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동부 4박 5일 여행 --- 첫째 날과 둘째 날 09.11.23
여행을 하려고 계획하게 되면 설레임이 있다. 미국 동부와 캐나다 동부는 2006년 6월에 여행한 적이 있어서 이번 미국에 와서는 계획에 없었으나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계획을 하게 되었다. 10여일 정도 자기 집에 와 있으면서 아름다운 뉴욕의 단풍을 구경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마침 아내는 동부에 간적이 없기에 아내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여행사와 접촉을 해 보니 한국에서보다 경비도 저렴하고 기회도 있기에 4박 5일 동부관광 여행을 하게 되었다.
2009년 10월 31일 오후 1시 25분 아내와 함께 샌프라(샌프란시스코)출발 뉴욕행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약 6시간의 비행 끝에 뉴욕에 밤 10시가 넘어 도착했다. 미국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날아가는데 6시간이 걸렸고 3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현지 시간으로 10시가 넘은 시간이 된 것이다. 뉴욕 공항에서 마중 나온 가이드를 만났고,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과 합류해야 되기에 먼저 간 우리는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마침 미국 이민국 관리들의 파업으로 국제선의 입국수속이 늦어져서 밤 1시경에야 예정된 사람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곧 숙소인 뉴저지주에 있는 호텔에 갔고, 호텔방에서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설렁탕으로 저녁식사를 해야 했다. 식사 후 간단히 씻고 잠자리에 누우니 밤 두시가 다 되어서였다. 첫째 날의 여행이 염려스러움으로 마무리 되었다.
둘째 날 여행, 아침식사는 호텔뷔페로 간단히 하고 , 8시 30분 미국의 수도 워싱톤 씨티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전날 우리가 도착했을 때 뉴욕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둘째 날의 날씨도 좋지 않을 듯 잔득 찌푸린 날씨였다. 55인승 버스에 39명이 함께하는 여행으로 버스 좌석은 여유가 있었다. 뉴저지주를 출발한 버스는 델라우웨주를 지나 워싱톤이 위치한 메릴랜드주로 갔다. 가는 길의 도로변과 산에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노란색과 갈색 단풍이 많았고 빨강색은 한국만큼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단풍 길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한국의 어디에서보다도 많은 단풍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평생 볼 단풍을 다 본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강과 산이 어울어지는 단풍 길에서 가이드가 자꾸 단풍이 예뻐요를 연발하며 금년 마지막 단풍여행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볼티모아를 지날 때는 바다밑 터널을 지나기도 했다. 1976년에 준공되었다는 해저터널의 길이가 2.2km라 했다.
약 4시간 반 정도를 달려 워싱톤에 도착한 우리는 맨 먼저 국회의사당에 갔다. 9.11테러 사건이 있은 후로는 내부 구경은 할 수가 없고 외부 관광만 허락되고 있다. 2006년에 왔을 때는 의사당 앞 넓은 잔디밭 끝에서 구경을 했는데 이번에는 의사당에 오르는 계단까지 갈 수가 있었다. 건물 가까이 가게 되어 있었다. 호수와 조형물 등 주변의 경관도 아름다워 산책하는 기분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의사당 구경을 마치고 스미스니안 박물관에 갔다. 스미스라는 영국인 부자가 거액을 기부하면서 미국에 박물관을 세우고 입장료는 받지 말라고 했다는 박물관이다. 정작 스미스는 미국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인물이라고 했다.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코끼리박제가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버티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청색 다이야몬드가 진열되어 있는 곳이다. 각종 동물박제를 비롯해서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이었다. 한국을 소개하는 방도 있었다. 대표하는 인물로 표시한 것 같은데 아티스트 정과 문익환 목사, 박세리의 골프 치는 모습으로 세 사람의 사진이 있었다. 문 목사의 사진 밑에는 이산가족들이 만나 기쁨을 나누는 사진이 곁들어 있었다. 한 동안 숙연한 마음으로 문 목사의 사진을 응시하고 나왔다.
다음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항공박물관에 갔다. 달나라에 다녀온 아폴로 우주선을 비롯해서 항공 발달 과정을 표시하는 비행기들의 전시장이고, 우주정거장의 모형 들 웅장한 항공관련 전시물들이 눈을 휘둥거리게 했다.
