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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습작 > 이웃을 사랑해라.
1. 아파트에 사는 여자.
이웃이라는 개념이 광범위하지만 길 건너 앞에 큰 아파트 단지가 있고 뒤쪽으로는 크고 작은 빌라와 개인주택들이 촘촘히 아이들과 억척스레 살아가는 아줌마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파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속속들이 다 알지 못하는 것이 아파트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상이고 언제 나가고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어떤 사람이 사는 지도 모르고 불이 켜지면 사람이 들어 왔구나, 짐작만 할 뿐이다.
미스터 강이 이웃을 사랑하려고 작심 했다가 호되게 부인에게 당하고 눈 밖에 나 아침을 굶고
출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 여자는 자기 마누라보다 예쁘기 때문에 양손에 짐을 든 그 여자가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제가 들어다 드리겠습니다.” 물건을 들고 그 여자와 함께 나란히 걸으며 집으로 들고 들어가 정리도 해주고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나오는데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마누라랑 마주쳤다.
쌍심지에 불을 킨 그 마누라에게 목덜미 잡히고 집까지 끌고 가더니만 안방에 내 팽개친 채 그 날 저녁 바가지 몇 개 깨지고 쫄쫄 굶는 신세가 되었다. 늦게 들어오는 아이들이 안방에서 난리 통이 난 걸 알리가 없고 새벽에 일어나 부산떨며 아이들은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학교에 가기가 바쁘고 강 길남은 쓸쓸히 집을 나와 천근 몸을 버스에 싫어 밀치고 부대끼며 힘겨운 출근 투쟁을 사무실 가까운 법원 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려 합동 사법서사 사무실로 십 년 넘게 다닌 사무실이지만 사법서사 사무실이 난무하여 일거리 구해 오기가 참으로 어려워 월급 받기가 눈치만 보이고 갈수록 어려워졌다.
여자를 도와주기로 약속까지 했는데 아니, 그 여자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한데
오목조목 예쁜 그 여자 목소리도 기름칠한 것 같이 나긋나긋했었지.
“감사해요,”
“별 말씀을 요. 집안이 깔끔하고 조용하니 혼자 사시나 봐요.”
“내 저는 이혼녀예요.”
속으로만 이렇게 예쁜 여자를 왜 버렸을까
“도움 청할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언제든지 도와드리지요. 저는 한 부록 건너 저 아랫집에 사는 송구 아빠라 합니다.”
송구 아빠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핸드폰 번호를 적어 주었다.
“고맙습니다. 예, 그렇게 하지지요. 전 혼자이다 보니 가끔 난감한 일이 많을 때가 있죠.”
“그 일이 어떤 일인데요.”
“내가 뒤로 보면 처녀인줄 아나 봐요. 앞으로 보면 아닌 데도 가끔 따라오는 노총각들 때문에 호호”
“듣고 보니 딱하고 난감한 일이네요. 그럼 내가 무얼 어떻게 도와 줘야 되죠. 그야 뭐 어렵지는 않지만......”
말 끝맺음도 못하고 가슴은 방망이질 얼굴은 화끈화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아리송하다.
나이는 30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 데 이혼녀라니 얼굴 분위기로 보나 맵시로 보나 믿어지지 않는다.
“댁의 고마운 마음 하예와 같네요. 마나님 사인 받고 도와주러 오세요. 혹시 오해받기 싫으니”
그 여자 때문에 면박을 당해도 주고받은 말들이 생각나니 강 과장은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이웃사랑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 인과 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지만 동물들이 들어가고 싶지 않은 우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무겁기만
집에 들어 온 남편을 보고 아침까지 굶기며 그렇게 해도 분이 안 풀렸는지. 부인이 한 소리 한다.
“당신! 간음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이담에 지옥 불에, 오른 손이 죄를 지으려하거든 오른 손을 작두로...
