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양탕국
강순구
우수를
앞에 두고
함박눈 탐스런 날
옛정경 그윽하게
그려진 한옥마을
낯설은 간판 하나가
눈앞에서 서성댄다.
양탕국!
저게 뭘까?
이름이 참 낯설다
커피의 다른이름
서양서 들여와서
탕처럼 잘 끓여서
사발째로 마신 커피.
뜨거운
온우림과
아이스 냉우림과
우유탄 타락커피
차례로 마셔본다
무거이 내려 앉는 향
입가에는 시큼함.
참으로
신기하고
색다른 느낌이다
은은한 커피향기
침묵속 음미하니
집세기 지붕처마에
고드름만 대롱대롱.
양탕국
커피를 처음 접한 조선시대 사람들은 막사발에
마셨다. 명칭도 커피가 아닌 양탕국이라 불렸다.
양탕국은 서양의 것을 뜻하는 서양 양 洋, 빛깔과
맛이 탕약과 비슷해 끓일 탕 湯, 마실거리의 ‘국’
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한국에 커피가 처음 들어왔을 때
당시 사람들이 서양사람들이 마시는 탕국
같다 하여 양탕국이라 불렀다.
조선고유 그릇 ‘사발’ ‘탕’ + 서양 ‘커피’ = 양탕국
양탕국은 대한제국이 태동할 즈음 미국, 영국 등
외국 사신과 선교사들을 통해 커피가 들어왔을
때부터 백성들에 의해 불리어진 우리나라
커피의 자주적 명칭이다.
또한 양탕긔라 명명한 막사발에 양탕국을 담아
먹는 모습은 우리민족의 사발문화와 서양 커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