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
동서 이념대결이 한창이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루마니아에 평화스런 판타나 농촌마을이다. 미국과 소련 양진영이 한창 대립할 때이니 루마니아도 소련의 적성국이었다. 요한 모리츠(안소니 퀸)와 스잔나(비르나 리지)가 주인공이다. 기마헌병이 마을을 지나다 미모인 스잔나를 보자 농담을 하며 치근덕거리는데 참을 수 없었던 스잔나는 여러 대화를 나누며 그 기마헌병을 좇아낸다. 1주일 정도 지났을까 모리츠를 군에 징집시켜 모략으로 스잔나를 차지하기 위해 모리츠를 유대인으로 거짓 지명하여 강제수용소로 넘겨진다. 수로를 파는 등 노동으로 고초를 겪는 가운데 관에 계략으로 스잔나가 이혼을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고 모리츠는 본의 아니게 확인해 볼 겨를도 없이 사인을 한다.
그러한 일이 있은 후 유대인 의사(醫師)의 권유를 받고 요한 모리츠는 유대인 압박이 없다는 헝가리로 탈출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헝가리에서도 루마니아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고 갖은 고초를 겪는다. 모리츠는 진작부터 파란만장한 일이 시작되었다고 할까. 강제노동이 한창일 때 헝가리 수용소에서 노동자로 독일로 팔려나갔다. 독일수용소에서 노역을 하던 중 독일군 대령이 인류학을 연구한다는 목적으로 우수한 아리안족(독일)과 비슷한 것 같고 연구에 대상이라며 모리츠의 골격을 조사하고 좌우상하를 심히 살피며 호감을 표했다, 결국 요한 모리츠는 독일여자 힐다와 결혼까지 하며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수용소에 함께 수용 되었던 프랑스 포로로로부터 연합군이 전쟁에서 이길 것 같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승리하는 그 날에 프랑스인을 탈출시키면서 자신도 탈출했다.
무사히 탈출한 모리츠는 국제연합구제협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리츠는 적국 루마니아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다시 수용소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자신은 갇혀야 할 이유를 모른 체 그 이유를 밝혀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 독일인 아내인 힐다 어머니로부터 편지가 왔다. 독일은 전쟁에서 패했고 모리츠와 힐다가 살던 집은 불탔으며 아이를 껴안고 죽은 힐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루마니아 헝가리 독일 등 13년 동안이나 수용소를 옮겨 다니면서 알고 지냈던 신부를 만났는데 그 신부로부터 스잔나(본처)는 그 기마헌병한테 집을 몰수 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마지 못해 이혼서류에 서명했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전해 들었다.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겠는가.
비록 전쟁은 끝나 가지만 13동안 수용소를 전전긍긍하며 안 좋은 소식만 들은 모리츠는 그만 일어날 힘도 없어 보였다. 피아간의 전쟁이 끝나고 수용소에서도 석방됐다. 오랜기간동안 고국을 떠나 1백여 곳의 수용소를 전전하면서도 살아남아 아내와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또한 무슨 일인가. 아내 스잔나는 어린 아이를 안고 있었다. 그 아이는 전쟁 기간중 소련군의 겁탈로 낳은 아이였다. 모리츠와 스잔나는 떨어질 줄 몰랐다. 진한 키스는 한 동안 계속됐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절한 광경이다. 전쟁기간에 파란만장한 모리츠의 기구한 운명이었다. 신문기자의 카메라 불빛이 그칠 줄 몰랐다. 어색해 하면서도 두 볼에 흐르는 스잔나의 굵은 눈물이 지금도 내 앞을 가린다. 13년에 슬픔이 가시는듯했다.
미국을 비롯해 연합국의 승리로 전쟁은 끝났지만 포로가 문제였다. 연합국(미군)측에서 동부유럽 출신의 모든 외국인 포로들은 수용소에 감금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모리츠에게는 도망갈 힘도 없어보였다. 요한 모리츠는 스잔나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미국군대에 의용군으로 지원했다. 6.25전쟁이 잠간 떠올랐다. 의용군이 되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져도 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전쟁기간이 벌써 얼마나 흘렀던가! 나이가 많아서다. 모리츠는 징집담장관에게 호소했다. 재발 의용군으로 써달라고. 옆에 서 있는 아내와 막내 아이를 바라보았지만 너무나 큰 실망감으로 그저 울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징집관은 의용군 징집희망자가 많아 광고할 목적으로 번쩍이는 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모리츠와 소련군의 아이를 안고 있는 스잔나의 어색한 얼굴에 그만 웃어! 웃어! 좀 웃으라고……. 마지막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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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모스꾸리 의 "사랑의 기쁨"
내가 25시 영화이야기를 들은 것은 1968년 한 여름방학이 지난 후일쯤이다. 당시 생물선생님이 휴가를 서울 본가에 다녀왔는데 25시 영화감상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시 영화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제목은 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기나긴 세월이 흘렀다. 명화극장이나 TV문학관에서도 보았지만 70년대 어느 날 외화극장에서도 상영했다. 이곳 명보시니어극장에서 지난봄에 졸지 않고 열심히 보았다. 동서 이데 오르기를 경험하며 자유진영이나 지금은 없어진 공산진영이나 똑 같은 24시간을 보냈지만 약소국가에 설움을 달래지도 못한 체 24간은 지나간다. 원래 이 영화는 루마니아 태생의 게오르규의 장편 소설이다. 먼 옛날 책을 읽어보았지만 장편이라 읽다가 중단했고, 뜻을 파악하지 못했었다. 평화스런 루마니아 농촌마을에서 말을 기르는 판 타나 마을 배경으로 영화는 요한 모리츠와 스잔나와 두 아들이 노는 것으로 시작되며, 전쟁이 끝나 소련군에 겁탈로 낳은 막내아이를 데리고 나온 아내 스잔나와 요한 모리츠의 어색한 만남이지만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영화다.
● 작가 : 게오르규는 1916년 루마니아 출생. 외교부에서 근무했으며 철학 신학을 공부했다. 한국을 무척 사랑했으며 두 번이나 방문했었다.
● 배우 : 앤서니 퀸(요한 모리츠 역) 멕시코 출신으로 2015.4. 21 탄생 100주년이다. 78세 사망
비르나 리지(스잔나 역) 1915년 이탈리아 출신 78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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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에 나오는 당대에 명배우며 자세한 것은 검색창 참조
첫댓글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명화입니다. 적은양의 비내리는 오후이며 조금은 설렁합니다,
우리도 보고 싶네요. 너무 잘 표현해 주셔서 실감이 났어요.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조정자 또 상영하면 전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이 영화 본 기억이 나네요 책도 읽고. 우리 안수집사님 영화 좋아하시니 더 매력있으셔요~~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한 24시간이지만,
질그릇에 담긴 보석처럼 가치있는 ,글쓰기교실, 입니다. 감사합니다. 권사님
이제야 카페에 들어와 25시 영화내용을 보았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겪는 인간의 비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밀하게 내용을 묘사한 안수집사님 화이팅입니다. 다만 내용 중 '기고만장'의 표현은 '기막힌'으로 표현을 바꾸어야 될 것 같네요. 그리고 나나 모수꾸리의 "사랑의 기쁨"이란 노래를 정말 잘 들었습니다.
바꿔서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번 보았는데 아무래도 외화는 두 세번 이상 봐야 ㅇ이해가 되더군요.
"사랑의 기쁨" 정말 아름다운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