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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문명의 발상지 멕시코(Mexico)
11. 테마파크 쉬까렛(Xcaret)
고대 마야 주거유적 / 그림 같은 쉬까렛 해변
<1> 멕시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쉬까렛(Xcaret)
칸쿤에서 마지막 날, 함께 여행하였던 일본인 동행들은 쿠바로 떠나보내고 나 홀로 훌쩍 떠나 테마파크인 쉬까렛(Xcaret) 1일 관광을 하였는데 기대이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칸쿤 남쪽 60km 지점 카르멘(Carmen) 인근에 있는 쉬까렛은 칸쿤에서 버스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데 편도 버스비가 74페소이다. 버스터미널에서 1일 관광을 알아보았더니 왕복 버스비, 입장료, 점심값(뷔페), 음료수 2병, 스노클링 자유이용권을 포함한 가격이 99달러(10만 원 정도)이기에 예약을 했다.
마야어인 Xcaret의 발음이 좀 까다로운데 ‘쓰까렛’이라고 발음했더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 정확한 발음은 (eesh-ca-ret)으로 ‘이쉬까렛’ 정도이겠는데 강세가 맨 뒤에 있어 앞의 ‘이’소리는 잘 안 들리고 ‘쉬까’는 약하게, ‘렛’을 강하게 발음해야 한다. 마야어의 특징인지 이 부근의 지명에는 첫소리가 엑스(X)인 곳이 제법 많이 눈에 띤다. 처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하루 쉬는 셈치고 갔는데 의외로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볼 것도 많아 매우 만족하였다. 이 테마파크는 엄청난 넓이였는데 동쪽으로는 카리브 해변을 끼고 마야 유적이 포함된 밀림 한가운데에 조성되었는데 해변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으며, 마야 빌리지(민속촌) 방문, 지하수로에서는 스노클링(Snorkeling)을 할 수 있다.
민속촌의 마야 여인 /상상 외로 큰 야생펠리컨
또 아름다운 풍경의 해수욕장, 돌고래 쇼와 돌고래와 수영하기, 자연 방사식의 대형 동물원(재규어, 퓨마, 태피어 등)과 식물원, 잉꼬와 플라밍고 사육장, 버섯 재배원, 물고기 양식장, 나비궁전, 대형 바다거북과 가오리 사육장, 거대한 해우(海牛/Manatee) 사육장 등 볼거리가 널려있었다.
언덕 위에는 아름다운 성당도 있고 바로 앞 작은 동산에는 예쁘게 꾸며진 묘지도 있다.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았더니 서너 개의 대형 뷔페식당이 있어 어느 곳이던지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었다. 뷔페에는 다양하고 푸짐한 해산물 식단이 갖추어져 있어 먹을 만 했는데 식사하는 내내 흡사 우리나라 양금(洋琴)같은 악기와 기타(Guitar) 합주로 생음악도 연주한다.
점심 식사 후 둘러본 마야 민속촌은 마야인 고유복장의 인디오들이 전통가옥에서 살면서 여러 가지 민속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하고 있었다. 옷감 짜는 직물공장과, 도자기를 만들어 구워내는 가마도 있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마야인들의 인간새(Flyers) 공연과 인간 수레바퀴 공연, 다른 공연장에서는 흥겨운 멕시코 음악(악단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에 맞춘 흥겨운 멕시코 특유의 마상(馬上) 쇼도 보여 주었는데 여성 기수들도 다수 나온다.
원색의 치마를 휘날리며 말을 달리는 여성 기수들의 모습이 흥겨운 멕시코 음악과 어울려 너무나 아름답다.
