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에 대한민국 내 사이비 종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자세하게 시청하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 중 약한 부분을 교묘하게 파악해서, 세뇌를 시키고, 자신들을 신이라고 믿게 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내용이 방영되었다.
그들에게 사람은 단지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한 이용 수단이었고, 로봇처럼 조종당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황폐화되어 가고 있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당하는 신도들은 왜 저렇게 무지한 선택을 하는지,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사연이 있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클럽이 고등리그에 뛰어든지 벌써 12년이 되어 간다. 12년 전 이맘때쯤 대한 축구 협회에 리그 참가 신청을 했고, 축구계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지금까지 많은 졸업생들을 배출했다.
현재 제자들은 축구계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 성인 팀에서 운동을 하는 친구도 있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여, 외국 명문 대학교와 수도권 대학교에 입학했던 친구도 있다. 올해 FIFA 공식 사이트에 기사가 실린 제자는 UEFA 자격증을 취득하며, 현재 스페인 여자 1부 프로 팀의 코치를 하면서, 스페인 축구 협회와 협업하여, 국내 선수들을 진출 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클럽의 제1의 목표는 프로 선수를 만드는 일이다. 또한 선수들에게 건강한 사회성을 함양 시켜서, 그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도자들이 항상 정확성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사 선수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학부모에게는 있는 사실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우리 스테프들과 필자는 늘 선수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창단 이후 지금까지 고등학교 유소년 축구 무대에서 무수히 많은 팀들이 창단하고 해체를 반복했다.
이 축구계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일 중 하나는, 불의 한 것에 세뇌 당하는 선수와 학부모들을 볼 때다. 우리 선수들도 진학을 할 때 이런 상황을 겪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들에게 아무리 바른 이야기를 해주고, 길을 제시해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결과는 필자가 예상한 그대로 되었다. 특히 해외로 유학을 갈 때 그런 일을 겪는 선수들도 꽤 있었다.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조금 더 입체적으로, 다각적으로 생각하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일부 악한 자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그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축구 선수의 길을 포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예전에 상위 리그로 진학 시킬 수 있으니 좋은 팀을 보내주겠다며, 소속 팀으로 보내지 않고, 자신이 데리고 다니면서 레슨만 시키는 사기꾼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도 그런 사람을 보게 되면서, 축구계는 정말 아직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의문과 함께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오직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서, 선수들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 세계에서 소멸돼야 할 것이다.
참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선수들에게 세뇌를 시키는 축구인은 축구 자체를 모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사이비 종교 이야기를 하자면 악한 교주들의 특성의 범주를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돈, 성 문제, 권력 (소유욕)
그들은 신도들을 세뇌시켜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를 쌓는다. 이성을 밤마다 침실로 들게 해서 몹쓸 행동도 한다. 자신의 신도들은 장난감 로봇처럼 오직 자신의 뜻대로 행동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신체적인 위협과 반 인륜적인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잘 살펴보면, 축구계에서도 암암리에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하는 선수나 학부모는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운동계에 들어올 때부터, 모두가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며, 매사 살얼음 판을 걷듯이 조심히 전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악한 사람들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먼저 운영이나 관계에 있어서 작은 것이라도 불의가 있다면,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일들이 옳은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환경이 어려워도 명품이나 수입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막연하게 메이커만 골라서는 안 된다. 현재 나의 실력과 위치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잘 설계해야 한다. 화려해 보여도 독이 있다면 무조건 걸러야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유 없는 친절과 호의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나와 별로 연관이 없는데, 과하게 부풀려 이야기하거나, 내게 많은 이득이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이 있을 확률이 높다. 노력 없는 소득은 그 뒤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도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 모든 유소년 선수들이 냉철한 사고를 갖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많은 선수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긴다.
똑같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는데 아직도 우리나라 축구는 정상권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유럽에 진출 시키는 선수들이 우리나라 보다 훨씬 많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쉽게 이기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나 의심스럽기도 하다.
최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경제력과 인프라가 한참 우리보다 뒤떨어지는 팔레스타인과 두 차례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다.
작은 불씨가 큰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작은 일에도 매사에, 신중하게, 진중하게,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선택이, 선수의 축구 인생에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 해야 한다. 반대로 올바른 결정을 통해, 간절히 꿈꾸었던 소망을 이룰 수도 있다.
대한민국 축구계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필자도 작은 노력이나마 계속 이어갈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선수들의 꿈을 응원한다.
2024.11.29
필자 : 서울노원SKD FC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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