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자체 감사기능 부실이 공무원비리 방조한다

[최만정]

아산시 자체 감사기능 부실이 공무원비리 방조한다

- 대부분 외부기관에 의해 비리 드러나

조직적 횡령에 겨우 정직 처분이라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공문서를 위조해 근무하지 않은 공무원을 근무한 것으로 해서 식비 총 6,500여만 원의 공금을 횡령한 허모씨(4급) 등 아산시 공무원 5명에 대해 최근 징계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정직 3개월 2명, 정직 2개월 2명, 정직 1개월 1명. 아울러 횡령한 돈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계부가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1인당 징계부가금은 최소 842만 원에서 최대 5,000만원이라 한다.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한 부서에서 상하간에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공금을 횡령한 사건에 대한 징계가 정직에 그친 부분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아산시 지방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에 따른 징계와 징계부가금 기준에도 적절하지 않다. 규칙에는 <공금횡령ㆍ유용, 업무상 배임의 경우> 1.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 정직-감봉(공금 횡령ㆍ유용액의 1배) 2.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 해임-강등(공금 횡령ㆍ유용액의 2배) 3.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 파면-해임(공금 횡령ㆍ유용액의 2-3배) 4.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 파면*공금 횡령ㆍ유용액의 3-5배)라고 명시되어 있다. 말하자면, 공무원 5명이 조직적으로 공금을 장기간 동안 횡령한 비리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에 해당’한다니! 더구나 징계부가금 기준과도 상충된다. 일벌백계는 고사하고 시민의 눈과는 한참 거리가 먼 징계이다. 이러니 공무원 비리가 근절되겠는가.

계속되는 공무원 비리, 아산시 자체 감사기능의 부실과 비리척결 의지의 부족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는 이미 3월 초에 이와 관련하여 아산시 자체 감사기능의 문제를 제기하며 개방형 직위, 시설관리공단 등에 퇴직 전후의 공무원이 선발되는 예와 함께 아산시의 ‘서로 밥그릇 챙겨주기’ 문화에 대해 비판하고 책임자의 사퇴, 사과를 주장한 바 있다.

아산시민연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3년 동안 아산시 공무원의 징계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여, 아산시 자체 감사기능의 부실이 공무원비리를 방조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또한 아산시장이 밝힌 ‘원 스트라이크 직무 아웃제’나 비리가 터질 때마다 벌여온 비리근절, 청렴다짐대회가 일회성 발언이나 면피성 행사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붙임자료 있음)

지난 3년간 아산시 공무원 징계 현황을 적발 주체별로 살펴본 결과, 아산시 자체 적발은 3년 간 47건 중 9건으로 19%에 불과했다. 음주운전 관련 13건을 제외하더라도 4분의 1에 그쳤다. 파면, 해임에 해당하는 부분도 4건 중 1건을 적발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아산시 자체 감사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감사를 통해 검찰에 고발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검찰에 의해 비리 인원이 확대되었기에 부실감사의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마치 감사기능이 엄격해서 아산시 공무원 비리가 많이 드러나 문제라거나, 일부 관행에 따른 것을 너무 감사를 철저히 한 것 아니냐라는 공직사회 일부 의견은 그야말로 한심한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 아산시는 자체 감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여 공무원비리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아산시 비리척결, 공직사회 개혁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공금횡령 징계확정 건 조차도 개인정보라며 공직사회 내 조차 공개하지 않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가. 입소문만으로 전해지는 것은 징계의 효과를 반감시킬 뿐이다. 이러저러한 비위로 징계가 있었으니 조심하자는 1년에 1번 정도의 훈시로, 문제가 터졌을 때나 청렴대회를 연다고 공무원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다. 성실하게 일하는 대부분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문제가 드러난 부분은 공직사회 전체가 공유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스스로 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건은 최고책임자의 의지이다. 이미 아산시민연대는 지속된 공무원비리에 대하여 감독 책임에 대해 아산시장이 아산시민에게 사과함으로써 비리척결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든 무슨 대책이든 구두선에 그치면 무슨 소용인가. 덧붙여 이번 기회에 징계양정규칙을 구체적으로 세분화, 명확화하고 반드시 그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는 관행을 세워야 한다. 특히 징계양정규칙에서 공금횡령, 유용은 감경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인사처에서 최근 입법예고 한 부분 중 ‘상사, 동료 등의 부패 행위를 알고도 신고나 고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최고 파면까지 내릴 수 있고, 횡령이나 금품 수수 등 금품 관련 비위 행위가 발생하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지휘 감독 체계에 있는 사람이나 부패 행위를 주선한 사람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을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2015년 5월 28일

아산시 감사기능 심각한 문제-공무원비리관련논평.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