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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8권
15. 흥복부(興福部)
〔여기에는 여섯 가지 연(緣)이 있음〕
15.1. 술의연(述意緣)
옛날에 우전왕(優塡王)은 처음으로 전단향(栴檀香)에 새기고 바사닉왕(波斯匿王)은 처음으로 금으로 주조하였으니, 이것은 다 현재에 참다운 얼굴을 나타내고 묘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빛을 흐르게 하여 상서로움을 움직였고, 자리를 피해 정성을 베풀어 이에 이른 것이다. 머리털과 손톱의 두 탑과 옷과 진영(眞影)의 두 대(臺)에 이르러서는 모두 다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이미 그 법을 이루었음을 보았다.
사유림(闍維林) 밖에 있는 강가에서 자취를 거두면서부터 여덟 왕이 분배를 청하여 가지고 제 나라로 돌아가 탑과 병탄(瓶炭)의 두 곳을 일으켰으니, 이리 하여 열 군데 사찰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것은 그 태어나신 곳과 도를 증득하고 설법하고 열반에 드셨던 곳에 머리털과 상투와 정수리뼈와 네 개의 어금니와 두 발자국과 발우와 지팡이와 침받이와 니원승(泥洹僧) 등으로 다 탑을 세우고 비명[銘]을 새기고 비석을 세워서 그 신이(神異)함을 나타냈던 것이다.
그 후 백여 년이 지난 뒤에 아육왕(阿育王)이 바다 건너로 사신을 보내 모든 탑을 부수어 철거하고 사리를 나눠 가지고 돌아오게 했는데 오는 중에 풍랑을 만나 거의 잃어버렸다.
그러므로 지금 바닷가에 사는 종족 중에서 때때로 혹 그것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뒤에 팔만 사천이 이로 인해 생겨났고 아육왕의 모든 말들도 차례로 깨끗한 마음을 내고는 아울러 신상(神狀)을 돌에 새기고 금을 녹여 만들고 그림까지 그렸다. 그리하여 그 진영[影]은 강과 바다를 건너 동천(東川)에까지 이르러 교화하였다. 그러나 비록 신령스러운 자취가 은밀하게 통하기는 했으나 분명하게 보고 듣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채음(蔡愔)과 진경(秦景)이 서역(西域)에서 돌아와서야 비로소 모포에 그런 석가모니들 전했다. 그리하여 양대(涼臺)와 수릉(壽陵)에 그 모습을 모두 그렸다. 이 뒤로부터는 형상과 탑묘(塔廟)가 시시각각 다투어 일어났고 양(梁)나라 시대에 이르러서는 끼친 광명이 더욱 성하였다. 다만 법신(法身)은 형상이 없건만 감응으로 인하여 형상이 있게 되고 그 감응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형상에도 각기 차별이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마음의 길이 장망(蒼茫)하면 참다운 위의(威儀)로도 감화를 막고 마음과 뜻에 성의가 간절하면 나무와 돌까지도 마음을 여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유은(劉殷)은 지극한 효성으로 그 정성이 감동을 일으켜 가마 솥 밑에 명문(銘文)이 생겨나게 되었고, 정란(丁蘭)은 따뜻하고 서늘함[溫凊:부모를 보살핌에 정성을 다하자 나무로 조각한 형상의 색이 변했으며, 노양(魯陽)은 창을 들고 해를 뒤로 옮겼고, 기부(杞婦)는 눈물을 흘려 성(城)을 무너뜨렸으나, 이것은 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의 성정(性情)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징조의 상서로움으로 하여금 눈과 귀에 환희 드러나게 한 것이다.
이로써 도는 사람의 힘을 입어 널리 퍼지고 신(神)은 물질로 말미암아 감응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나니, 어찌 그것을 헛된 것이라고 하겠는가?
