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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갑자기 우리를 덮쳐 오면, 우리 뇌의 중심에 놓인 작은 아몬드 모양의 두 편도체가 경보라는 분명한 행위를 한다.
감각이 위험을 감지하면, 편도체는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고 근육에 혈액을 공급함으로써 생존을 위한 두 가지 행위, 즉 싸우거나 도망치거나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게 한다.
편도체는 부수적으로 다른 효과를 일으킨다. 체모를 바짝 서게 하거나(더 덩치가 커 보이게 함으로써 상대를 겁먹게 하려는 술책), 몸을 자동적으로 공격 자세나 뛰어갈 자세를 취하게 하며(무릎을 구부린다거나 등이 휜 자세), 혈액 속에 코르티손이 분비되게 한다(상처를 입을 경우 고통을 조절하기 위해).
또한 편도체는 신피질(이마 안쪽에 있는 두뇌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영역으로 시각, 청각 등의 감각과 고도의 정신작용을 관장)의 생각하는 구역을 작동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도주나 싸움이 늦춰지는 것을 막아 준다.
그래서 공격을 당하면, 우리는 곧바로 행동 모드로 나선다. 사고 모드로 나설 시간이 없는 것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길에서 개미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그 수를 세고 있는데, 풀숲에서 뱀 한 마리가 불쑥 기어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면, 그는 즉시 개미들의 수를 잊어버릴 것이다.
뱀이 멀어져 가거나 죽어 버리면, 그의 뇌는 편도체의 경보를 중단할 것이다.
두 해마가 편도체를 건드리면, 편도체는 경보를 멈추고 신피질로 하여금 본래의 기능을 하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해마가 작동하고 심장이 차분해지고 근육이 독소를 배출하면, 뇌는 사고를 할 수 있고 피해를 분석할 수 있으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논리적인 전략을 짤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의 경우에는 실제적인 위험이 지나갔을 때(뱀이 멀리 가버렸거나 죽었을 때)조차, 편도체가 계속 경보를 보낸다. 상황을 계속 심각하게 보면서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풀숲에 다른 뱀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경보가 그런 식으로 계속되면, 편도체는 산성의 물질을 만들어 내고 이 물질이 해마의 나선을 해친다.
마치 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나서 멈추지 않고 소리를 키워서 계속 울리는 바람에 소방대원이 귀가 먹먹해지고 나중에는 귀머거리가 되는 것과 같다.
스스로 경보를 멎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사람은 항상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신피질의 기능이 확실치 않아서,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도 없고 자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도 없다.
편도체의 이런 활성화 상태가 오래간다면, 지속적인 집착에 우울증과 편집증 상태로 옮아간다. 이런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되찾기가 어려워진다. 신피질이 꺼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해결책은 항우울제를 먹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약은 경보 신호를 약하게 해줄 뿐이다. 약을 끊으면, 모든 게 다시 시작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편도체를 진정시키고 해마를 복원시키는 길은 그저 스포츠와 웃음과 육체적인 사랑이다.
-출처 :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시식의 백과사전. 김영사. 2021. p71~73
첫댓글 공포로 인해 어떻게 사고력이 마비되는가를 설명해주셨네요 웃음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점이 눈에띕니다 많이 웃어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건이 터지든 그렇지 않든, 개개인 각각이 여유를 갖기 힘들게끔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아요.
합리성을 유지하는데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되네요.
결국 편도체를 진정시켜 공포를 잊고 일상으로 회복하는 길은 개인이 찾아야 하는 거네요.
제도에 집착하지 말고, 국가에 기대지 말고, 개인이 슬기롭게 처신하고 극복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국가가 해결해준다, 사회가 도와준다 이런 말들은 다 선의로 포장된 것일 뿐입니다.
편도체가 계속 활성화되면 산성화 돼서 해마의 기능을 떨어뜨려 항상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느껴 공포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라 느꼈는데 이런 이유도 있겠네요.
마스크를 못벗는것도 이것 때문일까요? 실내에서도 마스크가 강제가 아닌 선택이면 좋겠습니다.
스포츠와 웃음과 정신적인 사랑도 약일 거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뉴스를 안봐요. 뉴스보면 헛소리만 하더라구요. 안전문자도 꺼버렸고..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껴야 통제가 쉽다고 하더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을 측은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적이라도,,,
선생님 4편이 너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