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로: 구파발역 1번-은평둘레길 3코스 들머리-벤치 쉼터-진관근린공원 갈림목-정자 쉼터-은평한옥마을-진관사-은평한옥마을-하나고 버스정류장-(버스)-연서시장 버스정류장-연신내역 6번 만원수산(5km, 2시간)
산케들: 晏然, 丈夫, 大仁, 元亨, 長山, 回山, 새샘(7명)
9월 첫 번째 산행날 집을 나서니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거의 우산 쓴 채로 산행을 계속했지만 비가 더 많이 내리지 않고 이런 정도로 계속된 것이 다행이었다.
최고기온 24도의 완연한 가을날의 우중 산행!
오늘은 은평둘레길 3코스 이말산 묘역길 트레킹이다.
1코스부터 5코스까지 은평구 주변을 한 바퀴 빙 도는 24km 거리의 은평둘레길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 있다.
1코스 봉산해맞이길 5.6km는 증산역-봉산-서오릉 입구 5.6km(2시간), 2코스 앵봉생태길은 서오릉 입구에서 구파발역까지 3.8km(1시간 30분), 오늘 걸을 3코스 이말산 묘역길은 구파발역에서 진관사 입구(은평한옥마을)까지 2.7km(1시간), 4코스 은평북한산둘레길은 진관사 입구에서 녹번역까지 7.5km(2시간 50분), 마지막 5코스 백련산 불광천길은 녹번역에서 증산역까지 4.4km(1시간 40분)이다.
이 5개 코스 가운데 1코스, 2코스, 5코스는 산케들이 자주 찾는 산행길이다.
은평구 진관동津寬洞에 있는 이말산莉茉山 일대는 현재 진관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말산이란 이름은 이 산에 이말莉茉, 말리꽃, 말리화莉茉花 등으로 부르는 개나리꽃과 비슷한 노란꽃이 피는 영춘화(재스민 jasmine) 종류의 나무가 많아 붙었다고 하는 설이 있지만, 강한 향기를 풍기면서 비교적 날씨가 더운 열대나 온대 지역에서 사는 이 나무가 서울 북한산 주변 동산에 많았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조선 숙종-영조 연간에 활동했던 한 역관의 묘비에는 이말산李末山이라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말산이란 이름은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말산은 한양도성에서 십리 밖 서쪽 지역의 대표적인 매장지로서 특히 내시, 궁녀, 역관, 의원 등 중인 계층의 묘가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런 특수한 환경이 이말산이라는 지명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1000 구파발역 1번 출구에 모습을 드러낸 산케는 7, 8월 여름철 산행을 피하여 두 달 만에 나온 장부,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출격인 안연, 그리고 나머지 다섯은 산행 고정 멤버들.
1000 구파발역 1번 출구 옆 구파발 만남의 광장 화장실 뒤로 보이는 숲이 이말산 숲이다.
1번 출구 남쪽의 2번 출구 바로 옆이 은평둘레길 3코스 기점.
1005 구파발역 2번 출구 옆 은평둘레길 3코스 기점인 돌계단을 우산 쓰고 오르면서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1007 돌계단에 이어 덱계단이 이어지며, 계단 주위 비탈에는 산에서는 북미에서 참나무 oak tree라고 부르는 대왕참나무가 쭉쭉 뻗어 있다.
대왕참나무는 최근 공원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지만 산에서는 보기 드물다.
1019 두산위브6단지 아파트 갈림목 벤치에서 서서 휴식
1023 상림현대아이파크 갈림목에서 이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선 지 몇 년 되지 않았다고 설명해주는 원형 대장.
1032 이말산 묘역길 답게 길가에 궁녀를 설명하는 안내판들과 함께 무덤은 보이지 않지만 군데군데 묘비, 상돌(상석床石), 돌사람(석인石人, 인석人石: 문인석, 무인석 등)이 보인다.
이곳에서 궁녀 묘를 거의 볼 수 없는 이유는 궁녀가 늙으면 대부분 절에 가서 살았고, 죽은 후에는 자연히 불교의 관습으로 화장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1039 이말산 갈림목에서 우리는 오른쪽의 둘레길로 들어선다.
1043 이말산에는 상수리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종류가 대부분이고, 밤나무도 많이 보인다.
엄청 크게 자란 아름드리 상수리나무들.
