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중순 고등학교 동창들 모임에서 술을 좀 과하게 했다..
소한마리 행사라 이름할 정도로 한우맛에 친했던 친구들을
오랫만에 많이 보니 술맛이 저절로 나서 저녁에 2차모임까지
술욕심을 마음껏 누렸다..
문제의 난맥은 그 다음부터 시작되었다..
94년 입주한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의 내부수리를 위하여
이삿짐 센타에 짐을 모두 빼주고 길음동 처가집에서 한 1주일
살 요량을 하였다..
아침에 이삿짐이 집밖으로 나가고 어수선한데 우리집 강아지 까슈의
오른쪽 눈동자가 완전히 뿌옇게 되어있어 동물병원에 데려 갔더니
증세가 좀 중한거같아 다른 병원을 소개해 주며 그리 가란다..
결국 까슈는 림프암 판정을 받고 이때부터 입원과 통원치료가 반복된다..
그리고 결국은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까슈는 저 세상으로 갔다..
과음의 탈이었는지 나는 지금까지 멀쩡하던 오른쪽어금니가 쑤시기 시작해서
밤새 잠도 못자고 다음날부터 치과치료를 시작했다..
그날 오후 짐을 좀 들고난후 잠시 쉬고 있는데 등줄기부터 가슴까지 져려오면서
식은땀이 확 난후 계속 그 부위가 아파서 바로 미니스톱 위층에 있는 외과에 가서
검사해 보니 근육이 놀래서 그렇단다..다행이 물리치료와 약물로 지금은 완치되었지만 ,
당시에는 그 통증이 대단했었다..
그 다음날인가 퇴근후 일산에 가서 치과치료하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까슈와
미원이를 태우고 길음동으로 이동하여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시도 하던중,
후진기어 상태에서 rpm이 3,000정도 까지 급하게 올라가고 자동차는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후진하려고 움적거리는 상황이 2-30초간 지속되다 내가 시동을
급히 꺼버리는 바람에 상황은 간신히 정리되었다..
이 차는 내가 다니던 회사의 대표로 재직시 그러니까 2001년 초에 구입한 것을
퇴직시 가지고 나온 차로 그동안 나의 퇴직후 지금까지 희로애락을 같이해서
은근히 정이 많이 들어 미원의 교체요구에도 1-2년은 더 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이 건은 승용차를 교체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그 외에도 자질한 난맥은 계속되어 그간 사업을 너무 잘 하던 인수빌딩 입주자 김모씨의
사고,미니스톱매장바닥의 알수없는 부풀어 오름 ..사무실에서 불청객 쥐와의 전쟁중 당한
손바닥부상등등..
까슈의 죽음이후 요즘은 난맥의 이어짐이 뜸하여 냉정을 되찾기는 하였지만
한때는 기분이 묘하기도 해서 런던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해 조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세상에 음과 양은 인생에 공평하게는 적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수 없는 운명이라는 영역의 경우,그 음과 양은
그 강도와 지속되는 시간의 길이가 공평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양이 지속될 경우에는 거만 하거나 양이 더 지속되리라 착각하지 말고,
음을 준비해야 하며 때론 의도적으로 음을 불러들여 중화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음이 지속될 경우 이를 겸허히 달게 받아야 하고 기다림의 철학을 몸에 익혀야 한다..
그리고 욕심을 과감히 포기하고 음의 길어짐을 대비해야 한다..
까슈가 나와 나의 주변의 온갖 악운을 떠안고 갔으니 이젠 음은 끝났다고
자위하기 보다는 음은 아직도 지속될 것이라고 ...그러니 그에 맞추어
나의 남은 인생의 색깔을 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