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신랑 덕에
미국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개월째 접어드는 새댁입니다^^
저희는 애리조나 투산에 있어요.
8월 초에 부산-도쿄-LA-Tucson 이라는 먼 여정을 거쳐서
Tucson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타는 듯한 더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한낮만 아니면 시원한 가을바람도 불고 그러네요.
그럼 여기 이야기 한 번 해 볼게요^^
1. 입국심사
LA에서 Tucson으로 가는 국내선을 갈아타고 가야 했는데,
LA 공항에서 입국심사하는 사람을 잘못 만나서 심사받는데 한참이 걸렸어요ㅡㅡ;
한참 걸린 이유도 어이없었죠.
서류를 보고는 한국인 통역하는 봉사자를 데려오더니만
갑자기 미국에서는 애기를 10명을 낳아도 상관없지만 보험을 꼭 들어야 된다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얘기를 하는거에요. 통역해주는 아저씨도 황당해하고ㅋㅋ
그렇게 한참만에 심사장을 나오니 이미 수화물도 다 나와서 항공사직원이 지키면서 두리번거리고 있었어요.
국내선 수속시간에 늦을까봐 LA공항을 정말 열심히 뛰었던 기억... 절대 못 잊을 것 같네요.
다음엔 LA이 경유하지 말자고 신랑한테 그랬었다는ㅋ
2. 첫인상
그랜드 캐니언이 있는 주. 멕시코에 가까운 주. 선인장이 널린 곳...
뭐 이런 얘기들을 대충 듣고 왔는데요, 일단은 야자수들이 맞이하네요.
제주도 갔을 때 투산 모습이랑 비슷하다더니 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사진은 도착해서 묵었던 호텔이구요.

고층건물이 너무 드물어서 의외였어요. 대부분 1~3층정도이고,
다운타운이랑 UA(University of Arizona) 쪽에만 그보다 높은 건물들이 있어서
투산 어딘가를 달리는 중에는 멀리서도 보여요.
고층건물 속에서 살던 사람으로서는 탁 트인 곳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8월의 Tucson은 너~무 더워서, 손에서 생수병을 놓을 수도 없고,
탁트인 곳은 햇빛을 가려주지 않아서 계속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 계속 근처에 태풍이 지나간다고 한 번씩 비가 와 주긴 했는데
그마저도 비가 내릴 때 뿐. 그치면 한 두시간 만에 다 말라버리는 것 보고 정말 깜짝 놀랬더랬습니다.
뭐 이런 햇빛과 건조함이 있나 싶어서ㅡㅡㅋ
3. 여기도 정말 미국?!
앞으로 최소 1년은 있어야 할 곳이니까 집, 차, 살림살이 등등 사야할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서 도착해서 한 동안 정신없이 다녔는데요,
멕시코와 가까운 곳이다 보니 다니다보면 여기가 정말 미국인지, 멕시코인지 싶기도 했어요.
시가지 분위기, 사람들 보이는 모습 뿐만 아니라 영어만큼 스페인어도 흔하게 들려왔거든요.
제가 너무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핸드폰 기본 언어도 영어랑 스페인어더라구요.
쇼핑 다녀보니 전문매장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을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따로 따로 쇼핑을 해야하는 것은 피곤했지만, 분류는 잘 되어 있더라구요.
4. 영어공부하기 - 지역도서관과 공공기관을 활용하자~
저는 F-2비자로 미국에 왔기 때문에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어요ㅋ
그래도 영어마저 거의 못하는 대로 있을 수는 없어서 신랑이 검색해 본 결과
저같은 사람들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걸 알았답니다.
저는 이 곳 Tucson YWCA에서 하는 ESL 프로그램에 일주일에 세 번 참여하고 있어요.
여기 뿐만 아니라 Pima 공공 도서관에서 회화 수업이 있어서 신랑도 참여하구요.

수강생 대부분이 멕시코나 중남미에서 오신 아주머니들이시라서 여기서도 영어 못지 않게 스페인어가 들려와요ㅋ
선생님이나 일하는 분들도 다들 스페인어도 할 줄 아시고, 등록서마저 영어로 된 게 없다고 일단 수업 듣고 나중에
등록하라고 했답니다ㅋ 회화반 선생님은 장난삼아 스페인어도 배우라고 그러시죠ㅋ
처음 한 달은 저 혼자 아시아인인데다 영어도 잘 못해서 대략 난감했는데, 지금은 대만인, 태국인 아주머니가 한 분씩 늘었네요.
공부하러 간다기보다 아줌마들의 수다모임 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ㅋ?!
어느 나라든 아줌마들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영어를 잘 못해도 왠지 무슨 얘기하는지 알 것 같고 그렇더라구요.
출발 전에, 신랑이 결혼 전에 먼저 미국에 있을 동안 만났던, 저처럼 남편 따라 온 부인분들이
말도 안 통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 하고 뭐 그런 이유로 힘들어하더라고
저한테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고 늘 얘기했었거든요.
와 보니 그런 걱정이 이해가 되는데, 생각보다 저는 잘 지내는 기분이랄까요ㅋ
5. 미국 현지 성당에서 미사보기.
Tucson에도 한인성당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긴 했지만
저희 집에서는 멀고, 신랑은 신자가 아니라서 같이 가자고 떼쓰기도 뭣해서 고민 끝에
큰 용기내어서 혼자 미국 현지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갔었어요.

UA 메디컬 센터 맞은 편에 있는 성당입니다. 신랑이랑 도서관 가면서 눈여겨 보다가
드디어 실천에 옮긴거죠. 미사 예절은 대개 비슷해서 별 일 없이 미사보고 왔답니다.
혼자 있는 동안 엄청 긴장했는데, 웃으면서 평화인사도 해 주고^^
비록 강론은 거의 못 알아듣고 오지만, 찬송 듣고 기도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옵니다.
저는
이제 두 달 지나고, 아직도 적응 중인 것 같아요ㅋ
다음주는 운전연습이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오늘 추석인데,
한인마트에서 사온 송편으로 추석분위기 한 번 내봐야겠습니다.
그럼, 다들 추석 잘 보내세요~
첫댓글 소소한 일상이지만 정말 따끈한 현지정보네요^^
오 좋은정보네요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