백악관은 뒷모습만 먼 거리에서 보아야 했다. 정면보다 뒤에서 더 많이 보인다고 뒷모습만 보게 했다. 워싱톤 시에는 흑인이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장은 항상 흑인이라고 한다. 정부요인들은 지하 특수 통로를 이용해서 통행을 하기 때문에 거의 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리에는 흑인들만 눈에 많이 띄었다.
다음으로 3대 대통령이고 미국 독립선언문을 썼다는 제퍼슨기념관에 갔다. 백아관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후배 대통령들이 정치를 잘하는가 감시하고 있다는 반듯이 서 있는 동상이 있었다. 주변에 호수가 있고 단풍이 어울러져서 석양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4시경이었는데 어둠이 비쳐들고 있었다. 미국의 날씨는 5시면 완전히 어두워졌다.
제퍼슨기념관 가까이에 한국참전 기념공원이 있었다. 길게 대리석 담이 있고 그 대리석에는 6.25한국전에 참전하여 전사한 54,246명의 실제 인물사진들이 새겨져 있었다. 19명의 미국 병사들이 우의를 입고 총을 들고 공격하는 자세의 동상도 있었다. 미군의 1개 소대는 38명인데 대리석 담에 그 상이 모두 비쳐지고 있기에 19명이 38명을 의미한다고 했다. 바닥의 돌에 한국전에서 피해를 입은 군인의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참고로 적어 보았다. 미군 실종 8,177명, 부상 103,284명, 포로 7,140명이고, 유엔군 사망 628,833명, 부상 1064,453명, 포로 92,970명 등의 표시가 있었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즉 자유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 듯)라는 글도 새겨져 있었다.
워싱톤 관광의 마지막은 링컨기념관이었다. 링컨 당시의 미국의 36개주를 상징해서 36개의 기둥이 있고, 링컨의 나이를 표시하는 58계단이 있었다. 링컨은 의자에 국회의사당을 향해 앉아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 하는가를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주변의 경치도 좋았다. 호수와 나무, 그리고 의사당과 워싱톤 승전탑 등이 함께 어울리는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고 있었다.
다음날은 나이아가라를 향해 가게 되어 있었다. 워싱톤에서 나이아가라까지는 멀기 때문에 워싱톤 관광을 마치고 두 시간 정도 밤길을 달려 펜실버니아주의 하리스버그(Harrisburg)까지 가서 조용한 시골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쉬게 되었다. 두 시간을 미리 앞당겨 간 거라 했다.
*미국 동부 4박 5일 여행 --- 셋째 날 09.11.25
헤리스 버그의 조용한 마을 작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먼 길을 가야한다기에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6시 40분 나이아가라를 향해 출발했다. 날씨가 화창하고 좋았다. 아침 드라이브로 상쾌함을 준다는 기분이었다. 가는 길의 경치도 좋았다. 서스키어(Susque River)라는 이름을 가진 긴 강을 따라 주변 산이 단풍으로 물든 것과 어울리는 경치며 동부 최대 산맥인 아팔라치안 산을 넘어가는 고개 길의 경치가 눈을 떼지 않게 했다. 미국의 동부에 있는 산들은 서부와 달리 산에 나무가 많았다. 서부는 나무가 없고 풀만 있는 노란 빛의 산이 많은데 비해 동부의 산들은 나무로 가득 가득 채워져 있다. 나무가 크지 않지만 풍요로움을 주는 산들이다. 넓은 들에는 옥수수 밭이 많았다. 옥수수는 사료로 많이 쓰는데 밭에서 완전히 말려서 기계로 걷어드리면서 바로 사료로 쓸 수 있게 부수고 포장까지를 함께 하기 때문에 거의 다 마른 것 같은 옥수수나무들이 넓은 밭에 가득가득해서 그 역시 풍요로운 느낌을 주었다. 미국은 맨 처음 동부 13개주로 시작했기에 서부보다 발전이 빠르고 환경도 좋은 듯했다. 미국의 5대 호수가 모두 동부에 있고, 그 가운데 4개는 우리 한반도의 넓이보다 크다고 하며 두개의 호수가 나이아가라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두 호수 사이에 나이아가라라는 큰 강이 흐르고 폭포는 강물이 떨어지는 곳에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은 물이 풍성했다. 