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영위하게 하는 모든 영양물질은 태양에서 온 것들이다. 식물에 있는 엽록소가 태양에너지로 포도당을 만들고 녹말로 응축시킨다. 거기다 콩과 식물들은 대기의 70%가 넘는 질소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든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식물과 동물로부터 공급받아 삶을 유지한다. 이 물질들은 우리 몸,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소기관에서 ATP라는 에너지로 변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원래 떠돌아다니던 세균이었다. 우연히 자기보다 큰 진핵생물에 잡아 먹혔는데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세포의 일부가 되면서, 세포의 에너지를 담당하는 소기관이 됐다.
동식물의 모든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우리 인체에서 수분을 빼고 건조시키면 절반 정도가 미토콘드리아라고 한다. 가히 지상의 모든 동식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식민지라고 할만하다.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이 에너지 ‘수표’라면 이 ATP라는 물질은 에너지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즉각 쓸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모든 행위를 할 때 이 ATP의 힘이 필요하다. 체중 60㎏인 사람의 하루 ATP생산량은 50㎏정도가 된다.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또 우리가 들어 마시는 산소의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에서 ATP 합성에 사용되고 나온 수소이온을 물로 만드는 데 사용된다. 나이가 들수록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 사용의 효율이 떨어져 활성 산소가 많이 발생하고, 이때 전자를 잘 탈취하는 산소의 특성상, 미토콘드리아나 주위의 DNA에서 전자를 탈취한다. 그 결과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기능이 떨어지고, 인체는 기운이 없어지고 노화에 이르게 된다. 또 피부에 주름을 만들고, 거칠게 하고 검버섯을 생기게 한다.
과학계는 최근 인간의 조상을 찾기 위해 ‘미토콘드리아-이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여성으로만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조사함으로써 인간이 어떤 조상으로부터 왔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수정란이 만들어질 때 정자는 유전자를 가진 핵 부분만 난자에 들어간다. 그래서 태어나는 아이의 미토콘드리아는 모두 엄마의 것을 물려받은 것이다. 이에 착안해 인간의 조상을 찾겠다는 시도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기운이 빠지는 ‘기허(氣虛)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원인은 오랫동안 병을 앓았거나,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었거나, 타고난 기운이 약하거나, 과로해서 피곤하거나, 영양이 부족한 것 등이다.
기허의 증상은 전신이 허약ㆍ무력하고, 얼굴이 핏기가 없이 창백하다. 입맛이 없고, 어지럽고, 권태감과 무력감이 심해 말하기조차 싫어하고 누워 있으려고만 한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하고, 힘이 없어 말소리가 약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결이 밭은 것이다.
대개 야근을 하거나 힘이 들면 사우나에서 땀을 빼면 개운하다고 매일 사우나로 가는 사람이 있는데,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태음인의 경우 습기가 많아서 땀으로 배출해도 큰 문제가 없으나, 1주일에 1~2번 정도로 제한해야 좋다. 소양인도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지만, 소음인은 강제로 땀을 흘리면 양기포탈(陽氣暴奪)로 탈진에 이르게 된다. 양기가 다 빠진다는 얘기다.
땀은 인체에서 양기(陽氣)에 해당된다. 땀이 나면 피는 진해져 혈압이 높아질 수 있고, 걸쭉한 피로 인해 혈관이 막혀 2차적인 질병이 발생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한동원(血汗同源)이라 부른다.
평소에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소음인이 땀을 흘려 기력이 빠지면, 또 나이가 들어 많이 힘든 분에게는 사군자탕(四君子湯)을 쓴다. 기운을 올려주는 한약이다. 탕으로 다려먹지만, 사군자탕 재료를 모두 분말로 만들어 꿀에 재었다가 물에 타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도 좋다. 이 때 꿀은 반드시 연밀(煉蜜)을 써야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꿀을 큰 통에 넣고 끓이면 물처럼 되는데, 이 때 불을 끄고 위에 뜨는 걸 거둬서 버린다. 꽃가루나 여타 이물질이 들어 있어 아이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꿀에 사군자 분말가루를 타 골고루 저은 뒤 액체상태에서 다시 꿀병에 넣어뒀다가 하루에 3회, 큰 숟가락 하나 정도를 물에 타서 먹인다.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은 기운이 가라앉게 마련이다. 욕심과 잔소리를 줄이고, 야채와 과일, 소식을 통해 번뇌와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면 내 몸은 싱싱해진다. 이것이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