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 그리고 애인과 함께 즐기는 적절한 정도의 술은 친밀감을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궁합이 잘 맞는 음식과 곁들이면~더 맛있고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
그래서 저는 술을 좋아하고, 술이 있는 분위기도 참 좋아합니다.
술 중에서도 자연스러운 빛깔과 은은한 향, 부드러움 때문에 저는 전통술을 선호하는데요...
제철 천연 재료로 만든 발효술이야말로 기교를 부리지 않은 맛과 향이 담겨 있어
마시고 난 뒤에도 깔끔함이 느껴집니다.
저는 집에서 매실과 오미자를 이용해 과실주를 담그기도 하고,
주류 박람회에서 전통주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 선생님께 고두밥, 누룩, 효모, 물을 이용한 전통주 빚는 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또한, 배상면주가의 산사원에 들러 계절마다 세시주를 맛봄으로써 전통주를 가까이하고 있습니다.
세시풍속에 따라 계절에 맞는 농산물로 빚는 세시주는 우리나라의 계절, 지역적 특징이 담겨 있는 색다른 술입니다.
산사원에서는 3~5월에 냉이주, 6~8월에 매실미주, 9~11월에 국화주, 12~2월에 도소주를 소개함으로써
젊은층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전통술과 술문화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파티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2년 전, 도소주 파티 때부터 참석해왔는데, 진행하시는 분도 이제는 저를 알아보시고 인사를 건네시네요.
10월의 마지막 날,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 더더욱 술맛나고...^^;;
운치있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들국화술 파티에 다녀온 이야기,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술에 관심 있고, 포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세시주 파티는 평소, 양재동에 있는 산사원에서 진행되었으나
이번에는 포천 산사원의 리뉴얼 오픈을 기념하여 포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산사원이 포천에 자리한 이유는 물이 좋기 때문이며, 술의 주재료인 물도 운악산의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자리에 놓인 술 항아리는 아이의 키보다 더 큰 높이를 자랑합니다.
숨쉴 수 있는 항아리의 특성 상, 술맛을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항아리가 좋아야 술맛도 좋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 퍽을 깨고 계신 왼쪽 분이 (주)배상면주가 대표이신 배영호 사장님입니다.
(산사원 갤러리를 대표하시니 관장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자를 쓰신 분은 배상면 회장님입니다.
새롭게 단장한 포천 산사원을 보시며 두 분은 얼마나 뿌듯하셨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양조인을 육성하기 위한 학교도 언젠가는 꼭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자체 단체장분들의 소개 말씀도 듣고, 슬라이드를 통한 산사원의 변천사도 보았습니다.
나주의 배, 단양의 마늘, 청송의 사과, 평창의 메밀, 완주의 감, 하동의 녹차와 매실,
해남의 고구마, 제주의 감귤 등...지역 특산물을 이용하여 그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전통술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지역 특산물의 브랜드 홍보 효과와 관광지 활성화 효과도 노릴 수 있고,
농민들뿐만 아니라 유익한 술을 찾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독일과 벨기에를 대표하는 술, 맥주...그리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과 브랜디,
영국을 대표하는 위스키, 일본의 사케, 스페인의 샹그리아, 멕시코의 데킬라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술들은 세계화되어 널리 알려진 반면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내세울 만한
전통술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막걸리가 각광받고 있는 것도 근래에 들어서지만...
속성으로 만든 술이 아닌, 정성이 담긴 술(우리 누룩으로 제대로 발효시킨 막걸리)로
우리나라의 전통주가 세계에 널리 알려질 날이 곧 오겠죠?
본격적인 식사 시간이 시작되고...
배상면주가의 다양한 술도 맛을 봅니다~^^*
목조 건물인 세월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대포를 맛보는 기분...
평소에 마시던 대포 막걸리의 맛과 참 다르네요~
양재 산사원에서 준비한 음식만큼 화려함은 없지만,
따뜻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의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사물놀이 공연도 관람하고~
우곡루에서 진행된 클래식 공연도 감상했습니다.
산사정원은 세월랑, 부안당, 우곡루, 취선각 등...운치있는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한옥과 전통술의 조화가 느껴지는 풍류가 담긴 곳입니다.
나무패에 소망을 적어 걸어보기도 하고~
불꽃으로 찬 기운을 녹이며 공연을 감상하는 사이...어느 덧 밤이 깊었습니다.
비도 내리고, 아직 완공되기 전의 모습이라 땅도 질퍽했지만,
산사 정원에서 진행된 들국화주 파티는 지금까지 참석했던 세시주 파티 중에
그 어떤 파티 보다 더 운치있고 감동있던 파티였습니다.
