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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논리를 적용한 사진 감상법
사진 감상에서 ‘감각’이란 무엇인가
[1] 사진 감상은 무엇을 알아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1. 일반적인 사진 감상은 사진 속 대상을 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
(1) 관객은 사진을 보며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① 이 사람은 누구인가.
② 이곳은 어디인가.
③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
④ 사진가는 무엇을 말하려 했는가.
⑤ 이 사진은 아름다운가.
⑥ 이 사진은 잘 찍은 사진인가.
(2) 이러한 질문은 사진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① 촬영 대상과 사건을 파악하게 한다.
② 사진이 만들어진 시대와 사회를 이해하게 한다.
③ 작가의 문제의식과 제작 의도를 검토하게 한다.
④ 사진이 어느 매체와 제도에서 사용되는지 판단하게 한다.
2. 그러나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감각의 논리』를 적용하면 사진 감상에 또 하나의 질문이 추가된다.
이 사진은 무엇을 보여주는가를 넘어, 나의 눈과 몸에 무엇을 일으키는가?
(1) 사진은 대상과 사건을 설명하는 이미지이면서 관람자의 신체에 작용하는 물질적·시각적 사건이다.
① 색은 온도와 분위기를 만든다.
② 빛은 공간의 무게를 바꾼다.
③ 프레임은 신체를 압박하거나 해방한다.
④ 표면과 입자는 촉각적인 느낌을 일으킨다.
⑤ 사진의 배열은 시선과 몸의 이동 속도를 조절한다.
3. 『감각의 논리』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회화를 분석한 책이다.
(1) 들뢰즈가 직접 제시한 사진 감상론은 아니다.
① 회화를 위해 제시된 개념을 사진의 기록성·기계성·시간성에 맞게 확장해야 한다.
② 사진을 베이컨의 그림처럼 왜곡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③ 사진의 현실적 흔적과 감각적 작용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질 들뢰즈(Gilles Deleuze), 『프랜시스 베이컨: 감각의 논리』(Francis Bacon: The Logic of Sensation), 1981/2003,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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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인은 감각을 완전히 잃은 것이 아니라 감각하는 능력이 둔화되고 재조직되었다
1. “현대인은 인간 본연의 감각을 잃어버렸다”는 말은 현대인이 시각·청각·촉각 같은 생물학적 감각기관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다.
(1) 보다 정확하게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뜻한다.
① 너무 많은 자극 때문에 작은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졌다.
② 빠른 이미지 전환 때문에 한 대상을 오래 바라보기 어려워졌다.
③ 이미 알고 있는 이름과 정보로 대상을 즉시 분류한다.
④ 화면을 통해 세상을 보면서 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⑤ 새롭게 감각하기보다 익숙한 이미지와 취향을 반복한다.
2. 인간에게 사회와 문화 이전의 순수한 ‘본연의 감각’이 완성된 형태로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1) 감각은 신체적 능력이면서 학습되고 조직되는 지각 방식이다.
①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는 문화마다 다를 수 있다.
② 아름다움·불쾌함·친숙함의 기준은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③ 직업과 생활환경은 촉각·청각·시각의 사용방식을 바꾼다.
④ 카메라·영화·스마트폰 같은 매체는 사람들이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3.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지각을 외부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보지 않았다.
(1) 인간은 몸을 통해 세계와 능동적으로 관계한다.
① 눈만 독립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② 자세·움직임·거리·기억이 지각에 참여한다.
③ 인간은 신체를 가진 채 세계 안에서 보고 만지고 움직인다.
(2) 따라서 감각의 회복은 원시적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① 세계와 신체의 관계를 다시 자각하는 것이다.
② 습관적으로 보던 대상을 새롭게 경험하는 것이다.
③ 눈과 몸이 어떻게 지각에 참여하는지 의식하는 것이다(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지각의 현상학』(Phenomenology of Perception), 1945, Phil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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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시와 과잉 자극은 감각을 둔화시킬 수 있다
1. 게오르크 지멜(Georg Simmel)은 현대 대도시의 빠르고 강하며 끊임없이 변하는 자극이 인간의 신경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고 보았다.
(1) 도시에 사는 사람은 수많은 사람·차량·소리·광고·정보를 계속 접한다.
① 모든 자극에 정서적으로 반응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②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거리와 무관심을 형성한다.
③ 서로 다른 사물의 질적 차이를 세밀하게 느끼는 능력이 둔화될 수 있다.
(2) 지멜은 이러한 태도를 ‘블라제 태도’ 또는 권태적 무관심이라고 설명했다.
① 대상을 전혀 보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다.
② 사물의 차이와 가치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상태이다.
③ 과잉 자극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적 지각이다(게오르크 지멜(Georg Simmel), 「대도시와 정신생활」(The Metropolis and Mental Life), 1903, Blackwell 원문 PDF).
2. 현대인의 감각 둔화는 감각 자극이 부족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1) 오히려 자극이 지나치게 많을 때 작은 차이에 반응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
① 더 강한 색
② 더 빠른 편집
③ 더 충격적인 사건
④ 더 자극적인 표정
⑤ 더 짧고 직접적인 메시지
(2) 강한 자극이 반복되면 이전에 강하게 느껴졌던 이미지도 평범하게 보인다.
① 관객은 더 큰 충격을 요구한다.
② 이미지 제작자는 더 자극적인 형식을 사용한다.
③ 관객은 다시 그 자극에 적응한다.
④ 감각은 섬세해지기보다 강한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
3. 따라서 감각을 잃었다는 말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뜻보다 ‘강한 자극에는 반응하지만 미세한 차이를 느끼는 능력이 약화되었다’는 뜻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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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대 매체는 주의와 산만함을 동시에 조직한다
1.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기술복제와 영화가 전통적인 예술 감상방식을 변화시켰다고 보았다.
(1) 전통적인 작품은 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감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2) 복제된 이미지와 영화는 대량으로 유통되며 집단적으로 소비된다.
(3) 빠른 장면 변화와 충격효과는 새로운 지각방식을 형성한다.
(4) 관람자는 작품에 몰입하기도 하지만 산만한 상태에서 작품을 받아들이기도 한다(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1935–1936, MIT 원문 PDF).