눈이 죄를 지으려 하거든 눈알을 뽑아 버리는 것이“
강 과장의 부인은 끔찍한 성경 문구만 달달 외워 가지고 끔찍하게 온 몸에 소름이 쫙쫙 돋게 한다. 냉동실에 자가용 키 놓고 잊어버려 온 집안 야단법석을 떨면서도 저런 몹쓸 문구는 잊어버리지 안 해 그를 옭아매는 데는 도사다.
TV이를 보다가도 예쁜 여자 탤런트만 나오면 돌려버리고 자가용으로 어디든 볼일 있어 갈 때 신호등에 걸리면 옆 라인 차선에 예쁜 아가씨가 운전대에 앉았으면 일부러 머리로 슬쩍 가려버린다.
“그가 죄 짖는 꼴을 못 보겠다나.”
“ 너무 사랑하니까”
그 말을 듣고 조 대리가 이렇게 말 했데
“갱년기에 접어든 자네 조강지처 신경과민인 것 아냐 병원에 한 번 데리고 가봐.” 병원 말 거느렸다가 “강 과장보고 한번 가보래 기억이 가물가물 하니 망령이드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따발총공격에 완전 백 전 백 패 죽을 노릇이래.
저녁 굶고 아침마저 굶고 출근하니 몸은 비실비실 직원들이 웃는 이유를 모르겠다.
유 과장이란 분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나보고 이런 다.
“어제 밤 너무 힘쓰신 것 같네요.”
‘힘이나 쓰고 이리 됐으면 행복하게요. 내 속은 아무도 모릅니다.’고 항변했데.
엿들은 직원들은 히죽거리다가 그만 폭소가 터져, 입안에든 음식물들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성당이라는데 입문하면서 이런 저런 벌벌 떨어야 하는 소리 들으면서 입문하다니. 미사 드릴 때도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사람들 길들이기 훈련을 하는 모양이다. 예수라는 사람은 비참하게끔 축 늘어진 체 매달려있다. 회사마저 어려움에 처하면서 손에 일이 안 잡히고 내 자리가 가시방석인데 마음의 안위를 얻으려고 입문했지만 강 길남이 얻으려는 안위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보이지 않는다.
2. 처음 가본 성당
성당 예비신자로 등록하고 교리 실은 성당옆 건물 2층 2교리 실에서 이십 여명이 함께 직장인들이라 사오십 대가 대부분이고 남자도 8명, 제일 나이 많은 분이 칠십을 넘긴 분이 한 분 입교식 날은 더 많았지만 주간 반과 야간 반으로 나눠진 상태 저녁 미사 후 1시간 동안 신부님이나 수녀님에게 교리공부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와 마누라와 자식 밖에 모르던 강 길남 난생처음으로 접하는 십계명 중에 “이웃을 사랑해라.” 참으로 맘에 들고 가슴에 다가왔다. 어떻게 하면 이웃을 사랑할까 밤마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며 노숙자를 흔들어 깨우다가는 소매치기 범으로 몰릴 것 같고 본의 아니게 도둑의 삼십육계 치는 걸 보게 되면 증인으로 파출소에 불러 다니게 될 것 같고 예수처럼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내 이웃의 사람들부터 사랑해 보자 맘먹었다가 밥 굶는 신세가 되니 참으로 기막힌 일이다.
송구 엄마는 오래 전부터 성당을 다녔지만 남편은 끔쩍 할 기색도 보이지 않아서 체념하다, 시피 한 상태였고 그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법무사가 난립하다 보니 직장에서의 입지가 어려워진 것은 아닐까 따져 묻기도 어렵고 모른 체 하기도 난감했다. 직장 동료나 친구 중에 누가 이끌어줬는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여러 얼굴들을 떠 올려 본다.
1년 선배 딸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참 감동적이었다는 ” 남편의 말
어느 날 퇴근해서 그가 성당에 입문하겠다는 말을 했을 때 흐르는 강물도 멈춰 버릴 듯이 충격을 받았고 믿기지가 안 했다. 부인이 남편을 예비자로 입교시키기 위해 주일 날 성당에 데리고 가서 미리 입교를 시키고 미사를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입교식 날은 주중 금요일 날이었다.
