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수행보살행문제경요집 하권
41.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鬘師子吼一乘大方便 方廣經)
실천해야 할 한 가지 조목을 드러내어 설명했다.
열 가지 수지할 큰 서원을 세워 여래를 찬탄하자, 여래께서 곧 나타나셨다.
그때에 바사닉왕(波斯匿王)과 말리(末利) 부인이 부처님의 법을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서로 일러 말하였다.
“승만부인은 내 딸이다. 총명한 지혜와 영리한 근기를 지녔으니 빨리 통달할 것이며 쉽게 깨달을 것이다.
만약 부처님을 뵙게 되면 틀림없이 더 빨리 법을 알고 마음에 의심이 없음을 얻을 것이니, 적당한 시기에 사람을 보내 도에 뜻을 내게 하겠다.”
부인이 왕에게 말했다.
“지금이 바로 적절한 시기입니다.”
왕과 부인이 승만에게 편지를 써서 간단히 여래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을 찬탄하였다. 곧 나인(內人)을 파견해 보냈는데, 그의 이름은 전제라(旃提羅)라 하였다.
나인이 편지를 가지고 아유사국(阿踰闍國)에 이르러 그 궁전에 들어가 승만부인에게 주었다.
승만부인이 기뻐하며 머리를 조아려 편지를 받아 읽고는 희유(希有)하다는 마음을 내며 전제라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부처님의 소식을 들으니
세상에 아직까지 없었던 분이시구려.
편지의 내용이 진실이라면
반드시 공양을 올릴 것입니다.
부처님 세존을 우러러 생각하오니
널리 세간을 위해 출현하셨습니다.
반드시 불쌍하게 여기시어
제가 뵙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곧 이런 생각을 하였을 때에
부처님께서 허공에 나타나셔서
청정한 광명을 널리 내시며
비교할 수 없는 몸 드러내 보이셨네.
승만과 그리고 그 권속들은
이마를 부처님 발에 대어 절하고
모두 청정한 마음으로써
부처님의 진실한 공덕을 찬탄하였다.
여래의 미묘한 색신은
이 세간에 같은 것 없네.
비교할 수 없어 부사의(不思議)하고
이런 까닭에 지금 경례하옵니다.
여래의 몸은 다함이 없고
지혜 또한 그러하오며
일체법에 상주하시니
이런 까닭에 제가 귀의하옵니다.
마음의 허물과 죄악과
몸의 네 가지를 항복받고
이미 조복받기 어려운 자리에 이르렀으니
이런 까닭에 법왕(法王)께 절하옵니다.
일체는 불꽃과 같으며
지혜의 몸 자재하시며
일체의 법을 섭수하여 지니시니
이런 까닭에 지금 경례합니다.
헤아려 칭할 수 없는 분께 경례합니다.
비유할 대상이 없는 분께 경례합니다.
가없는 법에 경례합니다.
생각하거나 논의할 수 없는 분께 경례합니다.
저희를 불쌍히 여기사 덮어 보호하시고
법의 종자를 더욱 성장하게 하시며
현재 생과 다음 생까지
부처님께서 항상 섭수(攝受)하여 주시옵소서.
내가 그대를 안립(安立)시킨 지 오래였으며
전생에 이미 진리를 깨달아 알았고
지금 다시 그대를 섭수하노니
미래의 생에도 역시 그러하리라.
제가 이미 공덕을 지었으니
현재와 또 다른 세상에도 그러할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선의 근본이니
오직 섭수하여 보게 하라.