앞으로 물 부족국가들은 미국에서 물을 수입해야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는 남미의 이과수폭포이고, 두 번째는 아프리카에 있는 빅토리아폭포, 세 번째로 큰 폭포가 바로 나이아가라폭포라 한다. 나이아가라폭포에 가기 위해서는 그랜드 아일랜드섬을 지난다. 섬에 들어갔다가 빠져 나기기에 다리를 두 번 지난다. 나이아가라폭포는 모두 세 개의 큰 폭포를 이루는데 미국 쪽에 하나, 캐나다 쪽네 두개이며, 미국 쪽으로 흐르는 물은 강물의 10%정도이고 90%의 물이 캐나다 쪽으로 흐르며 폭포를 이루기에 캐나다 쪽에 가서 폭포를 보게 된다. 또 미국 쪽의 폭포는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지역에 있기에 국경을 넘으면서 보게 된다. 국경지역에서는 사진을 찍다가 들키면 만 달라의 벌금이 부과되기에 그대로 눈에만 찍어두며 지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미국 쪽에서는 염소섬에 들려 버스 안에서 보는 곳이 있었다. 공원으로 조성되고 호텔과 편의시설이 있는 정도인데 캐나다 쪽으로 갈 수 없는 사람은 염소섬까지만 가게 된다. 염소섬은 강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흐르게 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섬이다.
국경을 넘어가는 절차는 간단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여권에 도장 찍고, 다시 타고 간 버스에 그대로 오르면 되었다. 나이아가라 관광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올 때는 국경직원이 버스에 올라 한번 돌아보는 것뿐이었다.
나이아가라강과 폭포를 보면서 캐나다 쪽으러 간 우리는 맨 먼저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보는 것 부터였다. 140불을 주고 10분 정도의 비행으로 폭포와 주변의 경치를 둘러보았다. 나이아가라 강물을 이용해서 미국 쪽과 캐나다 쪽에서 수력발전을 하고 있는 시설은 공중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강물을 끌어 오는 수로와 저수시설이 모두 인공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 하는데 거대한 호수와 수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모두 미국 쪽이었다. 미국은 발전시설이 일곱 개이고 캐나다는 하나라 했다. 강이 멀리까지 보이고, 주변의 도시가 보이고 넓은 평원이 시원스럽게 보이는 것이 좋았다. 다만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었다.
날씨가 어두워져서 캐나다에 있는 아이스 와인 공장에 갔다. 가는 길에 세계에서 가장 작아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는 교회도 보았다. 와인 공장에 가는 길에는 포도밭이 많았다. 공장근처의 포도밭에 들어가 아직 붙어 있는 포도를 보니 알이 아주 작으나 단맛이 많았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는 전망 탑에 올라 나이아가라의 야경을 구경했다. 밤에는 폭포에 불빛을 색색으로 바꾸어 가면서 비춰주기에 불빛하의 폭포를 보게 되고, 주변 도시의 야경을 함께 보게 되어 한 동안 황홀한 경지에 있어보게 했다. 나이아가라의 밤은 여러 가지로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다.
*미국 동부 4박 5일 여행 --- 넷째 날과 다섯째 날 09.11.25
전날과는 달리 여유 있는 아침을 맞았다. 호텔에서 8시 40분에 출발하여 나이아가라폭포의 옆과 뒷편을 구경하는 것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Table Rock이라 표시된 지점에 내려가 아래에서 위로 폭포를 올려다보기도 하고 폭포의 옆을 보기도 했다. 폭포 가까이에 가기에 나누어 준 우의를 입고 물보라와 함께 바람도 제법 세찬 곳에서 폭포를 보게 되니 더 실감이 나기도 했다. 위쪽에서는 폭포와 거리가 있었으나 아주 가까이에서 폭포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또 씨닉터널이라 표시된 어둑어둑한 터널을 지나가서 폭포의 뒷편을 보기도 했다. 어두워서 많이 볼 수는 없었으나 장엄함이 있었다.