이런 까닭에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마치 신이 있는 것처럼 하면 신비한 도와 서로 교감하게 되고 불상을 공경할 때엔 마치 부처님을 공경하듯 하면 법신이 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에 들어가려면 꼭 지혜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고 지혜는 반드시 복덕(福德)으로써 터전을 삼아야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새가 두 날개를 갖추어야 만 리 길을 빨리 날아갈 수 있고 수레는 두 바퀴를 갖추어야 단번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어찌 노력하지 않을 수 있겠으며 또한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느냐?
15.2. 수복연(緣)
『불설복전경(佛說福田經)』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천제(天帝)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의 광시(廣施)가 있으니, 그것을 복전(福田)이라고 말하며, 수행하는 사람이 복을 얻으면 범천(梵天)에 태어나게 된다.
무엇을 그 일곱 가지라고 말하는가?
첫째는 불상의 그림과 승방(僧房)과 당각(堂覺)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과수원과 목욕하는 못과 수목(樹木)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의약(醫藥)을 보시하여 온갖 병을 치료해 주는 것이요,
넷째는 단단하고 튼튼한 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건네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다리를 안전하게 놓아 병들고 허약한 사람을 건너게 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길가에 우물을 파서 목마른 사람들이 마시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변소를 만들어서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일로서 범천에 태어나는 복을 얻는 것이다.’
그 때 그 법회에 앉아 있던 어떤 비구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청총(聽聰)이 있다.
그는 이 설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스스로 과거 세상의 일들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바라내국(波羅奈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큰 길가에 정사(精舍)를 짓고 침구[床臥]이 되었으며,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는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습니다. 각각 서른여섯 번을 오르내리면서 천상과 인간을 맡아 통솔했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 발바닥에 털이 나서 허공을 밟고 다녔으며, 식복(食福)이 있어서 음식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세존(世尊)을 만나 중생들을 돌아보며, 저의 어리석들을 털어 없앴고 고요한 지혜로 편안하며 나고 죽음의 싹이 말랐으므로 진인(眞人)이라고 이름하니, 공덕의 과보로 진리를 깨달은 것은 다 그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비구의 이름은 파구로(波拘盧)였다.
그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의 과거세를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구나갈국(拘那竭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이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에는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님들이 중생을 교화하는 큰 법회에서 법을 설하였는데,
저도 거기에 가서 법을 듣고 기쁨이 생겨 가리륵(呵梨勒)이라고 하는 한 약과(藥果)를 가져다가 여러 승려들에게 받쳤었습니다.
이런 과보(果報)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와서는 항상 처지가 존귀(尊貴)하게 되어 대중들보다 뛰어났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은 아예 질병이라곤 걸린 적이 없었고, 그 남은 복으로 지금은 부처님을 만나 응진(應眞:阿羅漢)을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비구의 이름은 수타야(須陀耶)였다. 그도 곧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宿命)을 기억해보니 저는 전생에 유야리국(維耶離國)의 어떤 보잘 것없는 백성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에는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스님들이 교화(敎化)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때 낙(酪)을 가지고 시장에 팔러 갔다가 많은 승려들이 큰 법회에서 법을 강론하는 것을 보고 지나가다 서서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법을 듣고서는 기쁨이 생겨 곧 병에 든 낙을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자,
스님들은 저를 위해 축원해 주있으므로 저는 너무도 기뻐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러한 복덕의 인연으로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와서는 항상 존귀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흔한 겁을 지낸 뒤에는 남은 죄가 있어 인간 세계에 태어났으나 어머니가 엄선을 한 지 몇 달 만에 질병에 걸려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무덤 속에서 달이 차자 저를 낳았습니다. 저는 무덤 속에서 일곱 해 동안이나 죽은 어머니의 젖을 먹고 살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미(微微)한 복으로 부처님을 만나 참다운 진리를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아난(阿難)이었다.
그가 곧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과거 세상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나열기국(羅閱祇國)의 어떤 서민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몹쓸 부스럼이 생겨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 않았습니다.
그 때 어떤 친한 도인이 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승려들이 목욕한 뒤에 그 물로 부스럼을 씻으면 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복도 얻을 수 있다.〉
저는 곧 기뻐하면서 절로 달려가서 더욱 공경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새로 우물을 파고 향유(香油)와 목욕 도구를 갖추어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켜 주고, 그 목욕물을 가져다가 부스럼을 씻었더니 얼마 안 가서 곧 나았습니다.
