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아는 손동작을 의식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의지적으로 손동작을 멈출 수 없다. 뇌에 어떤 것이 부족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고, 다른 이상한 감각을 느끼거나 어떤 동작을 하고 싶은 욕구가 정상적으로 출구되지 못해서 이런 동작을 해야 안정감이 생기는지도 모른다. 연구에 따르면 손동작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발동작을 하거나 몸을 흔들 수 있다고 한다. 손동작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난 후에 두 배의 강도로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손동작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 이 동작을 저지할지 결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손동작을 금지했을 때 손을 입에 가져가거나 손을 비트는 행동이 줄어들면서 사회성과 주변 환경과의 소통이 활발해지는 경우가 많다. 손에 보조기를 하면 집중력이 상승하고 손을 더욱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손동작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사용하려면 먼저 아이의 필요를 고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아이가 분노나 흥분, 행복이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이 동작을 하는 것인지, 손동작을 쓰지 않고 이러한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있는지, 손동작을 억제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해야 한다. 짜증을 내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보조기에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도 있다. 그 손동작이 환아가 필요로 하는 유형의 감각 자극을 만들어낸다면, 보조기를 통해 이 자극을 제공하거나 아이의 필요를 일정 부분 변경할 수 있다.
팔 보조기 때문에 환아가 짜증을 내면 손 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 두 보조기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연속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손 보조기는 손을 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엄지는 몸 바깥쪽으로 위치하고 손목은 중립 또는 밖으로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손을 더 잘 쓰게 되고 입에 가져가지 않게 되어 부상을 피할 수 있다. 손을 입에 넣지 않도록 하면 적절한 시각 정보(visual input)가 제공되어 시선 맞추기와 상호작용이 더 활발해진다. 손을 뻗어 물체를 잡는 일도 더 쉬워질 수 있다. 보조기는 아이를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보조기는 억제하는 도구가 아닌 치료 보조기로 봐야 한다. 중간선 부근의 손동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가장 유용한 보조기 종류를 결정할 때는 정형외과 전문의와 작업 치료사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보조기 사용
보조기를 사용하면서 위의 방법이 큰 효과가 없는 경우, 아이가 하루 동안 주기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팔/손목/팔꿈치 보조기를 만들 수 있다. 집에서 팔 보조기를 만들려면 잡지를 돌돌 말거나 프링글스 캔이나 쥬스 캔, 또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집에서는 벨크로로 잠그는 골프용 가죽 손목 보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장치가 큰 효과가 없다면 작업 치료사가 정형외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 환아에게 맞는 특수 맞춤 보조기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재료로 만든 기성품 보조기도 사이즈별로 구입할 수 있다.
보조기를 사용하면 손을 더욱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손을 입에 가져가지 않게 되고 사람과 주변 등 바깥으로 주의를 돌려 목적에 맞게 손을 사용하게 된다. 어떤 보조기는 팔꿈치를 고정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반면, 팔을 펴고 특정 각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구부릴 수 있게 하는 보조기도 있다. 치료사는 어떤 기구든 면밀히 살펴 아이에게 잘 맞고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아이가 편안해 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관련 제조사 정보는 <기구와 아이디어> 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홈메이드 보조기