2. 벤야민의 산만한 수용을 단순한 지각의 타락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1) 산만함은 근대적 매체환경에 적응하는 새로운 감상방식이다.
① 영화는 짧고 충격적인 장면을 통해 관객의 지각을 훈련한다.
② 복제 기술은 예술을 더 많은 사람에게 개방한다.
③ 관객은 수동적인 숭배자에서 평가하고 반응하는 대중으로 변한다.
(2) 그러나 산만함이 시장과 플랫폼의 이익에 따라 조직되면 깊은 관찰을 방해할 수 있다.
① 이미지가 이해되기 전에 다음 이미지로 넘어간다.
② 관객의 반응이 클릭과 체류시간으로 측정된다.
③ 복잡한 작품보다 즉시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가 유리해진다.
3. 조너선 크레리(Jonathan Crary)는 주의가 개인 내부의 자연적인 능력에 머무르지 않고 근대의 산업·노동·과학·매체에 의해 역사적으로 조직된다고 설명한다.
(1) 무엇을 얼마나 오래 바라보는가는 개인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① 노동환경이 집중시간을 통제한다.
② 광고와 매체가 시선을 경쟁적으로 끌어당긴다.
③ 기술은 주의와 산만함을 동시에 생산한다.
(2) 주의는 근대사회가 요구하고 관리하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조너선 크레리(Jonathan Crary), 『지각의 정지』(Suspensions of Perception), 1999, MI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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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디지털 이미지 환경은 ‘보는 것’을 빠른 선택으로 바꾼다
1. 스마트폰과 플랫폼에서 관객은 한 이미지를 충분히 보기 전에 선택부터 요구받는다.
(1) 멈출 것인가, 넘길 것인가.
(2) 좋아요를 누를 것인가.
(3) 저장하거나 공유할 것인가.
(4) 관심 없는 콘텐츠로 분류할 것인가.
2. 플랫폼은 관객의 감정을 직접 읽기보다 행동을 측정한다.
(1) 클릭 횟수
(2) 화면에 머문 시간
(3) 반복 재생
(4) 확대와 저장
(5) 댓글과 공유
(6) 스크롤을 멈춘 시간
3. 이러한 환경에서는 ‘감상’과 ‘반응’이 혼동되기 쉽다.
(1) 오래 보았다고 좋아했다는 뜻은 아니다.
(2) 공유했다고 작품의 의미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3) 클릭이 많다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도 아니다.
(4) 즉각적인 반응은 감상의 시작일 수 있지만 완성은 아니다.
4.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는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보고·읽고·구매할지를 추천하며 문화적 선택에 개입한다고 설명한다(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 『AI Aesthetics』, 2018, 저자 공식 페이지).
5. 따라서 현대인은 감각을 완전히 잃은 것이 아니라 감각이 플랫폼이 측정하기 쉬운 짧고 강한 반응으로 조직되는 환경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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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진은 감각을 둔화시키기도 하고 일깨우기도 한다
1. 사진이 존재한다고 해서 인간의 감각이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1) 사진은 감각 둔화에 참여할 수 있다.
① 익숙한 아름다움을 반복한다.
② 타인의 고통을 빠르게 소비하게 한다.
③ 세계를 촬영하고 소유할 대상으로 만든다.
④ 복잡한 현실을 한 장의 자극적인 이미지로 축소한다.
⑤ 관람자가 직접 경험하기보다 화면으로 확인하게 한다.
2.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사진이 세계를 수집하고 소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으며, 끊임없는 사진 소비가 현실을 이미지의 목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수전 손택(Susan Sontag), 『사진에 관하여』(On Photography), 1977).
3. 그러나 사진은 익숙한 지각을 중단시키고 감각을 다시 일깨울 수도 있다.
(1)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대상을 멈춰 보게 한다.
(2) 사라지는 순간과 미세한 표면을 붙잡는다.
(3) 인간의 눈이 놓친 움직임과 관계를 드러낸다.
(4) 멀리 있는 사건과 타인의 신체를 마주하게 한다.
(5) 작은 차이를 반복적으로 비교하게 한다.
(6) 현실의 보이지 않는 힘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4. 사진의 감각적 가능성은 사진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사진이 관람자의 습관적인 시선을 어떻게 흔드는가에 달려 있다.
사진은 잃어버린 감각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무뎌지고 자동화된 지각을 중단시켜 다시 보고 다시 느낄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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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진이 감각을 일깨운다는 것의 정확한 의미
1. 감각의 회복은 더 강한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1) 더 붉은 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2) 더 잔혹한 장면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3) 더 기괴한 신체를 촬영하는 것이 아니다.
(4)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다.
2. 감각의 회복은 미세한 차이를 다시 느끼게 하는 것이다.
(1) 비슷한 얼굴 사이의 작은 표정 차이
(2) 같은 장소에 쌓이는 시간의 변화
(3) 피부와 옷과 벽의 서로 다른 질감
(4)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의 거리
(5) 빛이 신체에 닿는 방식
(6) 평범한 사물에 남은 노동과 접촉의 흔적
3. 빅토르 시클롭스키(Viktor Shklovsky)는 예술의 중요한 기능을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만들어 지각의 시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1) 사람은 반복해서 접한 사물을 자동적으로 인식한다.
(2) 예술은 자동화된 지각을 어렵게 하고 느리게 만든다.
(3) 그 결과 관객은 사물의 존재를 다시 감각하게 된다(빅토르 시클롭스키(Viktor Shklovsky), 「기법으로서의 예술」(Art as Technique), 1917).
4. 들뢰즈의 감각론과 시클롭스키의 낯설게 하기는 동일한 이론은 아니다.
(1) 시클롭스키는 지각의 자동화를 깨뜨리는 예술적 기법을 강조한다.
(2) 들뢰즈는 작품이 신체에 힘과 감각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3) 두 이론은 익숙한 재현을 중단하고 대상을 새롭게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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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진 감상에서 감각이란 무엇인가
1. 사진 감상에서 감각은 막연한 기분이나 개인적인 호불호가 아니다.
(1) “좋다”, “싫다”, “아름답다”, “무섭다”는 반응은 감각의 결과일 수 있지만 감각 전체를 설명하지 못한다.
① ‘좋다’는 선호이다.
② ‘슬프다’는 감정의 이름이다.
