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는 무겁고 부정적으로도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했었으니 이번 이야기에서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약을 기분 좋게 즐기면서 타기 위한 컨디션 조절과 나아가 평소에 카약킹에 좋은 몸 관리 방법 등을 주제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동의하실지 모르겠지만 저의 소견으로는 카약킹은 심신이 건강한 사람이 더 강해지기 위해 하는 스포츠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며, 그 과정에서 혹시 느낄 수도 있는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깨끗한 물과 멋진 경치가 있고, 덤으로 심신에 약간의 자극을 줄 수 있는 수상 환경을 의도적으로 선택해서 즐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분·초와 순위를 다투는 경기에 나가는 것이 아닌, 즉 스프린터(sprinter)가 아닌 여가 활동(레저스포츠)으로 카약킹을 즐기는 동호인들은 단지 몇 분 또는 단시간에 질주하는 스프린터 카약커들과 달리 대체로 더 긴 시간 동안 카약을 타는 편입니다.
보통의 카약 투어를 보면 짧아야 반나절, 길게는 하루 종일도 탑니다.
카약을 타는 강도(intensity)도 나름대로 선택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카약킹을 그저 '배 타고 노는 것'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카약을 타려면 패들링(paddling)을 해야 하는데, 유사한 동작을 하는 운동 기구가 만들어질 정도로 패들링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중 하나로 꼽습니다.
특히 장시간의 유산소 운동이 필요한 이들이나 달리기를 하기에 체중이 과해서 하체 관절 등에 무리가 올 수 있는 이들에게는 아주 좋죠.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패들링은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별도로 몸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즉 이러한 부분을 무시한 채 곧바로 의욕을 앞세워 패들링을 하다 보니 웬만한 사람은 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카약킹에 미처 준비되지 않은 '저질 체력'을 조금이라도 빠른 기간 내에 극복하고 좋은 몸을 가짐으로써 '노가다가 아닌 즐거운 카약킹을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제안을 드려봅니다.
카약킹 컨디셔닝
① 에어로빅 컨디셔닝
평일에 조깅이나 러닝 머신에서 뛰거나, 계단으로 다니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에어로빅 컨디셔닝을 꾸준히 하면 놀랍게도 거친 물에서 장시간 카약을 타는데 필요한 상당한 수준의 체력을 배양하는데 엄청 도움이 됩니다.
흔히 피트니스(Fitness)라고도 부르는 이런 컨디셔닝들은 심장 혈관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어 상당한 시간 동안 카약을 타는데 쓰이는 근육 섬유들의 사용을 극대화하면서도 근육의 피로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것을 주 2~3회 격일 정도로 꾸준하게 적절한 수준으로 하면 정말 좋습니다.
적절한 수준이라 함은 피트니스를 실행하는 중에 일어나는 자신의 최대 심박수(=220 -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65~80% 수준에서 30~60분 정도를 하는 것입니다.
물에서 노는 카약커라면 수영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꿩 먹고 알 먹고' 이런 게 진짜 그뤠잇이라 볼 수 있죠. ^&^
② 근지구력과 파워 컨디셔닝
제 소견으로는 조금은 강도 높게 카약킹을 즐기는 카약커에게 이것이 가장 필요하고 배양하면 좋다고 봅니다.
카약에 자신의 몸을 싣고 노를 저어 앞으로 나가는 것은 솔직히 힘들죠. 캠핑 장비까지 가득 실었다면 더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는 카약을 순식간에 급발진·급정지·급회전시켜야 할 경우도 있죠.
이때 직면하는 카약에 가해지는 물의 저항(load)을 우리 몸의 근육들이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Weight training)이라고 부르는 이런 컨디셔닝도 단기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덤벨을 이용한 웨이트가 대표적이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간단하게 직장이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팔굽혀 펴기(Pushup)와 스쿼트(Squat)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각각 10회를 1세트로 잡아 최대 5~10세트까지 목표로 해서 매일 하면 아주 좋습니다.
어떤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실천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이도 말고 1~2 세트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도 되고, 각 세트 중간에는 대략 30초 정도 쉬었다가 다음 세트를 하세요.
꾸준히 하시면 아마 몸에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될 것이고, 샤워를 할 때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몸이 점점 뿌듯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당연히 노를 젓는 것이 예전처럼 고통스럽지 않게 됨은 물론입니다. ^&^
③ 유연성 컨디셔닝
스트레칭은 근골격계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는 것은 물론이기에 피로와 부상을 줄이는 효과를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칭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저의 개인적 소견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먼저 하는 것은 도리어 독이 된다고 봅니다.
근육에 아직 열이 나지도 않았는데 근육을 잡아 늘리는 격이니까요.
스트레칭은 일단 몸에 열이 난 웜-업(Warm-Up) 이후에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격렬한 패들링을 시작하기 전, 그리고 마지막에 완전히 카약킹을 끝마치고 난 후 샤워하기(Cool-Down) 전에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카약킹 전후 혹은 중간에도 하면 좋은 스트레칭들을 추려놓았습니다.
카약에 앉은 상태에서 하는 스트레칭을 제외한 나머지 10가지 동작을 하는데 길어야 4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만, 이것을 하기 전에 적어도 10분 정도의 웜-업을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굳이 카약을 타기 전에 이것을 먼저 하고 싶다면 미리 좀 뛰어 다니세요. ^&^
과연 내 몸의 어느 부위에 컨디셔닝이 필요할까?