폭포구경을 마치고 아이맥스 영화관에 가서 나이아가라의 전설이 깃든 영화를 보았다. 옛 인디언들이 매년 폭포에 처녀를 바쳤던 이야기이며, 근래에 폭포를 탐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통나무 속에 들어가서 폭포에서 떨어지는 이야기며, 폭포 위에서 외줄을 탄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한 것이었다. 영화 감상 후 이른 점심을 먹고, 계속 캐나다 쪽을 관광하는 사람들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헤어졌다. 7박 8일 여행팀은 캐나다 토론토 쪽으로 가고, 우리는 미국 뉴욕으로 와야 했다. 약 7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뉴저지에 있는 호텔로 왔다. 나이아가라를 향해 갈 때에는 워싱톤 관광을 위해 갔지만 돌아오는 길은 워싱톤에 갈 필요가 없기에 더 지름길로 왔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은 재미가 없었다. 단풍이 없고 황막한 들과 단풍이 없는 산을 보며 와야 했기 때문이다. 간간히 비가 내리기도 해서 버스가 빗길을 달리는 구간도 많았다. 해가 진 다음에는 밤길을 달려 와야 했다. 어떤 사람은 싫컨 잠을 잤다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마지막 날은 뉴욕 시내관광이었다. 9명이 벤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뉴욕 시내를 돌아보고 허드슨 강에서 유람선을 탔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전망대인 86층에 올랐고, 유엔 빌딩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약 50분간의 유람선에서 뉴욕의 빌딩숲들을 바라보고, 자유여신상을 가까이에서 본 것이다. 선상에서는 영어로 열심히 설명하는 청년이 있었으나 우리는 알아듣지 못하고 눈으로 보며 사진을 찍을 뿐이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다 본 뉴욕의 거리에는 Yellow cab이라는 노란색 택시들이 길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유엔 빌딩의 뜰에는 파괴되어 가는 지구를 상징하는 지구본이 널려 있고, 일부 내부를 구경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 절차가 복잡해서 우리는 겉만 구경했다. 명품상가 거리, 타임스퀘어, 럭펠라 광장,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거리, 차이나타운, 할렘가, 센츄럴 파크 등은 차창 밖으로만 보아야 했다.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성공회 소속 요한 성당은 내부에 들어가서 웅장한 규모의 성당을 보기도 했다. 100여 년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도 40년 정도의 공사가 더 진행되어야 준공이 된다는 성당으로 축구장 두개의 크기만한 넓이에 높은 천정과 웅장한 기둥들이 엄청났다. 교회가 사회구원 활동을 많이 하기에 성당 공사는 자꾸 미루어진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전쟁 때에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뉴욕 시내관광을 마치고 오후 5시 뉴욕 32번가 코리아타운에 있는 원조라는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여행사가 안내하는 여행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는 곧 우리를 데리러 온 친구를 만났다. 뉴욕에 살고 있는 배 정안 집사의 집에서 며칠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차질 없이 찾아온 배 집사를 반갑게 만나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뉴욕의 브롱즈구에 갔다. 배집사와 최순덕권사가 딸네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에 가서 여장을 풀고 5박 6일의 생활을 시작 한 것이다. 염치가 없는 일이지만 우선 신세를 지기로 했다. 허물없는 만남이 흐뭇한 즐거움을 주리라 확신하며.
