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패다
조명래
산 능선 아래 자리 틀고 앉은 집 마당
계절이 기침을 콜록일 때
장작 한 채를 주문했다
근육이 바짝 마른 몸이
로켓배송으로 당도한 마당 한 켠에서
사내가 날 세운 도끼를 거머쥐고 힘껏 내리치면
통나무는 비명을 지르고
사방으로 흩어져 길을 잃었다
내리친 모퉁이에 사내가 걸어온 시간이
서성이고 있다
나뭇결의 속살처럼 나도 한때는
산등성이를 겅중거리며 계절을 색칠하고
곳간에 흔적을 차곡차곡 쌓았던
이마의 땀을 닦으며
호흡을 몰아 쉰다
산그늘 내려앉은 마당에
걸어온 발자국의 흔적을 그림자로
차곡차곡 채워 놓는다
온돌방에 누워 장작 패던 팔뚝에 파스를 바르고
TV 화면 속 슬픈 드라마를 읽다가
저무는 겨울 햇살을 다독다독
아궁이에서 타오른 하루해
내 그림자를 위로하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
조명래
푸른 빛 일렁이는 물결
달빛처럼 보드랍다
잔잔한 물결은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
내 슬픔을 잠재우고 계신다
떠오르는 해를 가슴에 품듯
오늘도 태양을 내게 주신다
상처의 아픔을 감추기라도 하듯
어머니의 그 품속으로 살며시 보듬어 주신다
삼 십 년의 세월이 녹아 내리며
우산 속 빗물은 물결 따라 흐르고
철들기 전에 떠나가신 어머니의 고운 얼굴,
달빛 같은 가슴으로 안아 주신다
*조명래: 2023년'김유정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 공모전' 운문부 최우수상.
화천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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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문인협회 회원, 김유정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 공모전 운문 최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