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보살)행론 2-19, 20, 21 사유]
불보살의 위덕을 나타내는 장엄구의 하나인 보개는 천개 天蓋, 산개, 화개, 현개라고도 한다.
원래 햇빛이나 비를 막기 위한 우산에서 출발하여 귀인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불보살상의 머리 위나 사원의 천장을 장식하는 장식물로 변했으며 뒤에는 승려에게도 허용되었다.
고대 인도에서는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또 귀인이 행렬할 때 이용하기 시작했다.
개(蓋)는 차양. 귀한 사람이 거동할 때 머리 위를 가리기 위한 것이고
산(傘)은 내리는 비 등으로부터 몸이나 소지품을 적시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다.
산은 비나 눈이 내릴 때 쓰는 우산과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쓰는 양산이 있는데, 우산은 길용적인 면이 많아 단단한 재료로 만들고, 양산은 장식적인 면이 많아 화려한 것이 많다.
상형문자인 한자 산傘을 자세히 꼭 요즘 등산로 입구에서 보는 정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보여지는데 한자의 위는 지붕의 모양을 하고 있고, 그 안에는 사람 인人자가 4개가 들어 있다.
비를 피할 수 있고 햇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산傘과 개蓋는 우리를 지켜주는 보호막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항상 맑은 날만은 없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태풍이 불거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천재지변과 문화가 발달하면서 생겨난 여러 가지 인재들 속에 불안한 연속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모든 재난과 재앙으로부터 보호해 주십사 하는 의미의 공양이라고 관상해야 할 것이다. 해탈로 가는 길에 이러한 ‘장애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십시오’라는 간절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동 주파수의 세기마다 다른 소리가 나는 것을 듣기 좋게 조합해서 박자, 가락, 음성 등을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청각적, 시간적 예술을 음악이라고 한다.
이렇게 잘 조화된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편안한 가운데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음악이 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들떠 있는 상태의 사람에게 잔잔한 저음의 음악을 들려주면 차분해지고, 반대로 활동적이고 많이 움직이는 곳에서는 경쾌하고 빠른 박자와 높은 음을 사용해 일의 능률을 올리기도 하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다.
우리가 가사를 알지 못하는 외국의 팝송이나 샹송, 오폐라, 가곡들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열광하고 감동하는 것은 여러가지의 진동의 조화가 우리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감정들을 일깨워 일어난 현상이다.
세속의 음악이 이러할진데 우리들이 들어보지 못한 천상의 묘음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이 우리들을 모든 번뇌를 떠나 편안하고 고요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앞 게송의 산傘과 개蓋는 여러 가지 장애와 번뇌들을 막아주고 보호해주는 역할의 공양이었다면 다음 게송의 묘음은 앞과 같이 그렇게 했을 때 우리는 고요한 가운데 고통이 없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데 그것은 서로서로 잘 어울림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사유해 본다. 음악은 곧 화합 승가를 잘 이끌어 주십사하는 부탁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에 대한 관상의 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불탑은 사리를 모신 곳이다. 사리는 참된 수행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이다. 이곳에 보화로 공양한다 함은 우리도 부처님처럼 참된 수행의 길을 걸어 열반에 이르겠다는 다짐이고 징표이자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존경하고 찬탄하는 최고의 공양이라 할 수 있다.
그 길은 다른 길이 아닌 모든 중생들과 함께 보리심을 잊지 않고 보리행으로 끝내 지혜를 증득해서 열반에 이르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이자 최상의 공경의 행위라 할 수 있다.
2564. 7. 17 종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