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철없는펜션 방문을 환영합니다.
제주도에서 닭을 키울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경매이야기님께서 종란을 보내주시면서 결론이 났습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7시 레그혼 종란을 부화기에 넣었습니다.
오늘은 병아리 부화에 대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유정란은 부화기에 넣으면 일주 이내에 척추, 눈, 심장, 혈관이 발생합니다.
일주 정도 지나서 검사(#검란)을 해보면 심장의 움직임과 빨간 핏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화기 온도는 입란 후 18일까지는 37.5-37.7℃, 습도는 50-60%를 유지해 줍니다.
파각 3일 전에는 온도는 0.5~1 ℃ 정도 낮춰주고 습도는 75% 정도로 높여 줍니다.
전란도 중지해 줍니다.
4월 29일 입란 당시 모습입니다.
입란 후 6일 되는 날 밤에 검란을 했습니다.
검란은 실내 전깃불을 끄고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부화기의 종란을 꺼내서 비춰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실핏줄이 보이면 생명이 자라기 시작된 것입니다.
왼쪽 아래 좀 더 큰 부분은 심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으로 보면 임신이 된 것입니다.
유정란은 부화기에 넣으면 대부분 이렇게 발생이 됩니다.
아래 사진은 임신이 안된 알의 모습입니다.
수탉 없이 암탉 혼자 알을 생산한 것은 무정란이라서 부화를 시킬 수가 없습니다.
무정란이 되는 이유는 암탉의 숫자에 비해 수탉의 숫자가 부족하거나 수탉이 게을러서(?) 그럴 겁니다.
ㅎㅎ
지난 5월 19일 오후 2시 드디어 알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이제야 보고 드립니다.
알 속에 있는 병아리가 알 껍질을 부리로 쪼아서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키워서 알을 깨고 나옵니다.
파각이라고 합니다.
구멍이 보이시나요?
파각은 보통 몇 시간 계속되며 심지어 하루를 넘기기도 합니다.
파각이 항상 순조로운 것은 아닙니다.
적절하지 못한 온도, 습도나 건강하지 못한 병아리는 끝내 파각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각을 힘들어하는 경우 사람이 알껍데기를 깨줘서 세상 구경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도와줘서 인공적으로 세상에 나온 병아리는 건강하지 못한 병아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파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세상에 나온 건강한 병아리가 대견합니다
발생이 된 13개의 유정란 중 12개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병아리는 12마리가 될 수도 있고 몇 마리는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구멍이 없는 한 개를 검란해 보니 발생 후 중간에 성장을 멈춘 중지란입니다.
맨 먼저 나온 성질 급한 녀석은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친구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먼저 나온 그 녀석은 친구들이 힘을 내라고 응원하며 혼자 외롭게 다닙니다.
얘! 힘 좀 내봐!
팍팍 쪼아!
삼삼칠 박수 시작!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짝짝짝작!
응원에 힘입어 두 번째 병아리가 태어납니다.
아내가 적절한 타이밍에 부화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다른 녀석들도 열심히 알을 쪼아 쪼개고 있습니다.
영차!
영차!
아이고 힘들어!
이렇게 힘들게 세상에 나가면 멋진 삶이 기다리고 있겠지?
난 학교 가서 맨날 공부만 하는 것은 싫은데~
그래도 나가야지!
난 내가 꿈꾸는 멋진 세상을 만들 거야!
그런데 아직도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야!
시간이 갈수록 세상에 얼굴을 내민 귀여운 병아리들이 늘어납니다.
드디어 12마리의 귀한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저는 숫자12를 참 좋아합니다.
일 년이 12개월입니다.
예수님 제자도 12명입니다.
동양의 12간지
오전 12시간
오후 12시간
ㅎㅎ
알껍데기마저 소중하게 보입니다.
파각은 동시에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녀석은 좀 빨리 나오기도 하고 어떤 녀석은 지각을 하기도 합니다.
파각이 되는 대로 다른 친구의 파각을 방해하지 않도록 곧 바로 육추기에 옮기기도 합니다.
저는 모든 파각이 끝날 때까지 부화기에 그대로 둡니다.
먼저 나온 녀석은 심심해합니다.
힘들게 알껍데기를 쪼고 있는 친구들 사이를 돌아다닙니다.
저는 틀림없이 먼저 나온 이 녀석이 친구들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응원이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방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부화기는 이제 막 태어난 병아리에게 인큐베이터와 같이 가장 편한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최종 파각이 끝난 후 털이 마를 때까지 몇 시간을 부화기에 더 두고 있습니다.
병아리는 태어나서 며칠 동안 노른자위에서 영양을 취하기 때문에 당장 먹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태어난 병아리 중 가장 먼저 나온 녀석은 입란 19일 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파각이 되었습니다.
이 녀석들은 제가 만들어준 제2의 인큐베이터인 육추기로 옮기게 됩니다.
다음에는 육추기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너무 좋아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되세유!
감사합니다
부처님도 오늘 하루 잘 지내세요
12남매 축하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남매라는 단어가 참 좋습니다
먼저 나온 녀석이 친구들 응원한다는 구절이 맘에 와 닿네요 ^^
ㅎㅎ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찌 그리 맛깔스럽게 쓰시는지
글솜씨 최고입니다,
등단하셔야겠습니다,
ㅎㅎ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육추합니다
내일 실외육추장으로~
행복한 밤 보내세요
12마리 부화 축하드립니다
저도 5월 7일에 입란해서 내일이 부화 예정일인데 아직 하나도 콕한것이 없네요~~~
지금쯤 파각이 되겠군요
축하드립니다
@철없는펜션(제주) 어머나 댓글을 기억하셨네요
저는 7일 오후 4시에 65란을 넣었는데 지금 깨어난것은 한마리이고 콕 한것은 6개네요
검란은 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저조한거지요?
@임마누엘(상주) 아이고~~
파각한 아이들
귀한 생명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철없는펜션(제주) 아직도 부화가 진행중이고요
현재까지 저희 집의 백봉알 20개중19개 청계 분양받아 넣은 45알중 21알이 부화되어 총40 알이 부화되었구요
청계 알 4개정도가 콕되어 있답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기쁜일이 많은 날 되시길ᆢ
@임마누엘(상주) 나머지도 부화 잘 되기를 기대합니다.
새 생명의 탄생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