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나절 소래포구
배종도
노을
협궤열차 굽어보는 작은 포구 수면 아래
연분홍빛 드레스에 다소곳한 구름 한 점
물새가 해작질을 해 온몸 점점 타오른다
만선귀항
물수제비 돌멩인가 담방대던 어선 한 척
닻줄 곧추 잡아당긴 부두 품에 푹 안겨서
가쁜 숨 가라앉히고 긴 그림자 눕힌다
파장머리
바람결 춤사위로 도마 위를 뛰놀던 칼
서릿발 무뎌져서 갈고 닦고 재워놓고
아낙은 둥지에 들어 날개죽지 접는 밤
알돈
흥정하다 흘려놓은 억센 언어 껍질들을
가로등이 허리 굽혀 가만히 쓸어 갈 때
뒤집는 전대 속에서 한 움큼 별 쏟아진다
2022년 시조사랑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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