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작동화
보이지 않는 보시가
더 아름답고 눈부시다
-480화 아키티바라문의 전쟁 이야기
임 신 행
나를 위해
우는 사람보다
조국을
위해 울고
친구를
위해 우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주지 스님! 여기 깔때기 모양의 집엔 누가 살아요?” 연초록 울울창창한 숲 사이로 흐르는 개울에서 목욕을 하다가 개울 쪽으로 나온 동자승 운재가 흥분한 목소리로 불렀다. 나팔꽃을 고운 모래에다 거꾸로 박은 듯 귀엽고 예쁘다. 작은 깔때기를 모래에다 콕 박은 듯한 예쁜 집이 신기해 물었다.
구릿빛 알몸에 물기 있는 동자승 운재 스님의 몸은 햇빛으로 눈이 부셨다. 주지 스님은 동자승의 질문을 듣고도 못들은 척 개울물속으로 몸을 숨겼다.“주지 스님, 여기 적은 깔때기 모래집엔 누가 사느냐니 깐요?” 동자승은 개울가 풀을 한 줌 ‘으드득’ 뜯어 개울물에다 뿌리며 또 한 번 물었다.
유별나게 윤이 나는 구릿빛 젖가슴부터 아랫도리를 개울물에 몸을 담그고 망연히 앉은 주지 스님을 향해 물었다. “그 집? 이렇게 생겼지?”허공에 V 자를 그려 보였다.
“네!”
“귀신이 사는 집이야, 귀신이 사는 집!” 귀신이라는 말에 동자승은 기겁을 하고 주지 스님 곁으로 개울물을 첨벙이고 다가갔다. 주지 스님도 동자승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꽃피는 봄이라지만 산골짜기는 겨울 추위 꼬리가 아직 남아 추워 둘 다 입술이 퍼렇게 질려 있었다. 개울물속이 오히려 따뜻했다.“주지 스님! 귀신 집치고는 너무 작잖아요? 이 몸 세상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귀신 집을 다 보다니........ 귀신 집치고는 작고 예쁘네요..... ”동자승이 왼쪽 옆구리가 간지러워 왼손으로 개울물을 퍼 문지르며 말했다.
“그게 다 동자승이 사물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 그래요”주지 스님 벌떡 일어 일어났다. 개울물이 주르르 구리 빛 알몸에서 흘러 내렸다. 개불처럼 축 늘어 진 주지 스님의 큰 고추에서도 개울물은 흘러내렸다. 민망한 생각에 동자승은 고개를 마을 쪽으로 돌렸다. “귀신님이 주무시는지 아니면 일이 있어서 출타중이신지 어디 한 번 볼까?”“가만두세요, 화를 당 할지 몰라요”
동자승이 주지 스님을 못 가게 말렸다. 주지 스님은 개울물을 첨벙첨벙 소리를 내고 개울가로 갔다. 사방으로 물방울을 튕겼다. 동자승이 가리켰던 곳으로 가 살폈다. “귀신이 한 두 분이 아니 시네, 여러분이 떼를 지어 사 시네” 주지 스님은 태연한 몸짓으로 개울가를 쭈욱 살폈다. “이야! 귀신 집이 많아도 너무 많네!”
주지 스님 뒤를 따라 온 동자승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많은 귀신이 산다니깐 전 무서워요”동자승은 다시 개울물로 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개울물에 주저앉았다. “귀신 무서워 할 것 없다. 귀신이고, 사람이고, 짐승이고 간에 먼저 해코지를 하지 않으면 아무 탈 없어요. 세상의 모든 귀신들도 그래요”“이 귀신들은 귀신은 사람이나 짐승들처럼 작고 약한 것을 괜히 집적거리고 괴롭히지 않아요?”“않하지...”
“그럼, 엄청 귀신 겁을 낼 필요가 없겠네요?”“없지, 도깨비도 귀신도 사난다는 짐승들도 다 그래요 더 잘 지내고 싶은 자비심을 품고 살지.....”
“귀신집이 많은 곳에 있으려니까 전 겁이나요. 으스스 하고 겁이나요. 주지 스님!”
