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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4월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천지는 추운 기운을 떨치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꽃이 피고 새 잎을 내는 시기에 싸늘한 기운을 확 불어넣어 정신차리라고 꽃샘추위도 있었고, 정말 고맙게도 비도 많이 내립니다. 지난 겨울 내내 가뭄이었는데 비가 자주 내려 뿌리가 벋고 나뭇잎이 자라는데 큰 도움이 되니 많이 행복합니다. 어치는 늘 식물과 가까이 있다보니 다른 건 몰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애가 타거든요. 이렇게 비가 자주 내려주면 그야말로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오늘은 언제나 멋진 청련암에서 활동했습니다.
범어사입구의 등나무길을 돌아 점심공양을 하고 청련암으로 걸어올라갔습니다. 많은 생물들을 만났고 우리 친구들과 엄마의 웃는 얼굴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함께 한 가족은 유빈이와 엄마, 서우와 엄마, 수호와 엄마, 강률이와 어치, 예림이와 엄마였습니다.
수연이는 감기로 못오고, 서온이는 유치원행사로 못오고, 강률맘은 회사일로 못 오셨지요.
푸르른 볼 것 많은 오늘로 출발합니다~~
청련암 뒷산입니다. 친구들이 오기전 절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헉!!!
이것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초록의 향연~~ 나무의 어린 잎들은 저마다 색이 다 달라요. 연두색에도 농담이 다양하고, 갈색을 띈 잎, 잎 뒤에 흰 털을 달아 뿌옇게 보이는 잎...그리고 진한 초록의 소나무잎...
봄의 숲색이 늘 어치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와~~ 난 살아있다!!! 는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색이지요.
노란 튤립
노란 튤립이 피었어요. 튤립은 지금 꽃을 닫고 있네요. 추울때는 꽃을 닫고, 기온이 올라가면 위쪽이 벌어집니다.
색이 얼마나 예쁜지 한참을 서서 보았어요.
진짜 깜찍한 금낭화랍니다. 분홍머리를 한 소녀의 얼굴같은 금낭화... 잎은 저 아래 있고, 가지끝에 꽃들이 차례로 피는데, 소녀의 양갈래머리가 붙어있다 서서히 갈라지면서 예쁜 단말머리를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뭘까요? 이거슨.... 단풍나무의 꽃이랍니다.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열매가 열리는 것은 반드시 꽃이 있다!!
이것을 명심하시고, 무엇이든 꽃과 열매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당^^
숲길에서 만난 애기똥풀입니다. 가운데 위로 솟은 열매에는 개미가 좋아하는 젤리가 들어있어요. 씨앗을 멀리 떨어트리지 않고 바로 밑에 떨어지게 두면, 젤리 향기를 맡고 개미가 와서 하나씩 물고 간답니다. 개미집 근처까지 가면, 젤리는 잘라서 씹어 저장하거나 애벌레에게 주고, 씨앗은 개미집밖에 버려줍니다. 애기똥풀은 그렇게 씨앗을 퍼트리는 똑똑한 식물이랍니다.
자 이제 모두 모이셨네요. 그럼 등나무숲에서부터 출발해볼게요.
지난달에 꽃봉오리가 보이고 흰 털이 덮인 잎들을 보았는데, 오늘 보니 한달만에 잎도 풍성해지고 꽃도 많아졌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잎이나 꽃을 따면 나오는 노란 액이 더 진해지고 많아졌어요. 이제 식물들에게는 살기좋은 계절이 되었나봐요.
이 길엔 자연인삼이 있는데요, 그 때문인지 이 길을 가면 늘 기분이 좋아요. 소개할 꺼리가 있고, 많이들 좋아해주시니까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나봐요^^ 우리 가족들도 열심히 찾아보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풀일까요?
개별꽃무리입니다. 이렇게 한군데에 무리지어 자란답니다. 숲속 동물들이 인삼이 필요하면 캐 먹겠지요? 개별꽃무리가 소담스럽게 피어있어요.
우리 조상님들은 등나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요즘 학교나 공원에 꽃을 보기 위해 많이 심는데 말이죠.
등나무는 스스로의 힘으로 서지 않고 다른 나무를 압박하면서 감고 기대살기 때문에 그 삶을 닮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해요. 그러나 사실 자신의 몸체를 키우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렇게 남을 감고 사는 것이 훨씬 힘이 덜 들겠지요. 덩굴식물들의 삶의 전략이랍니다.
한 켠에서 강률이와 수호 사진을 찍어보았어요. 잘린 등나무줄기를 당겨봅니다. 등나무줄기를 당기니 저기 키큰 나무가 출렁거립니다. 강률이와 수호가 무척 신기해합니다.
오늘은 수호와 어치가 한팀이에요.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하는데도 씩씩한 강률이는 잘 놀아주었어요. 아직 아기인 것 같은데 벌써 다 큰 것 같아요. 민들레귀걸이 사진이 우리 둘 것 밖에 없네요 호호호.
