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일자: 2024년 10월 10일 10:00-12:00
● 장소: 소망강의실
● 참가인원: 이혜영, 김소영, 유성은, 이혜령, 백윤주, 한문양, 지영은, 김지영, 이선모, 한양미, 최현덕, 윤정애, 최혜린
● 모임방식: 대면
● 활동도서: 가자가자 감나무| 편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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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님의 감상글로 시작한 오늘의 모임의 주제 책은 '가자가자 감나무'였습니다.
신입교육 때 말놀이 강사님의 강의가 떠올랐습니다. 말놀이는 '언어유희요'라고도 하며 구전되는 성질도 있고, 반복되는 운율이 재미가 있어 아이들 놀이에 많이 사용되었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혜영님의 쏙 빨려드는 감상글이 끝난 후, 오늘의 주제가 말놀이인 만큼, 작년 선배 기수에서의 말놀이 떼창 이야기에 이어 우리 교육부장님의 전설같은 말놀이 낭독 녹음파일을 우선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구성진 가락에 어깨가 들썩들썩.
말놀이라는 주제는 모인 모두를 유년시절 어느 쯤엔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서로 다른 시간, 서로 다른 공간에서의 다양한 말놀이 경험들을 나누면서 이야기들의 굉장히 풍성해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가자가가 감나무'책과 '동무동무 씨동무'책을 뒤적이며 같이 낭독해보면 좋을 글들을 찾았습니다.
교육부장님의 구성진 가락 음원에 이어 13기 유성은님이 '꼬부랑 할머니가' 말놀이 글 선창을 시작하였습니다. '꼬부랑할머니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그 가사를 넘어 재미있는 표현들 많았습니다. 전통적인 리듬으로 시작하여 21세기풍으로 멋지게 마무리하며 즐거운 말놀이 낭독이 시작되었습니다.
책에는 워낙이 많은 글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모인 회원들이 돌아가며 같이 낭독하고 싶은 말놀이 글을 제안하고 같이 읽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54쪽, 오랑깨롱 강깨롱은 이응 받침으로 소리가 통통 튀고 재미났습니다.
57쪽, 군입질노래에서는 '군입질', '군침', '군것질' 등 낱말의 뜻을 함께 공유하며, 말놀이 속 군입질 하던 아이에 짠해하며 그 상황속으로 폭 빠져들기도 하였습니다.
60쪽 하나는 뭐니? 말놀이는 비슷한 류로 파생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묻고 답하는 노래형식이라 매기고 받고 하는 과정이 즐겁고, 또 변주곡 같이 다양하게 응용하여 대답할 수 있는 점에서 놀이 확정성이 크다며 저마다 숫자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숫자와 관련해서는 '하나하면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 잘잘잘~'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등 익숙한 것들이 참 많고, 동네마다, 시기마다 조금씩 다른 표현들이 들어 있음을 비교하며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숫자와 더불어 가위바위보와 관련된 말놀이들에 대해서도 나눔을 하였습니다.
가위바위보슬보슬 개미똥꼬 멍멍이가 노래를 한다람쥐가....로 계속 이어지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하하호호 시끌벅적하고 유쾌한 시간이 이어져 갔습니다.
말놀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오래 전 전기가 없던 옛날, 해저물고 호롱불 주변에 모여 새끼를 꼬는 어른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83쪽 새야새야 파랑새야는 녹두장군, 전봉준 이야기를 말놀이로 푼 것으로, 가자가나 감나무 책에는 ~청포장수 울고 간다. 다음에 두부장수 웃고 간다라고 한줄이 더 있었습니다. 영어 문화권에서도 아이들 놀이요(예, ring around the rosie 등)에서 그 당시 시대상을 발견할 수 있는 사례가 적잖이 있음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전봉준이야기와 같이 역사와 관련된 것도 있지만, 다소 민망한 '으른들'을 위한 '성'적인 주제를 담은 말놀이도 있었습니다.
TV도 없고 라디오도 없던 시절, 긴 밤을 보내는 즐길거리로서의 어른들의 말놀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133쪽 고바우 영감은 '고'를 시작으로 하는 말놀이로, 최근 말놀이 강의를 했던 강동지회장님은 '고덕천, 고양이' 등으로 바꿔서 강동구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맞췄던 사례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구전의 특징이자 장점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상상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말놀이 현 시점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함께 떼창하며, 같이 읽고 느끼며,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이혜영님의 마지막 마무리 인사로 '가자가자 감나무' 신입모임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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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간중간 알아두면 쓸데 많을 자잘한 나눔거리를 적어봅니다.
- 전기수 : 예전에 책을 읽어주던 사람 또는 이야기꾼, 굉장히 실감나게 이야기를 잘 해서, 이야기 속에 빠져 현실과 구분짓지 못한 청중에 의해 살해당한 전기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 '조선잡사'라는 책을 보면 전기수라는 직업군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일일 서기의 추천임돠))
- 독일어는 조어: 독일어로 냉장고를 뜻하는 단어를 보면, '차가운 것을 넣는 통'과 같이 단어의 뜻을 조합하여 설명하고 있다고 해요.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북한말에 대한 공부도 한다고 해요. 북한이 잘한 것이 딱 2개가 있는데, 친일청산과 우리말 살리기라고 합니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라는 책이 있는데, 전봉준에 대한 이야기래요.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자가자 감나무' 머릿말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어요.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라는 도서 추천도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돌 팬클럽에서 노래 추임새 넣을 때 보면 말놀이의 일종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첫댓글 와우~~꼼꼼하고 재밌는 감상글이네요😄
보태기도 아주 알차고 유용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