주지 스님은 동자승이 가리킨 귀신 집을 오른 손으로 푹 떠서 손바닥에 올렸다.
“마침 먹잇감을 기다리고 계셨네....... 개미 귀신님 제가 해코지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잠시 뵙고 싶다는 분이 있어서 그럽니다. 귀신님! 운재스님이 오셔서 만나 보시고 인사드리세요”
“아니예요. 싫어요”
동자승은 거칠게 손 사레를 쳤다.
“기회가 됐을 때 만나 보세요. 이승에서 서로 만나는 일도 귀한 인연 중 하나 입니다”
주지 스님은 동자승을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귀신이 많이 있다는 주지 스님 말에 잔뜩 겁을 먹은 동자승이 호기심반 두려움반으로 머뭇머뭇 다가 갔다.“벌레잖아요?”“그렇지 귀신이나 도깨비는 둔갑에 능하지요. 물이 되고 깊으면 물이 되고 이 바위가 되고 싶으면 바위가 되고 벌레가 되고 싶으면 벌레가 되지. 이렇게 도 개미 귀신이랍니다”
주지 스님은 손바닥 위에서 꼬물거리는 개미귀신을 동자승에게 내밀었다.“정말 이게 귀신 이예요?”“그럼요 변신을 꿈꾸고 있지요”“지금 주지 스님은 절 놀리고 있는 것이지요........”“아니다. 바로 이게 개미귀신이 되었다가 또 명주 잠자리가 되었다 한단다. 명주 잠자리가 알을 놓고 그것을 성급한 불자들은 명주잠자리의 그 작은 알을 두고 신성한 *우담바라라고 잘못 말하기도 한다. 우리 암자에도 지난 해에 명주잠자리가 알을 낳은 것을 보고 우담바라라가 피었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전국 각지지에서 많은 불자님들이 모였었고, 신문기자님들과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와 사진 찍어 방송을 하는 통에 소란스러웠었지.......”주지 스님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배만 볼록한 게 못 생겼는데요. 집게는 날카로운데........”“여기 깔때기 모양을 한 여기 이곳이 함정이야.를 개미 지옥이라고 하지. 여기에 지나가던 개미나 곤충이 빠지면 못 나오지……. 버둥거리면 이 개미귀신이 알고 이 집게로 모래 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숫는거야. 그래도 이 녀석이 얼마 안 있으면 명주 잠자리가 되어 날아다니지....우리 점심공야을 하자. 물에 오래 있었더니 배가 고프다.”
“네”
주지 스님의 말에 동자승은 개울가 젊은 생강나무에 가지에 걸쳐 둔 법의를 서둘러 입었다. 주지 스님 법의도 내려 공손히 갔다 받혔다.
“아니다, 넌 춥냐? 난 비타민을 만들어야한다. 겨우내 햇볕을 쬐지 못했다. 모처럼 맘먹고 시작했으니 미안하지만 난 벗은 김에 이대로 점심 공량을 하련다”주지 스님은 동자승이 두 손으로 송손히 바치는 법의를 받지 않고 그 자리에 갖다 두라고 손짓을 했다. 동자승은 조심스레 주지 스님의 법의를 생강나무 그 가지에 올려놓았다. 바리에 담아 온 점심 공량 보따리를 가지고 주지 스님이 자리 잡아 놓은 널펀한 돌 위에 놓았다. 주지 스님은 먹물을 드려 마련한 검은 보자기에 싸인 바리 셋을 풀었다. “무 짠지와 배추 백김치, 된장을 싸 왔습니다”“아주 훌륭하구나..... 진수성찬이네”주지 스님은 바리에 담긴 밥과 반찬을 유심히 살피며 칭찬의 말을 했다.
“두릅 장아찌를 가지고 오려 다가 노스님이 좋아 하시어”“잘 했다 잘 했어. 우리 오랜만에 밖에서 점심 공양을 하는 구나 어서 먹자” 주지 스님은 두리 번 두리 번 살피다가 뒤늦게 핀 진달래꽃을 따 아직은 온기가 있는 바리에 담긴 밥위에 놓았다.“꽃밥이 되었네요 주지 스님”“이왕에 먹는 밥 우리도 멋을 부려서 먹어 보자. 진달래꽃 한 송이 척 올리니 꽃밥이 되었잖아” 주지 스님은 환하게 웃었다. 주지 스님이 부처님이었다. 주지 스님과 동자승은 점심 공양 할 밥과 찬을 앞에 놓고 잠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드렸다.
