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소리를 발음할 자리에 된소리를 발음하면 뜻이 통하지 않아요예사소리 ‘ㄱ, ㄷ, ㅂ’ 등과 된소리 ‘ㄲ, ㄸ, ㅃ’등은 그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말을 만들어 낼수 있는 독립적인 소리들입니다. 우리가 ‘강’과 ‘깡’을 소리만 듣고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사소리를 발음할 자리에 된소리를 발음하거나, 된소리를 발음할 자리에 예사소리를 발음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강이 흐른다’를 ‘깡이 흐른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뜻이 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뜻이 통한다 하더라도 된소리를 과하게 내면 듣는 사람이 불편해할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되도록 정해진 발음법에 맞추어 정확하게 소리를 내는 것이 좋습니다.
건수件數 [건쑤/*껀쑤]
고추장--醬 [고추장/*꼬추장]
과사무실科事務室 [과사무실/*꽈사무실]
동그라미 [동그라미/*똥그라미]
두드리다 [두드리다/*뚜드리다]
생맥주生麥酒 [생맥주/*쌩맥쭈]
세다 [세∶다/*쎄∶다]
소주燒酒 [소주/*쏘주]
작다 [작∶따/*짝∶따]
잘리다 [잘리다/*짤리다]
장아찌 [장아찌/*짱아찌]
주꾸미 [주꾸미/*쭈꾸미]
족집게 [족찝께/*쪽찝께]
좁다 [좁따/쫍따]
위의 낱말들은 첫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잘못 발음하는 일이 많은 예입니다. 특별한 경
우가 아니라면, 어떤 낱말이든 첫음절의 첫소
리는 표기대로 발음해야 합니다.
음암댁은 밥을 안치고 나서 주꾸미를 끓는 물에 데
치고 지은네는 아직도 집게발을 꼬무락거리고 있는
꽃게를 닦달했다. <한창훈, 목련꽃 그늘 아래서>
원체 성깔이 사납고 주먹이 센 놈이라 누구든 찍소
리 못 했다. <장춘식, 고향의 마음>
아이들 말로는 선생님의 일직 날에 불이 나서 선생
님이 잘렸다는 것이다. <권지예, 사라진 마녀>
상은은 내 가슴속의 고민을 족집게처럼 집어내어
이야기하고 있었다. <채영주, 웃음>
다음에 보실 낱말들은 둘째 음절 이하에서 예사소리를 된소리로 잘못 발음하는 일이 많은 예입니다. 같은 ‘밥’이라도 ‘김밥’에서는 [밥]으로 소리 나지만 ‘비빔밥’에서는 [빱]으로 소리 납니다. 같은 ‘증症’이라도 ‘체증’에서는 [증]으로 소리 나지만 ‘화증’에서는 [쯩]으로 소리 납니다. 겉보기로는 언제 예사소리를 내고, 언제 된소리를 내야 하는지 쉽게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혼동되는 것들은 따로 익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하다簡單-- [간단하다/*간딴하다]
관건關鍵 [관건/*관껀]
교과서敎科書 [교∶과서/*교∶꽈서]
김밥 [김∶밥/*김∶빱]
등기登記 [등기/*등끼]
땡볕 [땡볃/*땡뼏]
어구語句 [어∶구/*어∶꾸]
창고倉庫 [창고/*창꼬]
창구窓口 [창구/*창꾸]
체증滯症 [체증/*체쯩]
효과效果 [효∶과/*효∶꽈]
한여름의 땡볕이 그렇지 않아도 메마른 사람들의 마음을 갈증 나게 만들었다.
<최일남, 거룩한 응달>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개운하지가 않고, 체증 있는 사람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한수산, 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