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하, 그냥 이 차를 빌려드리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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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렌트했던 데니스의 중고차 피아트 토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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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는 우리와 만나는 순간부터 시종 웃음을 놓지 않았다.
그는 한 마디로 스마일 표였다.
그가 웃으면 빠진 윗니가 헝 하게 보이건만 그는 이를 전혀 상관하지 않고 웃었다.
큰 테의 색안경을 쓴 그는 내가 말을 걸면 우선 만면에 웃음을 가득 채우기부터 시작했다.
데니스는 우리가 이스탄불에서 버스표를 살 때 ZET여행사의 아립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안탈리아에 있는 여행사의 직원이었다.
아립으로부터 우리의 도착시간을 통지받은 그는 친히 차를 몰고 버스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왔다.
그는 "MR.CHOI' 라고 쓴 종이 피켓을 들고 버스정류장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엇다.
"하이, 제가 이스탄불에서 온 초이입니다."
“하하, 반가워요 미스터 초이, 저는 데니스라고 합니다. 하하.”
“데니스,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천만에요. 하하.”
그의 말은 언제나 하하로 시작해서 하하로 끝냈다.
“데니스, 자동차를 하루 렌트 하고 싶은데, 좀 소개를 해 줄 수 있겠소.”
“하하, 그냥 이 차를 빌려 드리지요. 하하.”
“하루에 얼마를 받을꺼요.”
“하하, 싸게 드리지요. 미스터 초이, 하하.”
“얼마나 싸게?”
“하하, 30달라만 주세요. 하하.”
“별로 안 싼데? 이 차는 매뉴얼에 에어컨도 없는 중고차가 아니요?”
“하하, 그럼 5달러를 깎아드리면 됩니까? 하하.”
"보험까지 몽땅 포함해서?"
"하하, 물론이죠. 하하."
“좋아, 그렇게 합시다. 하하하.”
“하하, 내일 아침 몇시에 차를 가져올까요? 하하.”
“하하, 7시에 오시요. 하하.”
“하하, 염려 마시요. 하하."
우리는 하루 25달러에 데니스의 차를 렌트를 했다.
나도 나중에는 자연히 말끝에 하하가 붙여졌다.
아스펜도스, 페르게, 시데 등 안탈리아 인근의 여러 유적지를 하루에 돌아보기 위해서는
렌터카가 편리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에 나는 렌터카를 빌리기로 했다.
시데는 안탈리아에서 60km이상이나 떨어져 있었던 것
◈ 터키석보다 푸른 안탈리아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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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보다 맑고, 터키석보다 푸른 안탈리아 연안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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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리아는 터키의 4대 도시로 지중해 최고의 휴양지로 꼽는다.
바다는 크리스탈처럼 맑고 터키석보다 더 푸르다. 맑고 푸른 바다, 따뜻한 기후.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일년 중 300여 일의 눈부신 햇살이 터키석의 푸른 파도에 부서지는 모습은
사랑하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음을 절로 나게한다.
완만하게 경사진 산등성이로부터 퍼져나오는 올리브 나무의 향기는 더욱
안탈리아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만든다.
지중해의 싱그러운 해풍과 잔잔한 물결.
안탈리아는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포근히 감싸주는 안식처와 같았다.
히타이트, 페르시아, 알렉산더, 로마제국, 비잔틴제국, 셀축 투르크인들에게
차례로 점령당하여 통치를 받은 안탈리아는 하드리안의 문,
고고학박물관 등의 유적지가 있으나 크게 자랑할만한 유적지는 못된다.
유적지보다는 휴양지로 더 알려져 있는 에게해의 휴양도시.
안탈리아는 사도 바울이 제1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이곳에 왔다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로 돌아간 곳이기도 하다.
“도를 버가에서 전하고 앗딸리아로 내려가서,
거기서 배를 타고 안디옥에 이르니...”(사도행전 14:25-26)
바울도 전도에 지친 다리를 저 에게해의 푸른 물을 바라보면서 쉬어 갔으리라.
저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누구나 쉬지 않을 수 있으리.
나는 새도 휴식이 필요하고, 신마져도 휴식이 필요할진대,
아무리 전도에 바쁜 사도 바울이라 할지라도 휴식을 하지 않고는 다음 전도지로 떠나기가 어려웠으리라.
모든 만물에게 휴식은 정녕 필요하다.
◈ 바울의 전도 여행지
내일 하루 우리는 피아트 고물차를 타고, 바울이 맨발로 걸어갔을
지중해 연안을 돌아보기로 했다.
맨발로 걸어간 바울에 비하면 피아트 고물차도 사치스럽지 않을까?
사도 바울의 죽음을 무릅쓴 전도여행.
로마 시민권까지 가진 그가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로 갔다가 무엇이 얼마나 그의 가슴을 감동 시켰기에
모든 것을 뿌리치고 목숨을 건 전도여행을 떠났을까?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그의 전도여행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괴뢰메의 버스 정류장에서 안타키아로 간다는 일본인 청년이 떠올랐다.
"중동에 전쟁기운이 감돌고 있는데 괜찮겠소?"
"전쟁은 세계 어디에나 있지요."
그는 안타키아를 통해서 시리아를 거쳐 이스라엘까지 간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라크까지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20대 후반의 그 일본인 청년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바울의 전도지를 찾아 간다는 그 일본인은 배낭 하나 걸머지고 홀홀단신으로 그렇게 떠나고 있었다.
"아, 이 신선한 공기, 푸른 물...."
"여기서 살고 싶다 이거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하하. 그 숨소리, 표정을보면 알지. 하하하."
"그만 웃기고 들어가요. 내일 일찍 떠나려면."
"하하, 알겠소이다. 마마. 하하하"
나도 어느덧 데니스의 웃음소리에 중독이 되어 말 끝에 하하를 붙이고 있었다.
이 웃음 중독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중독일 것 같다.
소문만복래. 웃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래 웃고 살자.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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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최고의 휴양지 안탈리아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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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