“자, 먹자”주지 스님이 찬이 담긴 바리 한 구석 된장을 숟가락으로 꼭 찍어 혀끝에 놓고 오물오물 해 짭조름한 된장 맛을 입 안 가득 맴돌게 하였다. 입맛을 돋우었다.“주지 스님!”“왔!” 주지 스님은 동자승이 깜짝 놀랄 만큼 소리로 대답을 했다.“저도 벗고 점심 공량을 할래요?”“ 벗고 있는 내가 부럽냐?”“네, 저도 비타민을 만들고 싶어서요”“네 맘대로 해라. 비타민은 꼭 만들어야한다. 햇빛을 비타민 만드는 일은 게을리 하면 몸에 좋지 않다”동자승은 스스럼없이 법의 벗어 생강나무에 걸어 놓고 점심 공양을 하기 시작했다. 점심 공양은 생각 밖으로 빨리 끝났다.
“스님!”
동자승은 주지 스님의 바리에 달라 붙은 조팝나무 꽃 이파리 같은 게 서너 잎 붙은 바리에다가 옹달샘 물을 떠 공손히 올렸다.
“고맙구나”
주지 스님도 두 손으로 받아 바리를 동자승이 따온 청미래 잎으로 바리를 깨끗이 씻었다. 조팝나무 꽃잎같은 밥풀이 떠 있는 물을 서슴치 않고 마셨다.
“물맛이 좋구나…….너도 먹어 보려무나. 감천일세.......”
“네! 감천이…….”
“감천은 좋은 샘물이라는 말이지”
동자승은 주지 스님의 허락을 기다렸다는 듯 냉큼 일어나 청미래넝쿨이 뻗어나가기 시작하는 옹달샘으로 갔다. 바리에 물을 퍼 연초록 망개떡 같은 잎을 한 장 따서 바리를 씻고 그 물을 마셨다. 참 시원했다. “고마워. 주지 스님이 너를 감천이래. 난, 네가 가재를 여럿을 보듬고 있는 것을 보고 알았지. 좋은 옹달샘이라는 걸”
누가 부르기나 하는 것처럼 옹달샘 밑바닥을 때마침 가재 한 마리가 나와 앙금앙금 기어가고 있었다. 두어 뼘 거리를 두고 또 한 마리의 가재가 기어가고 있지 않는가.
‘뻐꾹 뻐꾹 뻐~ 뻐꾹~’
가깝게 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지 스님이 내는 뻐꾸기 소리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는데 멀리 있던 뻐꾸기 한 마리가 꾸구~~~긱긱 거리며 머리위를 빙빙 돌았다. ‘난 너랑 친하게 지내고는 싶어도 너를 따라가 같이 살 생각은 없다. 그리고 너는 얌채다 알을 남의 집에 슬그머니 낳고는 내내 이산 저산 돌아 다니며 구경이나 하고 있다가 새끼를 남이 다 키우고나면 ‘내가 네 어미다’하고 데리가는 얌채다. 가거라. 사랑하지 못 할 처지에는 정분부터 잘라야 한다. 아서라. 가거라” 주지 스님은 왼 손으로 크게 손사래를 폈다. 뻐꾸기는 한 참을 돌다가 늙은 상수리나무에 앉아 ’꾸꾸‘거렸다. 주지 스님은 이번에는 입과 손으로 새소리를 내어 새들을 불러 모았다. 새들은 주지스님이 먹을 것을 줄 줄 알고 날아 왔다. 발가벗고 앉아 있는 주지 스님을 보고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사라 졌다. 눈치없는 뻐꾸기만 계속 꾸꾸 거리며 날아올랐다 앉았다를 되풀이 했다. “주지 스님! 한 번 따라가 보시지요. 귀한 보물을 줄지도 모르잖아요.뻐꾸기가”
“내가 공짜 바라는 것 봤냐? 싫다. 돈도 싫고. 권력도 싫고. 명예도 싫고. 보물도 다 싫다~~~”
주지 스님은 혼자 말을 하듯 그렇게 하고는 널 펀한 바위 위에 큰 大자로 다시 누웠다.