가우초들의 마상 쇼 / 인간 새(Flyers) / 인간풍차 공연
쉬까렛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밀림인데 모든 개천들이 지형적으로 지표면보다 7~8m 아래에서 흐른다. 그렇기 때문에 지표면에 틈이 생겨 내려다보면 좁은 수직의 절벽 아래로 개천의 형태가 보이다가 사라지고, 또 이따금 천연 동굴을 통하여 물이 흐르다가 다시 물줄기가 나타나곤 한다. 맹수인 재규어와 퓨마도 철망 울타리 대신 이런 깊이 7~8m의 자연 해자(垓字-물은 없음)로 둘러싸인 섬에 자연 방사하는데 해자가 너무 가파르고 깊을 뿐더러 폭도 5~6m여서 건너 뛸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남미에서 가장 큰 야생동물이라는 태피어(Tapir:일명 맥)를 첨 보았는데 흡사 살찐 돼지를 닮았고, 짧은 코끼리 코를 가진 원시동물로 보인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피곤하여 시원한 해변, 짚으로 덮은 비치파라솔 밑 편안한 의자에 길게 누워 낮잠도 자다가 공짜로 제공하는 음료수도 마시며 맘껏 여유를 즐겼다. 천연 동굴 앞에 멋지게 조성된 야외공연장에서는 멕시코 각 지역의 민속무용 공연도 볼 수 있었는데 저녁 6시가 되자 관광객들은 모두 실내 공연장으로 몰려든다. 공연장으로 가는 10여 m 좁은 도로 양 편으로 그로테스크한 분장의 마야 원주민들이 서 있는데 무시무시한 차림의 토인들이 밀림 가운데, 혹은 돌을 쌓은 벽 위나 옆에 무기를 들고 괴상한 몸짓으로 한껏 고대 마야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모두들 사진 찍기에 바쁘다.
뷔페식당의 연주가들 / 쉬까렛 야외공연장 / 원주민 분장
엄청나게 큰 실내 공연장은 볼 경기장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 관람석을 배치한 형태인데 제일 처음에는 고대 마야인들의 볼 경기를 재연하였다. 엄청난 무대장치와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경기를 알리는 뿔고둥 소리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곧이어 경기장 가운데로 양편 선수들이 입장하여 간단한 의식을 치른 다음 경기가 시작된다.
경기에는 배구공 크기의 공이 사용되었는데 손이나 발을 사용하면 안 되고 오직 엉덩이나 허리, 혹은 팔꿈치로 공을 쳐서 높은 링을 통과시키는 형식이었다. 마야인들은 이 경기에 열광하였다고 하는데 이긴 팀 주장의 심장을 꺼내 태양신께 바쳤고 이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여겼다고 하니 무시무시하고도 재미있다.
다음은 바짝 마른 코코넛 껍질로 보이는 볼에 불을 붙여 막대기로 치는 하키와 비슷한 경기였는데 너무 세게 쳐서 불이 꺼지면 곧바로 불이 붙은 다른 공이 투입된다.
멕시코 역사를 보여주는 공연 / 화려한 복장과 다양한 퍼포먼스
경기 시연이 끝나면 멕시코 각 지역의 민속무용을 공연이 있는데 베라크루즈(Veracruz), 푸에블라(Puebla) 등 멕시코 7~8개 지역의 고유 민속무용으로 화려한 복장과 음악, 독특한 구성 등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1시간 정도의 공연이 끝나고 20분 정도 휴식시간이 있은 후 다음 공연이 시작 되었는데 두 번째 공연은 멕시코 역사를 극화하여 보여주는 일종의 대 서사시라고 하겠다.
원시 마야인들의 소박하고 평화스러운 삶의 모습과 피라미드와 신전 건축 및 제사 드리는 장면, 곧 이어 스페인의 침공이 시작되는데 말을 탄 군인들의 입장하는데 그 뒤에 무리지어 천주교 신부(神父)들과 수사(修士)들이 따른다. 마야인들은 말을 타고 정복하러 온 코르테즈(Cortez)를 자신들을 구원하러오는 깃털 달린 성스런 뱀(Quetzalcoatl)으로 오인하여 환영하고, 정복자들은 피라미드와 신전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성당을 세우고....
스페인과 멕시코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독립과 멕시코 혁명까지 멕시코 역사의 모든 것을 극화하여 보여주었는데 화려한 복장과 조명, 스페인 음악과 멕시코 음악의 멋들어진 조화 등으로 2시간 공연이 전연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2> 어글리 코리언(Ugly Korean)
여기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한국인의 오만한 모습이랄까, 추한 모습.....