③ ‘아름답다’는 미적 평가이다.
④ ‘무섭다’는 심리적 반응이다.
2. 들뢰즈가 말하는 감각(sensation)은 작품의 형식과 관람자의 신체가 만나면서 발생하는 변화이다.
(1) 화면의 압박을 느끼는 것
(2) 신체의 무게와 긴장을 느끼는 것
(3) 표면의 차가움과 거칠기를 느끼는 것
(4) 정지된 사진에서 속도와 진동을 느끼는 것
(5) 비어 있는 공간에서 고립과 불안을 느끼는 것
3. 감각은 작품에만 들어 있지도 않고 관람자의 마음속에만 존재하지도 않는다.
(1) 사진에는 색·빛·선·질감·프레임·크기 같은 형식적 조건이 있다.
(2) 관람자에게는 신체·기억·경험·문화적 배경이 있다.
(3) 감각은 사진과 관람자가 만나는 관계에서 발생한다.
4. 사진 감상에서 감각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사진의 시각적·물질적 형식이 관람자의 몸과 지각에 일으키는 구체적인 변화이며, 관람자가 이미 알고 있던 의미로 사진을 완전히 정리하기 전에 발생하는 힘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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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감각·감정·느낌·취향·의미는 다르다
1. 감각은 신체에 발생하는 직접적인 변화이다.
(1) 눈이 한곳에서 멈춘다.
(2) 몸이 앞으로 끌리거나 뒤로 물러난다.
(3) 호흡이 느려지거나 긴장한다.
(4) 표면의 온도와 무게를 느끼는 듯한 반응이 생긴다.
2. 감정은 감각에 이름과 대상을 부여한 상태이다.
(1) 신체의 긴장을 ‘불안’이라고 부른다.
(2) 가슴의 무거움을 ‘슬픔’이라고 부른다.
(3) 에너지의 상승을 ‘기쁨’이나 ‘흥분’이라고 부른다.
3. 느낌은 감각과 감정을 일상적으로 포괄하는 넓은 표현이다.
(1) “느낌이 좋다”는 말은 감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 그러나 비평에서는 그 느낌을 만든 형식적 근거를 밝혀야 한다.
4. 취향은 사진에 대한 선호 판단이다.
(1) 취향은 “내가 이 사진을 좋아하는가”를 묻는다.
(2) 감각은 “이 사진이 내 신체와 지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가”를 묻는다.
(3) 좋아하지 않는 사진에서도 강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4) 좋아하는 사진이 반드시 새로운 감각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5. 의미는 사진을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해석한 결과이다.
(1) 감각과 의미는 대립하지 않는다.
(2) 감각이 의미를 찾게 할 수 있다.
(3) 맥락을 알게 되면서 감각이 달라질 수 있다.
(4) 좋은 감상은 감각과 의미를 순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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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감각은 단순한 첫인상이 아니다
1. 사진을 보자마자 떠오른 반응은 기존 취향과 편견의 반복일 수 있다.
(1) 선명하면 잘 찍었다고 판단한다.
(2) 흐리면 실패한 사진이라고 판단한다.
(3) 웃는 얼굴을 행복하다고 해석한다.
(4) 어두운 사진을 우울하다고 단정한다.
(5) 아름다운 풍경을 좋은 작품이라고 판단한다.
2. 감각은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 뒤늦게 발생할 수도 있다.
(1) 처음에는 평범했던 자세가 점차 불편하게 보일 수 있다.
(2) 배경의 빈 공간이 인물을 압박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
(3) 연작 전체를 본 뒤 앞의 사진이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4) 역사적 맥락을 알게 된 뒤 같은 표정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3.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푼크툼(punctum)도 단순한 시선 끌기와 다르다.
(1) 푼크툼은 사진의 특정한 세부가 관람자의 기억과 감정을 개인적으로 찌르는 경험이다.
(2) 광고처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효과가 아니다.
(3) 사진을 여러 번 본 뒤 뒤늦게 발생할 수도 있다(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밝은 방』(Camera Lucida), 1980).
4. 감각 중심의 감상은 빠르게 반응하는 감상이 아니다.
즉각적인 평가를 늦추고 사진의 미세한 힘이 신체에 작용하도록 시간을 허용하는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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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진 감상의 세 층위
1. 첫 번째 층위는 재인이다.
(1) 사진 속 대상을 알아보는 단계이다.
① 사람과 사물을 구분한다.
② 장소와 시간을 추측한다.
③ 사건의 내용을 확인한다.
④ 사진의 장르를 파악한다.
2. 두 번째 층위는 해석이다.
(1) 사진의 사회적·역사적 의미를 읽는 단계이다.
① 작가의 문제의식을 검토한다.
② 제목과 캡션의 역할을 분석한다.
③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와 문화를 살핀다.
④ 사진이 사용된 제도와 매체를 확인한다.
3. 세 번째 층위는 감각이다.
(1) 사진이 관람자의 눈과 몸에 어떤 힘으로 작용하는지 살피는 단계이다.
① 시선이 어디에서 멈추는가.
② 화면이 몸을 끌어당기는가, 밀어내는가.
③ 공간이 열려 있는가, 압축되어 있는가.
④ 신체가 떠 있는가, 가라앉는가.
⑤ 표면이 부드러운가, 거칠고 차가운가.
4. 세 층위는 고정된 순서가 아니다.
(1) 대상을 알아보면서 동시에 감각할 수 있다.
(2) 감각이 해석을 일으킬 수 있다.
(3) 해석이 새로운 감각을 만들 수 있다.
(4) 좋은 사진 감상은 재인·감각·해석을 계속 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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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진 속 인물을 ‘형상’으로 보는 방법
1. 들뢰즈는 형상적인 것(figurative)과 ‘형상’(Figure)을 구분한다.
(1) 형상적인 것은 대상을 알아보고 이야기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① 이 사람은 환자이다.
② 이곳은 병원이다.
③ 이 사람은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④ 사진은 환자의 불안을 보여준다.
(2) ‘형상’은 인물을 신분과 이야기로 고정하지 않고 감각이 통과하는 신체로 보는 것이다.
① 굽은 등에서 중력을 본다.
② 움켜쥔 손에서 긴장을 본다.