“아이구 조타. 아이구 조타. 따 따불이(따뜻한) 한 것이 나는 좋더라. 운재 너도 내 옆에 누워 봐 이토록 편안 한 곳이 어디 있겠냐? 이게 바로 극락이지 극락”
주지 스님은 검은 부추 밭 같은 샅은 털로 무성 했다. 그 샅을 오른 손으로 긁적이며 흰 구름 몇 점 떠 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지 스님은 옷을 벗고 계시는 것이 편안 하세여? 주무실 때도 홀라당 벗고 주무시는 걸 보면........ ”“그럼, 불자님들만 안 오시면 겨울에도 다 벗고 살고 싶으이. 몸에 열이 많아서. 나는 남극이나 북극이 체질에 맞는데 ”
주지 스님은 잠자리에 들 대도 홀랑 벗고 알몸으로 주무시는 버릇이 있다.
“겨울에도 내복도 팬티도 안 입고 법의를 입으신다면서요......”
“그래, 소문이 카드라 방송국 뉴스 데스크 떠도는 구나?”“네. 진작, 진작 부턴데요”
“나만 캄캄 먹통 세상에 살고 있었구나. 차~아 암.........남의 흉보기 좋아 하는 사람들 입에 마른안주가 되었구나”
주지스님은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별로 개의치 않은 투로 말을 했다. 동자승은 주지 스님 옆에 나란히 누웠다.“그래도 몸이 튼튼하시니 좋습니다. 감기 한 번 안하시니.....”
“그야, 그렇지만 …….”
주지 스님은 말끝을 흐렸다.“못들은 척 지금처럼 가만 계십시오”“오냐, 네 말이 정답이겠구나. 못들은 것이나 다를 봐 없다. 사실이니까. 내 몸은 내가 돌봐야하지 부처님 말씀 따르기가 그래서 어렵다. 몸이 상하면 시원시원 하게 누가 돌봐주겠니?”
“보살님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어 불공을 드리러 오고 싶어도 못오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동자승은 주지 스님 눈치 살폈다.“그래, 누가 심하게 그러는지 돌아가면 알아 봐서 내게 귀띰을 해다오 서럽다, 서럽다 해도 몸 아픈 게 제일 서럽느니라””네, 주지 스님“동자승은 주지 스님에게 괜한 말을 해 걱정을 더 보탰다고 금방 후회 했다. 암자에 요즘은 불자님들이 무슨 연유에서인지 출입이 줄었다. 줄어도 부쩍 줄어 암자 운영도 어려워 주지 스님이 한 걱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주지 스님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벌떡 일어나 생강나무에 걸쳐둔 법의를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동자승도 뒤따라 법의 챙겨 입었다. 주지 스님은 개울가 좀 거리가 있는 늙은 상수나무가 아래로가 오줌을 누었다. 서둘러 손을 씻고 주지 스님은 늙은 상수리나무들 들어가 빨간 산딸기 한 줌을 걷어 왔다. 동자승은 일찌감치 봐 둔 산딸기나무다. 해마다. 신기하게도 여느 나무와 달리 일찍일찍 붉은 보석을 닮은 산딸기를 내주었다.”주지 스님, 산딸기가를 어디서?“시치미를떼고 동자승은 주지 스님 앞으로 다가 갔다. 순간 까투리가 푸드덕 하고 날아 올랐다. 주지 스님도 놀라고 동자승도 깜짝 놀랐다.
“저것 봐라 저것 봐, 저 암컷이 새끼들을 살리려고 우리 눈을 다른 곳으로 보게하려고 날아올랐구나”주지 스님이 왼손 집게 손가록이 가리키는 곳에는 개암나무 한 떨기가 보이고 그 아래 꺼병이 다섯 마리가 ‘보~ 뵤~’ 거리고 있었다. “소리를 내면 잡혀가. 숨만 쉬고 있어 위험 할 때는..…….”