이러한 공덕으로 인하여 태어날 적마다 단정하고 금빛 찬란하여 더러운 티끌을 받지 않았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이나 항상 깨끗한 복을 얻고 덕이 불어나서[增德]넓고 멀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의 번뇌[垢]를 없애고 응진(應眞)을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그 법회에 앉아 있던 어떤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비구니의 이름은 내녀(奈女)였다.
그녀도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을 기억해 보니 저는 과거 세상에 바라내국(波羅奈國)의 가난한 집 안에 딸로 태어났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엔 부처님께서 계셨었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가섭(迦葉)이었습니다.
그 때 그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셔서 법을 설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그 때 그 장소에 있다가 경을 듣고는 기쁨이 생겨 마음 속으로 보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돌아보아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자신이 빈천(貧賤)함을 스스로 생각하고 마음 속으로 슬퍼하다가 남의 동산에 가서 과일과 오이를 빌어다가 그것을 부처님께 보시하려고 하였습니다.
마침 향기가 좋은 벗 [㮈]한 개를 얻어서 한 발우의 물과 함께 가지고 가서 가섭부처님과 여러 대중 스님들께 바쳤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저의 지극한 마음을 아시고 저를 위해 축원해 주시고는 그 것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불과 벗을 두루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복조(福祚)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태어나서 천후(天后)가 되었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을 때에는 포태(胞胎)를 말미암지 않고 태어났으며, 아흔한 겁 동안이나 벛꽃 속에 태어나 단정하고 깨끗하였고 항상 전생의 일을 알았었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세존을 만나 도안(道眼)까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때 천제(天帝)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한 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스스로 기억해 보니 저는 과거 어느 시절에 구류대국(拘留大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리고 하인[靑衣]들에게 안겨 성 안에 들어가서 유람하다가 여러 스님들이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걸식[分衛]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백생들이 보시하는 이가 많은 것을 보고 곧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나도 많은 재물을 얻어 여러 승려들에게 보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는 곧 구슬과 영락을 풀어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자 스님들은 똑같은 마음으로 축원해 주었고 기뻐하면서 떠났습니다.
이런 인연이 있은 뒤로부터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태어나 천제(天帝)가 되었고 아흔한 겁 동안이나 여덟 가지 액난을 영원히 여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천제와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내 스스로 나의 전생에 행했던 일들을 말하겠노라.
나는 전세(前世)에 바라내국에 태어났었다. 나는 큰 길 가까이에 변소를 지어 그 나라 사람들로서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얻었던 자들이라면 모두 그 은혜를 느끼지 않은 이가 없었느니라.
이 공덕의 인연으로 태어나는 세상마다 깨끗하였으며, 여러 겁 동안 도를 행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고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 티끌이나 때가 묻지 않았으며 음식은 저절로 소화되어 변리(便利:大小便)의 걱정도 없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야흔여섯 가지 도 가운데 부처님의 도가 가장 존귀하고 아흔여섯 가지 법 가운데 부처님의 법이 가장 참다우며,
아흔여섯 가지 승려들 가운데 부처님을 따르는 승려가 가장 올바르니라.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아승기 겁 이전부터 발원한 것이 정성스럽고 진실하여 목숨을 다해 덕을 쌓았으며. 중생 위하기를 맹세하였고 여섯 가지 바라밀과 네 가지 무량심[四等]등 온갖 선을 두루 갖추었으며 지혜를 원만하게 성취하였으니, 삼계(三界)의 어떤 천존(天尊)도 거기에 미칠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이든지 여래를 향하여 단 한 번이라도 공경하는 마음을 내면 대천세계의 진귀한 보배를 다 얻은 것보다 낫다.
서른일곱 가지 도품(道品)과 십이부경(十二部經)은 죄와 복을 분별하여 그 내용이 다 지극하고 정성스럽다.