③ 닫힌 입에서 억눌린 힘을 본다.
④ 의자와 신체의 접촉에서 무게를 느낀다.
⑤ 벽과 인물 사이의 거리에서 압박을 느낀다.
2. 사진 속 인물을 형상으로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운다는 뜻이 아니다.
(1) 인물이 누구인지 파악한다.
(2) 어떤 상황에 있는지 확인한다.
(3) 동시에 인물을 ‘환자’, ‘노인’, ‘노동자’ 같은 하나의 유형으로만 환원하지 않는다.
(4) 사회적 정체성과 신체적 감각을 함께 본다.
3. 얼굴을 흐리거나 신체를 왜곡한다고 자동으로 형상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1) 흐림은 기술적 효과에 머물 수 있다.
(2) 왜곡은 인물을 기괴한 구경거리로 만들 수 있다.
(3) 중요한 것은 신체가 힘과 감각을 전달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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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보이지 않는 힘을 감상하는 방법
1. 들뢰즈에게 예술의 중요한 과제는 이미 보이는 형태를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태를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힘을 감각하게 하는 것이다.
(1) 바람은 흔들리는 옷과 나무를 통해 보인다.
(2) 중력은 처진 어깨와 굽은 허리를 통해 보인다.
(3) 시간은 주름·마모·변색·폐허를 통해 보인다.
(4) 노동은 손·근육·자세에 남은 흔적을 통해 보인다.
(5) 통제는 반복되는 문·울타리·감시카메라를 통해 보인다.
2. 감상자는 사진 앞에서 다음을 질문할 수 있다.
(1) 무엇이 이 신체를 누르고 있는가.
(2) 무엇이 이 대상을 움직이게 하는가.
(3) 무엇이 이 공간을 차갑거나 무겁게 만드는가.
(4) 이 표면에는 어떤 시간과 접촉이 쌓였는가.
(5) 프레임 밖에서 어떤 힘이 들어오는가.
3. 사진에서 감각할 수 있는 힘은 자연적 힘만이 아니다.
(1) 중력과 속도
(2) 시간과 노화
(3) 노동과 피로
(4) 질병과 치료
(5) 계급과 빈곤
(6) 성별과 신체 규범
(7) 감시와 행정적 통제
(8) 기억과 상실
4. 감상은 사진 안의 구체적인 형식에 근거해야 한다.
(1) 화면의 모든 흔들림을 불안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2) 빈 공간을 무조건 고독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3) 사진의 구도·빛·신체·거리·맥락이 그 해석을 지지해야 한다.
(4) 사회적·정치적 주장에는 역사적 사실과 자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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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눈으로 만지는 햅틱 감상
1. 들뢰즈는 대상을 멀리서 구분하는 광학적 시각과 눈으로 표면을 만지는 듯한 햅틱(haptic) 시각을 구분한다.
(1) 광학적 시각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① 전체 구도를 파악한다.
② 앞과 뒤를 구별한다.
③ 대상의 형태와 위치를 확인한다.
④ 관람자와 대상 사이의 거리를 유지한다.
(2) 햅틱 시각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① 피부의 주름을 눈으로 만지는 듯 느낀다.
② 벽의 거칠기와 천의 부드러움을 느낀다.
③ 물체의 차가움·온기·습기를 상상한다.
④ 대상과 배경의 경계 속으로 시선이 들어간다.
2. 햅틱 감상은 세부가 많거나 해상도가 높은 사진을 보는 것과 다르다.
(1) 고해상도 사진은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2) 그러나 관객을 안전한 거리의 관찰자로 남겨둘 수도 있다.
(3) 햅틱 감상에서는 눈이 표면의 압력과 밀도에 감각적으로 관여한다.
3. 사진을 햅틱하게 감상할 때는 다음을 살핀다.
(1) 피부·천·흙·금속·유리의 표면은 어떻게 다른가.
(2) 사진의 입자와 인화지는 어떤 물질감을 만드는가.
(3) 흐린 부분과 선명한 부분은 눈의 움직임을 어떻게 바꾸는가.
(4) 가까운 프레이밍은 친밀함·압박·불편함 중 무엇을 만드는가.
(5) 출력 크기는 관객과 이미지 사이의 신체적 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4. 햅틱 감상은 화면 중심 생활에서 약해진 촉각적 상상력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
(1) 관객은 사진을 정보로만 읽지 않는다.
(2) 보이는 표면을 통해 온도·무게·냄새·소리까지 상상한다.
(3) 눈은 단순한 정보 수집기관이 아니라 몸 전체와 연결된 감각기관으로 다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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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정지사진에서 시간과 움직임을 감각하는 방법
1. 사진은 움직임을 정지시키지만 움직임의 힘까지 없애지는 않는다.
(1) 신체의 기울기는 다음 움직임을 예상하게 한다.
(2) 프레임 밖으로 잘린 대상은 화면 밖의 운동을 암시한다.
(3) 흔들림은 여러 순간이 한 화면에 겹쳐졌음을 보여준다.
(4) 머리카락과 옷의 방향은 바람과 속도를 드러낸다.
(5) 시선과 손짓은 화면 밖의 존재를 향한다.
2. 감상자는 정지된 사진에서 다음을 질문할 수 있다.
(1) 촬영 직전에 무엇이 움직였는가.
(2) 촬영 직후 신체는 어디로 이동했을 것인가.
(3) 화면 안의 움직임들은 조화를 이루는가, 충돌하는가.
(4) 사진의 정지는 평온한 정지인가, 폭발 직전의 긴장인가.
(5) 이 사진은 한순간을 잘라냈는가, 긴 시간을 압축했는가.
3. 반복 촬영과 연작은 현대인이 놓치기 쉬운 느린 시간을 회복시킬 수 있다.
(1) 같은 장소를 오랫동안 촬영하면 작은 변화가 드러난다.
(2) 같은 사람을 반복 촬영하면 노화와 관계의 시간이 나타난다.
(3) 동일한 사물을 배열하면 마모와 사용의 차이가 보인다.
(4) 사진은 빠르게 사라지는 세계를 멈추어 비교하고 기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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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사진의 리듬을 감상하는 방법
1. 들뢰즈에게 리듬은 같은 형태의 규칙적인 반복만을 뜻하지 않는다.
