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기획단과 생활 복지 운동
집에 들어가니 채윤이 시무룩해 있습니다.
자신의 라인 말고 다른 라인의 승강기에는 쪽지가 많이 있지 않다고 실망했습니다.
“선생님 제가 꾸민 종이에 쪽지가 얼마 없어요. 오빠 것에만 많이 붙어 있어요.”
채윤은 자신이 꾸민 홍보지가 문제였나 하고 자꾸만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채윤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채윤이 꾸민 홍보지가 있는 곳은 사람이 적게 살아서 쪽지가 적은 것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그제야 채윤은 마음이 조금 풀린 듯 보였습니다.
민준, 채윤에게 오늘 할 일을 설명한 뒤, 홍보지를 떼러 함께 나갔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쪽지를 써줄지 몰랐어요.”
민준이 말했습니다.
민준도 이웃과 인정을 느끼는 중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이 붙어 있지 않았는데 점점 쪽지가 많아진 것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나 봅니다.
한 홍보지에는 제가 만든 종이상자와 함께 포스트잇이 사라졌습니다.
“선생님이 열심히 만든 상자도 같이 훔쳐갔어요. 나쁜 사람들이에요.”
민준은 제가 만든 상자가 없어진 것을 보고 저의 마음을 먼저 살펴주었습니다.
마음이 참 예쁩니다.
포스트잇이 없어져서 쪽지가 덜 있는 것이 속상했던 민준이었지만, 저의 노력이 담긴 종이상자가 없어진 것부터 살펴주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혹시나 응원, 감사 쪽지가 아닌 것이 있을까 싶어 처음부터 쭉 읽어보았습니다.
모두 의미 있고 예쁜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색종이 꽃을 만든 아이도 있었고, 집에서 가져온 포스트잇에 예쁜 테이프로 붙인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포스트잇을 가져가 싸인펜으로 무지개를 그린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포스트잇을 읽으며 아파트의 따뜻함을 느낍니다.
주민분들이 모두 경비원 아저씨께 감사함을 전하고 인사하고 싶었지만 그럴 만한 구실이 없어 그러지 못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구실을 복지관과 어린이 기획단을 통해 만드니,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경비원 아저씨가 감사하고
인사했습니다.
작은 홍보지 하나가 구실이 되고 감사를 전하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아직 한글을 쓰지 못하는 채윤은 포스트잇을 색지에 붙이고, 민준이 앞표지를 꾸몄습니다.
민준에게 멋진 책자 제목을 정해보면 어떻냐고 제안했습니다.
다른 아파트는 어떻게 꾸몄는지 보여주며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도왔습니다.
민준은 ‘경비원 아저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책’ 이라는 멋진 제목을 만들었습니다.
민준의 상상력과 어휘력으로 멋진 제목을 만들었다며 지지해주었습니다.
채윤은 혼자 붙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와 이야기 하며 붙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채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색지에 쪽지를 붙였습니다.
내일 마지막 모임을 언급했습니다.
“선생님 취직 여기 복지관으로 하면 안돼요? 그러면 저희 맨날 맨날 볼 수 있는 거잖아요.”
총 5번의 만남이었지만 민준과 채윤과 깊이 친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일은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기로 했습니다.
경비원아저씨께 책자를 전달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서로 그렇게 마무리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첫댓글 내가 만든 홍보지, 내가 붙인 홍보지.
민준과 채윤은 일주일 동안 승강기를 타며 수없이 살폈을 겁니다.
관심있게 살피며 때로는 속상하고 때로는 기쁘기도 했겠지요.
“선생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쪽지를 써줄지 몰랐어요.”
이렇게 경비원 아저씨를 응원하는 이웃이 많음을 알았습니다.
우리 동네가 자랑스러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