1046 걸어오면서 계속 찾았던 지붕 있는 쉼터에서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점심 간식 자리를 폈다.
1049 장부가 만든 수제 막걸리 우중 건배!
막걸리와 찰떡 궁합인 빈대떡도 있다.
1117 은평둘레길의 돌사람 문인석. 아래 두 번째 사진에서는 묘비와 함께 무덤도 보인다.
1118 은평둘레길 표지판
1120 산길 끝자락에 이르러 점심 쉼터보다 더 크고 좋아 보이는 팔각정을 발견하고서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좀 더 와서 여기에서 자리 잡을걸..."
1121 산길에서 내려와 은평한옥마을 입구 연서로 진관산입구 교차로 도착.
은평한옥마을 뒤로 북한산 능선이 펼쳐져 있다.
한옥마을 사잇길 바로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응봉(323m)이고, 그 뒤 능선은 의상능선, 그리고 왼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의상봉(502m)이 아닐까.
1126 은평한옥마을의 텃밭에 핀 꽃들
빨간꽃 맨드리미, 그 뒤 하얀꽃 부추, 그 뒤 보라꽃은 도라지.
1129 은평한옥마을 코스모스와 노랑코스모스가 핀 풀밭에서 첫 인증샷
1131 은평한옥마을 도심 생물다양성습지에 꽃이 핀 갈대와 부들
은평한옥마을을 지나면서 원형 대장이 비가 많이 올지도 모르니 오늘 계획된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지 말고 진관사만 구경하고 연신내역에서 뒤풀이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 만장일치 동의!
1136 진관사 가는 길의 한문화체험관은 작년 6월 준공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서, 한글, 한식, 한복, 한지 등의 한韓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진관사에서 지어 운영하며, 지하 1층과 1층은 현대식 건물, 2층은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건물, 3층은 전통 한옥으로 지었다.
1139 진관사 입구 화강암 표석 뒤로 일주문이 보인다.
북한산 응봉 서쪽 진관사 계곡인 은평구 진관길(진관동)에 자리 잡은 삼각산三角山 진관사津寬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덕여왕 때 처음 지었다는 유래가 있기는 하지만, 고려 초 진관津寬이라는 승려가 홀로 수행하던 신혈사神穴寺라는 작은 암자였다고 하다.
이 절이 창건 수준으로 대대적으로 중창된 계기는 고려 왕실의 서자였던 대량원군大良院君 왕순王詢이 쫓기듯이 승려가 되어 이 절로 오게 된 것이었다.
고려 8대 현종이 된 대량원군은 현종 2년(1010)에 왕위 계승 과정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신혈사 주지 진관을 위해 창건에 버금가는 규모로 절을 지어주면서 절 이름을 진관사로 지어주었는데, 절 이름을 따서 이 일대 지명도 진관동이 되었다.
그 뒤 진관사는 고려 왕조 내내 임금을 보살핀 은혜로운 사찰로서 여러 임금의 각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았다.
진관사가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고려 현종의 목숨을 구한 사찰임과 더불어 6백 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수륙대재水陸大齋 때문이다.
수륙대제는 땅 위와 물속에서 의지할 곳 없는 모든 영혼과 아귀를 위해 법요를 열고 음식을 공양하는 행사로서, 진관사 수륙대재 기록을 보면 조선 태조가 이 절에 여러 번 행차하여 수륙재를 지냈으며, 태종도 이를 본받아 이 절에서 수륙재를 열었다고 한다.
이후 진관사에서는 매년 음력 1월이나 2월 15일에 수륙재를 열었으며, 지금까지도 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 진관사 수륙대재란 이름으로 해마다 음력 9월에 열린다.
1141 진관사로 들어가는 계곡 왼쪽(동쪽)의 큰길이 아닌 진관사 계곡 오른쪽(서쪽)의 덱길을 따라 경내로 들어간다.
1146 계곡 다리 건너기 전 오층석탑에서 두 번째 인증샷
1147 계곡 다리 세심교 앞에서 바라본 진관사 경내 건물.
왼쪽이 종무소가 있는 보문원補門院이고 그 오른쪽 담장 안에 주불전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홍제루弘濟樓(바깥 현판은 진관사津寬寺)가 있다.
1149 홍제루를 지나 대웅전 마당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파노라마 불전들과 그 뒤에 우뚝 선 응봉應峰(323m).
