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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산성과 가산바위가 뭉쳐 동화가 되었네.
▲가산 마루금 = 가산 하늘금.
◐ 프롤로그 ◑
짙은 단풍물결 앞에서 애틋한 슬픔이 이는 건
아름다운 그들도 곧 지고 만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감질나게 흘러 말없이 단풍은 피었다 지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속절없이 막막하게 흔들립니다.
강물처럼 하염없이 흘러가는 삶의 길 위에서
자연의 이 순리를 목도하려고 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오늘 꿰매는 등산화는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 것인가.
가산산성, 가산바위가 엮어내는 동화 한 편 떠올립니다.
◐ 산행 얼개 ◑
▶산행구간 : 한티재~가산~가산바위~갈비재.
▶산행일시 : 2017년 11월 19일.
▶동행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오늘의 들머리 한티재.
▲들머리 한티재는 휴장 했어도 우리의 마루금 여행은 계속됩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출발합니다.
▲매일 만나지는 못하지만 늘 만나고 싶은 연인, 산을 만나러 출발합니다.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이지만, 따듯한 색감의 햇살이 가슴을 데웁니다.
▲울울창창한 솔숲의 너른 공간을 뚫고, 각자의 방식으로 산속을 파고듭니다.
▲단단히 박힌 산에 대한 그리움이 끊을 수 없는 마력입니다.
▲꽁꽁 숨긴 생의 마지막 패가 산이기를 고대합니다.
▲단단한 바위틈을 뚫고 샘물이 고이듯, 비장한 표정에 산행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산에게 '사랑해'라고 마음을 주니, 산이 '나도'라고 받아줍니다.
▲산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하나로 묶여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바람' 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파란 공간이 열리는 산의 풍경 포인트에 오면, 우리는 멋진 산의 관중이 됩니다.
▲조망이 열리는 위치에 서면 가슴 열리는 꿈이 한 톨 피어오릅니다.
그 꿈은 山我一體가 되는 자연인 되는 것.
▲멋진 조망을 응원군 삼아, 자신감을 땔감으로 태우는 폭주기관차가 되고 싶습니다.
▲架山 줌인.
▲멋진 산꾼들 줌인.
▲때로는 우회하는 지혜도 배우는 게 산행의 매력이랍니다.
▲이 모습은 최고 산꾼의 멋진 뒤태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아무리 용을 써고 찾아도, 산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산 만한 사람은 찾을 수 없어도, 산을 닮으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행복입니다.
▲든든하게 산을 지키고 있는 멋진 나무들을 만나면, 뭔가를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옵니다.
▲산을 구성하고 있는 갖가지 요소들(나무, 낙엽, 흙, 바위, 공기,......)을 대면하고 보면,
나도 그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일어납니다.
▲산과 산꾼과의 관계에서, 기다리는 쪽은 어느쪽일까.
언제나 기다리는 쪽이 피가 마르기 마련입니다.
▲산행은 그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의 큰 품을 느끼는 사랑의 한 표현방법이 아닐까요.
▲산에 미칠 수 있는 게 산꾼의 최고 悅樂이라면,
당신은 벌써 승리의 월계관을 쓴 거나 진배 없습니다.
▲치키봉이 목전입니다.
▲치키봉. 동문방향으로 우틀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끼고, 음악을 듣고 싶은 산길입니다.
▲치키봉에서부터 산성의 흔적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헬기장은 노란 억새가 주인 행세를 하고.
▲늦정이 돈독한 할배 할매의 모습이 이럴까.
▲할배바위의 뒷모습.
▲나뭇가지 사이로 가산 고스락과 유선대 방향이 어림됩니다.
▲오늘 한걸음 한걸음 내닫는 마루금 여행이
범산의 이름이 아닌 팔공의 이름으로 새겨지기를 소망합니다.
▲동문 갈림길.
▲파란 하늘과 솔 행렬과 자연스런 산성의 기막힌 앙상블.
▲저 산성에 올라서면, 百會를 관통하여 가슴 저미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려나.
▲우리는 희망의 문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합니다.
그 희망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가산 고스락으로 향하는 산성의 행렬이 미끈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산성의 진면목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멸치 다시로 국물을 낸 잔치국수처럼, 풍경이 담백한 느낌을 풍기고 있습니다.
▲산성 돌아보기.
▲산성 암문.
▲좋은 날씨에 멋진 산성이라, 얼씨구 지화자 춤사위가 절로 일어납니다.
▲산성 내부로 통하는 내성의 흔적.
▲꿈틀대는 산성은 산꾼의 휘몰아치는 마음입니다.
▲마루금 따라 이어지는 산성의 생동감은, 끝없는 산꾼의 열정입니다.
▲용마루를 닮은 저 마루금이 현실에 지친 객에게 큰 힘을 줍니다.
▲올라온 산성 돌아보기.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날씨의 도움으로, 산행의 즐거움은 몇배로 불어납니다.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 오름짓은 생각을 멎게 합니다.
멈춰진 생각의 공간에 가능성이라는 빈 괄호 하나 그려놓습니다.