(1) 리듬은 감각 강도의 변화이다.
① 밝음과 어둠
② 정지와 운동
③ 밀집과 비움
④ 가까움과 멂
⑤ 긴장과 이완
⑥ 상승과 하강
2. 한 장의 사진에서도 리듬이 발생한다.
(1) 여러 인물의 자세와 방향이 시선을 움직인다.
(2) 반복되는 선과 형태가 속도를 만든다.
(3)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교차한다.
(4) 신체와 사물의 간격이 긴장과 이완을 만든다.
(5) 가득 찬 공간과 비어 있는 공간이 서로 다른 강도를 만든다.
3. 연작에서는 사진과 사진 사이에서 리듬이 발생한다.
(1) 비슷한 장면의 반복에서 작은 차이가 드러난다.
(2) 가까운 신체 다음에 넓은 빈 공간이 나타난다.
(3) 빠른 장면과 정적인 장면이 교차한다.
(4) 정보가 많은 사진과 침묵하는 사진이 번갈아 나타난다.
(5) 크기와 간격의 변화가 관람자의 이동 속도를 조절한다.
4. 리듬을 감상한다는 것은 사진을 눈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관람 시간과 신체 이동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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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다이어그램과 우연을 감상하는 방법
1. 들뢰즈의 다이어그램(diagram)은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는 도표가 아니다.
(1) 이미 정해진 재현과 클리셰를 흔드는 제한된 혼돈이다.
① 얼룩
② 번짐
③ 비정상적인 선
④ 우발적 형태
⑤ 예상하지 못한 공간적 충돌
⑥ 작가의 계획을 벗어난 흔적
2. 사진에서는 다음이 다이어그램으로 작용할 수 있다.
(1) 움직임에 따른 흔들림
(2) 반사와 중첩
(3) 예측하지 못한 가림
(4) 빛 번짐과 과노출
(5) 인화 과정의 얼룩과 손상
(6) 촬영자가 예상하지 못한 인물과 사물의 관계
(7)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진의 병치
3. 기술적 실패가 곧 다이어그램은 아니다.
(1) 우연한 흔적이 기존의 재현을 실제로 흔드는지 확인해야 한다.
(2) 그 흔적에서 새로운 신체·시간·공간의 관계가 발생해야 한다.
(3) 작가의 선택과 배열을 통해 작품 전체와 연결되어야 한다.
4. 다이어그램은 현대인의 자동화된 지각을 중단시킬 수 있다.
(1) 즉시 알아볼 수 없는 부분에서 시선이 멈춘다.
(2) 관객은 이미 알고 있는 이름으로 대상을 정리하지 못한다.
(3)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4) 눈은 새로운 형태와 관계를 찾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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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클리셰를 발견하고 벗어나는 감상
1. 현대인은 수많은 이미지를 보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이미지를 반복해서 볼 수 있다.
(1) 붉은 일몰은 아름다움이 된다.
(2) 주름진 노인은 삶의 무게가 된다.
(3) 웃는 어린이는 순수함이 된다.
(4) 폐허는 쇠퇴와 향수가 된다.
(5) 흐림과 거친 입자는 불안과 예술성이 된다.
(6) 강한 흑백 대비는 진지함과 작가정신이 된다.
2. 이러한 반복은 관람자의 감각을 빠른 인식으로 대체한다.
(1) 실제 노인의 개별적 삶보다 ‘노년’이라는 상징을 본다.
(2) 실제 장소의 역사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본다.
(3) 인물의 복잡한 상태보다 웃음과 눈물을 감정의 표식으로 읽는다.
(4) 사진을 보는 대신 익숙한 의미를 확인한다.
3. 감각 중심의 감상은 다음을 질문한다.
(1) 이 사진은 익숙한 미적 공식을 반복하는가.
(2) 인물을 하나의 사회적 유형으로 축소하는가.
(3) 고통을 감동적인 장면으로 소비하게 하는가.
(4) 기술적 효과를 예술적 깊이로 착각하게 하는가.
(5) 익숙한 대상을 실제로 다르게 감각하게 하는가.
4. 사진이 감각을 일깨운다는 것은 클리셰의 반대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1) 아름다운 사진의 반대가 무조건 감각적인 사진은 아니다.
(2) 기괴한 사진도 새로운 클리셰가 될 수 있다.
(3) 감각의 회복은 외형을 이상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4) 대상에 대한 익숙한 지각과 판단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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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감각과 사진의 맥락
1. 감각을 중요하게 본다고 제목·캡션·역사·사회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1) 동일한 사진도 제시되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① 가족앨범의 사진
② 신문의 보도사진
③ 경찰의 증거사진
④ 상품 광고
⑤ 미술관의 예술사진
2. 감각은 맥락과 무관한 순수한 신체반응이 아니다.
(1) 사진의 배경을 알게 되면 처음의 감각이 달라질 수 있다.
(2) 평범한 장면이 국가폭력의 기록으로 드러날 수 있다.
(3) 충격적인 사진이 연출된 광고임을 알게 되면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4) 개인사진이 공공장소에 놓이면 친밀함이 불편함으로 바뀔 수 있다.
3. 감각과 해석은 다음과 같이 순환한다.
감각 → 질문 → 맥락 확인 → 해석 → 변화된 감각 → 새로운 질문
4. 감각 중심의 감상은 해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아니다.
(1) 해석이 너무 빨리 사진의 의미를 닫아버리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2) 사진을 설명한 뒤에도 남아 있는 신체적 힘을 살피는 방법이다.
(3) 감각을 통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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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감각과 작가의 의도
1. 작가의 의도는 감상에 필요한 자료이지만 사진의 의미와 감각 전체를 결정하지 않는다.
(1) 작가는 대상을 선택하고 촬영한다.
(2) 그러나 카메라는 작가가 의식하지 못한 세부도 기록한다.
(3) 촬영 대상은 작가의 생각대로만 행동하지 않는다.
(4) 관객은 작가와 다른 기억과 신체를 가지고 사진을 본다.
(5) 전시 장소와 시대가 변하면 사진의 작용도 달라진다.
2. 감각 중심의 감상에서는 다음을 함께 묻는다.
(1) 작가는 무엇을 하려 했는가.