불전은 왼쪽부터 차례로 나가원, 대웅전, 명부전, 독성전, 나한전, 적묵당.
1150 진관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1153 나가원과 동정각(범종각) 사잇길의 동정각 뒤 담장 앞에는 모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큰 모과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1156 진관사 경내 계곡 동쪽의 큰길 옆 동산에는 붉은 수피를 뽐내는 엄청 크고 잘 빠진 소나무들이 많다.
왼쪽 뒤로 보이는 문은 밖에서 진관사로 들어올 때 일주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게 되는 해탈문.
1157 진관사 마애 아미타불
1158 진관사 경내를 흐르는 진관사 계곡
1158 진관사 사가독서 터(사가독서지賜暇讀書址).
사가독서賜暇讀書란 조선 세종이 유능한 젊은 문신들을 뽑아 휴가를 주어 독서당에서 공부하게 하던 제도로서, 처음에는 집에서 독서를 했으나 학문에 전념할 수 없다는 폐단이 있었기 때문에 절에서 독서하는 상사독서를 시행했다.
세종 24년(1442) 박팽년, 성삼문, 신숙주, 이개, 하위지, 이석형 등이 이곳 진관사에서 사가독서를 했다.
1206 진관사를 빠져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도중 은평한옥마을에서 본 '셋이서 문학관'.
시인 천상병, 소설가 이외수, 불화 화가/서예가 중광스님의 세 사람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1211 하나고 앞 하나고 버스정류장에서 701번 버스를 타고 연신내역으로 향한다.
1234 연서시장 정류장에서 내려 연신내역 6번 출구 쪽에 있는 생선회집 만원수산에서 뒤풀이.
메뉴는 농어회와 우럭회, 해삼과 멍게, 그리고 서더리탕(생선 살을 발라낸 나머지로 끓이는 매운탕)이다.
1257 빗소리를 들으면서 소맥 건배하는 일곱 산케들.
2022. 9. 5 새샘
첫댓글 태풍으로 비가 오는 우중산행에 생각보다 많은 산케들이 출석했다.
유서 깊은 진관사, 최근 개발한 자연친화적인 한옥마을,내시와 궁녀의 무덤이 많은 이말산 일대는 은평의 문화유산이다.
새샘 주필의 자세한 문화해설 설명에 감사하고 새샘 덕분에 우럭,농어,해삼,멍게,서더리탕 잘 먹었습니다.
힌남노 태풍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초가을 연신내에서의 칠순 자축연은 기역에 남을 것이요.
산행대장에다 주필까지 겸업하는 원형이 고맙소.
추석 명절 잘 쇠시오!
비가 적당하게? 오는 덕분에 더위를 모르고 산행을 마쳤네.
유서깊은 진관사 경내를 처은 들어가 보았는데,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해탈문도 있고, 나가원, 독성전, 적묵당 등 귀한 유물들이 있네요.
새샘 칠순 덕분에 망원횟집에서 농어회 등 잘 먹고, 강남으로 건너와 장산이 배푼 빙수 잘 먹었네. 모두 고맙소!
힌남노가 잘 지나갔으니 추석명절 잘들 쇠시길....
운치있게 비오는 날 좋은 길 걷고,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회 안주로 한잔ᆢ
아~앞으로 이런 날이 얼마나 올까ᆢ참 소중한
친구들이다ᆢ안내해 준
대장, 밥사고 후기 쓴 주필이 북한산 정기를
듬뿍 받았을거다ᆢ
장부표 수제막걸리 구~웃! 올때마다 갖고 오시고 나에게 바로 주시오. 산에서 꺼내지않고 집으로 가져가게 크흐흐..
장부표 수제막걸리가 눈에 띄어 산에 가서 자~~알 마셨네! 고맙습니다!
혼자는 찾지않을 아담한 산길, 한옥단지, 수백년 이어져 온 고찰을 산케들과 속속들이 구경하니
정말 즐겁다..
새샘의 해박한 해설이 살이되고 칠순 회사랑 턱 잘 먹었소..
장부의 수제 막걸리가 직이네..
요즘 매주 고마운 친구들 따라 슬로우 산행을
하니 새롭고,좋은 구경도 많이하고,
맛난것도 묵게 되니 심신이 청정해 지지
않을수 없어 새삼 산케 친구들께
감사하고, 즐겁게 지내니 이또한
기쁘지 않을수 없네~~
다들 고마우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