▲타박타박, 우리는 무엇인가를 향해서 계속 오릅니다.
그 무엇인가를 우리는 꿈이라고 부릅니다.
▲오르다가, 돌아서서 미소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미소를 여유라고 부릅니다.
▲아직은 멈출 때가 아닙니다. 저기 더 오를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엔 눈에 본 적이 없어도 당연히 존재하리라 믿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산이 우리에겐 그런 존재입니다.
▲가산 고스락인데, 정상 표지석은 없고 방향 이정표만 세워져 있습니다.
▲멋진 산꾼이 정상 표지석을 대신하여 우뚝 솟았습니다.
▲(가산 조망1). 시계 진행방향 순서로.
▲(가산 조망2). 팔공산이 자랑처럼 펼쳐져 있네요.
▲(가산 조망3).
▲(가산 조망4).
▲(가산 조망5).
▲유선대, 용바위 방향으로 과외산행을 다녀오겠습니다.
▲유선대로 향하던 이 시각, 우리는 산행의 절정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유선대 풍경1).
▲(유선대 풍경2).
▲(유선대 풍경3).
▲(유선대 풍경4).
▲용바위 위치에 대한 설이 분분합니다.
▲저 바위가 용바위?
▲유선대 옆 전망대.
추상같은 나무 두 그루가 이르기를, 저 푸른 하늘처럼 마음을 비우고 가라 합니다.
▲이 좋은 산속 풍경 속에 서면, 누구나 어깨춤이 절로 일어납니다. 덩실덩실.
▲저 푸른 공간을 두드려 보면, 웅장한 북소리가 들려올 것 같습니다.
▲(유선대 조망1). 시계진행방향 순서로.
851.5봉은 황학지맥 분기봉.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수점으로 향하는 마루금 출발선.
▲(유선대 조망2). 냉산, 청화산까지 확인할 수 있다니, 오늘은 복 받은 날.
▲(유선대 조망3).
▲(유선대 조망4).
▲(유선대 조망5). 우측은 다시 돌아갈 가산 고스락.
▲가산 고스락에서 내려다 본, 가산 정상석의 뒷모습.
▲산행은, '허리 꼿꼿이 곧추 세운 느낌표'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산바위 방향으로 우틀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살며시 전해 줘야지. 이렇게 좋은 산길을 혼자 걸어서, 미안하다고....
▲중문은 보수중.
▲매일의 일상, 그 틈새에서 빠져나와
이렇게 좋은 산을 대면할 수 있다는 건, 우리의 크나큰 행복입니다.
▲중문 쪽 돌아보기.
▲중문 근처 산성을 걸으면서, 오른쪽의 가산바위를 바라보았습니다.
▲마루금 뚜껑을 열어보니 온 세상이 다 열린 기분입니다.
이렇게 새틋한 산성길이 열릴 줄이야 꿈엔들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직진길은 진남문에 닿는 길. 우리는 우틀합니다.
▲돌아보기.
▲한동안은, 이 매력적인 산성길을 복기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를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시간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산성을 따라 걸으면, 그 끝에 결론처럼 다가오는 가산바위.
▲끝날 듯 끝나지 않던 산성길이 마지막에 내놓은 선물은 가산바위.
▲가산바위가 절절히 토해내는 압도적인 느낌!
그 느낌에 맞장구 치느라 마음은 버겁기만 합니다.
▲架山이라는 산을 떠받치고있는 양대 축은 가산산성과 가산바위.
▲꺽꺽 소리내어 울어도 시원찮을 감동물결이 몰려옵니다.
▲저 계단이 없을 때 다녀갔으니,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습니다.
▲가산바위를 밥상으로 받으니, 왕후장상 부럽지 않네요.
▲돌아보기(산성길).
▲산길을 내려다보면서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산이 너무 좋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가산바위가 미치도록 좋습니다.
▲너른 가산바위에 서면, 여러 겹의 감정들이 겹겹이 쌓입니다.
▲전서체의 架岩.
▲확대해 본 架岩.
▲전설 한 가닥 솟아 오를 것 같은 가산바위 중앙 구멍.
▲(가산바위 조망1). 시계진행방향으로 돌려봅니다.
▲(가산바위 조망2).
▲(가산바위 조망3).
▲(가산바위 조망4). 백운산, 황학산으로 연결되는 황학지맥도 어림되고.
▲(가산바위 조망5).
▲부족한 잠도 산행열정을 당하지는 못합니다.
▲가산바위라는 큰 세상을 내려서서,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이런 멋진 풍경을 만나면, 와! 멋있다! 면서,
크게 리액션을 취해 주어야 기본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마루금을 오르는 게 등산만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등산도 삶의 일부분 일진대, 정점을 향해 오르는 모든 행위가 그에 해당되겠지요.
▲서문. 이정표의 북문 방향으로 진행해야 옳은 마루금.
▲성문을 골똘히 바라봄으로써,
산이 주는 메시지에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서문 지난 이 지점 어디쯤이 황학지맥 분기점 일텐데.
▲암문 하나 통과하고.
▲능선 한끝 차이로 마루금을 놓치고,
엉덩이 썰매를 타고 고속철 속도로 내려왔습니다.