강률이는 오늘 어치랑 손을 놓치고 떨어지면, "오늘 엄마한다고 했는데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해욧!!" 합니다.
녀석~~ 어치에게 오늘 하루 의지하기로 맘을 굳게 먹었었나봅니다. 아공 이뽀~~
귀여운 강률이 사진 엊어보아요. 어치가 진행하느라 사진도 없고 많이 돌봐주지도 못했지만 지금 보고 싶은데 보니.. 하룻동안 어치의 진짜 아들이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르막길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 잠시 쉬어가려다 여기서 많은 활동을 했네요. 그냥 쉬기는 아까운데 서우가 큰 바위위를 오르고 내리기에 바위점프를 권유해보았어요. 아직은 준비가 필요한지 망설였지만, 결국 서우는 오늘 더 높은데서도 뛰어내렸지요?
어치는 어른 대상의 수업을 주로 하지만, 유치원 어린이들 생태수업도 진행하는데요, 이런 바위가 있으면 아주 좋지요. 모험, 도전, 성취.. 이런 단어들을 챙기기에 정말 좋은 도구가 바위거든요. 처음부터 혼자할수도 있지만, 모든 친구들에게 골고루 도움의 기회를 주고요, 그 뒤에는 각자의 능력에 맞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해 줘요.
그럼 다음달 어치를 만났을 때 모두 바위놀이터로 가자고 아우성입니다. 한달 한달 스스로 뛰어내리는 어린이가 많아지면서 결국 연말이 다가오면 모두들 혼자 뛰어내리는 데 성공해요. 급하게 서두르면 자칫 잘못하여 어린이들에게 자괴감과 열등감을 심어줄 수 있기에, 모든 능력을 그 수준에 맞게 칭찬해주는 게 어치의 비결이에요.
오늘 우리 친구들 보세요. 정말 멋졌지요?
사진이 아주 잘나왔네요. 유빈이가 빠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친구들의 얼굴이 너무 멋지게 나와 보기 좋습니다.
쉬어가는 김에 어치의 가방 무게도 졸 줄여볼까~~ 해서 만들기를 제안합니다. 아주 넓고 편평한 바위가 있으니 이곳에 요정들에게 줄 선물을 만들어보자 했지요. 처음엔 시큰둥했으나 점차 자기만의 아이디어에 멋을 부려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냈어요. 똥도 있고 그릇도 있고 케잌도 있고 기차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손이 더러워지는 것을 걱정하면 안되요 어린이들은^^;;
뭐든 주무르고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고 하면서 몰캉한 상상력을 길러야하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찰흙은 매번 필수 준비물입니다. 이런 기회에 마음껏 만지고 또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런데요 참 놀라웠어요. 어린이들은 진짜 어치의 스승이라니깐요^^
"이거 사람들이나 요정이 모르고 밟으면 어떻게요?" 라며 친구가 말했죠. 세상에 어치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건 소중한 작품이에요. 다치지 않게 해 주세요 하는 의미로 테두리를 급히 만들었지요.
우리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재료들을 가져와서는 우리들만의 테두리를 만들었어요. 감동~~~
이 타임에서 잠시 가족사진을 올려볼까요?
그런데요.. 하하하 어찌 아드님들은 다 엄마와 떨어져 계시남요?
수호네도 엄마와 수호는 계속 따로 떨어졌지요? ㅎㅎ 혼자서 풀을 찾는 우리 수호맘^^
잠깐!! 이 타임에 가족사진을 올려볼까용?
예림이와 엄마의 다정한 모습. 찰흙놀이를 하는 중입니다. 엄마의 작품에 예림이의 의견까지 넣어 조물조물~~
뭘 해도 엄마랑 속닥속닥이는 유빈이가족. 아주 환하고 화려하게 찍어주셨네요^^ 유빈이네를 찍어주신 사진이 여러장이네요. 유빈맘 다음에 한턱 쏘세요!!!!!
강률이와 어치의 행복한 간식시간^^
두분은^^;; 사진중에 아드님과 함께 한 사진이 없어 결국.... 이렇게 독사진을 두장 모을 수 밖에 없었다는....
활동적인 두 친구들이 선두에 선 어치를 따라가는 바람에 사진이 그만 없네요. 우리 5월부터는 가족사진을 꼬옥 남기기로 해요^^
2007년 어치가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 야생화 꼬깔콘^^ 전국에 소문이 났는지 새로 나온 책에 보니 떡 하니 사진이 있어서....
느낌이... 어치도 빨리 책을 쓰겄습니당!!!
어쨌건 아무도 돌보지 않는 들의 야생화들이 더 몸에 좋다는 거 아시죠? 조금씩 뜯어서 꼬깔콘과 샌드과자에 넣어 먹었어요. 자연의 기운을 온몸에 받아먹은 느낌... 참 좋아요.
어치와 친구들이 무엇을 보며 놀라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까지 올라온 친구들이 조금 지쳐서는 왠만한 것에는 잘 놀라지도 않을텐데 말이죠^^
우와~~ 예림이와 강률이가 들여다보는 것은.... 바로 올챙이지요.