삼승(三乘)의 가르침을 열어 모두 다 받들어 행하며,
이를 들은 자는 기뻐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사문이 되어 부처를 믿고 법을 행하며,
뜻은 맑고 고상함을 숭상하여 세간의 탐욕과 다툼을 버리고 세간 중생들을 복으로 인도하고 천인의 길을 열어서 뭇 스님들을 그 길로 가게 하니
이것을 가장 높고 위없는 도라고 하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범복(梵福)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만약 어떤 믿을 있는 사람이 일찍이 탑이 없었던 곳에 탑을 세우면 그 탑을 세운 사람은 첫 번째로 범천(梵天)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요,
만약 어떤 믿응 있는 사람이 오래된 사찰을 보수하면, 그는 두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얼 것이니라.
만약 어떤 믿음 있는 이가 성중(聖衆)을 화합시키면 그는 세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고,
만약 부처님께서 처음 법륜(法輪)을 굴리시려고 할 때에 여러 하늘과 사람들이 법륜 굴리기를 청하면, 그는 네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니라.’
그 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범천의 복은 얼마나 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염부리(閻浮里) 땅에 살고 있는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공덕과 이와 같이 더 나아가서 사천하에서부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복을 다 합해도 한 범천왕의 복만 못하느니라.
만약 그 복을 구하려고 하면 이것이 바로 그 양(量)이니라.’
15.3. 응법연(應法緣)
만약 수리하거나 새로 지으려고 할 때에 반드시 법대로만 수리하면 아무리 적게 짓더라도 한량없이 많은 복을 얻으리라.
그러나 만약 법에 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짓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불재금관경복경(佛在金棺敬福經)』에서 말하였다.
“‘경전이나 불상의 주인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경전과 불상을 만든 장인(匠人)을 고용하였다고 해서 남이 만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불상을 만들어서 보시하면 두 사람이 얻는 복은 헤아릴 수 없어서 그 복을 설명하려면 겁(劫)이 다하도록 해도 다 말할 수 없다.
나의 명령을 받은 이가 곧 부처님의 참다운 제자라면 이와 같은 정성은 지은 것은 적으나 복은 많느니라ㆍ’
부처님께 여쭈었다.
‘공장(工匠)의 법으로서 경전이나 불상을 만들어 물건을 이룩했을 때 그 값을 받는 것이 합당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값을 받아서는 안 되느니라. 그것은 마치 부모를 팔아서 재물을 취하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거역한 잘못이 삼천을 넘으리라.
이런 사람은 진실로 곧 천마(天魔)일 것이다.
그는 빨리 나의 불법(佛法)에서 떠나야 한다. 이 사람은 내 권속이 아니니라.’
술을 마시고 고기와 오신채(五辛菜)를 먹는 무리로서 성인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으면 아무리 만든 경전과 불상의 수효가 티끌이나 모래알처럼 많다고 하더라도 그 복은 매우 적어 족히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겁소(劫燒)의 때에도 바다의 용왕궁(龍王宮)에 들어가지 못하며 수고만 많고 공은 적을 것이다. 불경(不敬) 한 죄를 지으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주장(主匠 :불상 만드는 일을 주관한 사람)은 아무런 이익도 없어 모든 하늘이 돕지 않을 것이니 짓지 않느니만도 못할 것이다.
정직한 마음으로 예배하면 얻는 복이 한량없이 많을 것이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면 아무리 지은 것이 많아도 그 복운 적을 것이다.
만약 상사(像師:불상을 그리거나 만드는 사람)가 불상을 만들 때 그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그는 오백만 생 동안 모든 감관[根]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것이다.
첫째는 마음을 다하는 것이 최상이니, 묘한 과보가 먼저 올라갈 것이다.”
또 『죄복결의경(罪福決疑經)』에서 말하였다.
