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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무렵에 들려 오는 부르흐
 
 
 
카페 게시글
poetry 스크랩 안동역 대합실 - 천외자
비아 추천 0 조회 31 10.12.13 00: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안동역 대합실 詩/천외자 삼십 여 년 전이었던가 안동발 청량리행 무궁화 기차표 한 장, 선생님은 나를 서울로 보낸 후, 기차표 한 장을 더 사셨다 그리곤, 가을 밖으로 나가선 안 돌아오셨다 나를 떠난 후 지상의 어느 곳에도 남아 있지 않는 사람, 내 가슴속이 지상의 마지막 역이 되는 사람이 있을까 내 가슴이여, 텅 빈 역(驛)이여, 수국을 피우고 배롱나무 꽃을 피워라 고향친구는 선생님께 가죽장갑을 선물해 드렸다고 했었는데, 나도 배롱나무 붉은 낱장마다 따뜻한 입김을 얹어 털장갑 한 켤레 쯤, 떠나는 이들을 위해 짤 때가 되었다 아니 늦었다 대합실 의자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 저 소리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안동역에 나는 아쉬움이 많아, 다시 돌아온 이 춥고 쓸쓸한 대합실에서 좀 더 기다리려고 한다 기차시간까지 얼마나 더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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