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특별 강해] 마틴 로이드 존스 『십자가』 완결판
제8강. 내가 세상에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힘
■ 핵심 본문: 갈라디아서 6:14 (개역개정)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 보충 본문: 갈라디아서 2:20 (개역개정)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도 바울의 이 위대한 고백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힌 시체와 같다"고 선언한 직후, 곧바로 그 반대의 진리를 터뜨립니다.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세상의 눈에 비친 바울 자신의 모습 또한,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린 볼품없는 사형수요 흉측한 시체와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도가 세상과 맺고 있는 관계의 완전하고도 영구적인 단절을 선포하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하고도 영광스러운 자유의 선언입니다.
1. 세상의 눈에 비친 그리스도인: "저 바보 같은 자를 보라!"
여러분이 참된 십자가의 복음을 만나 거듭나게 되면, 세상 사람들은 여러분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야, 저 사람 참 지혜롭다. 훌륭한 선택을 했구나"라며 박수를 쳐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세상(코스모스)의 관점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은 자기 스스로 인생을 망쳐버린 구제 불능의 바보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바울을 보며 이렇게 조롱했을 것입니다. "저 가엾고 어리석은 바울을 보라! 가말리엘 문하에서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던 자가, 미래의 대제사장이 될 수도 있었던 자가, 도대체 무슨 환상에 미쳐서 저렇게 헐벗고 굶주리며 매를 맞고 다니는가? 저 미치광이는 완전히 자기 인생을 낭비하고 있구나!"
그렇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십자가에 매달린 시체처럼 무가치하고 매력 없는 존재로 여깁니다. 주말마다 산과 들로 놀러 가며 인생을 즐기지 않고 좁은 예배당에 앉아 눈물 흘리는 여러분을, 남을 짓밟고 올라가 돈을 벌어야 할 때 정직하게 손해를 감수하는 여러분을 세상은 비웃고 경멸합니다. 세상의 눈에 우리는 십자가형을 당한, 철저히 실패한 루저(Loser)일 뿐입니다.
2. 시체의 신학: 철저한 무반응 (시스스타우로오, συσταυρόω)
그러나 성도 여러분! 세상이 우리를 그렇게 비웃고 시체 취급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합니까? 억울해하며 세상을 향해 변명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예수 믿어도 세상에서 부자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항변해야 합니까?
바울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할 때, 헬라어 **'시스스타우로오(συσταυρόω,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다)'**라는 단어를 씁니다. 여러분, 시체의 가장 큰 특징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완벽한 무반응'**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시체를 향해 사람들이 아무리 침을 뱉고 욕을 퍼부어도 시체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 시체 앞에 세상의 모든 황금과 다이아몬드를 갖다 놓고, 세상 최고의 권력과 쾌락을 주겠다고 유혹해도 시체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습니다.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자극에도 반응할 수 없는 상태, 이것이 바로 세상을 향한 우리의 영적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하십니까? 세상 친구들이 나를 따돌리고 조롱한다고 상처받으십니까? 혹은 세상이 나에게 달콤한 명예와 돈을 흔들며 유혹할 때 마음이 요동치십니까? 그것은 여러분이 아직 세상을 향해 십자가에 확실히 못 박히지 않았다는 끔찍한 증거입니다. 시체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음성에만 반응하고, 세상의 유혹과 조롱 앞에서는 완벽하게 죽은 자로 서 있어야 합니다!
3. 영광스러운 추방자 (The Glorious Outcast)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5장 1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
참된 기독교는 세상과 평화 협정을 맺는 종교가 아닙니다. 우리가 십자가의 도를 굽히지 않고 타협 없이 살아간다면, 세상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미워하고 토해낼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철저히 버림받은 '영광스러운 추방자(Outcast)'요, 나그네와 행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불신자들과 아무런 마찰 없이 그들의 가치관에 완벽하게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다면, 두려워하십시오! 거짓 선지자들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화가 있도다!"(눅 6:26)라고 주님은 경고하셨습니다. 십자가의 복음은 필연적으로 세상과 충돌을 일으킵니다. 세상이 나를 십자가에 못 박힌 죄수처럼 멀리하고 꺼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해 있다는 가장 확실하고 영광스러운 증거입니다!
4. 두 세계 사이의 완전한 절단
우리 아름다운교회 성도 여러분, 바울은 지금 자신의 옛 자아를 향해 돌아갈 다리를 완전히 불태워버렸습니다.
십자가는 세상과 나 사이에 놓인, 결코 건널 수 없는 깊은 심연이자 절망의 강입니다. 세상은 나를 죽은 자로 여기고, 나 역시 세상을 죽은 시체로 여깁니다. 이것이 바로 바울이 누렸던 절대적인 자유의 비결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세상의 인정에 목말라하며 양다리를 걸치고 있습니까? 아직도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기대하며 육체의 모양을 내고 있습니까? 오늘, 그 더러운 미련을 갈보리의 십자가에 단단히 못 박아버리십시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세상이 나를 어리석다 조롱해도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 하늘의 시민권자로 완전히 소속이 바뀐 자들입니다. 세상에 대하여는 철저하게 죽고, 오직 내 안에 사시는 예수 그리스도만을 향하여 뜨겁게 살아 숨 쉬는 진짜 성도, 타협 없는 십자가의 군사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