★뉴욕 브롱즈(NEW YORK BRONX)에서의 5박 6일 --- 첫째 날과 둘째 날. 2009.11.25
2009년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4박 5일 미국 동부 관광 여행을 계획한 것은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최순덕권사의 전화를 받고서였다. 2006년에 미국 동부와 캐나다 동부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와서도 계획이 없었으나 최권사가 뉴욕의 아름다운 단풍을 꼭 와서 보라고 하면서 자기 집에 와서 10일 정도 머물 계획을 하고 오라고 해서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처지라 진실 된 권고가 솔깃했고, 아내가 동부관광을 하지 않았기에 아내를 위한 것도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또 미국에 와 있기 때문에 미국 국내 여행이 되어 한국에서부터 하는 것 보다 비용이 많이 절약되는 여행을 할 수 있기도 해서였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4박 5일 동부 워싱톤과 뉴욕 그리고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폭포까지 여행을 했고, 여행을 마친 후에 배집사와 최권사가 살고 있는 브롱즈구의 아파트에 가서 5박 6일을 지내며 뉴욕을 걸어 다니며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평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해 준 잠자리에서 11월 4일 밤을 푹 쉬므로 여행의 피로를 풀고, 5일 아침 배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뉴욕 시내 맨하탄 지역으로 나갔다. 미리서 일주일 동안 지하철과 버스를 자유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마련해 주어서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른채 티켓으로 편리하게 다닐 수 있었다. 뉴욕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어디든지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맨 먼저 찾아간 곳은 타임 스퀘어(Time Square)라고 하는 거리였다. 세계의 교차로라고 하는 곳이다. 전 세계 유명 기업들의 광고 경쟁장이다. 광고에 가장 좋은 자리이기에 그 요금이 가장 비싸다는 자리에 삼성의 광고판이 있었다. 네온사인으로 화려 했다. 엘지와 현대 광고판도 화려하게 눈에 잘 띠는 곳에 있었다. 한국인들의 자부심을 높여 주는 역할도 하는듯했다. 미국에서 만나는 사림들에게서 한국은 조그마한 나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손가락 끝을 가리키면서 조그마한 나라가 손바닥 전체 크기만한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것이다. 실감이 나는 말이다. 미국을 여행하면서 대평원과 산, 강, 농사의 규모 죽죽 뻗은 8차선 10차선의 도로망, 수없이 많은 자동차들, 대형 화물 트럭들이 줄을 서다 싶이 이어 달리고 있는 모습 등 모든 것이 크고 많은 것을 보면서 실감되는 이야기들이다. 타임스퀘어에서 우리는 상당히 오래 머물면서 자부심을 가져 보기도 했다. 딸이 삼성에, 사위가 엘지에 근무하고 있는 내게 더욱 뿌득함을 더해 주었다.
다음에 패트릭 성당(Saint Patrick)에 들어가 보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천주교 성당이라 한다. 입구에서 검색을 했다. 비행기 탈 때하는 검색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7,300개의 파이프가 달린 파이프 올갠이 있었다. 성당 여기저기에 파이프가 붙어있었다. 2,500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미사 때에 늦게 오면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한다. 성당 안을 자유스럽게 돌아볼 수가 있었다.
성당에서 나와 세계의 명품들만 팔고 있다는 명품 거리를 걸어 보았다. 가게들이 한국 사람들을 좋아 한다고 해서 한 군데 들어가 보았더니 종업원들이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는데도 어색해서 곧 나왔다. 오래전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의 촬영장인 티파니식당이 지금도 영업 중이어서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뉴욕의 심장이라고 하는 쎈츄럴 파크(Central Park)에 가서 상당 거리 산책을 했다. 공원에 있는 바위 외에는 모두가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바위 위에 흙을 가져다 메꾸어 나무를 심었고, 호수를 만들었고, 잔디를 심었다고 한다. 길이만도 6킬로미터에 이르는 큰 공원으로 맨하탄 한 가운데 있고 뉴욕의 공기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해 주어 공기를 깨끗하게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하며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 했다. 각종 곤충 동물의 표본과 박제, 인디언, 아시아지역, 태평양 도서지역, 남미 아즈택 문하 등 세계 각 지역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화 발달사와 생활 모습, 화석류, 보석류, 우주의 발달과정 등 볼거리와 지식을 넓일 수 있는 자료가 많았다. 바쁘게 돌아보아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아쉬운 마음으로 나와야 했다. 어두워져서 집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본 것과는 달리 뉴욕을 속속들이 알아진 것 같은 뿌득한 마음으로 돌아 올 수 있는 날이었다.
* 뉴욕 브롱즈(NEW YORK BRONX)에서의 5박 6일 --- 셋째 날 09.11.28
뉴욕 양키즈 야구팀이 11월 5일 경기에서 최종 승리함으로 금년 미국 프로야구의 우승팀이 되었다. 몇 년 만의 우승이 되어 뉴욕시민들이 온통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듯했다. 미국에서의 야구는 대단한 관심거리이고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인 듯하다. 11월 6일인 오늘 뉴욕 중심지에서 대대적인 퍼레이드가 있다고 해서 뉴욕에 와 있는 내게도 좋은 기회라고 퍼레이드 대열에 끼이기 위해서 배집사와 아내와 셋이서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뉴욕 시청을 찾아 길을 나섰다. 시청이 가까워지면서 지하철에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지하철 안에서부터 젊은애들이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는건지 뭔지 떠들고 야단이다. 아무나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며 좋아 죽겠다는 표정들이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나에게까지 무슨 말을 건네며 대꾸해 주기를 바라는데 말을 할 수가 없어 웃어주기만 해야 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길을 가는데 인파에 휩쓸려 방향을 찾기 어려웠고, 군중들 틈에서 움직이기도 어려워 결국 퍼레이드가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대형TV가 있는 곳에서 화면을 통해 잠시 보다가 서둘러 퍼레이드 군중들 틈에서 벗어나야 했다. 양키즈 야구팀의 모자와 티셔스 등 여러 장사치들이 거리에서 군중을 향해 열심히 물건을 팔고 있었고 각종 유인물들로 거리는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아무튼 뉴욕의 축제분위기에 잠시 함께 한 것으로 만족하고 우리는 브루클린다리를 찾아 갔다.