“승니(僧尼)와 속인들은 혹 스스로 재물을 희사하거나 또 남에게 권유하여 부처님을 위해 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빙자하여 재물을 얻기도 하는데,
경영하는 사람이 이 재물을 가지고 새나 짐승의 형상을 만들어 불반(佛槃:佛盤) 위에 안치하였을 때 그 손해를 계산해 보면 오 전의 가치에 불과하다. 역죄(逆罪)를 범하여 결국 환생하지 못하고 한 겁 동안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향유(香油)의 등불로 공양하여 속죄(贖罪)하면 범함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익을 구하지 않으나 어느 누구도 감내하여 소화시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 부처님께 바칠 때에는 상ㆍ중ㆍ하의 자리에 앉아 반드시 꼭 속인들을 시켜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게 하라.
부처님께 바치고 난 뒤에는 스님들과 나누어 먹으면 계율을 범하는 것이 아니요,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처님의 물건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천억 년 동안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단월(檀越)로서 전생에 가르침을 받지 않은 이도 또한 예전의 과보를 초래하기 때문에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구백만 년 동안 하천(下賤)한 데에 태어날 것이다.
왜냐 하면 부처의 물건은 아무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自述] 이것은 이른바 시주(施主)는 결정코 부처님을 위해 받아 쓰는 데로 들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반드시 속죄해야 한다.
만약 요즘처럼 재(齋)를 올릴 때마다 늘 불반(佛槃)에 음식을 내면, 그 정이 두루 통하여 피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다시 시주에게 주는 것은 거두어 속죄할 필요가 없다.
만일 칠 윌 보름날에 부처님과 스님께 바칠 때 부처님과 스님이 받아 사용할 만한 것이 없으면 곧바로 꼭 속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물건을 먹을 적에 그 먹는 것은 경에 의지하여 부처님께 바치고 자자(自恣)해야 한다.
부처님과 스낚의 복전(福田)은 그 도가 높아서 명도(冥道)의 자익(資益)이 된다. 칠대의 돌아가신 선친들과 현존해 있는 권속들이 모두 재난(災難)을 여의고 즐거운 처소에 오르게 되리니, 그런 까닭에 속인은 복전이 엷어 자도(資導)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속인들과 교통해서는 안 된다. 속인들이 부처님께 바치는 일을 마친 뒤에 장차 저절로 먹을 것이 생가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특별히 소기(疏記)하는 것이다.]
또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우전왕(優塡王)이 세존을 연모(戀慕)하여 금을 녹여 불상을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장차 보계(寶階)를 내려오실 것이라는 말을 듣고 코끼리에 금불상을 싣고 와서 부처님을 맞이하였다.
그 때 금불상이 코끼리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마치 살아계신 부처님의 발이 허공을 밟은 것과 같았다. 그 금불상의 발 밑에는 꽃비가 내렸고 또한 광명까지 놓으면서 와서 세존을 맞이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도 또한 꿇어앉아 합장하고 금불상을 향하였다. 그러자 공중의 백전 화신불(化身佛)도 모두 합장하고 꿇어앉아 금불상을 향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금불상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에 크게 불사(佛事)를 하라. 내가 멸도(滅道)한 뒤에 내 제자들을 너에게 부촉(付囑)하리라.’
공중에 화신불들은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다 함께 이런 말을 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든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불상을 만들어 세우고 거기에 음식을 가져다가 공양하면 이 사람은 미래 세상에 틀림없이 염불청정삼매(念佛淸淨三昧)를 증득할 것이다.’
또 『외국기(外國記)』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도리천(忉利天)에 올라가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시면서 구십 일을 지냈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을 뵙고 싶어하여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나무에 여래의 형상을 새겨 부처님께서 평소에 앉아 계시던 자리에 모셔두었다. 부처님께서 뒤에 정사에 돌아오실 때 그 불상이 마중나가서 부처님을 맞이 했다.
부처님께서는 그 부처님의 형상을 보고 말씀하셨다.
‘도로 앉으시오. 내가 열반(涅槃)한 뒤에 너는 사부 대중을 위해 갖가지 법식(法式)을 만드시오.’
그 불상은 곧 도로 자리에 앉았으니, 이 불상이 바로 모든 불상의 시작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양쪽 작은 정사에 옮겨가 계셨는데, 그 형상과의 거리는 스무걸음쯤 되었다.