꺼병이 다섯 마리가 영문을 모르고 ‘뵤 뵤’ 거리는 것을 보고 동자승이 말했다.“너희들 어미는 저 바위 위에서 너희들이 어떻게 될까봐 걱정을 하며 너희들을 살피고 있다. 걱정마라. 우리가 자리를 비켜 주마”주지 스님은 빨간 보석인 산 딸기를 법의 자락에 담고 키 낮은 소나무 아래로 갔다. 잠시 불공을 드렸다.“햇것이니까 우리 계절의 맛이나 보자. 사람이나 짐승이나 제 철에 나오는 것은 맛을 보고 보내야 후회가 없느니라. 주지 스님은 붉은 보석 한 알알을 집어 넣고 눈을 감았다. 부처님이 웃었다. 동자승은 붉은 보석 세알을 한꺼번에 입에 넣고는 오싹옴싹 먹었다. 참으로 달고 새콤하고 신선한 맛이 입안 가득했다.
“맛이 오묘 하구나, 동자승은 해마다 따준 그 맛 그대로다” 주지 스님은 빙그레 웃었다. 부처님이 웃었다.“주지 스님! 산은 저 한테 말없이 많은 보시를 철 마다해요. 봄이면 봄이라고 꽃하고 봄나물을 해주고. 여름에는 물하고 열매를. 가을이면 온갖 열매를. 겨울이면 겨울이라고 해줘요”“그렇지 산, 아니, 자연은 너에게만 말없이 보시를 하는 게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시를 하는 것이다. 바다는 바다대로 강은 강대로 산은 산대로 숲은 숲대로.....공기도 조금전까지 비타민을 만든 햇빛도”주지 스님은 개울과 하늘과 숲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말했다. 부처님이다.“신기해요. 공짜로 주니까”“아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느니라”“.......”무엇이라고 입을 열려다 동자승은 뜨악한 표정으로 주지 스님을 바라 봤다.“우리가 숨 쉬는 공기도 물도 다 그 대가를 치룬단다. 나무와 풀들은 산과 땅. 햇빛, 바람 다 공짜가 아니야”
“생각하니까 그렇습니다. 공짜는 없네요. 주지 스님”
주지 스님의 법의 자락에 붉은 보석 산딸기를 둘이서 다 먹었다. 먹물 법의 자락에 불그스름한 얼룩이 나 있었다.“동자승 네가 보시 이야기를 하니까 부처님이 어릴 적 출가 하시며 보시한 이야기 해 줄까요?”
“.....”“싫으냐?”“아니예요. 스님 잠깐만요.”“그런데..... 왜 어딜가니?”동자승이 잽싸게 일어나 알몸으로 개울 위쪽으로 달려가다가 돌아서 법의를 걸어 둔 생강나무에서 법의에 넣어 놓은 대추 한 알을 꺼냈다.“제 친구가....”동자승은 입술을 모으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마법 같은 일이 눈앞에 벌어졌다. 털이 검은 빛이 아닌 청설모가 바람처럼 나타나 동자승 앞에 나타났다. 동자승이 내미는 대추를 냉큼 받아 물고 달아났다. “운재 너도 재주가 많구나 청설모를 부를 줄 아니....”주지 스님이 부러운 듯 말했다.“다람쥐, 산토끼도 제 친구들이예요.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시니 전 보답 할게 없어서요”“같이 있는 것만 해도 보답이지”“보시 이야기를 해주세요, 네”“그러지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일이었어, 기원정사와 그리 멀지않은 곳인 사위성에 부자로 사는 *시주 한 분이 하루는 좋은 말씀을 듣기 위해 부처님을 초대하여 열흘 가까이 극진한 정성으로 모셨어요. 시주는 부처님에게 *‘승단에 올려야 할 제물들을 보시를 하고 싶나이다’ ‘고맙소 하지만 혼자 부담하시기에 는 과 하실터인데요’‘아닙니다.제가하겠나이다’ 그 시주는 서슴치 않고 많은 재물과 승단에 올릴 필수품을 보시 했다. 부처님은 며칠 뒤 많은 불자들이 모인 광장에서 ‘우바새여! 그대는 행하기 어려운 보시는 성대하였다. 보통사람들이 행기는 엄두도 못내를 그대는 했디. 보시란 엣날 아주 옛날부터 현인들이 행해온 습관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 물만 먹고 카라라는 나무 잎을 따다가 식량으로 하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지나가는 나그네가 자기 집에 들면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다주고 마음 속으로 행복과 기쁨을 누렸다.보시는 남을 위해 하는 것아니라 스스를 위해 하는 것이니라 우물에 물을 퍼내고 나며 얼마 안있어 새물이 고이듯 재물도 그러느니라. 