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는 야나카와 아사쿠사의 중간 지점에 있는데, 두 지역을 모두 돌아볼 때 잠시 들렀다가 가기에 좋다. 우에노 하면 예부터 서민들이 모여 사는 구역으로 통한다. 널찍한 우에노 온시공원은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으로 붐빈다. 도쿄도 미술관과 국립 서양 미술관, 온시 우에노 동물원 등 문화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가 많다. 온시공원의 여유로운 정취와 정반대로 북적대는 서민시장 ‘아메요코 시장’에도 들러 보자. ‘없는 게 없는 남대문시장의 일본 버전’이라고 하면 적절한 설명일 것이다. 길거리에서 수박이나 멜론은 서걱서걱 썰어서 꼬챙이에 끼워 파는 모습이나 손바닥을 부딪쳐가며 목청껏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이 익숙한 남대문시장 거리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쇼핑을 안 하더라도 시장 구경이 마냥 재미있는 곳이 있다. 아메요코 시장이 딱 그런 시장이다. 때로는 고상한 신사보다 질펀한 일상의 단면이 그곳의 색깔을 대변할 때가 있는 법이다.
아사쿠사, 야나카, 우에노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이는 세 지역이지만, 도쿄를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보여주고 있다. 일본적인, 지극히 일본적인 모습을 찾겠다는 고집은 잠시 꺾고, 일본의 옛 거리를 산책하며 사라져가는 풍경을 두 눈에 담는 것. 도쿄의 화려함을 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야나카는 JR 야마노테선 니시닛포리역에서 내리면 돌아볼 수 있다. 우에노 역시 같은 노선에 있으며 전차로 5분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우에노에서 아사쿠사까지는 도쿄메트로 긴자선을 이용해야 한다. 도쿄 시내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취향에 따라 아사쿠사 또는 야나카 중 과감하게 한 곳을 포기하고 돌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