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준비하고 마음껏 즐기다
정은선
내가 알트루사에 처음 온 2011년 10월 이후로 11번째 총회를 지나면서 행사 참석을 넘어 준비까지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11월 이사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모두 33차 총회 준비위원회를 꾸리게 됐는데 그중에서도 4명의 공동위원장, 또 그중에 대외적인 일을 맡는 대표를 맡게 됐다.
총회준비모임을 하면서 이번에 새로이 시도하게 되는 과정들이 있었다. 총회니까 할 수 있는 정관변경을 염두에 두고 정관 살펴보기 그리고 매년 자료집에 싣던 사업보고와 계획보다 더 상세한 사업계획서 작성 등. 모임을 하다 보니 예년보다 할 일이 늘어나서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게다가 대표 타이틀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2주 정도 침체기를 겪고 나오면서 내 개인적 변화과정과 맞물려 총회 준비가 부담이 아니라 나를 알게 되는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총회 자료집을 회원들이 행사 전에 받도록 하기 위해 원고 수합, 편집, 교정을 거쳐 인쇄소 넘기는 과정이 촉박해서 거의 스파이작전에 투입된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불안함보다는 한 가지 한 가지 해결해나갈수록 안도감, 만족감이 더 컸다. 일하면서도 서로 소통하고 마음 나누기를 함께할 수 있음을 깨닫고 경험했다. 행사 전날 해본 리허설도 살면서 처음 해봤는데 재미있었다.
총회 당일 오전까지도 점검할 사항들을 확인한 후 이번 총회 드레스코드인 한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그저 총회를 즐길 준비 끝이었다. 리허설 때 생길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문제들이 다 일어나도 전혀 불안하지도 속상하지도 않았다. 1부를 지나 2부로 갈수록 점점점 감동이 밀려왔다. 내가 이렇게 마음 편히 총회를 즐겨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푹 빠져서 화면 속 내 표정도 딱 그랬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참여한 모든 이의 얼굴에서 감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모두의 얼굴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니! 줌으로 총회 하도록 만든 코로나마저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다.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총회였다.
첫댓글 감사! 함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