음식과 공연 등...손님을 맞을 준비에도 정성을 쏟았다는 것이 여느 때보다 더 와닿았고,
무엇보다도 야외에서 진행된 파티라서 그 분위기 또한 한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에 오르기 전, 간단하게 박물관을 둘러봤습니다.
산사원 본관 2층은 전통술 박물관으로 술에 대한 유물과 고서를 통해
술의 역사, 술을 만드는 과정 등 전통술에 대한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가양주 문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술들이 존재했으나,
일제하와 해방 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많은 술들이 잊혀지고 사라져
현재는 약 600여 가지만 남았다고 합니다.
다양한 주기(酒器)에 관심을 갖고 계신 배영호 관장님께서 오랫동안 수집해온 유물들(누룩틀, 겹오가리, 소주고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박하지만 술을 빚는 여인들의 이야기와 정성이 담겨있는 유물들입니다.
상단의 오른쪽 사진에 있는 물건은 남은 술을 버리는 그릇인 퇴주기입니다.
술을 직접 빚어볼 수 있는 가양주 교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사전 예약을 통해 참가)
1층으로 내려오면 전통술을 비롯한 배상면주가의 다양한 술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빙탄복은 선운사 복분자를 이용하여 만든 탄산 과실주입니다.
특이하게 빨대가 달려 있어 젊은 층의 여성들에게도 호응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복분자의 향과 맛이 탄산에 가려진다는 점과 7도라는 낮은 도수가 아쉽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여하튼, 신세대에 맞춘 디자인부터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산사나무 열매와 산수유, 쌀로 빚은 전통술, 산사춘은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술입니다.
그리고, 대포 막걸리 체험단을 하면서 어울리는 안주류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아스파탐과 페닐알라닌 같은 감미료를 섞어 급속으로 만든 기존의 탄산 막걸리는
마신 후에 트림도 나오고 머리도 아프지만, 대포 막걸리는 뒷끝이 없고 맛도 깔끔해서
가족들도, 친구들도 맛있게 마셨습니다.
산화방지제를 사용하는 와인이라든가, 가열과 약품을 사용함으로써 방부 처리를 하는 술들...
그런 술에 비해 방부제가 없는 전통술, 또는 저온 살균한 술이 풍미가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알코올을 물에 희석한 희석식 소주를 자주 마시는 것보다는
다양하면서도 저렴한 좋은 술들을 찾아서 적당히 마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동의 유기농 매실로 빚은 여름 세시주인 매실미주도 새콤달콤하고 향긋해서 좋아하고,
약재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도소주도 겨울의 세시주로 추천할만 합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술은 장기간의 유통을 위해 가열, 살균처리를 하면서 술이 지닌 고유의 향미를 잃게 되지만,
이곳에서 맛보는 신선한 생술(할인 18품, 백하주, 흑미주, 천대홍주, 산사춘)은
열처리 직전의 술이기 때문에 색이 맑으며,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시주(냉이주, 매실미주, 국화주, 도소주, 석류주, 진달래주)등 여러 종류의 전통술을 시음하고,
각종 술지게미 음식도 시식할 수 있습니다.(구입도 가능)
그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진행된 지난 세시주 파티 구경하기
세시주 파티는 시중에 유통되는 술 외에도 평소에 접하지 못한 다양하고 귀한 술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세시주, 생술, 모주를 비롯하여 산사춘과 탄산이 만난 여름 칵테일 소나기,
복분자음에 오렌지, 레몬, 사과, 포도 등의 과일을 넣은 복분자 샹그리아,
생쌀빚기법을 사용하여 찹쌀과 누룩으로 빚은 백빙주......
파티에는 술과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술지게미에 밀가루를 섞은 술지게미 과자는 담백하고 고소하며,
산사춘을 빚을 때 사용된 산사열매에 흑설탕을 넣고 절인 산사정과는
새콤달콤한 맛과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삭하게 재창조한 술지게미 약과도 자꾸 손이 가는 먹거리이고,
전통주에 젤라틴을 넣어 만든 술 젤리인 주편도 산사원 파티 때마다 등장합니다.
난타, 판소리, 사물놀이, 그림자놀이, 바라춤 공연 등...
관객들과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계절을 알리는 우리의 전통술 파티인 세시주 파티에 참석해도 좋겠지만,
전통술에 대해 느끼고, 맛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테마파크, 산사원에서
전통술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접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산정호수, 허브 아일랜드, 광릉 수목원, 이동 갈비, 일동 온천 등...포천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 여행 리스트에
이야기와 역사와 전통과 문화가 담긴 곳, 포천 산사원도 포함시켜 보세요!
저도 세월랑에 있는 항아리에서 익어가는 술을 맛보기 위해 포천의 산사원을 다시 찾으려고 합니다.
www.soolsool.co.kr
www.sansawon.co.kr
*포천 산사원 갤러리 본사 주소-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현리 512(031-531-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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