브루클린 다리(Brooklyn Bridge)는 허드슨 강에 최초로 놓인 다리로 1870년대에 공사를 시작하여 1883년 준공되었다 한다. 돌로 쌓은 교각과 강철 케이블로 만들어진 다리로, 어려운 시기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고 난공사를 이겨가며 다리를 놓은 역사가 다리 한 곳에 소개되어 있었다. 복층 다리로 아래층은 자동차들이 다니고 윗층은 사람과 자전거만 다니게 해 놓았다. 유서 깊은 다리이기에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시민들이 자전거 운동을 하는 등 애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허드슨강과 주변의 빌딩숲들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좋았다. 다리 걷기를 마치고 유서 깊은 기차역을 찾아 갔다. Grand Centural Terminal이라는 뉴욕 중앙역은 뉴욕 재개발 때에 헐릴 번했으나 오래된 건물의 보존차원에서 헐리지 않았다 한다. 지하철을 우회시키면서 보존된 것으로 건물 안의 높은 천정에는 뉴욕의 겨울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황금으로 둘러싸인 59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1913년에 완공된 역으로 미국 각지로 떠나는 기차가 출발하는 곳이었다. 역 안에는 먹거리 시장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서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듯했다.
뉴욕 시내를 다니면서 화장실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큰 애로사항이었다. 공원에 있는 화장실은 겨울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닫아버리고 화장실에서 마약 등의 범좌가 많기 때문에 설치가 안된다고 했다. 지하철역에도 없고, 결국 음식점을 이용하거나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에서 어떻게들 살아가는 가 의심스러웠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서 우리나라의 서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도 많고 모두가 바쁘게 사는 모습이 보였으며 무질서한 모습도 많았다. 뉴욕시의 인구는 850만 정도이지만 매일 하루에 시내에서 움직이는 사람이 2천만이라고 한다. 관광객을 비롯해서 해외상사들의 파견인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그렇게 사람 살기가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 브롱즈(NEW YORK BRONX)에서의 5박 6일 --- 넷째 날. 09.11.28
11월 7일 토요일이다. 도보거리에 좋은 곳이 있다기에 가 보기로 했다. 그 동안 최권사는 다리 수술한지가 얼마 안 되어 같이 다니지 못하고 배집사와만 같이 다녔는데, 이번에는 천천히 걸어서 같이 가게 되었다. 함께하는 기쁨이 컸다. 20여분 걸어서 Wave Hill이라는 공원에 갔다. 가는 길에 검정 옷으로 치장한 유대인들이 무리지어 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뉴욕에서도 비교적 살기 좋은 브롱즈 지역에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토요일은 그들의 안식일이기에 회당에 가는 것 같았다.
Wave Hill은 어떤 부자가 자기 집과 정원을 기부해서 만들어진 공원이라 했다. 미국에는 땅을 많이 가진 거대한 부지들이 많다고 한다. 조상을 잘 둔 사람들이라고 한다. 옛날에 미국을 처음 개척하면서 임자 없는 땅에 들어와 말뚝 박으면 자기 땅이 되던 시절에 땅을 많이 차지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 후손들이 지금도 거대 농장을 가지고 있는 부지들이라고 한다. 어쩌면 Wave Hill이라는 공원도 그런 땅이 아닌지 모르겠다. 넓은 잔디밭과 오래된 나무들이 어우러지고, 공원 안에는 규모는 작지만 희귀식물들이 있는 식물원도 있으며, 매점과 아이들의 체험 학습장도 있는 짜임새 있는 곳이다.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기도 하고 강 건너의 적벽과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거대한 크루즈 배 한적이 우리가 갔을 때 마침 유유히 떠가고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주었다.
