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삼십팔칙(三十八則)
우과창령(牛過窓欞) 소가 창문을 통과하다.
본칙(本則) 역(譯)
오조(五祖)가 말했다. 예컨대 물소가 격자 창문을 통과할 때 머리와 뿔, 네 다리는 모두 통과했는데 어째서 꼬리는 통과하지 못하는가? 五祖曰, 譬如水牯牛過窗欞, 頭角四蹄都過了, 因甚麼尾巴過不得.
평창(評唱) 역(譯)
무문이 말했다. 만약 여기에서 돌이켜 외짝 눈을 얻고 한마디 말을 할 수 있다면, 위로는 네 가지 은혜(四恩)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삼계(三界)의 중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그러하지 못하다면 마땅히 다시 꼬리를 잘 살펴봐야만 할 것이다. 無門曰 若向者裏, 顛倒著得一隻眼, 下得一轉語, 可以上報四恩, 下資三有. 其或未然, 更須照顧尾巴始得.
송(頌) 역(譯)
게송으로 읊다. 통과하면 구덩이에 떨어지고 되돌아가면 오히려 부서지네. 이 하찮은 꼬리란 놈이 참으로 매우 기괴하도다! 頌曰 過去墮坑塹, 回來卻被壞. 者些尾巴子, 直是甚奇怪.
사족(蛇足)
우과창령(牛過窓欞)인 이 공안화두(公案話頭)도 오조법연(五祖法演) 선사가 낸 공안화두(公案話頭)다. 물소가 창문(窓門)을 통과(通過)했다는 공안(公案)이다. 무슨 창문이 그리도 큰 창문일까? 작은 창문이면 그 큰 몸뚱이로 어떻게 창문을 통과했을까? 큰 물소라면 몸이 끼어서 문이 부서지기 전에는 나오지도 못할 것인데 버젓이 통과, 했다고 공안(公案)을 제시(提示)했다. 고승(高僧) 선지식(善知識)이 만든 공안화두(公案話頭)인 만큼 수행자(修行者)는 의심의문(疑心疑問)을 갖고 풀어내야 한다. 풀어내는 방법은 공안참구(公案參究)이고 화두타파(話頭打破)가 선(禪)의 본질(本質)이다. 이것 말고 잔머리로 이 생각 저 생각 백날 해보았자, 모기가 쇠(鐵牛)로 된 소를 깨무는 격이다. 주둥이가 부서진다. 이 공안 본칙에 보면 창문 크기 규격도 나와 있다. 물소가 격자 창문을 통과할 때 머리와 뿔 네 다리는 다 통과하였는데, 어째서 꼬리는 통과하지 못하였는가? 이다. 소가 워낙 커서 네다리 뿔은 다 통과하였는데 아주 작은 꼬리는 아직도 통과 못한 까닭이 무엇이냐? 이다. 꼬리가 통과, 못한 까닭만 알아내면 공안타파(公案打破) 심공급제(心空及第)이고 성불(成佛)이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물소가 창문을 통과했다는 공안화두 법연 선사가 집에서 먹여 키운 소라네, 뿔 두 개 다리 넷은 창문을 통과하였는데, 천년이 지나도록 꼬리는 창문에 아직도 그대로 있다네! 牛過窓欞公案話 法演禪師家畜牛 兩角四足過窓門 千年越窓未過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