금요일 날 절대 늦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저녁때가 되어가니 날씨마저 심상치 안 해 툭툭 빗방울이
저녁 찬거리를 뭐로 할 까 고민도 되었다.
잡채를 좋아하니 마트에 가서 당면과 시금치를 어른 사왔다.
손이 바빠졌다. 냉동실에서 이것저것 들추며 생멸치를 찾아내어 해동시켜가며 밀가루와 튀김가루로 튀김옷을 만들고 냄비에 넉넉히 물 넣고 끓여 당면 삶아내고 야채들을 볶고 계란지단도 붙이고 반찬들이 다 되어갈 무렵 시간은 6시 반이 넘어가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들어왔다.
“오늘 성당 가야될 날이지”
“예 맞아요. 얼른 손 씻고 오세요. 밥 준비 다 됐어요.”
아침에 먹던 돼지고기찌개와 잡채, 멸치 튀김, 장아찌 배추김치 깍두기
이것저것 먹어보며
“ 반찬이 오늘만 했으면 좋겠네.”
시간이 촉박하여 밥은 두어 숟갈 먹고 식탁에서 일어서야 했다.
얼른 준비하여 서둘러 나왔지만 집에서 10여분 거리의 성당에 왔을 때 미사 시간이 거의 다 되었고 예비자들은 입교식 날은 앞좌석으로 가서 앉아야 미사 끝나면 신자들을 향해서 인사도 한다. 미사가 끝나고 성당마당으로 나와 남편이 예비자들이 남편과 예비자들이 별관인 교리 실 건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돌아왔었다.
3. 아! 옛날이여
입문하지 않았으면 주일날 낚시나 갈 걸, 베드로도 고깃배 던지고 사람을 낚았는데 주일 날 미사에 참례 할 때마다 겨울 고등어들이 눈앞에 아른아른 한다. 그런 걸 보면 베드로 사도는 유혹이라는 걸 어떻게 이겨냈을까 모르겠다. 성인 서열에 오른 사람들은 뭔가 다른가 보다.
강 과장의 부인은 돈 밖에 모르는 여자여서 고등어 한 광주리 잡아다 주면 반찬값 살아났다고 야들야들 해지며 좋아했었는데 어느 날 부 터는 온라인으로 지급되니 월급 담보 잡히고 눈칫밥 얻어먹는 신세다. 월급날이라고 목에 힘주고 큰소리치며 들어갔다가는 본전도 못 건진다.
“누구 아빠는 ○○사 누구 아빠는 ○○ 사 그 집들 자가용 뭔지 알아
당신은 근데 이게 뭐야, 꼴에 큰소리는 쥐꼬리가 더 크겠다. 쯧쯧"
“쥐 잡아다가 대보기나 했어.”
“ 요즘 세상에 쥐가 있어?”
“왜 없어! 산에 가면 있지.”
열이 발끈 나고 숨고르기를 한 후
“그래 당신 쥐 잡아다가 온 라인 통장 든 것 꺼내 가지고 대 봐. 당신이란 사람 처음 시집와 가지고 한밤에 시집 부엌에 물 마시려 들어갔다가 쥐를 보고 놀라 졸도한 사람이”
“어느 옛날이야기를 왜 지금까지 써먹어.”
“그때부터 당신은 쥐 얘기만 나오면 사시나무 떨 듯 죽은 쥐도 못 버리던 당신이 시댁에서 살다가 전세 집에 들어 살 때 죽은 쥐, 마당에 널 부러지는 바람에 그때부터 아파트로 가자고 졸랐잖아!”
“이보세요. 이제는 요 23평은 아파트 측에도 못 껴요. 40평 이상”
숨고르기를 한 후 미스터강의 부인이 마지막 펀치를 날린다.