50대 중반의 남성이 딸과 멕시코인 사위를 데리고 공연을 보러왔는데 행동이 안하무인이다. 추리닝 복장에다 맨발에 슬립퍼 차림인데 나에게 큰 목소리로 말을 걸며 껄껄 웃음을 터뜨리는가하면 신발을 벗고 더러운 발을 앞사람 의자 위에다 올려놓기도 하고 또 함부로 바닥에다가 침을 퉤 뱉기도 한다. 딸이 눈살을 찌푸리고 손사래를 쳐도 눈도 깜빡하지 않고 거드름을 피운다. 꼬라지가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는 모양으로 돈깨나 있다는 모양인데..... 전형적인 어글리 코리안이다.
관람을 끝내고 돌아오며 일일관광비 99달러(10만 원)가 전연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멋진 야외 뷔페에서 먹는 푸짐한 해산물 요리도 4~5만원, 저녁에 관람한 두 시간짜리 공연만도 10만 원 가치는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그 안하무인 시건방진 <한국인 아저씨>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즐거웠을....
12. 국제 미아가 될 뻔 했던 귀향길
칸쿤(Cancun)에서 3주간의 멕시코 배낭여행을 마치고 귀향길에 올랐는데... 칸쿤의 푸에르토(Puerto) 국제공항에서 국내항공 멕시카나 항공(Mexicana)으로 멕시코시티로 온 다음 미국 비행기 유나이티드 에어(United Air)로 갈아타고 미국 휴스턴으로, 휴스턴에서 다시 미국 국내항공편으로 러벅(Lubbock)으로 가야 한다.
첫 비행인 칸쿤에서 멕시카나 항공이 1시간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모든 비행 스케줄이 뒤엉키고 말았다. 결국 멕시코시티 후아레스공항(Benito Juarez Airport)에서 미국 휴스턴 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발을 동동 구르며 창구에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담당직원이 컴퓨터로 한참을 뒤진 후 다음 편 비행기 표로 바꾸어 준다. 다행히 러벅으로 가는 비행기는 탈 수 있겠다.
휴스턴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여 서둘러야 했는데 멕시코에서 온 탓인지 입국심사가 시간이 많이 걸려 애를 태웠다. 가까스로 빠져나와 뜀박질을 하여 간신히 러벅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안도의 숨을 내 쉬며 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긴장했던 탓인가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진다. 한참 졸다 눈을 떠보니 모두 저녁식사를 끝내고 빈 그릇을 치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배가 고파 기내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차마 음식을 달라고 할 수가 없어 겨우 음료수를 한잔 부탁하여 고픈 배를 달랬다. 그리고 다시 끄덕끄덕.... 잠결에 무슨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제대로 듣지 못했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한 모양인데 시계를 보니 밤 11시 30분으로 거의 정시에 도착한 모양이다.
딸이 마중 나와서 기다릴까 걱정되어 앞장서서 서두르는데 사람들이 엉뚱한 곳으로 몰려가며 웅성거리고 줄을 서는 모습이 보여 좀 의아하긴 했지만 기다리는 딸을 생각하고 서둘러 바깥으로 나왔는데 도무지 건물들이 낯설고, 사람들도 별로 없다. 이리저리 돌아 봐도 시간이 너무 늦은 탓인지 썰렁하고 도무지 감을 못 잡겠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히스패닉계 직원에게 물었더니 여기는 러벅이 아니란다.
헉... 그럼 내가 비행기를 잘못 탔나? 그럼 도대체 여기가 어디냐? 여기는 휴스턴이다. 내가 방금 휴스턴에서 떠나왔는데 말이 되냐? 기내 방송도 못 들었냐?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중간에 되돌아 왔다. 제기럴... 내가 졸고 있는 동안에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냐? 비행기 표는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로 바꾸어 주는데 항공사 과실이 아니고 천재지변이므로 호텔은 안내해 주겠는데 숙박비는 네가 내야 한다. 공항 내에 하이야트 호텔이 있는데 트램을 타고 가면된다....