그때에 승만 부인이 수기(授記)하심을 듣고 나서 공경히 서서 열 가지를 수지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받은 계율에 대하여 범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모든 존장(尊長)을 대하여 아만심(我慢心)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모든 중생들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다른 사람의 몸과 바깥 여러 기구에 질투심(嫉妬心)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안팎의 법에 대하여 간탐(慳貪)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자신을 위하여 재물을 받아 쌓지 않겠사오며, 받은 것은 모두 가난하고 고통 받는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데 쓰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자기를 위하여 4섭법(攝法)을 실천하지 않겠사오니,
일체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에 물든 마음을 사랑하지 않고,
싫증내거나 만족하는 마음이 없을 것이며,
장애하는 마음이 없고 중생을 섭수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만약 고독하거나 유계(幽繫)되었거나 병들었거나 온갖 액난으로 피곤하고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보면
끝까지 잠시도 버리지 않고, 반드시 안온하게 하고 이치로써 요익(饒益)하게 하여 여러 가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한 뒤에 버리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만약 사로잡아 기르거나 여러 가지 나쁜 율의(律儀)와 모든 계율을 범하는 것을 보면
끝내 버리지 않고 제가 힘을 얻은 때에는 곳곳에서 이 중생들을 보고 절복(折伏)시킬 자는 절복시키고 섭수할 자는 섭수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절복하고 섭수하는 까닭에 법을 오래도록 머물게 할 것이며
법이 오래 머물게 되면 하늘 사람은 가득해지고 나쁜 갈래의 세계는 줄어들 것이며,
여래의 처소에서 법륜을 굴리면 따라 굴림을 얻게 되나니,
이러한 이익을 보았기 때문에 구제하고 섭수함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르는 날까지
바른 법을 섭수하여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바른 법을 잊거나 잃어버린다면,
대승을 잊어버리면 곧 대승보살을 하고자 하지 않으며,
대승을 결정하지 않은 자는 바른 법을 섭수할 수 없으며,
좋아하는 것을 따라 들어가고자 하여 영원히 범부의 처지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저는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큰 허물을 보고 또 미래에 섭수하여 바른 법을 내는 보살마하살의 한량없이 많은 복덕과 이익을 보는 까닭에 이 크게 수지하는 법주(法主)를 받았습니다.
세존께서 현신하셔서 저를 위하여 증명하셨습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 현전하여 증명해 알게 하셨으나
모든 중생들은 선근이 아주 적어 혹 의심의 그물을 벗어나더라도 열 가지 큰 받음으로써는 지극히 제도하기 어려운 까닭에
저들이 혹 오랜 동안 어둠에서 뜻을 요익하게 하지 못하고 안락(安樂)을 얻지 못한다면
저들을 안락하게 하기 위한 까닭에 지금 부처님 앞에서 진실한 서원을 아뢰었습니다.
제가 이 열 가지 큰 받음을 수지했사오니
말한 것과 같이 실천하는 이는 이 서원 때문에 대중 가운데에서 하늘 꽃의 비가 내리고 하늘의 미묘한 음성이 들릴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에 허공에서 많은 하늘의 꽃비가 쏟아졌고, 미묘한 소리를 내서
‘그와 같다, 그와 같다. 그대가 말한 것은 진실하고 조금도 다름이 없다’고 하였다.
그들이 꽃을 보고 또 음성을 듣고 나서 일체 대중들은 의혹이 모두 제거되었으며 기쁨으로 날뜀이 한량없었으며 서원을 세워 말을 하였다.
“항상 승만과 함께 모여서 그가 실천하는 것을 같이 실천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일체 대중들이 그 원하는 바와 같이 모두 기별(記別)을 주셨다.
그때에 승만부인이 다시 부처님 앞에서 세 가지 큰 서원을 발하여 아뢰었다.
“이 진실한 서원으로써 헤아릴 수 없고 가없이 많은 중생들이 안정되어 편히 지내게 하고,
이 선근으로써 일체 중생들이 바른 법의 지혜를 얻게 하겠사오니,
이것을 첫째 큰 서원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바른 법을 얻고서 싫어하는 마음이 없이 중생들을 위하여 말하겠사오니
이것을 둘째 큰 서원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바른 법을 섭수하여 몸과 생명과 재물을 버릴지라도 바른 법을 호지(護持)하겠사오니,
이것을 셋째 큰 서원이라고 말합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즉시 승만의 세 가지 큰 서원에 수기를 주시고, 일체의 색과 같이 허공 세계에 다 들어가셨다.
이와 같이 보살의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모든 서원은 이 세 가지 큰 서원 안에 모두 들어가나니, 이 서원이 진실로 넓고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