“다른 집들은 주말마다 골프가방 매고 골프장에 치러 다녀!”
이런 소리 듣다보면 야구공에 정수리를 맞은 것처럼 머릿골이 어질어질 한다.
강 과장이 자기마누라를 사랑 할 수 없는 이유다. 핑계인지 모르지만.
4. 성당에 묻어둔 꿀 항아리
강 과장은 참 안 됐다 싶지만
조 대리는 들어오는지 마는지 무관심한 내 조강지처보다는 낮다는 생각이
“말마라, 우리 미란이 엄마는 아침에도 성당 저녁에도 성당, 성당에 무슨 꿀단지가 있는지. 툭하면 성당이라네. 주말이면 아예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지. 집에서는 굶는지, 라면을 끓여 먹는지 관심도 없고 빨래는 통으로 넘쳐나고 성가대 하지, 국수 마당하지. 안 하는 게 없어. 아예 우리 친척들은 내 마누라보고 성당귀신이라고 그래. 큰집 제삿날도 얼굴만 비치고 성당에 일 있다면서 자리를 뜨곤 하지, 내 누나도 형제간도 두 손 두발 들었거든”
“자네 돌지 않고 사는 게 이상한 일이네.”
“ 빨래야 뭐 세탁기가 알아서 해 주는 것이고”
“성당이라면 머리가 흔들거리고 멀미나.”
“자네 심정을 알만하네. 자네 인내심 그렇게 거룩한 줄 몰랐네.”
“인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새끼가 하나도 아니고 셋 인 걸 어쩌나.”
“ 난 말이야 국가 정책에 충성스럽게 따르면서 둘 낳자마자 예비군 훈련소에서 했거든
요즘은 더 많이 낳으라니 낳을 때마다 돈도 준다는데 늙어 꼬꾸라질 나이가 다 되어가야
이제는 열심히 해 보려고 해도 안 돼. 마누라에게 접근하다가 혼쭐났지. “
“ 앞으로 성당에서 보게 될 날 오겠네.”
“나까지 성당, 성당 해봐. 우리 애들은 아마도 산으로 밥 얻어먹으려 가야 될 것 같아서 생각만 해도 아주 끔찍한 일이지.”
“그렇지 않으면 아예 성당으로 이사를 하던가?”
“성당에서 신자들 이사 짐까지 받아주기나 하겠어?”
“아마도 조간신문에 특종 기사 감이 되겠지.”
“아마 자네 가족들 스타로 떠오를 걸세.”
주거니 받거니 하는 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바보들 계산서 내미는 아줌마에게서 쪽지를 잽싸게 받아든 강 과장이 지갑을 여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꼼 장어 두 접시에 막걸리 3병, 맥주 3병 마른안주 한 접시 꼼 장어가 자기 고향인줄 알고 뱃속에서는 요동치고 난리 났다.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하려고 한 것이 꼼장어에 막걸리까지 짬뽕 하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낸다니까 자네 정말 왜이래! 많이 취한 것 아냐?”
밀치고 당기고 난리다.
“이놈의 카드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런 때 용케 쓰자고 나온 것 아닌가요. 마누라가 술값을 줄 리 없잖아요. 호호”
“월급날 마누라에게 또 초죽음 되는 것 아냐? 오늘은 내가 자네 위로해 줄려고 마시자 한 건데 나도 모르겠네.”자리를 뜨고 일어선다.
5. 빛바랜 세례
상판들은 비닐로 덮어 있고 시장 골목을 빠져 나오는데 삶의 비린내가 진동하고 만취한 취객만 한두 사람 눈에 뛴다. 싸한 냉기가 길거리 가로수 탱탱한 나무속까지 회초리를 친다. 비틀 비틀 걷는 사람들은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보며 걷고 있는 것일까?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빙글빙글 돈다.