청련암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1급수물이 고이는 곳이 있어요. 계곡에도 찾아보면 올챙이들이 있지만, 이곳에서 편하게 올챙이를 만날 수가 있기에 친구들을 이리로 초대했지요.
우와~~ 진짜 올챙이가 엄청나게 많지요? 우리 서우가 아예 누워서 관찰하는 모습이네요.
그릇을 하나씩 주고 떠 보라했는데 ^^, 잘 떠지지 않으니 우리 수호가 안달이 났어요. 그래서 어치가 과자를 담아 먹으려고 가져왔던 대바구니를 주었어요. 물이 아래로 쭈욱 빠지면서 올챙이들은 잘 떠지지만 그릇에 담기는 어려웠지요. 그래서 아래에 질긴 휴지를 깔고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올챙이를 떠 보았답니다.
엇? 그러다 발견한 도롱뇽알집. 한번에 두개의 알집을 돌이나 나뭇가지에 붙여놓는 습성이 있어요. 물에 잘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도롱뇽 알집음 처음 만나는 친구들도 있어 오늘 아주 신기해했지요.
오늘 어치 아들이라서 그런지 강률이 사진이 많네요. 청 트레이닝복을 입고서 아주 진지하게 관찰하는 모습입니다.
육색인 올챙이들이 도롱뇽알집에 들어있는 모습이 보이나요. 알집속의 올챙이는 아직 어린 도롱뇽 유생들을 잡아먹네요.
어치가 가방을 두고 와서 다시 올라갔쟎아요? 그때 올챙이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보고 있다가 사진을 좀 많이 찍어왔어요.
올챙이는 아가미호흡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입을 위로 뻐끔거리는 것은 숨쉬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해요. 물위에 떠 있는 것을 먹거나 노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배가 보이도록 몸을 뒤집는 것은 어치 생각에 아마도....
붉은 빛깔을 내는 배랑 창자들이 훤히 보이는 배는 새들에게 혐오감이나 경계심을 유발하지 않을까....
붉은 색은 새들에게 독이 있음을 알리는 색이거든요.
배를 뒤집어 하늘을 향해 입을 뻐끔거리는게 얼마나 예쁘던지, 우리 나들이가족들이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동안, 어치는 올챙이들을 한참이나 관찰했답니다.
올챙이눈을 봤다며 유빈맘이 기겁을 하셨죠? ㅎㅎ 여기 올챙이눈 사진을 올려드려요. 움직이는 먹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눈이 좋다구요^^
비밀의 숲같이 울창한 숲에서 단체사진 한컷^^ 모두 멋진 우리 나들이가족~~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이제 기지개를 켜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 4월입니다. 겨울을 난 벌이 줄딸기꽃의 꽃가루를 열심히 먹고 있어요. 어치도 4월엔 눈코뜰새 없이 자연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 매일 새로운 자연이야기를 발견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서 늘 즐겁답니다. 그중 우리 나들이가족을 만났을 때가 젤루 행복하다는 고백을 합니다......
우리 다음달에도 행복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꼬옥 만나기로 해요~~
다음달에는 청련암 위쪽으로 올라가보렵니다.
첫댓글 ㅋㅋ담에 커피라도 쏴야겠네요^^! 범어사는 항상 좋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선생님과 이번학기에 곳곳을 둘러볼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이렇게 많은 올챙이를 이렇게 자세히 본적은 처음이네요 ㅋㅋㅋ 너무 신기했어요. 입으로 숨을 쉬는줄 알았는데 먹이 또는 노는것이였군요 ㅋㅋ 좀더 따뜻한 눈으로 봐줄걸 그랬습니다^^;;; 다음달에도 즐겁에 또 놀아요 💜
어치의 이야기에 크게 반응이 돌아와 너무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도 조금 과한 리액션 부탁드려요^^ 너무 반가운 댓글이라 다음 달에 유빈이에게 선물 하나 할게요.
똑같은장소에 또 뭐가 다른게 있을까하지만 날씨가 바뀌니 볼것도 달라지네요~
우리나라 사계절이 새삼 고맙습니다ㅎ
과자랑 꽃이랑 궁합이
이렇게 좋을일인가요?
색다르게 잘먹었습니다 ㅎ
그리고 어릴때 이후로 올챙이떼들을 오랜만에 마주했는데 징그럽기도하면서 신기했는데 수호에게는 천국이었어요~
하루종일 올챙이 얘기를 하더라구요ㅎ
5월달에도 기대하겠습니다~^^
우와우와 정말이지 이번에 참여못했는데 같이간것처럼 생생한 이 후기는 뭐죠? 사진찍어주신 모든분들 사랑합니다♡
돌봐주신 어치쌤은 더 사랑합니다♡ 우리강률이는 혼자갔지만 너무너무 씩씩하게 숲체험 잘하고 와서 줄줄 자랑을 하는데 살짝 서운할뻔했지만ㅋㅋ한뼘 자란듯 했어요
다음달도 너무 기대되는 숲체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