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도는 코로나로 인해 여러 색다른 경험들을 하며 지냈다.
나는 이 해 연말, 노량진교회 시무장로에서 은퇴를 하였다.
내가 직장에서 퇴임한 지난 2009년 6월 말 이후부터는 교회에서, 내가
맡게 된 장로로서의 직분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면서, 나이를
잊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공부하였다.
그중에는 '심백강' 선생을 통한 우리 상고사(上古史)에 대한 공부도 한
학기를 하였다. 또한, KBS 사우회가 주관한 영상편집 제2기 과정도 수료
하였다.
이어지는 시조창과 단소에 이어서 한시 공부와 기타 연주도 현재 배워
가는 중이다. 비록 분야가 다양하지만 학구열이 높아 여기까지 이르렀다.
부족한 능력에 의욕만 앞서다 보니 제대로 익숙하게 배운 것들은 많지가
않다.
또한, 배운 것들을 삶속에 활용하는 것은 더더욱 적다. 돌이켜보면, 배움
에의 열정에 비해 그 열매는 실로 빈약하다. 물론, 처음부터 대단한 기대를
하고 참여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수준을 높이 잡을 필요도
없었다. 그저 적당한 수준에서 나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생각한 것 뿐
이다. 앞으로도 나의 배움에의 의욕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 중국어도 좀 다듬어 보고 싶고,
- 영어성경을 소리내어 읽어가며 영어실력도 좀 향상시켜 보고 싶다.
가문을 통해 물려받은 물질적 유산은 없지만, 꾸준히 배우고자하는 뜻을
품고 살아 온 그 자체가 감사하다. 저 배움의 바다 끝에서 닻을 내리는 나의
마지막 항구가 서서히 나에게 다가 오고 있다. 인간들의 여러가지 활동 중에
배우려고 노력하는 일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소중하다고 믿는다.
그 동안 살아 온 삶의 여정을 뒤돌아 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늠해 보며
2021년 새해를 맞았다. 보다 성숙한 인격과 보다 선한 영향을 주변에 나타낼
수 있다면, 나는 배움의 바다에서 노젓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옛 선인께서 남기신 조언(助言)을 오늘도 곰곰히 생각해 본다.
"行百里者 半於九十" 백리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그 절반으로 삼는다.
이를 원용(援用)하여 나는 이렇게 속으로 다짐한다.
"百年人生 半於九十" 곧 백세를 사는 사람에게 구십 세가 그 절반이라고..^^.
이제 70대 초입인 나에게 적어도 90세까지는 열심히 배웠어도 겨우 절반 쯤
배운 것이다. 아직은 절반에도 한참을 못 미쳤으니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고
배움의 바다로 나가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