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 업계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을 선보이고 나섰다. 커피 한 잔 가격이 무려 1만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행보엔 "국내 소비자들이 커피 본연의 맛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인이 커피 맛을 알게 됐으니 고급 커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원두 본연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아메리카노는 한국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아메리카노는 고온고압(高溫高壓)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 원액에 물만 가미한 음료다.
지난해 스타벅스에서는 아메리카노가 판매량 1위(3070만잔)를 기록했는데, 2위인 카페라테(1670만잔)보다 약 2배 더 팔렸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07년 이전엔 우유가 들어간 카페라테가 1위였다"면서 "커피 자체의 풍미를 느끼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탐앤탐스 측도 "최근 2년간 음료군 중 아메리카노의 판매 비율은 약 42%로,
단연 1위"라면서 "판매 비율도 매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총 100여 가지 메뉴를 판매 중인 카페베네 측은 "아메리카노 2개
메뉴(핫·아이스)의 판매 비율이 전체의 25%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기 만점' 아메리카노에도 한계는 있다. 90도 이상의 물을 9기압으로 눌러 만든 에스프레소 원액을 사용했기 때문에,
원두가 가진 다양한 맛을 살려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온고압에 커피 속 타닌이 변질하면, 쓴맛이 강하게 우러나
다른 맛을 가린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인의 관심은 핸드드립(hand drip·
사진) 커피 등으로 다시 한 번 이동하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는 인위적인 압력 없이 80도 안팎의 물로 만들기 때문에 타닌의 변질이 적다.
최근 커피 업계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프리미엄 커피는 바로 이런 저온저압(低溫低壓)의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문제는 비싼 가격. 아메리카노는 평균 4000원대인데, 과연 커피 맛에 대한 한국인의 지불 의사는 어느 정도일까.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