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소재한 한 미국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에 비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러시아 우주 영화 '스테이션 7'. 1982년 우주로 쏘아올린 살류트 7호를 살리기 위해 우주 비행에 나선 두 영웅. 실화를 바탕으로 할리우드식 재미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영화
소련은 1971년 살류트(Salyut 불꽃놀이) 1호부터 1982년 살류트 7호까지 총 7기의 연구·군사용 우주정거장을 궤도에 올렸다. 우주정거장은 소련 우주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러시아판 우주 영화 '스테이션 7'은 실제로 있었던 살류트 7호의 궤도이탈 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다. 실제로 살류트 7호는 1985년 고장으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석 달 뒤엔 궤도를 완전히 이탈해 지구로 낙하할 가능성이 있다. 지상에 떨어진다면 대형 참사다. 소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살류트호를 격추할 계획까지 세운다.
소련은 우주비행사 블라디미르(블라디미르 브도비첸코프 분)와 엔지니어 빅토르(파벨 데레비앙코)를 소유즈 T-13호에 태워 우주에 보내기로 한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살류트호에 도킹한 다음, 고장을 수리하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바다에 떨어뜨리는 게 둘의 임무다. 그때까지 통제 불능 상태의 우주정거장에 수동으로 도킹한 사례는 없었다.
둘은 지상 시뮬레이션에서도 실패를 거듭한 채로 소유즈호에 탑승한다. 수동 도킹에 성공하더라도 고장의 원인을 파악해 수리하고 지구로 귀환하기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그들은 기적에 가까운 임무를 완수해낸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조국의 부름 사이에서 겪는 갈등, 극한의 환경에서 발휘되는 동료애 등 애국심과 휴머니즘에 호소하는 장치들도 들어 있다. 관객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건 록 비트 섞인 전자음악이다.
'스페이스 7'은 한 편의 세련된 기록영화로도 읽힌다. 영화는 블라디미르와 빅토르가 도킹에 성공하고 얼어붙은 선체의 온도를 끌어올린 뒤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린다. 선체 내부의 얼음들이 녹아 물방울 상태로 두 우주비행사 주변을 떠도는 장면은 무중력 공간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실제 두 우주비행사의 귀환 과정을 기록한 영상이 담겨 있다. 12월 7일 개봉.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