(2) 사진은 그 의도를 어떻게 형식화했는가.
(3) 사진에는 작가가 예상하지 못한 무엇이 기록되었는가.
(4) 작가의 의도와 사진의 실제 작용은 일치하는가.
(5) 사진이 작가의 메시지를 설명하는 삽화에 머무르는가.
3. 관객의 감각도 무제한적인 자의적 해석은 아니다.
(1) 개인적인 연상은 가능하다.
(2) 그러나 그 연상을 작품의 유일한 의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3) 감각의 근거를 사진의 구도·빛·질감·신체·배열에서 찾아야 한다.
(4) 감각은 자유롭게 발생하지만 비평은 그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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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감각과 사진윤리
1. 사진 속 신체는 감각을 만드는 형상이면서 실제 삶을 가진 사람의 흔적이다.
(1) 관객은 신체의 형태와 질감만 보면서 그 사람의 역사와 권리를 지울 수 있다.
(2) 작가는 감각적 강도를 위해 타인의 고통을 재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
(3) 아름다운 형식이 실제 폭력과 빈곤을 가릴 수 있다.
(4) 강렬한 사진이 관객의 책임보다 감탄만 만들어낼 수 있다.
2. 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는 사진을 사진가·촬영 대상·관객·권력이 관계 맺는 정치적 사건으로 본다.
(1) 관객은 고통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람에 머물지 않는다.
(2) 사진 속 인물이 제기하는 요구에 응답할 가능성과 책임을 가진다(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 『사진의 시민계약』(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JSTOR).
3. 고통의 사진 앞에서는 다음을 질문해야 한다.
(1) 나는 이 사람의 고통을 감각적 자극으로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2) 사진은 고통의 원인과 책임을 보여주는가.
(3) 촬영 대상의 동의와 존엄은 고려되었는가.
(4) 감각적 아름다움이 실제 폭력을 가리고 있지 않은가.
(5) 사진의 충격이 현실에 대한 이해와 책임으로 이어지는가.
4. 감각은 윤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1) 강하게 느꼈다고 올바르게 이해한 것은 아니다.
(2) 감각적 강도가 사진의 진실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3) 감각을 일깨우는 사진도 사실·맥락·존엄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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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사진이 감각을 일깨우는 구체적인 방식
1. 사진은 대상을 멈추게 함으로써 감각을 일깨운다.
(1) 현실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간 자세를 오래 보게 한다.
(2) 일상에서는 눈에 띄지 않던 표면과 접촉을 확대한다.
(3) 반복되는 사건에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게 한다.
(4) 지나간 시간이 남긴 흔적을 현재에 다시 불러온다.
2. 사진은 프레임을 통해 감각을 집중시킨다.
(1) 복잡한 현실에서 특정한 관계를 분리한다.
(2) 대상과 배경의 거리를 새롭게 만든다.
(3) 화면 밖의 존재를 상상하게 한다.
(4) 평범한 대상을 이전과 다른 비율과 거리에서 보게 한다.
3. 사진은 인간의 눈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보여준다.
(1) 빠른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2) 긴 노출로 시간을 축적한다.
(3) 확대를 통해 미세한 표면을 드러낸다.
(4) 높은 시점과 낮은 시점으로 익숙한 공간을 변화시킨다.
(5) 연속촬영으로 눈이 구별하지 못한 운동의 단계를 보여준다.
4. 사진은 기억과 현재를 충돌시킨다.
(1) 이미 사라진 사람과 장소를 현재에 나타나게 한다.
(2) 과거의 신체와 현재의 관람자를 마주하게 한다.
(3)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역사를 연결한다.
(4) 보이지 않던 상실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5. 사진은 다른 사람과 세계에 대한 감각을 확장할 수 있다.
(1) 직접 갈 수 없는 장소를 보게 한다.
(2) 자신과 다른 삶의 조건을 마주하게 한다.
(3) 익숙하게 분류했던 사람을 개별적인 존재로 다시 보게 한다.
(4) 인간 이외의 동물·사물·환경의 시간을 감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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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한 장의 사진을 감상하는 실제 순서
1. 첫 번째 단계는 즉각적인 평가를 멈추는 것이다.
(1) “잘 찍었다”, “못 찍었다”, “예쁘다”, “이상하다”는 판단을 잠시 보류한다.
(2) 제목과 작가 설명을 읽기 전에 화면을 일정 시간 바라본다.
(3)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과 피하고 싶은 곳을 확인한다.
2. 두 번째 단계는 보이는 것을 사실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1) 해석하기 전에 화면을 구체적으로 관찰한다.
① 인물의 위치
② 신체의 자세
③ 사물의 배치
④ 빛의 방향
⑤ 선명한 부분과 흐린 부분
⑥ 빈 공간과 밀집된 공간
3. 세 번째 단계는 신체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1) 사진을 볼 때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확인한다.
① 눈은 어디에서 멈추는가.
② 몸은 앞으로 끌리는가, 뒤로 물러나는가.
③ 호흡은 빨라지는가, 느려지는가.
④ 무게·온도·긴장·불편함이 느껴지는가.
⑤ 사진은 가까이 느껴지는가, 멀리 느껴지는가.
4. 네 번째 단계는 감각을 만든 형식적 근거를 찾는 것이다.
(1) “불안하다”는 느낌을 구체적인 형식과 연결한다.
① 기울어진 수평선 때문인가.
② 인물이 화면 가장자리에 밀려 있기 때문인가.
③ 빈 공간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인가.
④ 신체 일부가 프레임 밖으로 잘렸기 때문인가.
⑤ 흐림과 선명함이 충돌하기 때문인가.
5. 다섯 번째 단계는 보이지 않는 힘을 찾는 것이다.
(1) 사진 속 형태를 만든 힘을 살핀다.
① 중력
② 시간
③ 속도
④ 노동
⑤ 질병
⑥ 욕망
⑦ 제도
⑧ 감시와 통제
6. 여섯 번째 단계는 촉각과 다른 감각을 깨우는 것이다.
(1) 표면은 부드러운가, 거친가.
(2) 공간은 따뜻한가, 차가운가.
(3) 사진 속에는 어떤 소리가 있을 것 같은가.
(4) 신체와 사물의 무게는 어떻게 느껴지는가.