기원정사(祇洹精舍)는 본래 일곱 층이었는데 여러 나라에서 다투어 일어나서 드리는 공양이 끊이지 않았다.
법당 안 장명둥(長明燈)의 심지를 쥐가 쏠아 모든 번기와 일산을 다 태우고 마침내는 일곱 층이나 되는 절까지 다 태워 국왕과 모든 백성들이 다 슬퍼하고 괴로워했다.
전단향나무로 만든 불상까지 다 단 뒤 사ㆍ오 일 만에 동쪽 작은 정사의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홀연히 본래의 불상이 다른 방에 옮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대중들은 모두 기뻐하여 다 함께 정사를 수리하여 두 층으로 만들고 그 불상을 본래 있던 곳으로 옮겨 봉안하였다.”
또 『우전왕작불상형경(優塡王作佛像形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발기국왕(拔耆國王) 우전(優塡)이 부처님께 와서 머리와 얼굴과 이마로 예를 올리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어떤 중생이 불상을 만들면 장차 어떤 복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든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다면 그 공덕은 한량없이 많아서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습니다 어느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에서 복을 받아 쾌락을 느낄 것이며,
몸은 항상 자마금색(紫磨金色)으로 될 것이요,
안목(眼目)은 청결하고 얼굴 모습은 단정하며 몸과 손ㆍ발은 신기하고 절묘하게 좋아 늘 모든 중생들로부터 사랑과 공경을 받을 것이며,
만약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항상 제왕(帝王)이나 대신(大臣), 장자(長者)나 현선(賢善)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날 것이요, 태어나는 곳마다 호족으로서 부하고 귀하여 재산과 진귀한 보물을 지니되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을 것이며, 늘 부모ㆍ형제ㆍ종친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만약 제왕이 되면 제왕들 중에서도 특별히 높아 모든 국왕들이 귀의하고 우러를 것이요, 나아가서는 전륜성왕(轉輪聖王)를 다스리며, 일곱 가지 보배가 저절로 생기고 전 아들을 구족(具足)하며 천상으로 날아 올라가지 못하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만약 천상(天上)에 태어나면 하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며, 나아가서는 욕계 여섯 하늘의 왕이 되어 여섯 하늘 중에서도 존귀하기가 제일이 될 것입니다.
만약 범천(梵天)에 태어나면 대범왕(大梵王)이 되어 단정하기 비할 데 없어서 모든 범천 중에 가장 뛰어나며 항상 모든 범천들의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나중에는 무량수국(無量壽國)에 태어나게 되고 큰 보살이 되어 가장 존귀한 제일인 자가 될 것이며,
무수히 많은 겁을 지나고 나면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니원도(泥洹道:涅槃道)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 어떤 사람이든 불상을 만든다면 이와 같은 복을 얻을 것입니다.’”
또 『법화경(法華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만약 누구든지 부처님을 위하여
갖가지 형상을 건립(建立)하거나
나아가 동자(童子)들이 장난으로
풀ㆍ나무ㆍ붓 따위를 가지고 그리거나
때로는 손가락이나 손톱을 가지고
부처님 형상을 그리면
이와같은 모든 사람들은
이미 부처님의 도를 이룬 것이나 다름 없다.
또 『조립형상복보경(造立形像福報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구라유국(拘羅惟國)에 이르셨을 때 그 나라 주인이었던 우전왕(優塡王)의 나이는 겨우 열네 살이었다.
부처님께서 장자 그 나라에 오신다는 말을 듣고 주변의 신하와 측근들에게 곧 칙명을 내려 모두 다 부처님을 맞이하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르시자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부처님과 같은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광명(光明)이 녹고 높기가 이와 같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떠나가신 뒤에 다시 부처님을 뵙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제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고자 합니다.
어떤 복의 과보를 얻겠습니까?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말씀해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대왕이여, 내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들으시오.
복의 그 땅은 회상(灰上)의 땅이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드는 과보보다
더 뛰어난 복덕이 없다네.
