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2023.5.2.화
■코스: 공암마을회관-철동마을-백하산(636M) 정상-백하지맥 정산 갈림길-우틀-570봉-내삼고개-내삼정마을-삼정
마을-우틀-공암마을회관/원점회귀
■구간거리/평균속도: 별첨
■동반자: 삼봉회
■차기 산행지:
○5.4(목): 경기 수원시 수원화성-팔달산-숙지산/빛고을목요산악회
○5.8(월): 충북 영동군 용소봉-대왕산
○5.10(수): 대전 만인산-정기봉-지봉산-달기봉
○5.13(토): 전북 군산시 어청도/빛고을목요산악회
○5.18(목): 경북 안동시 왕모산/빛고을목요산악회
○5.20(토): 경남 통영 만지도/샛별산악회
○6.1(목): 대구광역시 성암산-병풍산-대덕산/빛고을목요산악회
○6.15(목): 충북 옥천군 대성산-장령산/빛고을목요산악회
○6.29(목): 경북 영덕군 팔각산+바데산-동대산/빛고을목요산악회
○6.??-(1박2일): 영광 안마도 섬 트레킹
○5.24-26(수-금,2박3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대청도/청록산악회
○11.9-12(목-일,3박4일):대만 아리산-태로각 협곡/빛고을목요산악회
■후기: 오늘 코스는 처음 도전하는 코스이다. 광주 각화동 농산물공판장에서 08시에 출발하여 오늘 산행지인 백하산
들머리인 공암마을회관에 09:40경 도착했다. 마을 주민에게 등로를 물어보자 친절하게도 자기집 앞으로 가면 된다
며 커피한잔 하고가라는 친절을 베풀었지만, 우린 시간 관계상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바로 산행에 돌입했다.
그런데 초입지 부터 묘지로 올라가더니, 어찌나 깔끄막지고 낙엽이 발목까지 쌓여 있는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얼마나
산객이 뜸했으면 낙엽이 이토록 많이 쌓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그래도 산길은 개척산행 수준은 아니어서 다행이었
지만, 백화산 정상까지 거리가 2KM 밖에 안돼 된비알을 각오해야 하는 무척 힘든 코스였다. 묘지를 지나 힘들게 200
여M를 오른 뒤에 트랭글 지도를 보자, 당초 등산로는 우리가 올라온 마을의 출발점에서 한참 왼쪽 능선을 타고 올라가
야 했지만, 우리는 그냥 능선을 타고 치고 올라가기로 했다.
따라서 마을을 벗어난 지점부터 정상까지 비교적 짧은 1.5KM 정도 거리를, 표고차 500여M를 올라가야 했으니 그 고
생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산 이름은 백하산(白霞山)으로 '흰백ㆍ노을 하'자로 어느 산보다 예뻤지만, 산
은 정 반대로 내가 산행 입문한 이래 가장 혹독한 깔끄막지고 미끄러운 산행 코스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무튼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올라 점심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이른바 하산길에 나섰다. 그런데 570봉 근처에서 우틀하여
내삼정마을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처음 마주한 곳은 득권형께서 탐방하시더니 길이 묵어 희미한데다, 급한 내리막 계
곡 옆길이라서 그곳으로 내려가기를 포기하고 570봉에 올라 우틀하는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아뿔시! 산길이 보이지 않아 그냥 능선을 타고 뚫고 나가는 개척 산행에 나섰다.
하물며 이 코스는 진정한 개척산행으로 산길이 전무하여, 탁월하고 감각적인 산행 코스 명수이신 득권형 리딩하에, 백
하산 오르막 길의 등판각도를 초월하는 매우 깔끄막지고 미끄러운 내리막 길을 따라 하산하느라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었다.
암튼 전전긍긍하며 500여 M를 내려가자 산길이 보이기 시작해서 다행이었는데, 이때 우측에서 내려오는 길이 보이기
에 트랭글 지도를 보자, 아까 570봉 못미처 득권형께서 길을 찾느라 잠시 내려갔다 오신 지점에서 내려오는 코스였던
것이다.