베풀고나면 베푼 그 이상의 재물이 모이느니라.그 많은 불자 중 한 보살이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부처님이시여! 다른 보시 이야기를 해주시옵소서” 보살남의 간곡한 청을 뒤로 물리지를 목한 부처님은 한참을 궁리 끝에 입을 열었다. ‘범여왕이 바라나시에 살고 있을 때였어요,범여왕이 나라를 잘 다스려 국민이 살기엔 별 어려움없이 행복하게 살았었어요. 부자중에 부자로사는 보살님 어느날 갑자기 돌아 가셨어. 보살님에게는 여여덜살을 머는 사내 아이와 열여섯살 먹은 여자아이를 열 여덟 살 사내 아이는 어머님이 돌아가시자 세상 일들이 하망하고 허무한 생각이들어 출가를 결심했지요.전재산을 두 살아래인 여동생에게 다 주고 출가를 하겠다는 결심을 말했지요. 다른 여동생이라 얼시구좋다구나 하고 재산을 물려 받았을 터인데 ’오빠 저도 싫습니다. 오빠가 통사정을 하여도 여동생은 극구 사양했지요. 오빠가 가출을하자 여동생은 부모님이 남기간 전재산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기로 결심을 했지요.마을 사람과 이웃 마을 까지 소문을 내었지요. 이웃마을 사람과 마을 사람들이 물끓듯이 모여 들어었요.부모님이 남기고 간 전재산 모두를 다나눠 주고는 오빠처럼 출가를 했지요.그 뒤로 오빠와 여동생은 스님이되어 불자들과 평생을 살았다고 해요....... 보시를 한 사람들은 밤 하늘의 별들처럼 많아요. 자기 욕심만 차리고 보시를 하지 않앙ㅅ다면 인류는 오늘까지 올 수도 없었고, 미래도 없지요'
주지 스님은 잠이 오는지 거푸 하품을 크게 했다. “이제 암지로 가자 ”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천봉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보시는 불생불멸이겠네요?”“그렇지, 우리 동자승네가 몸도 크고 마음도 넓고 깊어 졌내요,성불합시다.보시는 우리눈에 는 보이지 않는 꽃이라 더 아름답고 눈부신 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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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담바라:불교 경전에서 말하는 꽃이다.인도에 나무는 있지만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에만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꽃이 핀다고 한다.우담화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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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키우기:
: 우리는 자주 부활이니. 윤회이니 죽음 저쪽에대해 누구나 궁금해 하고 그 어느 세계보다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꽃이 더 눈부시다(-480화 아키티바라문의 전쟁 이야기)는 부처님이 베풀고 나누는 일에 서슴없이 행하는)불자의 선행善行을 부처님께서는 크게 칭찬 하는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꽃이 더 눈부시다 니는 작은 암자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사는 주지 스님과 동자승이 이른 봄날 세욕을 하면서 항상 말없이 사람과 짐승에 베푸는 산의 고마움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산사에서 베푸는 보시는 참으로 아름다운 선행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행이 더 아름답다는 덕목을 은근슬쩍 에둘러 말한 작품입니다.
첫댓글 원고가 늦어 면목 없나
탄 보 임신행 두손모으고
선생님, 감사합니다.
<생각키우기>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권영주 선생님
어제 회장님의 꾸중을 듣고 서둘러 생각 키우기를 달아 놓습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