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학의 문안인사]
중학때인지, 고등학교때인지,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낙엽을 두고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 했던 김광균 시인의 싯구가 너무 신선하게 여겨져 <추일서정>이란 시를 달달 외웠던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 낙엽은 망명정부일망정 진짜로 어떠한 소속도 갖지 못하고, 평가절하된 우리네 지폐의 초라한 모습만을 비추어줄 뿐입니다. - 어느덧 우리는, 이렇게 변해가고 있군요. 그러니, 이 스산한 어떤 길목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그 사이, 저는 어느덧 다섯 아이의 아빠가 되어 버렸습니다. 첫째는 내년에 중학 신입생이 되며, 다섯째는 아직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저 또한 대한민국의 여느 부모님처럼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게다가 저는 학원에서 대략 15년동안 중,고교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3을 가르칠 때면, 이 나라에서 대학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의 거대함에 압도당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수학>은 특히, 더더욱, 이물감 가득한 정글이며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현실의 밑바닥에서 [알수학]은 조금씩 잉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을 읽힌다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과도한 수학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때 수학문제로 주변에서 심한 압박을 받았던 경험을 내상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수학과 생활은 점점 분리되고, 그저 암기하는 또 다른 과목으로서의 골치아픈 수학만 남게 됩니다. 수학은 우리의 언어생활과 함께 이루어져야 효율적입니다. (특히 제 경험으로 미뤄보아, 고 3때 수리 점수가 향상되지 않는 학생들은 십중팔구 불안정한 언어능력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 책은 문제집이 아닙니다. 우리가 다루는 수학적 사유의 탄생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이야기없는 사랑이 없듯, 이야기없는 학문은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의 생활에 배경으로 서있는 수학을 느껴야 합니다. (부모님께서 먼저, 이 책의 몇 꼭지만 읽어보세요. 제가 말씀 드리는 이 말의 의미를 수긍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당장의 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여러 방법을 떠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알수학의 체계]
이 책은 초등 알수학 시리즈의 첫 번째 권입니다. 초등 알수학은 모두 네 권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학년별 과정을 별도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주된 내용을 기준으로 하면, 개략적으로 다음처럼 구분할 수 있습니다.
1권-3-4학년
2권-4-5학년
3권-5-6학년
4권-초등과정 종합 심화
그러므로 자기 수준에 맞춰 공부를 하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내용이 어렵다는 초등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꾸준하고 반복적인 학습으로 수학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학생이나 중학교 1학년 학생이라도 알수학 시리즈를 한 번 정리하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헷갈리는 개념을 명확히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사용법]
학부모님께서는
-학부모님을 위한 저자의 말을 꼭 읽어 주십시오.
-본문을 적어도 세 꼭지는 읽어 주십시오. 문제는 풀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에게 책을 권하십시오. 수학책으로도 부모와 자식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실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각 꼭지들의 본문만 읽어 주십시오. 아이들의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뿐더러, 학창시절부터 헷갈렸던 개념들이 바로 잡히는 쾌감도 느끼실 것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공부하라 하지 마시고, 그냥 독서하듯이 하라는 조언도 해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어린이는
-학생 독자를 위한 저자의 말을 꼭 읽어 보세요.
-문제풀이도 중요하지만, 본문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읽으세요.
-문제풀이는 별도의 공책을 마련해서 하는 게 좋습니다.
-못 풀었던 문제는 표시를 해두고, 일주일 후에 다시 풀어보세요.
-문제풀이 연습이 필요한 단원이라면 별도의 문제집을 따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문제를 읽을 때는 머릿 속에 그림을 그리세요. 동화책을 읽듯이 말입니다.
[알수학 FAQ]
알수학만 공부해도 충분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알수학은 문제집이 아닙니다. 아이의 연습용 수학책을 별도로 구입하셔서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 교과과정에 충실해야 하건 영재원대비 시험을 준비하건간에 별도의 문제집은 필요합니다. 알수학은 고등학교로 치면, [수학의 정석]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보통의 수학문제에 비해 알수학의 문제들은 문장이 많아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힘들진 않을까요?
:물론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알수학이 의도하는 바입니다. 보통의 수학문제들은 문제풀이에 집중하기 때문에, 유형별 학습을 반복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형을 벗어난 문제들에 아이들은 당황하고 맙니다. 알수학은 문장을 읽고, 상황을 그려보고 상상하면서, 해결해야할 문제의 핵심을 스스로 도출해야 합니다. 문제풀이만을 위한 수학문제는 가급적 최소화했습니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문제들이 간혹 눈에 뜨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물론 정답만 생각하는 아이에겐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수학은 과정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자기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노력을 중시합니다. 대입 수리논술을 가르쳤던 제 경험으로 볼때, 대다수의 고등학생들도 주관식 혹은 서술형 수학문제의 답안을 쓸 때, 매우 힘들어 합니다.
첫째는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고, 둘째는 답이 나오게 된 과정을 보여주는 자신의 방식에 대한 자신없음에서입니다. 그러니 꼭 기억해 주십시오. 중요한 것은 자기의 생각이 타당하다는 것을 얼마만큼 설득력있게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알수학 공부를 할 때 별도의 노트를 준비하라했는데, 오답노트를 말하는 건가요?
: 그냥 오답노트라고 하면, 범위가 좁다는 생각입니다. 노트가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첫 번째, 알수학의 수학문제는 여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풀이과정을 별도의 종이에 기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풀이과정은 자유롭습니다. 수와 식을 쓸 수 있고, 그림이나 도표를 그릴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요약의 문제입니다. 알수학의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개념을 스스로 뽑아내 익힐 수 있으며, 수학실력의 바탕이 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본문뿐만 아니라, 문제풀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에 주어진 조건과 구해야 하는 바를 명료하게 요약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문맥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처음으로 일기를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습관이 된 일기쓰기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듯, 이런 노트정리는 아이의 수학실력에 깊은 내공을 쌓아 줄 것입니다.
요컨대, 오답노트가 아니라, 자기만의 수학다이어리, 수학일기입니다.
꼭 고학년이 보아야만 좋은가?
:보통의 평균적인 학생일 경우, 적어도 4학년 이상이면 알수학을 공부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학실력이 좋은 학생에게는 학년 구분은 필요 없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상위권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위권으로 가기 위한 수학실력을 어떤 방식으로 쌓을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방법입니다.
첫댓글 저랑 초딩때 김대중과 이회찰처럼 일등이등 다투었던 친구입니다...귀공자스탈, 아주 미남입니다..
아!! 친구분이 집필한 모양이군요. 출간 축하드리고 함 사서 봐야겠네요
꼭 사서 보세요. 간절 간절...ㅎㅎㅎ 내가 왜 이카는지 알란가 몰러??? 울얘들 수학이 안되거덩요
감사합니다.()()()
정보 감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