언제나 큰 부잣집에 태어나고
존귀(尊貴)하여 보배가 다함이 없으며
권속들이 항상 공경하나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일세.
언제나 천안(天眼)의 과보를 얻고
그 검푸른 빛깔 비할 데가 없다네.
부처님의 형상(形像)을 만든 과보 때문이니
부모들도 그를 보고 기뻐하리라.
단정하고 또한 위엄과 덕망이 중하므로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끝내 싫어하지 않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금(金)빛 몸에서 불꽃 감은 광명 생기네.
마치 절묘한 사자의 형상과 같아
중생들 그를 보고 기뻐한다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果報) 때문에
염부제(閻浮提)에서 큰 족성으로 태어나리라.
저 찰제리(刹帝利)와 바라문(婆羅門)의 족속이니
복을 지은 사람은 그 가운데 태어나리라.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변두리 지역이나 변두리 나라엔 태어나지 않으리.
눈 먼 장님도 되지 않고 추하고 더러운 모습도 아니며
여섯 가지 감정을 언제나 완전하게 갖추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죽음에 이르면 전생[宿命]을 알 수 있으리.
부처님께서 그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죽을 때에도 괴로움을 느끼지 않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큰 이름 떨치는 임금 되리라.
금륜(金輪)으로 날아다니는 제왕이 되어
사천하를 맡아 다스리는 주인 된다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환인(桓因)이라는 제석천이 되리라.
신족(神足)으로 두 번째 하늘을 맡아 다스리니
삼십삼천(三十三天)이 모두 받드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이 욕계(欲界)를 멀리 벗어났네.
미묘한 범천(梵天)의 왕이 되어
가이(迦夷:迦毗羅婆蘇都)의 범천 대중들이 모두 공경하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복 받음이 정녕 이와 같다네.
만약 부처님의 형상을 새기거나 그리면
천지도 오히려 칭찬할 것이요
그 복은 한량없이 많으리니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 공양해야 한다네.
꽃과 향과 향수를 바르는 등
저 대사(大士)께 공양하는 사람은
번뇌[漏]가 다해 무위(無爲)를 증득하리.”
15.4. 친시연(䞋施緣)
『전륜오도경(轉輪五道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공덕을 지어 몸을 따르게 행(行) 중에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서 얻는 복이 제일 많을 것이다.
향을 피워 복을 짓는 일이거나 경전을 퍼뜨리는 일에 대하여 남을 청할 수가 없다고 하여 보시하기를 원하지 않든지, 남을 시켜서 먹게 한다면 어찌 자신의 배가 부를 수 있겠는가?
향을 피우고 깨끗하게 청소하며, 등불을 켜서 밝음을 이어가며, 향을 피우고 재(齋)의 모임을 갖고 경을 읽고 보시를 하는 것으로써 상법(常法)을 살아야 한다.
보시하여 얻은 복은 여러 하늘들도 대접하고 온갖 악이 다 물러가며 숱한 마군이 항복한다.
게으른 사람이 정진(精進)하지 못해서 하루 아침에 질병에 걸리거나 또는 길하거나 이롭지 못할 때 곧 향을 피워 비로소 복을 지으려고 하면 모든 하늘이 내려오지 않고 모든 마군이 그의 앞에 있다가 다투어 와서 요사스럽게 접촉하여 온갖 괴변을 지을 것이니, 그런 까닭에 항상 꼭 정진해야 한다.
죄와 복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다니는 것과 같으므로 복밭에 선을 심어 늘리는 것은
마치 니구류(尼俱類)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서 처음에 씨 하나를 심어 그것이 차츰 자라나면 거두는 열매가 한정없이 많은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하나를 보시하여 만 배를 얻는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현명한 사람은 보시하기 좋아하여
하늘의 신들이 저절로 보호하고 인도하리니
하나를 보시하여 만 배를 얻어
안락(安樂)하고 또한 수명도 길 것이다.
오늘날 착한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덕 한량없이 많으리니
그들은 모두 부처님 도를 얻어
시방 중생들을 다 제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