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참외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과육이 갈변되거나 물이 차있거나 알콜냄새가 나는 참외, 이를테면 발효과(물찬참외)를 아깝다고 먹기 때문에 나온 말이며, 맛있는 참외는「과실 골이 깊으면서 색깔이 샛노란 참외」로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 신용습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전래된 참외는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과채류이다(참외의 서양 판본인 멜론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참외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었고 예전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옛 그림의 참외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과일(능금, 돌배)이 그다지 먹음직스럽지 않았던 시대에 이 참외의 값어치가 얼마나 대단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노랗고 줄이 있는 것은 은천참외고, 줄이 없이 매끄러운 것이 황진주단참외이다. 충청도 성환에서 나는 것을 성환 참외라 하는데 이는 녹색에 얼룩이 있어 개구리참외라고도 한다. 참외는 날로 먹기도 했지만 박속처럼 된장 단지에 박아 넣어 장아찌로 먹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참외의 엽산함량이 임산부에게 좋다는 결과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이 한국영양학회와 한국식품영양학회에서 발행한 한국인 영양섭취 권장량을 토대로 조사한 참외, 딸기, 오렌지, 키위 등 과채류에 함유되어 있는 유용성분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임신부 태아의 신경계 손상을 예방하고 모체의 조혈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태아의 성장을 원활하게 하는 엽산이 과채류 중에서는 참외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과채류에 함유된 엽산함량을 살펴보면 가식부 100g 중 참외가 132.4㎍으로 가장 많고 딸기 127.3㎍, 토마토 51.9㎍, 오렌지 50.8㎍, 키위 49.4㎍ 등이다. 엽산은 프테린 화합물로서 프테리딘, 파라-아미노벤존산, 글루탐산이 결합된 구조를 갖는 화합물로서, 엽산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folic acid[엽산(葉酸), 비타민B 복합체의 하나(빈혈약)] 로 자연계에서는 생성되지 않고 비타민 제제의 원료로 이용되는 인공합성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영양학회지에 의하면 임신부가 엽산이 결핍되면 태아의신경관 손상을 증가시키고 임신 중 여성의 경우 조산, 사산, 저체중아 등의 출산율을 증가시키는 등 임신결과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언청이, 다운증후군 등 다른 선천적인 기형아출산도 모체의 엽산 섭취부족 또는 엽산의 대사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 엽산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임신초기인 임신 28일 전후에 모체의 엽산영양이 불량하면, 태아에 신경관 손상이 초래될 수 있어 태아의 신경관이 닫히는 임신초기에 더욱 중요하며, 임신 5개월 이후부터는 모체의 혈장과 적혈구 엽산 농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한 양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임신기의 엽산 영양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하는 것은 태아의신경관 손상을 예방할 뿐 아니라 모체의 조혈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태아의 성장을 원활하게 하는 필수요소로 알려져 있으며 제대 혈액의 엽산농도는 태반무게 및 신생아 체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 비임신 여성의 1일 엽산 권장량은 250㎍인데 비하여 섭취량은 110~200㎍ 정도로 권장량에 비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특히 임신여성의 경우 1일 엽산 권장량은 500㎍으로 비임신 여성에 비하여 두배 정도 섭취해야만 임신기간 동안 엽산영양 상태가 좋아 모체와 태아의 활발한 동화작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임신여성은 하루에 참외 1개(평균 400g 내외)만 먹어도 1일 엽산 섭취량이 530㎍ 정도로 임신여성 권장량 500㎍를 훨씬 초과하며, 비임신 여성과 남성들은 하루에 참외 1/2(반개)만 먹어도 1일 엽산 섭취량이 265㎍ 정도로 권장량250㎍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또한 엽산이 부족하면 혈장 호모시스테인이 상승하고 혈장 호모시스테인 상승은 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인이 되므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엽산부족은 암의 발생, 노인의 인지능력, 우울증, 치매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어 엽산의 영양상태가 질병과 건강한 삶과도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참외는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 당질, 섬유소, 칼슘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수분과 칼륨 함량이 높아 이뇨작용이 탁월해 ‘참외를 많이 먹으면 밤에 오줌을 싼다’ 는 말도 있다. 신장 기능을 돕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해 부기를 없애준다. 또한 말린 참외 꼭지는‘과체’라 해 약재로도 쓰이는데 천식, 비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등 여러모로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참외는 미국인의 엽산 급원식품으로 알려진 오렌지 50.8㎍보다 참외가 2.6배 정도 높아 앞으로 참외를 한국의 엽산 급원품으로 추천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 그린매거진 7월호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