텍사스주 러벅(Lubbock)에 사는 딸에게 전화해서 내일 간다고 이르고는 가르쳐 준대로 하이야트 호텔에 갔더니 1박에 258달러란다. 기가 막힌다. 12시가 넘었는데 30만원이나 주고 자야 하다니... 말도 안하고 뒤돌아섰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소리친다. 그러면 100달러에 자겠냐고... 세금(Tax) 포함이냐, 별도냐? 세금 별도인데 조금 기다려라 계산해 보겠다.
됐네요! 내가 칸쿤에서 9달러를 주고 1박 했는데 100달러에 세금까지 낼 것 같으냐?(혼잣말)
이리하여 공항 터미널로 돌아와 딱딱한 의자에서 쪼르륵거리는 배를 끌어안고 하룻밤을 쪼그려 지새우고 다음날 가까스로 러벅(Lubbock) 딸네 집으로 돌아왔다는 슬픈 이야기이다.
13. 제2차 멕시코 여행
나는 2012년에 홀로 3주간의 멕시코 배낭여행을 하였는데 멕시코 맨 남쪽 부분은 못 보았었다. 2018년, 콜롬비아(Colombia)와 쿠바(Cuba)를 여행하고 여행 막바지에 쿠바에서 칸쿤으로 와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유카탄반도 남부의 마야유적을 마저 둘러볼 기회를 잡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 |
마야문명을 다시 한 번 잠시 요약해 보면, BC 3천 년 전부터 AD 200년에 이르기까지 유카탄반도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던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 중 하나가 마야문명이다.
일찍부터 고대문명이 발달했던 멕시코는 마야(Maya), 떼오띠와칸(Teotihuacan), 톨텍(Toltec), 아즈텍(Aztec) 등 수많은 문명이 찬란하게 꽃피었던 곳이지만 가톨릭을 앞세운 스페인의 오랜 식민통치로 고유문명의 파괴는 물론 언어까지 스페인어를 쓰게 되는 비극을 맞는다.
스페인은 멕시코의 고대문명 유적들을 무자비하게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그 대신 엄청나게 많은 화려한 성당들을 건축하였지만 아직도 밀림 곳곳에는 고대유적들이 많이 숨겨져 있는데 고도로 발달하였던 당시 문명에 현대의 학자들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문명으로 가장 대표되는 것은 중앙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던 마야(Maya) 문명과 AD 15세기, 남미 페루의 쿠스코(Cuzco)를 중심으로 안데스 고원지역에 대제국을 건설하였던 잉카(Inca)문명을 꼽을 수 있다.
북아메리카 멕시코로부터 남아메리카 북부지역까지 널리 세력을 떨치던 마야문명의 중심부는 멕시코 유카탄반도와 그 주변지역인데 아열대 기후로 울창한 밀림지역이다.
<1> 아름다운 마야유적 뚤룸(Tulum)
칸쿤에서 남쪽으로 해안을 따라 내려오면 벨리즈(Beliz) 국경에서 멀지않은 곳에 뚤룸(Tulum) 유적이 있다.
에메랄드 빛 카리브 해의 해안 절벽에 세워진 뚤룸 마야유적은 수많은 마야 유적 중 아름답기로 손꼽힌다고 한다.
마야어인 뚤룸(Tulum)은 벽(Wall)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잠마(Zama/Dawn<새벽>)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대부분의 마야유적은 밀림 속에 있거나 우물(세노테/Cenote)을 중심으로 있는데 이 유적은 유일하게 해변에 있다. 이 뚤룸 유적은 AD 12세기에 번성했던 마야유적으로, 해변 절벽을 제외한 삼면은 두꺼운 돌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뚤룸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5개 있다.
해변의 뚤룸 유적 / 넓은 지역의 유적
제법 온전하게 보존된 석조 건물들이 성벽 안에 흩어져 있고 우뚝 솟은 피라미드 뒤로는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는 카리브 해여서 관광을 마친 사람들은 서둘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든다. 너무나 아름다운 경관과 해변으로 인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도 꼽힌다고 한다.
비교적 보존이 양호한 유적 / 유적 앞 광장
뚤룸의 비극은 황금을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오는 약탈자들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이 마야인들의 커다란 실수였다. 이들은 바다를 끼고 있어 마야족 가운데 유일하게 해상무역을 했는데 해적들과 그들이 약탈한 물건들을 사고파는 교역을 했던 터라 외부인들에 대한 적대감이 없었다.
