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미IC 앞에 설치된 ‘교황방문도시’ 입간판. 서산시의 과도한 가톨릭 성시화 홍보에 대한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서산시가 ‘교황방문도시’ 로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며 관련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지역 내 “종교 편향적이고 서산시의 정체성을 반감시키는 행위”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서산시가 세금을 투입해 교황방문 기념관과 프란치스코 광장, 가톨릭 성지 순례길 등을 연결한 ‘가톨릭 성지 조성’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서산시주지협의회가 대책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6월20일 한 서산시민은 서산시청 게시판에 ‘서산시장님께 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고 “‘교황방문도시’ 로고를 통해 홍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시민은 “교황이 세계 각 도시 수백 곳을 방문했는데 유독 이곳에 1회 방문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역으로 서산시에 자랑할 만한 문화가 없다는 것과 다름없을 뿐 아니라 지역 역사와 문화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청 게시판에 비판 잇따라
“과도한 로고 종교 편향적”
교황명예도로 지정 등 지적
주지협의회 대책위 구성키로
이 시민에 따르면 현재 서산시는 홍보용 책자, 공문서 봉투, 현수막, 관광안내판 등에 ‘교황방문도시’ 로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해미읍성 근처 도로명을 ‘성지로’라고 지정하고 ‘교황 프란치스코 순례길’이라는 명예도로명까지 지정했다”며 “심지어 국가사적인 해미읍성 내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묵상 기도처’를 설치해 놓고 있다”고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서산에는 마애삼존불, 간월암, 개심사, 보원사지, 가야산 등 서산 9경 중 4곳이 불교와 관련된 곳임에도 유독 ‘교황방문도시’로 서산을 홍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서산시가 가톨릭 신자들만 사는 도시인지 의문스럽다”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민도 “서산 시민 전체를 위해, 또 모든 시민들을 위해 종교편향적인 정책은 삼가해 달라”며 “이런 식이라면 서산시장과 공무원들의 종교적 편향성도 문제 삼을 수 있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산시주지협의회(회장 도신 스님)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서산시주지협의회는 6월25일 ‘서산시 해미읍성 가톨릭 성시화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서산시가 ‘교황방문도시’ 로고 사용을 넘어, 교황방문기념관과 프란치스코 광장, 가톨릭 성지순례길을 추진하는 등 도시 성시화 사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은 “프란치스코 순례길이라는 명예 도로명을 지정하고 해미성당을 시티투어 역사체험 코스로 선정하는 등 성시화 작업에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예산 현황 및 실태를 명확히 파악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지협의회는 이와 관련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30일 운영회의를 통해 가톨릭 성시화에 대한 문제제기 및 대책 마련에 돌입할 방침이다.
충청지사=이장권 지사장 dlwkd65@beopbo.com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76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