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명 유래
우리나라 도시의 이름을 살펴보면 대개가 漢字를 사용한다.
그러나 서울만은 다르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 도시를 정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유래하였다.
태조 이성계는 제일 먼저 궁과 성을 건축하였다.
이때 정도전과 무학은 종교적 사고와 유교적 바탕을 앞세워 서로 강한 주장을 펼쳤다.
두 사람의 이러한 태도는 城役을 정하는 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 청와대 뒷산 인왕산 북쪽에 선바위가 있다.
이 선바위를 성 안쪽으로 하자는 무학의 주장과 성 밖으로 하자는 정도전의 주장은 이 태조가 민망스러워하리 만큼 팽팽했다.
그 바람에 다른 도성은 다 쌓았는데 선바위 부근만 미완성으로 남았다.
두 사람의 의견 대립으로 공사가 진척되지 않던 어느 날 아침, 그날 따라 밤새 첫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한양 땅이 모두 하얀 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침 일찍 눈 구경을 하던 태조는 낙산 쪽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게도 성 안쪽으로는 눈이 보이지 않고 바깥쪽에만 눈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태조는 얼른 별감들을 보내어 현장을 보고 오라 하였다.
다녀온 별감들이 아뢰기를 성곽 밖으로만 눈이 쌓였고 안쪽은 맨땅이 드러나 있다고 하였다.
하도 기이한 일이라 잠시 멍하니 있던 태조는 하늘이 한양의 경계를 알려주려고 그러나 보다 여기며 별감들에게 다시 궁궐 뒷산 인왕산 선바위 주변을 살펴보고 오라고 명하였다.
바삐 다녀온 별감들의 대답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였다.
선바위를 중심으로 안쪽은 눈이 없고 바위를 포함한 바깥쪽은 눈이 쌓였다는 것이었다.
태조는 기쁨에 사로잡혔다 곧 정도전과 무학을 입궐케 하여 이사실을 말해 주었다.
듣고 있던 두 사람 또한 하늘의 뜻이라고 여기며 묵묵히 받아들였다.
이로써 선바위 안쪽으로 성곽을 쌓게 되었는데 이날 내린 눈이 성곽 안쪽과 바깥쪽의 경계를 뚜렷하게 제시해 주었다 하여 눈과 울타리란 뜻으로 설울(雪鬱)이란는 낱말이 생겼다.
그때부터 설울이란 지명을 쓰려 했으나 당시 이미 한성부라는 지명이 있었다.
그리하여 계속 한성부 혹은 한양이라고 불리다가 1945년 해방 후 서울이란 세련된 지명을 갖게되었다.
- 이승기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