방에서는 3시까지 놀이가 어울린 뒤풀이로 즐겼습니다.
4. 2015년 1월 20일 화요일
마지막 날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놀았지만 공부는 계속 이어 갑니다.
먼저, 어떤 지역에서 하고 있다는 시험에 생각을 나눴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드러내고 모으는 시간을 계속 보내니 참 좋습니다. 다음 연수회 때는 현안으로 자유 글쓰기 공간을 더 만들어도 좋게습니다.
최관의 선생님 말씀을 듣고 오명환 선생님께서 "내일 연극놀이 주제는 이 책으로 할게요." 하셨습니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책으로 어떻게 그 짧은 시간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책으로 한 놀이는 정지동작이었습니다. 춤이 어우러진 놀이하고서는 책에서 기뻤고 화났던 장면을 정지동작으로 나타내도록 했습니다. 다섯 모둠에서 책에서 찾은 장면을 몸으로 나타내면 오명환 선생님은 멈춰 있는 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손으로 살짝 건드립니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그 장면에 맞는 동작과 말을 합니다. 선생님들 표현력에 많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아팠던 장면에서는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정지동작을 마치고는 3월 첫날 관의를 때린 선생님을 의자에 앉히고서는 이런저런 물음을 이어 갔습니다. "아, 이거 수업으로 해도 좋겠다." 놀이에서 또 배움을 찾고 얻는 선생님들이십니다. 오명환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소중한 전문가입니다.
마지막 나눔과 배움은 '참여식 토론'입니다. 저는 이 주제를 '참여식 토론(?)'으로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흔히 토론이라며 하는 이 방법들은 사실 토론이 아닙니다. 참여식 수업으로 불러야 해야 맞습니다. 이 말에 이런 참여식 수업이 필요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참여식 수업은 학생들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이끌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름은 제대로 불러야 한다는 말입니다. 첫날 [댓글의 벽]은 실습을 했고, [브레인 라이팅]은 설명으로 마쳤습니다. 실습은 [이그나이트]로 했습니다. 파워포이트를 만들어해야 하나 그러진 못하고 종이에 낱말을 쓰고서 실제로 해 보았습니다. 파워포인트 20장을 15초씩 5분간 자기가 정한 주제로 발표합니다.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자기 자리에서 끝까지 주제 발표하는 여러 선생님들 모습을 보며 정말 고맙고도 감동이었습니다. 실제 해 보니 초등학교 우리 아이들에게는 20장은 조금 많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실제로 하니 나오는 의견입니다.
이어서 [사람책] 실습입니다. 시간이 모자라 하지 않으려다가 쉬는 시간과 연계해서 했습니다. 이렇게 끝까지 빡빡하면서도 배움을 찾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투정하지 않고서 열심히 참여합니다. 소리(김신정), 연극(오명환), 우리아이토론(김정순), 혁신학교(권재우), TET(공병무) 전문가와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섯 사람이 앞에 나와 서면 그 뒤에 자기가 듣고 싶은 주제로 줄을 섭니다. 알아서들 수를 맞춰 서 주십니다. 이렇게 모둠을 이뤄 강당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서 전문가와 이야기 나눕니다. 연수 마치는 시간이 있기에 20분 정도 가졌는데 다음에는 더 많은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제가 참여식 수업 발표할 때 에이포 종이를 한 장씩 드렸습니다. 연수 후기를 쓸 수 있는 종이입니다. 종이로 썼지만 모두가 앞에서 뒷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시간 제약이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말한 저나 말하는 분이나 모두 마음껏 합니다. 뒷이야기를 들으며 3일이 머릿속에 꽉 찹니다. 가끔 뭉클하기도 합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집에 돌아와서 쓰신 후기를 하나하나 읽었습니다. 대부분 여름연수회에 다른 사람 더 꼬드겨 온답니다. 그러면 큰일인데 말입니다. 하하. 고맙습니다)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고는 마지막 밥을 먹었습니다.
이러헤 2박 3일 꽉 채웠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다음이 있기에 손뼉 마주치며 헤어졌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첫댓글 사진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여름에 또 만나요.
ㅠㅠ 몸이 안좋아 찜질방(숙소)에 누워있었던 총무는.. 힝...ㅜㅜ속상해요.. 교육놀이랑 마피아게임..ㅠㅠ
나도 마피아 게임은 처음인데 영근샘에게 당했다네. ^^
글과 사진기록. 주루룩 2박3일을 다시 다녀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했어요~~~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해주신 덕분에 모두가 2박 3일 동안 행복 에너지를 가득 충전 받아 각 자의 삶 터로 돌아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그 행복 에너지들이 선생님들이 계시는 각각의 학교에서 알록달록 예쁜 꽃들을 피우겠지요?
영근샘, 정순샘, 그리고 함께 준비해주신 여러 샘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려요......
서울서 오는 길이라지만, 혼자 내려 올 생각에 많이 망설였던 연수였습니다. 하지만, 용감하게 신청했던 처음 선택이 옳았습니다. 멋지고 따뜻한 연수였습니다.
수고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광주에서 김명희)
저도 무척 가고싶었지만 서귀포에서 여는 청소년토론 아카데미 여는 날과 겹쳐서 못가보았습니다. 읽어보니 세세하게 참석하지 않아도 그 분위기와 배움과 토론교육의 열정과 서로 서로의 따뜻함이 전해옵니다. 수고가 많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