▲모래재.
▲마루금 여행을 하다보면,
중간중간 한 템포씩 쉬어가는 고개가 있어서 훨씬 진행이 수월해지네요.
▲공깃돌 바위.
▲양념처럼 중간중간 나타나는 마루금 속살들.
▲한시름 놓고 돌아보면,
여전히 가산과 황학지맥 분기봉은 멋진 하늘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748m봉 갈림지점.
마루금은 748봉을 들르지 않고 직진 방향으로.
▲이 마루금 속살을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간절한 안타까움으로 진심을 담아 하나하나 기억에 저장합니다.
▲돌탑봉 직전, 아기자기한 암릉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전망이 열리고. (조망1).
▲(조망2).
▲(조망3). 황학지맥(백운산-황학산-소학산...).
▲전위봉에서 돌탑봉(745m) 바라보기.
▲한 봉우리 찍고,
이제 또 별일 없다는 듯 마루금 여행은 계속됩니다.
▲스쳐 지나가는 무명봉에게 미소를 보냅니다.
먼저 짓는 미소는 먼저 쏘는 총알이라 하던가요.
▲적당한 위치에 적당한 조망처를 열어주는 마루금이 참 고맙지요.
▲저 멀리 금오산 오른쪽으로 천생산이 나타났습니다.
▲멋진 조망이 산불감시탑을 붙잡고, 짜잔! 하고 나타났습니다.
▲(산불감시탑봉 조망1).
▲(산불감시탑봉 조망2).
▲(산불감시탑봉 조망3).
▲(산불감시탑봉 조망4).
▲(산불감시탑봉 조망5). 유학산의 너른 품이 제대로 폼을 잡았습니다.
▲(산불감시탑봉 조망6).
▲(산불감시탑봉 조망7). 천생산 클로즈업.
각 지방마다 숨겨진 보물산들이 종종 있는데, 천생산이 바로 그런 산.
▲별 특징없는 봉우리라도 매듭을 지음으로써,
산행이 지루하지 않게 쭉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어슴푸레한 햇살이 옹종한 저수지에 내려 앉은 풍경.
▲이 음택을 만나면 날머리는 지척.
▲날머리 갈비재(석우재).
▲도로 건너 알프스모텔 오른쪽 산자락이 다음 구간 들머리.
「꿈 속의 알프스」(임덕용 저)를 한 번 더 탐독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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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미답 마루금에 대한 궁금증이 안개처럼 일어
가산산성과 가산바위에 현미경을 들이댔습니다.
능선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산성을 걸으면서
유려한 곡선미에 안달이 나 미칠 것 같았습니다.
허리 곧추 세운 가산바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터질듯한 마음을 가둘 뾰족한 묘수를 찾았습니다.
Day by day, in every way,
I am getting better and better.
Coue Method를 자기암시의 주문처럼 외면서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 이라고 옹알댑니다.
자연스레 산에 녹아, 山我一體를 꿈꾸는 자연인!
자연인 코스프레를 하는 지금이 생의 봄날 아닐까.
오르다 웃음꽃 피면 봄날같은 생이라 여길 일이고,
오르다 이야기꽃 피면 동화 같은 생이려니 여길 일입니다.
첫댓글 오늘도 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산들을 살펴 봅니다.
비슬지맥을 마치고도 비슬산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모양인지를 몰으니
지맥의 매력이 님이 아니면 잃기 쉽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연신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던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산을 향한 우리의 열정은 서로를 이어주는 공통분모입니다.
그 이음의 연결고리처럼 산성의 이어짐이 탄탄해서 흐뭇한 산행이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는 선배님 덕분에 산행이 더욱 의미심장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한편의 멋진 산행영화를 만드신 덕분에 행복한 관객이 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기적은 태연한 일상의 방식으로 일어나곤 합니다.
오늘 산행은, 좋은 날씨와 멋진 산얼개가 어우러져 기적같이 붕붕 떠다니는 산행이었습니다.
그런 멋진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림에 담긴 고수님들에 자태와 열정이 고웁게 빛나고
팔공지맥 길에 깔린 수많은 사연을
님에 사진 사이사이 진주구슬처럼 꾀인 시어는 참으로 감성이 묻어나네요...^^
좋은 날씨 덕으로 좋은 가산이 더욱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능선따라 이어진 산성 덕에 마루금이 하늘금이 되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여유로운 산벗님들 덕에 제 마음이 한없이 느긋했던 하루였습니다.
같이 했던 하루의 산행 흔적이 감사함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몸은 바쁘고 마음이 훵한데 범산님의 화수분과 같은 재담과 주변 산군들에 대한
해박한 설명으로 천고마비처럼 제 눈이 호강에 겨워 배 터질려고 합니다.
귀를 쫑긋하고 발 맞추며 범산님의 산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많이 홈치며 하산하게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했던 산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그 산들이 있던 하늘 쪽을 가늠해 봅니다.
그 산들에도 초겨울 눈은 한 차례 지나 갔겠지요.
또 다시 따끈한 산행을 꿈꾸면서 그 산을 그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