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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o it your best and God will do the rest 원문보기 글쓴이: 강프로
부처님 오신날 연휴 마지막날 산은 한번 가야 할 것 같아 가까운 청계산에 갔습니다. 매봉까지 갔다 왔습니다만 높이는 582미터 밖에 안되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계단이 드럽게 많아서 다리도 아프고 시장도 해서 뭔가 시원한게 먹고 싶어서 마눌한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니 시원한 냉면이 땡긴답니다.
며칠전에 간 평내옥을 갈까하다가 주차여건이 좋지 않아서 어디선가 구의동 서북면옥이 주차하기가 좋다는 얘기를 들은게 생각이 나서 네비에 서북면옥을 찍고 출발했습니다. 청계산에서 30분 걸리는걸로 나오더군요. 전 왜 서북면옥이 어린이대공원 후문 건너편에 있다는 근거없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잠실대교를 건너서 연애당시 마눌이 자양동에 살아서 자주 데이트를 하던 자양사거리를 지나 구의사거리를 지나자 자꾸 골목으로 우회전 하랍니다. 거기서 좀 헤매다 보니 구의사거리 구의문주차장쪽 모퉁이에 조그맣게 "서북면옥"이라는 간판이 보이더군요. 옆에 큰 주차장이 있어서 "아! 그래서 주차하기가 좋다는 얘기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구의문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서북면옥으로 향했습니다.
(구의문주차장에서 서북면옥은 거의 바로 옆입니다.)
저녁 5시쯤 이였는데 이미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맛집은 외관이 허접합니다.)
(줄도 제대로 안서고 그냥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어디가 줄의 시작인지 헷갈립니다.)
알고보니 번호표를 뽑아야 하더군요.
(순번을 기다려야 하면 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합니다.)
(순번이 되면 저 스피커에서 몇번 손님 들어오시라고 방송을 합니다. 오우 대박~집!)
(일욜은 장사를 안하더군요. 오우~ 포스가 느껴집니다. 일욜 장사를 않하다니...)
(언뜻 밖에서 보니 가게가 꽤 좁아 보입니다.)
(음식에 특허를 등록한다고 다른 사람이 냉면을 못 만드는게 아니고 체인점을 했을 경우 체인업주가 그 레시피로 같은 음식을 못 만들게 하기 위한 안전장치일 뿐입니다.)
(사람도 많지만 가게도 무척 좁습니다. 테이블이 10개나 될까나.......)
(안쪽 방도 테이블이 3개쯤 되어 보입니다.)
(이 집에 가서 냉면좀 잘라 주세요 라고 하면 처음 오신 분입니다.)
(접시만두)
습관대로 물냉 두개 시키고 가운데 놓고 먹으려고 접시만두 하나 시켰습니다.(각기 7,000원씩입니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제 입맛으로는 만두가 너무 싱겁더군요. 전 속으로 "뭐 이따위 맛으로 만두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나???" 했는데 마눌은 담백하고 맛있다고 이런 만두 첨 먹어 봤다고 하더군요. 역시 입맛은 가지각색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물냉면)
(참 이집은 육수를 주지 않습니다. 바빠서 그런지 물컵도 종이컵을 줘서 조금 손님 서비스가 소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냉면도 제 입맛에는 그저 그랬습니다. 딱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을 만큼 내공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에도 마눌이 이집 냉면 맛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부원면옥보다 맛있어?" 하고 물으니 그렇답니다. "평내옥보단?" 했더니 평내옥에선 체해서 제대로 못먹어서 평가보류한다고 하더군요. 제 평가는 평내옥>부원면옥≥서북면옥 입니다만 역시 제 입맛이 좀 자극적인 맛에 끌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이집의 철학이 大味必淡이라고 "정말 좋은 맛은 반드시 담백해야 한다"는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철학을 따르고 있더군요.^^
(왠지 풍치가 느껴집니다.)
(가격은 착한 편 입니다.)
역시 입맛은 사람마다 틀리다는 걸 이번 서북면옥을 방문하면서 절감했습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다 나 같지 아니하니...." 하는 말을 왜 전 입맛에서는 신경 않썼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명함을 포스팅하며 이번 맛집이야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서북면옥 사장님한테 한 말씀 여쭙니다. "왜 가게 확장 않하세요?" |
첫댓글 서북면옥에 다녀오셨군. 나도 일주일에 한번은 가는 집인데, 거친 메밀의 구수함과 초보에게도 댕기는 육수가 특징. 더운 육수나 면수를 달라고하면 내어줍니다. 만두 속은 전통적인 평안도의 맛으로 말 그대로 담백한 맛이 으뜸. 나도 강프로 처럼 마지막 질문했는데, 규모가 커지면 맛이 달라진다고 굳게 믿고계셔서 좁은 주방과 육수통과 면츨과 솥을 그대로 사용하여 맛을 지킨다는 말씀. 아줌마가 취미 활동은 노래인데 제법 불려다니는 합창단원 이시라네..
그렇게 가깝지 않은 것 같은데 자주 가시네요. 육수나 면수를 달래면 주는군요.... 주인아주머니가 요즘 보기 드믈게 음식에 대한 철학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오래오래 영업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