레이첼이 사용한 최초의 보조기는 플레이텍스(Playtex) 사의 젖병이었는데 안쪽에 라이너를 넣을 수 있는 종류였다. 아이의 유아 교육(유치원 전 과정 - 역주) 교사는 테리 직물(타월처럼 한 면 내지 양면이 고리로 되어 있는 직물)을 라이너로 사용해 보조기가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 보조기가 길어서 아이가 팔꿈치를 구부리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중간선 부근에서 손을 비틀었다. 헤일리가 팔이 부러졌을 때 착용했던 고정기구가 컴퓨터를 사용할 때 매우 훌륭한 보조기구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는 여전히 손을 비틀지만 입에 넣을 수는 없고, 컴퓨터도 훨씬 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재키의 보조기는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이다. 크고 예쁜 수건에 고무 조각이나 뽁뽁이 등을 채워서 만들었다. 수건으로 팔을 감싼 다음 테니스용 팔꿈치 스트랩을 감아 벨크로로 고정시킨다. 니킬라의 할머니는 다양한 색상으로 보조기를 만들며 여러 가지 장식을 바느질해 넣는다. 이 보조기는 세탁할 수 있는 면직물로 만들며 팔꿈치를 구부리지 않도록 플라스틱을 안에 넣는다. 안감을 대어 피부에 자국이 남지 않는다. 팔꿈치에 보조기를 착용한 후 제스는 장난감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의 치료사는 네오프렌 고무(웨트 슈트를 만드는 재료)와 벨크로로 보조기를 만들고 플라스틱 보강재를 바느질해 넣었다. 우리는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 캔에 발가락 부분을 잘라낸 양말을 씌워 제자리에 잘 고정되도록 했다. 이후 홈메이드 보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제 경첩이 달린 보조기를 사용해 아이가 팔을 구부릴 수 있지만 입에 넣지는 않도록 했다. 손이 입에서 멀어지자 집중력이 향상된 것 같다. 이를 통해 아이는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던 일을 잘 대처하는 것 같다. |
❚보조기 종류
풀 핸드 보조기는 손바닥 쪽으로 손목 바로 아래서부터 손끝 바로 위까지 이어지며, 엄지손가락은 편안하게 옆으로 빠지고 나머지 손가락은 엄지를 향해 약간 안쪽으로 구부러진다. 하프 핸드 보조기는 풀 핸드 보조기와 같은 방식으로 주조되었지만 손목 아래부터 손가락 중간 마디까지만 이어진다. 팔꿈치 보조기는 팔뚝부터 팔꿈치 바로 위까지 이어져 팔이 편안하게 접힌 자세를 유지한다.
맞춤 보조기는 얇고 부드럽거나 단단하지만 열을 가하면 주조가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테라플라스트(Theraplast)나 폴리폼(Polyform)이 그 예이다. 보조기는 아이의 몸에 맞게 제작된다. 냄새나 박테리아를 흡수하지 않으며 세탁 가능한 소프트 폼 라이너가 들어 있어야 한다. 팔꿈치 보조기를 사용할 경우 팔꿈치를 2, 30도 구부릴 수 있어야 한다.
양쪽 끝은 몸에 밀착되지 않게 나팔형으로 만들어야 욕창이 생기지 않는다. 스트랩은 팔을 펼 수 있도록 조절 가능해야 하며 팔이 얼굴 쪽으로 향하지 않게 해야 한다. 손 보조기를 만들 때는 엄지와 검지 끝 부드러운 부분을 노출시켜 보조기 착용 중에도 필요한 감각 피드백을 받도록 한다.
❚보조기를 양손에 사용해야 할까?
보조기 착용에 대해 환아가 보이는 반응과 허용하는 정도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떤 환아는 양손이나 양팔, 양팔꿈치에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한 번에 한 쪽에만 착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아이들도 있다. 손을 의도대로 사용하도록 도우려면 주로 사용하지 않는 손에 보조기를 사용하고 다른 손은 자유롭게 두는 것이 좋다.
❚엄지 보조기
경직과 불균형한 근육 긴장이 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환아는 엄지 손가락이 손바닥 쪽으로 당겨져 있어서 다시 펴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물체를 잡기가 아예 불가능하다. 고르지 못한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손목이 특정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
밀집형 셀 폼(cell foam)과 벨크로로 만들어 부드러운 엄지 외전근 보조기도 있다. 이런 보조기는 손을 비틀거나 입에 가져가는 동작을 방지하지는 않지만 기능을 향상시키고 변형을 방지하는 데 사용한다. 보조기는 엄지를 부드럽게 바깥쪽으로 당겨 손바닥에서 멀어지게 함으로써 물체를 잡기에 더 좋은 위치에 둔다.
출처 : 레트증후군 핸드북2 -케이시 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