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이 "진화론"의 척추를 세우고 유발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신인류로의 뼈대를 만들어 일으켜
세웠다면 아베 유타카의 "우주에도 우리처럼"은
우리의 은하 태양 행성 지구와 달, 캄브리아기 바다에서
태어난 생명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살아있는
별과 생명들의 이야기이다
인간과 같은 종속영양생물 독립영양생물 화학합성생물 다세포생물들이 복잡다단한 지구와 항성 혜성을 둘러싸고 살아가고 진화하는 과정을 은하수에 자수를
놓듯이 아름다울 만큼 보여주고 있다
"거주 가능 영역은 물의 양에 의존합니다
최근 실험결과 육지 행성의 거주 가능 영역은
물의 양이 적을수록 넓어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전형적인 육지 행성이 바다 행성보다 3배이상
넓어지죠".131쪽
"실험에서 계산해본 결과 지구에 온실효과 폭주가
늘어나는 시기는 10억 년 후로 추정됩니다
기온이 1천도를 넘어 암석조차 녹아버릴 정도가
될 것입니다".133쪽
우리는 지구인, 바다와 밤과 오로라와 태양과
달이 있는 지구에서 산다
책을 덮고 지구 위의 아름다운 정경
프루스트의 언어를 디저트로 올린다
"밤에도 속삭임을 멈추지 않는 바다는 불안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잠을 자라는 허가증과 같다, 모든 게 다 사라지진 않는다는 약속, 불이 켜져 있을 때는 혼자라는 걸 덜 느끼게 하려고 아이의 머리맡에 켜둔 작은 전등과 같다. 대지와 달리 바다는 하늘과 분리돼 있지 않고 색깔은 하늘빛과 조화를 이루며 가장 섬세한 뉘앙스로 감동을 준다. 태양 아래 바다는 반짝이고 저녁이 되면 일몰과 함께 저문다. 태양이 사라져도 바다는 계속 태양을 그리워하고 그저 어둡게 남아 있는 대지와 비교하면, 그의 빛나는 추억도 간직한다. 쓸쓸하면서도 부드럽고 일렁이는 물의 순간이 바로 우리에게 바다를 바라볼 때 가슴이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의 밤이 되어 하늘이 캄캄한 대지 위로 어두워졌을 때도, 바다에서는 밤이 아직도 약하게 빛나고 신비하게도 낮 동안 반짝이던 기념물들을 비밀스럽게 물결 밑에 감추고 있다. 바다는 우리의 상상을 신선하게 전환시켜주기도 한다.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해주고 우리의 영혼을 즐겁게 해주는데, 바다는 무한하지만 무능한 열망, 낙하로 끊임없이 부서지는 충동, 영원히 부드러운 탄식이기 때문이다. 언어처럼 사물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바다는 음악처럼 우리를 매혹시키고, 사람들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그러나 바다는 우리 영혼의 움직임을 모방한다. 우리의 마음은 파도와 함께 솟아나고 파도와 함께 낙하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잊고 스스로의 슬픔과 바다의 슬픔의 내밀한, 자신의 운명과 다른 것들의 운명을 합류시키는 일치 안에서 위로를 받는다."
마르셀 프루스트/ 쾌락과 나날/ 226쪽
<신연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