그러나 고생 끝에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힘은 들었지만, 다행히 붙잡고 내려올 나무가 많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울러 이때 부터는 산길이 비교적 깔끄막진 코스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드디어 내삼마을에 당도하여 이때 부터 3
KM 정도를 도로 따라 가야해서 그늘도 없고 강렬한 햇볕이 걱정되어 다소 지루함이 예상되었으나, 아직은 5월초라
견딜만 했다. 희안한 것은 내삼마을에서 도로에 접속되는 우측 언덕에 취군락지가 있다는 득권형의 예리한 관찰력에,
한끼 이상은 충분히 나물로 먹을 만큼 크게 자란 취를 잔뜩 끊는 여유와 행운을 누렸다.
마침내 공암마을회관에 당도하여 마을회관 수돗가에서 시원한 물로 머리를 감고 세족을 하고나니, 어느 산보다 힘겹
게 등ㆍ하산했던 지나온 여정은 눈 녹듯이 사라져 기억에서 지워진 대신에, 미답지 산인 충북 영동군과 전북 무주군
에 걸쳐 있는 백하산을 정복했다는 희열감으로 충만했다.
과연 광주 산악인 중 몇명이나 백하산을 다녀왔을까? 아마 우리가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다만 아쉬운 점은 당초 오후 1시쯤 하산할 걸로 예상해 차로 2.4KM 정도 이동하여 용소봉을 연계산행할 생
각이었는데, 꿈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다음에 또 기회를 만들어, 학산면 용소봉과 대왕산을 이어 타기로 삼봉회원이
의기투합했다.
아무튼 5시쯤 귀광하여 모퉁이포차에서 소맥을 곁들여 묵은지토종닭 전골로 뒷풀이를 하고나니, 기분이 매우 상승
되었다.
마지막으로 오늘은 유달리 고생스런 산행길이었지만, 우리 삼봉회 회원 모두가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여서 다
행이었고, 매번 느끼지만 산행 때마다 미리 산행지를 스터디해 오시는 것도 모자라, 남달리 동물적인 맥 감각을 발휘
해 주시고 리딩해 주신, 득권형께 무한 감사드린다.
■산 소개: 백하산(白霞山,634M)은 충북 영동군 학산면과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걸쳐 있는 산으로, 산의 외부적인 형
세는 평범하지만 산속 곳곳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많다. 산의 동쪽에는 여의치 저수지가, 서쪽에는 봉황저수지가
있다.
등산 코스는 3가지가 있다. 가장 짧은 코스는 내삼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철골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내삼마을은 안삼
마을이라고도 부르며 삼정마을 안에 있는 삼정이라는 뜻이다. 마을 입구에는 도랑제를 모시는 반신 석상이 있다. 명절
때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도랑제를 지낸다. 이곳에서 1시간 10여 분 오르면 주능선이며, 적성산과 대덕산이
보인다. 두어 개의 봉우리와 숲길을 지나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는 여의치저수지의 시원한 경관이 한눈에 보이며,
정상에서 북쪽으로 뻗은 암릉은 백하산에서 제일로 손꼽히는 곳이다. 가파른 낭떠러지와 낙락장송이 어우러져 경치가
아름답다. 이곳에서 철골로 하산하면 3시간 정도 걸린다.
이밖에 정산과 이어지는 백하지맥길도 산객들이 가끔 이용하는 코스이며, 여의치저수지와 철골에서 각각 시작하는 산
행 코스가 있다. 여의치저수지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암릉을 타고 정상에 오른 다음 헬기장을 지나 봉황저수지로 하산
하며,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철골에서 시작하면 서당골을 지나 정상에 오른다. 하산할 때는 암릉을 타고 박정리골로
내려가며,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행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