식물원에 들어 갈 때 입구에 No Camera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표시라 했다. 그런데 식물원 온실 안에 희귀식물로 너무 예쁜 꽃이 있어서 내가 카메라를 열었더니 함께 간 초등학교 3학년인 상원이가 사진을 찍지 말라고 제지를 했다. 배집사가 옆에서 괜찮으니 찍으라고 했지만 상원이가 안된다고 해서 찍지 않았다. 나중에는 배집사가 먼저 상원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내게 찍으라는 암시를 주었으나 나는 아이의 기특함을 무시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찍을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규정을 잘 지켜야 한다는 아이의 지적이 좋게 생각되기도 했다.
매점에서 센드위치로 점심을 사 먹었다. 그 맛이 다른 곳에서 먹어 본 것과는 달리 아주 좋았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은 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오후에는 배집사와 둘이서만 근처의 커다란 주립공원인 Van Cortlandt Park를 산책했다. 골프장이 있고 제법 큰 호수가 있으며 넓은 운동장에서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기도 했다. 산을 끼고 있는 넓은 공원이었지만 시간이 없어 일부만 조금 걷다가 돌아와야 했다. 경치 좋고 공기 좋은 미국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 왔다.
*뉴욕 브롱즈(NEW YORK BRONX)에서의 5박 6일 --- 다섯 번째 날과 여섯 번째 날 09.11.28
11월 8일은 주일이다. 배집사네 가족들이 섬기는 뉴욕동산장로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제법 규모가 큰 교회였다. 교회에서 공동식사로 점심을 같이하기에 우리도 함께 먹었다. 점심 후에 배집사가 교섭을 해서 교회 밴을 오후에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배집사와 같은 구역의 황집사의 운전으로 뉴욕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인 Bear Mountain(곰 산)에 갔다. 2시간 정도 차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자동차로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 와서 주차가 힘들 정도였다. 미국의 산은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인지 자동차도로도 잘 되어 있고 모두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뿐이다.
정상에 1935년에 만들어졌다는 오래된 전망 탑이 있었다. 4시까지만 개방하는데 우리는 3시 45분에 도착하여 다행히 전망 탑에도 올라가 볼 수 있었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인데 전망이 좋았다. 허드슨 강이 멀리까지 많이 보이고 주변의 산들이 모두 내려다보였다. 가을색이 짙은 단풍과 함께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었다.
산 아래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비롯해서 넓은 잔디와 공원조성이 잘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너무 늦어서 오래 있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저녁에는 뉴저지주 쪽에 있는 한인 타운에 가서 고급 뷔페 집에서 푸짐한 저녁식사 대접을 받기도 했다.
11월 9일 월요일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정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을 먹은 후 뉴욕을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나갔다. 뉴욕의 케네디공항까지는 택시로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배유나 선생이 불러준 콜택시로 공항까지 오면서 기사의 신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해남 계곡이 고향인 기사가 우리와 통하는 점이 많아서인지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을 비롯한 자기 이야기를 신나게 한 것이다. 헤어질 때도 아쉬운 표정을 하며 정겨운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공항에서 택시에서 내리는 우리를 보고 있던 한국인 남자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공항까지는 왔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가 한국인인 우리를 보고 말을 걸어 온 것이다. 미국에 온지 15일 되었는데 시애틀에 갈려고 나온 사람이었다. 우리도 서툴렀지만 함께 다니면서 수속을 밟고, 검색대를 지나 대합실에 가서도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의 힘이 되어준 것 같기도 했다.
뉴욕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약 6시간 후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오후 8시가 조금 지나 도착했다. 뉴욕시간으로는 밤 11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샌프라 시간으로는 8시경이었다. 3시간의 시차 때문이었다. 미국이란 나라가 같은 나라에서도 동서 간에 3시간의 시차가 생기는 나라이기에 큰 나라임을 알 수가 있다.