대개 카약(카누) 타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노 젓는 운동이 순전히 팔 운동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카약의 바닥(좌석)에 앉아서 노를 젓는 자신을 상상해보세요.
노를 물에 꽂아서 물을 끌어당겨 카약을 앞으로(혹은 뒤로 옆으로) 밀어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동차 엔진이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차체 골격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으며, 구동축을 통해 바퀴를 굴려서 움직이듯, 카약은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카약커의 신체 중 엉덩이가 선체 내부인 좌석을 짓누르고 있으며 두 발은 발판을 딛고 있습니다.
실린더에 해당하는 패들은 카약커의 전신의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연료 삼아 물을 단단히 잡아 당기고 밀죠.
그렇게 생긴 힘은 다시 카약커의 팔과 어깨, 몸을 타고 엉덩이(좌석)와 발(발판)까지 전달되어 카약을 움직이게 합니다.
결국 카약은 엉덩이, 몸통, 골반, 허리 주변의 복근과 기립근이 핵심이 되어 움직이게 되며, 부수적으로 발과 팔 근육까지도 쓰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완벽한 전신 운동입니다.
따라서 카약커의 컨디셔닝은 전신 모든 부위에 컨디셔닝을 하는 것이 좋지만, 특히 핵심 부위에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컨디셔닝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장시간 카약을 타다 보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거나, 골반이 뻐끈하다거나, 카약에서 내려서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고관절과 무릎을 쓰기 힘든 ,이런 느낌을 경험하신 적은 없는지요.
망망대해를 건너가야 하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 1~2시간마다 카약에서 내려 위에 언급한 부위들에 대해 약간의 스트레칭만 해줘도 이런 불편함이나 통증은 웬만큼 다 해소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잊지 마세요. 웜-업, 스트레칭, 쿨-다운
솔직히 저는 이러한 컨디셔닝 과정을 모르는 동호인들과 카약 투어를 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투어 자체가 힘들다는 뜻이 아니라 카약킹을 시작하고 끝내는 과정에서 컨디셔닝 방법이 완전히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 제 몸의 컨디셔닝을 관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ㅠㅠ
예를 들면, 카약 투어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전력으로 질주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바로 이때 상당한 체력을 소진하게 되며, 아직 열이 나지 않은 근육에도 손상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을 그렇게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엔진이 어떻게 될까요?
또 투어를 끝낼 때도 종착지가 보이면 누구 할 것 없이 마치 혼신의 힘을 다해 마구 달려가죠?
이런 카약커들을 따라 가다 보면 프로그램(컨디셔닝)이 망가지기 쉽상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제 닉네임이 아무리 거북이라도 혼자서 뒤쳐져 가는 것도 심적으로는 더 힘듭니다. ㅠㅠ
카약 투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대략 10분 정도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전신 모든 부위를 천천히 가동 시킨다는 기분으로 노를 젓습니다.
이때 패들링 자세도 신중하게 가져가며 노를 저으면 자세 교정 효과도 함께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10분간의 웜-업(Warm-Up)이 끝나면 위에 소개한 스트레칭을 하면 됩니다.
이후에도 조금 더 강하게 혹은 빨리 질주해도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어도 그 강도를 갑자기 올리지 말고 점진적으로 올리고 살짝 줄여가면서 점점 수준을 올려가면서 마음껏 카약킹을 즐기면 됩니다.
카약킹을 시작할 때의 웜-업과 마찬가지로 카약킹을 끝낼 때 하는 쿨-다운(Cool-Down)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것은 우리 몸이 "아! 이제 운동을 마치려나 보다"라고 감지하도록 하는 것이죠.
패들링 강도를 서서히 줄여가며 몸의 체온과 심박수를 서서히 낮춰가는 겁니다.
투어를 끝내고 뒷정리를 하는 것도 조금은 늑장을 부리듯 천천히 느긋하게 합니다.
뒷정리가 다 끝난 다음에 샤워를 할 때는 뜨거운 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서 차가운 물로 마감을 합니다.
뜨거운 물이 몸에 닿으면 몸이 "어라? 아직 운동이 끝난게 아녀?"라고 생각할 지 몰라 땀을 마구 분출하게 됩니다.
혹시 샤워를 다 끝내고 옷을 갈아 입었는데도 몸에서 마구 땀이 솟아나는 것을 경험하신 적 없으신가 모르겠네요.
조금은 차가운 물로 샤워를 끝내 몸을 충분히 식혀주면 이런 현상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습니다.
쿨-다운을 잘 하면 다음 날도 상쾌한 느낌으로 일상 생활을 하기가 좋습니다.
근육의 피로나 무력감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니 다음 날 한결 가뿐한 느낌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겁니다.
속는 셈 치고 믿고 한번 따라 해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자신의 몸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웜-업과 쿨-다운은 카약킹을 할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습관적으로 수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카약을 타는 일련의 행위가 놀이가 아닌 스포츠로 승화(?)시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 몸이 정말 여러분을 좋아하게 될 겁니다. "님 최고!"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젠 아셨을테니 앞으로 저 '거북이'와 함께 카약을 타실 때는 좀 봐주면서 타실거라고 살짝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