(5) 눈으로 만지는 듯한 부분은 어디인가.
7. 일곱 번째 단계는 클리셰를 점검하는 것이다.
(1) 이 사진이 익숙한 미적 공식을 반복하는지 살핀다.
(2) 인물을 하나의 사회적 유형으로 축소하는지 확인한다.
(3) 낯선 형식이 단순한 기교인지 작품에 필요한 방식인지 판단한다.
(4) 사진이 나의 익숙한 지각을 실제로 바꾸는지 확인한다.
8. 여덟 번째 단계는 맥락과 작가의 의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1) 제목과 캡션을 읽는다.
(2) 촬영 시기와 장소를 확인한다.
(3) 작가의 작업 전체에서 이 사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핀다.
(4) 사진이 전시·사진집·신문·광고 중 어디에 놓였는지 확인한다.
(5) 맥락을 안 뒤 처음의 감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한다.
9. 아홉 번째 단계는 윤리적 관계를 검토하는 것이다.
(1) 누가 누구를 촬영했는가.
(2) 촬영 대상은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빼앗겼는가.
(3) 관객인 나는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4) 사진의 감각적 강도가 실제 사람의 존엄을 지우지 않는가.
10. 열 번째 단계는 감각과 의미를 하나의 문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1) “이 사진은 슬프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① “굽은 신체와 아래로 처지는 옷의 선이 중력과 피로를 감각하게 한다.”
② “인물이 넓은 빈 공간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고립과 공간적 압박이 동시에 느껴진다.”
③ “반복되는 문과 감시카메라가 공간 전체를 통제의 구조로 바꾼다.”
④ “거친 입자와 가까운 프레이밍이 피부를 눈으로 만지는 듯한 불편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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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병원 복도 사진의 감상 사례
1. 병원 복도에서 수술을 기다리는 사람과 그 손을 잡은 가족의 사진이 있다고 가정한다.
(1) 재인의 단계에서는 다음을 확인한다.
① 병원 복도이다.
② 한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
③ 다른 사람이 손을 잡고 있다.
④ 진료나 수술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보인다.
2. 이야기 중심의 감상은 “불안한 환자와 곁을 지키는 가족의 사랑을 보여준다”고 정리할 수 있다.
(1) 가능한 해석이지만 사진을 하나의 감정적 이야기로 빠르게 고정할 수 있다.
(2) 사진만으로 두 사람의 정확한 감정을 확정할 수는 없다.
(3) 맞잡은 손이 반드시 사랑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3. 감각 중심의 감상에서는 사진 전체의 힘을 살핀다.
(1) 차가운 형광등이 피부와 벽을 비슷한 창백한 색으로 만든다.
(2) 길게 이어진 복도는 사람을 작고 고립된 존재처럼 보이게 한다.
(3) 두 손이 만나는 부분에 시선이 집중된다.
(4) 굽은 등과 아래로 떨어진 팔에서 중력과 피로가 느껴진다.
(5) 반복되는 문과 의자는 의료체계의 규칙과 긴 대기시간을 감각하게 한다.
(6) 비어 있는 복도는 적막함과 불확실성을 강화한다.
4. 맥락을 확인하면 감각의 의미가 확장된다.
(1) 병원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신체가 검사·분류·치료되는 제도적 공간이다.
(2) 맞잡은 손은 사랑의 상징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3)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 신체가 다른 신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접촉으로 감각될 수 있다.
(4) 개인의 불안과 의료제도의 공간적 질서가 한 화면 안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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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풍경사진의 감상 사례
1. 아름다운 해안 풍경사진이 있다고 가정한다.
(1) 일반적인 감상은 다음과 같다.
① 하늘이 아름답다.
② 색이 선명하다.
③ 구도가 안정적이다.
④ 여행하고 싶은 장소이다.
2. 감각 중심의 감상은 아름다움의 판단을 잠시 늦춘다.
(1) 바람이 풀과 파도에 어떤 방향을 만드는가.
(2) 수평선이 몸을 안정시키는가, 멀리 밀어내는가.
(3) 바위의 표면은 어떤 무게와 거칠기를 느끼게 하는가.
(4) 하늘과 바다 사이의 색 차이가 어떤 온도를 만드는가.
(5) 인간의 흔적은 풍경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
3. 사회적·생태적 맥락을 알게 되면 감각도 달라질 수 있다.
(1) 관광 개발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면 아름다운 해변의 빈 공간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2) 해안 침식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면 바위와 모래가 시간과 소멸의 흔적으로 보일 수 있다.
(3) 풍경의 감각은 자연의 외형뿐 아니라 그곳에 작용하는 개발·기후·노동의 힘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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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연작사진을 감상하는 방법
1. 연작은 한 장씩 평가하기 전에 전체를 먼저 본다.
(1) 반복되는 대상과 색을 확인한다.
(2) 사진의 크기와 방향을 살핀다.
(3) 어느 부분에서 속도가 빨라지고 느려지는지 느낀다.
(4)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지 자주 끊기는지 확인한다.
2. 각 사진의 정보보다 사진 사이의 관계를 살핀다.
(1) 무엇이 반복되는가.
(2) 반복 속에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3) 어떤 사진이 앞뒤 사진의 감각을 바꾸는가.
(4) 어떤 사진이 전체 리듬을 끊는가.
(5) 어떤 생략과 빈자리가 상상력을 일으키는가.
3. 들뢰즈적 연작 감상은 이야기의 순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1) 이미지 사이의 공명을 본다.
(2) 감각 강도의 상승과 하강을 느낀다.
(3) 정지와 운동, 밀집과 비움의 관계를 본다.
(4) 마지막 사진을 본 뒤 첫 사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다.
4. 연작은 빠르게 소비되는 개별 이미지를 다시 지속적인 감상 속에 놓을 수 있다.
(1) 한 장만으로 내린 판단을 흔든다.
(2) 반복해서 비교하도록 만든다.
(3) 작은 차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4) 분절된 감각을 시간적 경험으로 다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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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감각 중심의 감상문 작성법
1. 감상문은 다음 순서로 구성할 수 있다.
(1) 보이는 것
① 인물·사물·공간을 해석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기술한다.
(2) 신체 반응
① 긴장·압박·무게·온도·속도·거리감을 설명한다.