뉴욕에서 5박 6일 친구 집에서 먹고 자고, 안내를 받으며 뉴욕의 곳곳을 걸어 다니며 구경하므로 누구보다도 뉴욕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미국 땅에서 사생활이 중요시 되는 곳인데 너무 염치없이 지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에 조금도 어색함 없이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친구가 실제 생활에 적용해 준 거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자기 자신처럼 생각해 주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이번 친구 가족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도 뉴욕에 한번 가보는 것이 평생소원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뉴욕은 온 세계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뉴욕을 많이 체험하므로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뉴욕은 우리에게 아주 친근감을 주는 곳이 된 것이다.
샌프라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마중 나온 동생을 만나 동생 집으로 가서 그 동안의 여독을 푸는 쉼을 가지는 행복을 누리며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미국에 오래 살고 있는 동생 가족들도 아직 뉴욕에 가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약간의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
★몬트레이와 스텐포드 대학에 다녀와서 --- 2009. 11. 11-12
뉴욕에서 돌아와 하루를 쉬고, 11월 11일 수요일에 동생과 함께 미국 서부의 유명관광지 중의 하나인 몬트레이( Monterey)에 갔다. 무슨 날인지 초등학교가 쉬는 날이어서 아이도 같이 데리고 갔다. 몬트레이는 미국에서 유명한 마늘 생산지라고 한다. 대대적인 마늘축제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몬트레이 시애 가까이 갔을 때 마늘 냄새가 차 안에 스며들었다. 도로변의 넓은 들에는 비닐을 씌운 밭고랑들이 즐비했고, 무엇을 심는 농사철인지 많은 사람들이 들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미국에 와서 들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몬트레이는 해안 도시로 해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인 듯했다. 해안에 많은 음식점과 가게들이 화려했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이용한 듯 대형 수족관이 있었다. 우리는 도착 시간이 마침 점심을 먹어야 될 시간이어서 먼저 고급 해산물 음식점에 들어가 값비싼 새우를 비롯한 맛있는 음식을 맛보았다. 보통은 먹기 어려운 음식을 곧 닥치는 내 생일을 생각해서 동생이 대접한다고 했다.
점심 식사 후 우리는 먼저 수족관에 들어갔다. 대형 물 탱크에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다양하게 많았다. 수족관에는 초등학교가 휴교여서인지 초등학생들을 대동한 가족 나들이들이 많아 복잡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체험장도 많고 여러 장식들이 화려했다. 바닷가에 있었기에 밖으로 나가 해변을 산책할 수 있게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기도 했다.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쎄븐틴 마일 드라이브(17 Miles Drive)라는 이름을 가진 해안으로 나갔다. 17마일(약27킬로미터)의 해안과 숲길을 드라이브하는 코스의 관광지이다. 입구에서 주차비를 지불하고 들어가면 먼저 해안을 따라 가게 되고 이어서 숲길을 따라 돌아 나오게 된 곳이다. 해안의 바위들이 절경이다. 한국의 해금강 수십 개를 모아 늘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해안 가까이 섬에 물새와 물개가 장사진을 치고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장면도 있고, 해변 바위 위에 우뚝 서 있는 나무가 돋보이기도 했다. 자동차를 세울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바다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는 모습들이었다. 돌아 나오는 울창한 숲길도 좋았다.
11월 12일에는 서부의 명문 대학인 스탠포드 대학에 갔다. 정원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명문대학이 가까운데 있어서이다. 동생 집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미국의 31대 후버대통령의 모교인 대학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야자수 가로수가 두 줄로 멋지게 늘어서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넓은 잔디와 나무들로 정원이 아름다웠다. 후버대통령의 기념관이 탑 모양으로 우뚝 서 있어서 대학의 상징건물 같이 보였다. 정원 끝에 학교 건물들은 거의가 단층으로 고전미를 나타내는 건축 양식을 띠고 있었다. 고등학생 또래의 학생들이 예술 박물관(Art Museum)이라고 쓰인 건물에 단체로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 가 보았더니 미술품과 조각 작품을 비롯해서 여러 인물들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허락 받은 사람만 주차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주차 위반을 단속하는 차량이 계속 순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교내에는 셔틀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외부인은 밖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교내에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한 번 가기로 하고 교내를 바쁘게 한 바퀴 돌아 본 후 돌아왔다. 한국 유학생도 제법 많이 있다는 명문대학을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