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는 민중에 의한 혁명적 정화를 말씀했습니다.
우리 역사가 한번도 그 정화를 이룬 적이 없다는 절절한 아쉬움과 함께.
2016년 10월 말 1차 촛불로부터 12차 촛불이 광장을 메웠지요.
그 사이 바끄네는 탄핵을 당해 직무가 정지되었고 민중은 헌재를 압박해
탄핵인용을 신속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요. 1월에는 정원스님이 18대 대선 무효와
이 땅의 기득권들을 청산할 것을 주문하며 소신공양을 하셨지요.
역시넷은 역사정의, 역사교육바로세우기라는 화두로 지금껏 운동을 멈추지 않았지만
솔직히 민중의 역량을 믿기는 힘들었지요. 하지만 해냈어요. 다만 지금 다시 사그라들면
단재의 예언이 다시 적중하는 거라 안타까움이 있어요. 정원스님의 마지막 말씀은
그저 동풍에 딩구는 광장의 낙엽정도.
다시 한번 믿고 갑니다. 민중을 믿고 가지 않으면 아무런 운동도 정치도 설 자리가 없지요.
그래서 2017년 활동의 기조는 ‘혁명적 정화’입니다.
우리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로 저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힘을 모으면, 생각을 모으고 작더라도 실천을 모으면 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뒤집어 엎을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11월 혁명’이 보여주고 있습니다.국제정세는 전통적인 양강구도가 깨진지 오래입니다.
노무현의 ‘동북아의 균형추’가 이제 다시 호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과 자부를 역사를 통해 키워야 합니다.
우리 역사는 평화입니다.
때문에 전쟁을 부추기고 긴장을 유지하겠다는 싸드같은 것은
우리 목에 걸린 생선가시같은 것이 됩니다. 아무도 편안히 발 뻗고 잘 수 없는 나라가 됩니다. 당연히 제거하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그 싸움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두가 미국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버릇들에 쩔어 있습니다.
비유를 해도 오바마-샌더스-트럼프-뉴딜... 우리 역사를 모르는 소치입니다.
충분히 우리 미래와 우리 공동체를 다시 설계할 힘과 dna가 우리가 살아온
역사에 이미 있습니다. 이 답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이 될 것입니다.
남북이 이러한 처방에 입각한다면 우리는 그 즉시 통일이 됩니다.
통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모르는 사이 하나가 되어 있을 겁니다.
아무도 그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는 만국의 지탄을 받게, 그렇게 될 것입니다.
혁명적 정화는 아무래도 쉽게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끄네가 법적으로 정확하게 탄핵되고 나면 박정희-바끄네 부녀를 교과서서에서
비로소 지울 수 있겠고 그 최소한의 역사교육이라도 30년쯤 뒤에는 상상하는 세대
자유롭게 자기 인생을 펼치는 세대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더 뛰고 더 외치고 현내각이 다 도망가고 국민이 직접 국정을 챙기는 수준까지 가도록
현장을 지키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도록 한 목소리로 주장하도록 군불을 떼야합니다.
먼저 각성하는 사람들은 결코 그 군불에 등을 지지지는 못하리라 생각하면서.
역시넷은 다시 견결한 길로 갑니다.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 민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신영복선생의 1주기가 어제입니다. 님의 말씀을 좇으면 역사는 이 땅에 변방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우리의 역사가 우리에게 변방입니다. 허나 그 변방이 창조의 공간이라고
님은 말합니다. 중앙에 대한 콤플렉스없이 자유롭게 상상하면 그것이 창조인 거라고 말씀합니다.
사람을 건지는 일이고 사람을 키우는 일입니다.
역사교육은 그 개인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일로 되어야 합니다.
권력의 싸구려 이데올로기에 쥐하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한 번 뿐인 생이,
어데서 온 건지, 어데로 갈 건지, 나와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 지를
우리는 역사에서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역사의 dna가 민주임을, 우리가 평화임을, 우리가 드넓은 세계를 호흡하던
사람들임을 보고 깨닫고 그리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
그들이 공화국의 시민이 되는 것이고 우리의 싸움은 이런 시민을 늘려가는 일로 되는 것입니다. 소탐대실하고 외연과 확장과 규모에 주눅들어 할 일을 놓아버리는 비겁함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붙들고 당당하게 대의와 명분에서 자기를 찾고 지키는 사람들이 되는 일입니다.
2017년 혁명적 정화는
비록 단재의 말씀처럼 혁명의 정당한 무기는 폭력이다!로 선언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내부를 단련하고 또 단련해서 강하게 서는 일입니다. 그러고나면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을지 모릅니다. 역시넷의 한 해 지향을 염두에 두고 씁니다만,
내내 죽을 때까지의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우리 함께 가십시다!
4차총회를 닷새 남긴 새벽에
역시넷 대표 아사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