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뿌리,대한제국군(大韓帝國軍) 이야기(1)
아들아,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군대, 별기군에 대한 이야기를 앞에서 했었다.
별기군은 존속기간도 너무나 짧았고, 사실 큰 영향을 가지진 못했었단다.
별기군 해체 후..1894년 7월 갑오개혁이 실시되면서 군제도 새롭게 개편되면서
탄생한 새로운 군대, 대한제국군(大韓帝國軍)이었다.
사실상 대한제국군이 우리 역사 속에서 최초의 근대화된 군대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한제국군의 군복과 계급장, 견장
갑오개혁 직후의 대한제국군은 사실상 유명무실했고, 고종황제의 아관파천 이후
제정 러시아 고문단의 지원에 의해 어느 정도 조직과 체계를 갖추어 가기 시작했지.
육군은 크게 나누면 중앙군이자 황제를 호위하는 시위대(侍衛隊)와 지방 주요도시에
주둔한 진위대(鎭衛隊)로 구분할 수 있고, 해군도 편제되어 광제호와 양무호 2척의
근대식 전함을 보유했으며..장교를 양성하는 무관학교도 세워졌단다.
대한제국의 전함, 광제호
군을 통솔하는 최고 기관인 원수부(元帥府), 참모본부인 참모부(參謀部)가 있었고,
군의 최고 계급인 대원수는 통수권자인 황제가, 2인자인 원수는 황태자가 맡았으며
계급체계도 현재의 계급체계와 유사하게 편성되었지.
예를 들어 병(兵)은 이등졸, 일등졸, 상등졸
현재의 부사관에 해당하는 참교(參校), 부교(副校), 정교(正校), 특무정교
현재의 위관급 장교에 해당하는 참위(參尉), 부위(副尉), 정위(正尉)
현재의 영관급 장교에 해당하는 참령(參領), 부령(副領), 정령(正領)
현재의 장성(將星)에 해당하는 참장(參將), 부장(副將), 대장(大將)
그리고 원수(元帥)와 대원수(大元帥).
러시아제 베르당 소총, 맥심 기관총 등 나름 우수한 무기를 도입하고 훈련 잘된
군사들이었고, 만만찮은 전력의 군대였다.
문제는 당시 대한제국의 현실이 이들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기량이 부족했고,
거기에 특히 일본 같은 외세의 개입 때문에 대한제국군의 성장과 전력강화에
어려움을 겪었지.
훈련중인 대한제국군
당연하지...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점하려는데, 가장 큰 그리고 최후의 걸림돌이
바로 군대이니 일본은 대한제국군이 강해지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거든.
그래서 끊임없이 그 규모를 줄이려고 시도했고..1907년 일제가 대한제국 병탄의
마지막 단계로 군대해산을 했을 때 대한제국군의 규모는 겨우 7,8천 정도였단다.
일본이 한반도에서의 지배권을 굳히고자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일으켜 모두
승전했고, 1905년 을사늑약을 강요하여 우리의 외교권을 탈취했다.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일제군경과 전투를 벌였고, 대한제국 고종황제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이상설, 이위종을 파견하여
일제의 침략 부당성을 폭로하고 그 실상을 알리고자 했으나 일제의 집요한 방해와
세계의 제국주의 열강들의 외면 속에 실패했다.
일제가 헤이그 밀사 사건을 트집삼아 고종황제의 퇴위를 압박하여 결국 순종황제가
즉위하게 되고 뒤이어 정미7조약을 맺어 일본인 차관에 의한 내정간섭이 심화되고
뒤이어 경찰권이 넘어가고 군대해산까지 결정되니..
훈련중인 대한제국군
1906년부터 1907년 사이 벌어진 이때의 사건 중..대한제국군의 군대해산은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일제의 한국병탄 마지막 단계이자 결정타가 되는
사건이기 때문이지.
이후 언론탄압을 위한 신문지법,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는 보안법이 이어졌다.
아들아, 우리 역사 속에서 처음 보이는 대한제국군의 모습은 통수권자인 고종황제의
군대였고 정부군이었다.
시위대나 진위대는 동학농민운동 때, 1895년 을미의병 때도 그랬고..
일본군과 더불어 외세에 맞서 봉기한 의병들을 진압하고 해산시키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을사의병 시기를 넘어오며..고종황제는 의병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며
일제를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지.
일본군에 맞선 대한제국군
그러나 1907년 7월 31일부터 9월까지 대한제국군 시위대와 진위대가 일제에 의해
강제해산될때 해산조칙과 상부의 영을 거부하고 일제와 싸우기로 선택한 대한제국군
상당수는 이 시점부터 단순히 황제의 군대가 아니라 진짜 나라와 국민의 군대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해.
침략자 일본을 상대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대한제국군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지..
다음 이야기는 대한제국군 군대 해산의 그 날..
그리고 본격적인 대한제국군의 대(對) 일본전쟁에 관해서 얘기해 볼까한다.
대한제국군 출신의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리고 알지 못했던 수많은 항일투쟁에서
빛났던 별들의 이야기가 펼쳐질거야.
------------ 작성자:방랑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