(3) 형식적 근거
① 구도·프레임·초점·색·빛·질감·출력 크기를 분석한다.
(4) 보이지 않는 힘
① 시간·중력·노동·욕망·제도·통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5) 역사적·사회적 맥락
① 작품·작가·촬영 대상·제작 시대·유통방식을 검토한다.
(6) 윤리적 판단
① 촬영관계·대상의 존엄·이미지 소비의 문제를 살핀다.
(7) 종합
① 사진이 무엇을 재현하는지와 무엇을 감각하게 하는지를 연결한다.
2. 감상문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사진은 ______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진의 힘은 그 내용을 설명하는 데만 있지 않다. ______한 구도와 ______한 빛, ______한 신체의 자세가 관람자에게 ______의 힘을 감각하게 한다. 이 감각은 ______이라는 사회적·역사적 맥락과 연결되면서 ______이라는 의미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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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감각 중심의 사진 감상에서 피해야 할 오류
1. “현대인은 감각을 완전히 잃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1) 현대인의 감각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했다.
(2) 디지털 기술은 감각을 둔화시키기도 하지만 새로운 감각 경험을 만들기도 한다.
(3) 문제는 감각의 존재 여부보다 감각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되고 사용되는가이다.
2. “사진은 잃어버린 감각을 자동으로 회복시킨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1) 상투적인 사진은 기존의 지각 습관을 강화할 수 있다.
(2) 과도하게 자극적인 사진은 감각을 섬세하게 만들기보다 둔화시킬 수 있다.
(3) 사진이 감각을 일깨우려면 관람의 속도를 늦추고 익숙한 판단을 흔들어야 한다.
3. 막연한 느낌을 작품의 의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1) “왠지 슬프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 그러나 무엇이 슬픔을 만들었는지 형식적 근거를 찾아야 한다.
(3) 개인의 반응을 모든 관객에게 동일한 진리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
4. 기술적 효과를 감각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1) 흔들렸다고 반드시 불안한 것은 아니다.
(2) 흐리다고 반드시 모호한 것은 아니다.
(3) 흑백이라고 반드시 진지한 것은 아니다.
(4) 강한 색이라고 반드시 감각적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5. 감각을 의미와 윤리의 반대편에 놓아서는 안 된다.
(1) 감각은 해석을 없애지 않는다.
(2) 감각은 사실 확인을 대신하지 않는다.
(3) 감각은 촬영 대상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4) 감각적 감상은 신체적 경험과 비판적 판단을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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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사진이 감각을 일깨우기 위한 조건
1. 사진 자체의 조건
(1) 익숙한 대상을 상투적인 방식으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2) 형식적 효과가 대상에 작용하는 힘과 연결되어야 한다.
(3) 감각의 강도가 소재의 충격에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4) 관객에게 관찰과 상상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
2. 제시 방식의 조건
(1) 지나치게 빠른 이미지 전환을 피해야 한다.
(2) 사진의 크기와 간격이 충분한 관람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3) 연작의 리듬이 세밀한 차이를 보게 해야 한다.
(4) 텍스트는 사진을 모두 설명하기보다 필요한 맥락을 제공해야 한다.
3. 관객의 조건
(1) 즉각적인 호불호 판단을 잠시 보류해야 한다.
(2) 한 사진을 충분한 시간 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3) 눈뿐 아니라 촉각·청각·온도·무게를 상상해야 한다.
(4) 자신의 취향과 편견이 감상에 개입하는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5) 사진 속 타인과 현실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
4. 감각의 회복은 작가와 작품만의 책임이 아니다.
(1) 작품은 감각을 깨울 조건을 제시한다.
(2) 관객은 그 조건에 참여해야 한다.
(3) 전시장과 사진집은 감각이 지속될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4) 감각은 작가·작품·관객·공간이 만나는 관계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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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핵심 결론
1. 현대인은 인간의 생물학적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1) 과잉 자극과 빠른 이미지 소비에 적응하면서 감각이 선택적이고 방어적으로 변했다.
(2) 강한 자극에는 빠르게 반응하지만 미세한 차이를 오래 관찰하는 능력은 약화될 수 있다.
(3) 세계를 직접 경험하기보다 익숙한 이미지와 정보로 빠르게 분류하는 경향이 강화되었다.
2. 사진은 이러한 감각의 둔화에 참여하는 동시에 그것을 중단시킬 가능성을 가진다.
(1) 상투적인 사진은 자동화된 지각을 반복한다.
(2) 자극적인 사진은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는 순환을 만들 수 있다.
(3) 반면 새로운 사진은 익숙한 대상을 다시 보게 하고, 작은 차이를 느끼게 하며, 보이지 않는 힘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할 수 있다.
3. 사진이 감각을 일깨운다는 것은 사진이 관객에게 특정 감정을 강요한다는 뜻이 아니다.
(1) 즉각적인 판단을 늦추는 것이다.
(2) 시선을 한곳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3) 눈을 촉각·청각·무게·온도와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4) 대상의 이름과 기능 뒤에 가려진 신체와 물질을 발견하는 것이다.
(5) 익숙한 세계가 결코 완전히 알려진 세계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4.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를 적용한 사진 감상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빨리 결정하지 않고, 사진 앞에서 나의 시선과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 변화가 사진의 어떤 색·빛·질감·공간·신체·리듬에서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만든 시간적·사회적·정치적 힘을 살펴보는 것이다.
5. 사진은 잃어버린 감각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치료제가 아니다.
(1) 사진은 무뎌진 지각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
(2) 자동적으로 보던 습관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다.
(3) 보이지 않던 차이와 관계를 드러낼 수 있다.
(4) 관객이 세계와 자신의 신체를 다시 연결하도록 도울 수 있다.
6. 감각의 논리를 적용한 사진 감상의 최종 의미는 다음과 같다.
현대인은 너무 적게 보아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너무 익숙한 방식으로 보면서 감각의 섬세함을 잃기 쉽다. 사진은 이 빠른 시선을 멈추고, 평범한 사물의 표면과 타인의 신체, 공간의 압력과 시간의 흔적을 다시 느끼게 할 수 있다. 좋은 사진 감상은 사진의 정답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굳어진 지각을 열고 세계를 다시 감각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