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외씨버선길 기행, 제12 김삿갓문학길
김삿갓. 그는 조선 후기의 방랑 시인으로 유명한 난고 김병연(金炳淵. 1807~1863)을 일컫는다. 삿갓에 가벼운 바랑 하나
둘러메고 죽장망혜(竹杖芒鞋)로 정처 없이 방방곡곡을 유람하던 분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읊어대는
그의 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심금을 울리었다. 그리고 그는 오늘날까지도 국민시인이 되었다.1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름은 몰라도 김삿갓을 모르는 이가 없는 이유다. 외씨버선길 영월 김삿갓문학길을 간다. 이름만 들어도 살
가운 길인 이 길은 강원도 영월군 산중 오지의 계곡길이다. 옛 이름은 하동면 와석 계곡. 그러나 지금은 면(面)이름과 계
곡 이름이 모두 김삿갓으로 바뀌었다.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 넘는 천봉(天峰)과 준령(峻嶺)들이 웅거(雄據)하는
양백지간(兩白之間) 북쪽에 자리한 이곳을 두고 옛 선현은 천하에 둘도 없는 피장처(避藏處)라 극찬한 십승지(十勝地)다.
김삿갓문학길은 와석면 노루목 마을에서 시작된다. 마을 어귀에 있는 김삿갓 유적지를 먼저 찾는다. 김삿갓의 묘소와
그의 여러 시비(詩碑)들이 서 있고, 특히 그가 어릴 적 살았던 어둔골로 들어가는 입구가 자리한다. 삿갓에 바랑 하나 메
고 전국을 유람하던 그는 전라도 화순 땅에서 죽어 묻히었으나 사후 3년 째에 그의 아들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졌다 전
한다. 김삿갓 계곡으로 내려서서 본격적인 트레일에 오른다. 삿갓 계곡은 태백산과 소백산을 경계하는 백두대간 북쪽
의 마포천이 빚은 계곡이다. 늦은목이를 발원한 마포천은 경북, 충북, 강원 삼도(三道)의 접경지에 자리한 지역 특성에
걸맞게 봉화 부석면 남대리와 단양 영춘면 의풍리를 차례로 지나 김삿갓면 와석리로 내려서며 산이 산을 끌어안고 첩
첩이 둘러쳐진 심산 오지에 옥계를 빚었다. 발원지에서 시작한 물길의 길이는 짧지만, 그 길이에 비해 수량이 많은 마
포천은 그러나 산굽이 협곡들을 돌아나가도 번듯한 여울목 하나가 없다. 계곡마다 가파른 산자락 암벽이 물길에 바투
연해서 산, 암벽, 물길이 빚어내는 경치는 폭폭이 그림 같은 승경을 빚었다.
김삿갓이 오가던 옛길을 따라 걷는다. 개울가 솔숲 벼랑길을 걷다가 흰구름 뜬 고개도 넘어 걷는다. 김삿갓이 짚신에
대나무 지팡이 들고 걷던 길을. 길손들은 챙 넓은 벙거지에 번듯한 배낭을 메고 천리를 가도 닳지 않는 특제 등산화를
신고 간다. 공이 술 한잔에 시 한 수를 읊던 길, 그러나 객은 풍경에 취해 시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지난다. 다만 도중에
있는 그의 시비들을 보며 잠시 그의 시심에 젖어보는 게 위안이다. 누군가 "산은 강을 낳고, 강은 마을을 낳으며, 마을
은 다시 문화를 낳는다" 했다. 그렇다. 깊은 산골짝도 지금은 구비마다 마을이 생겨났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었
다. 싸리골마을을 지나고, 어린 장군이 큰 바위를 들어 작은 바위에 올렸다는 역발산의 기개가 서린 든돌마을(擧石里)
을 지나서, 옥동천(玉洞川)에 합류하는 마포천 어귀 곡동교로 내려서며 김삿갓 계곡을 벗어난다. 그리고 옥동천 강변
을 따라 주문교(주문리 입구), 옥동천 지르네, 예밀리 포도마을을 지나 김삿갓면 면소재지 마을 옥동리로 가며 12, 4
km의 트레일을 마친다.
촬영, 2021, 07, 17.
▼영월 김삿갓면 와석리 913, 외씨버선 영양 객주(붉은 벽돌집))와 김삿갓기념관
▼ 외씨버선 김삿갓문학길 안내도
▼김삿갓기념관 뜨락 김삿갓 상
▼ 김삿갓 '바랑'
▼ 와석리 노루목마을과 마포천
▼ 노루목마을 김삿갓 유적지 입구
▼김삿갓유적지 옆 김삿갓 생가 입구(이곳에서 1,8km 더 감)
▼ 난고 김병연(삿갓) 선생 묘역
▼ 김삿갓 유적지 표지석과 김삿갓 상
▼ 유적지의 김삿갓 詩碑, "스므나무 아래의 설흔 나그네'
스무나무 아래의 설흔 나그네에게, 망할 놈의 집에선 쉰밥을 주네.(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인간세상 어째 이런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에 돌아가 선 밥 먹음만 못하네.(人間豈有七十客, 不如歸家三十食)
▼ 와석리 김삿갓교 / 김삿갓계곡 입구
▼ 김삿갓계곡 외씨버선 데크길
▼ 와석리 김삿갓 팬션
▼ 김삿갓 계곡의 수려한 경관
▼ 김삿갓 계곡 '조선민화박물관'
▼ 김삿갓 계곡의 수려한 경관
▼ 김삿갓 계곡 싸리골마을 어귀에 세운 김삿갓 시비
돈이 많으면 신선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죄가 있나 가난이 죄이리.(地上有仙仙見當 人間無罪罪有貧)
부자와 가난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돌고 도는 것이다.(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싸리골마을 삿갓 쉼터
▼ 싸리골마을 물레방아
▼ 싸리골마을 천변 경작지
▼흰구름 뜬 김삿갓 계곡 하늘
▼김삿갓 계곡의 수려한 경관
▼ 계곡 언덕 외씨버선 길
▼김삿갓 계곡 든돌마을 언덕에서 본 풍경
▼ 김삿갓 계곡 든돌마을의 묵산미술박물관
▼ 김삿갓계곡
▼김삿갓 계곡 든돌마을
▼ 김삿갓 계곡 마포천 하류
▼와석 1리, 곡동교
▼곡동교에서 본 김삿갓 계곡 입구 마포천 어귀
▼옥동천에 합류하는 마포천 어귀
▼ 김삿갓면 와석1리에 세운 '김삿갓 노래비" / 죽장에 삿갓쓰고 방랑 삼천리~
▼옥동천 주문교
▼ 옥동천
▼ 외씨버선 김삿갓문학길 이정표
▼ 와석리 달팽이 쉼터
▼와석리 메기못
▼와석리 송어양식장 입구
▼옥동천
▼ 옥동천 변 외씨버선길
▼가랭이봉 능선길과 옥동천 지르네길 갈림 삼거리
▼김삿갓면 예밀리 입구, 옥동천 지르네 저수지
▼ 옥동천 지르네 물막이 보(洑)
▼ 옥동천 지르네 보(洑)를 건너며
▼예밀리 옥동천과 뼝대(높은 바위 절벽)와 예밀리 마을
▼예밀리 마을 쉼터
▼예밀교 앞 옥동리 마을 입구 표지석
▼영월 김삿갓면 소재지 마을 옥동리 / 옥동중학교 앞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