내륙으로부터의 침입은 두터운 성벽으로 막아낼 수 있었지만 성벽이 없는 해안으로 들어오는 침입자들은 오히려 환영하는 꼴이 되었다고 한다.
핀투라스(Pinturas) 사원 / 제물을 바치는 마야인 / 작은 피라미드
과거의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적 돌무더기 사이로 어마어마하게 큰 이구아나들이 마야인들 마냥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따가운 햇살 속에서 도망도 안가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2> 마야의 거대도시 코바(Coba)
코바(Coba)는 마야 유적지 중 가장 면적이 넓고 가장 높은 피라미드(Nohoch Mul)가 이곳에 있다.
높이 42m의 이 피라미드는 185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맨 꼭대기에 조그마한 신전이 있는데 이곳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푸른, 끝없는 밀림의 연속이다.
코바는 AD 800~1100년 경 가장 번성했던 마야의 도시로 치첸잇사(Chi chen Itza)나 툴룸(Tulum) 이전에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면적이 50㎢, 인구는 4만 명에 달하는 대도시였다고 한다.(현재 인구는 1,300명)
코바 안내도 / 대피라미드(185계단) / 회반죽 모양 / 피라미드 정상에서
코바Coba) 유적은 광대한 면적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건물 잔해와 거대한 피라미드, 그리고 신비한 그림문자와 조각들이 인상적인데 한쪽에는 마야 고유의 볼 경기인 펠로타(Pelota) 경기장이 제법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하얀 길(White Roads)’이라는 뜻의 사크베오브(Sacbeob)라는 숲속의 길이다.
이 길은 유카탄 지역에 그물처럼 뻗어있던 마야의 숲속 길로, 코바를 중심으로 사방에 뻗어 있었는데 약 40개로, 어떤 길은 100km나 된다고 한다.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길을 따라 마야인들이 왕래했다는데 닳아서 반질반질해진 자갈돌 길은 지금도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 마야의 전성기, 툴룸에서 치첸잇사까지의 거리가 200km인데 이 코바가 직선거리로 중간지점이라고 한다.
숲속에 숨겨진 유적들 / 마야의 볼 경기장 / 피라미드 정상의 신전
<3> 신비의 마야우물 세노테(Cenote)
유카탄 반도는 대부분이 구멍이 숭숭 뚫린 석회암 지대로 그 위에 건조한 토양층이 얇게 덮여 있는데 빗물에 석회암이 용해되어 천연의 샘과 동굴이 많고 지표면을 흐르는 강과 호수가 거의 없다. 따라서 물을 구하기 어려워 고대 마야(Maya)인들과 톨텍(Toltec)인들은 천연의 샘물(우물:Cenote) 주변에 도시를 건설하였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마야유적인 치첸잇자(Chi chen-Itza)는 잇자(Itza) 부족의 우물입구(Chi chen)라는 뜻이다.
우물(Cenote) 입구 / 땅 속 호수 세노테 / 어~, 션하다..
코바(Coba) 인근의 세노테에서 수영을 30분 정도 즐겼는데, 우리나라의 좁은 시골우물을 연상시킨다.
물도 보이지 않는 시커먼 구멍의 세노테는 벽을 따라 나선형 계단을 아래로 5~6m 내려가면 갑자기 직경 10m 정도의 코발트색 물이 그득한 둥그런 대형 우물이 나타난다. 우물물의 깊이가 30m나 된다고 적혀 있는데 물의 온도는 쾌적한 수영장 정도로 밀림을 걷느라 지치고 땀이 흐르는 몸에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깊이도 엄청나다고 하고 물의 흐름도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동굴을 통하여 흐르고 있어 물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 된다고 한다. 나는 수영복을 챙기지 못하여 뻘쭘히 있었더니 가이드 녀석이 수영복 없어도 된다고 해서 일반 팬티로... ㅎ.
입장료도 없이 꽁짜.... 한쪽에는 엉성하나마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멕시코여행기 모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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