“아주 옛날에 유아세례 받았데요, 내 어머니 말씀이 나는 베드로 우리말로 뭐 반석이라나,
내 할머니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얼마 못 다니고 포기하고 말았지. 제사 명절 하는 큰며느리가 다니면 제사명절 어떻게 하느냐며 십자고 상 던지고 난리 국난이 났었데요. “
“자네 할머니야 옛날 분이라 그렇다 치고 자네는 왜?”
“우리 미란이 엄마도 산후 통으로 많이 아팠었는데 성당에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건강은 많이 좋아졌지만 밤만 되면 앓는 소리를 하거든.”
“미란이 엄마 등쌀에 밀려 가보긴 했지만 꿔다 논 보릿자루 마냥 영 이상하고 감동이 없어 맹물 같고.”
“예수라는 사람을 봐도 할 일 없이 매달려 있는 것만 같고 의미를 모르겠고
‘아 멘’ 하며 시작해서 ‘아 멘 ’하고 끝나고 ‘아 멘’ 이 열 번도 더 죽을 맛이더라고“
나올 때는 신부님이 수백 명의 신자들과 악수하고 아이들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데
손도 안 아프시는 지, 가죽 손인가 봐. “
“반질반질한 성체로 특수 코팅된 손이니 아프겠는가? 생각을 해 보게 보통 서민들 손과는 다르단 말일세. 안수만 받아도 병이 낫는다는 손, 피정인가 뭔가 있는 날은 안수 받으려온 신자들로 북새통이 덴데. 앞으론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도 밥 굶는 날이 올는지 모르지”
“그게 정말 효험이 있는 것일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 한 일 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잖아.”
“미란이 엄마는 시간만 나면 매일 목걸이 같은 걸, 목에 걸면 좋을 걸, 손에 잡고 빙빙 돌리며 입으로는 ‘은총이..... ’하며 묵주 삼매경에 빠지는데 지겹지도 않나 봐. 은총이라는 것 어디에 있는지도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사람이 나가는 지, 들어오는 지도 모르고. “콧소리로 ”아빠! 왔어요. 아빠! 다녀오세요. “ 들어본지가 10년도 넘은 것 같네.”
“오십이 코앞인 데 열화 같은 사랑으로 불탄다면 뇌 의 고주파가 잘 못 된 거 아니겠는가 아니면 유전자 형질이 변화가 온 것이던가. 아무튼 병일 걸세.”
“그 은총이라 것 어떤 것인지 알면 우리나라 사람들 가만 놔두겠어, 곰쓸개도 몸에 좋다니까 칼칼하게 써도 술에 마시는 놈들 때문에 곰은 남아나지 않고, 동남아까지 비행기 타고 가는 것 봐. 그게 하늘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사천만 아니, 미제 놈들 계발한 비아그라 신봉자들까지 달려들어 세계적으로 머리통 터지는 싸움이 벌어 질 거고 하늘은 갈기갈기 헌 걸레조각 될 거야 .”
“신부나 수녀들은 총각과 처녀이니 어떤 암시를 받았으면 알는지 모르지, 우리는 처자식 달린 유부남이라 독고 남으로 돌아갈 순 없고.”
“그 의미를 다 알면 성인군자 되게 그거 다 자네와 처자식을 위해서 일거야.”
“자네도 먼가를 좀 아는 모양이지. 취미가 있어야지.”
“종교를 뭐 취미로 믿나 의지 할 데 없는 게 우리의 인생 아니겠어. 구원은 나중의 일이고 안식을 얻으려고 시작해 봤지.”
“자네가 안식을 얻으면 그때 나도 생각해보지 생각이 영영 없는 게 아니야. 개점 휴업하지나 말게, 성당에 다니네, 광고했다가 주일 날 초상나지 말라는 법 없고 사건사고 나지 말라는 법 없고, 일주일도 눈 일곱 번 깜박거리니 금세 그러다 보니 주일을 못 지켜 꿀 먹은 벙어리 된 사람들 내 주변에도 많거든.”
강 과장은 시무식이 있는 날이라 교리공부도 땡땡이 치고 일차에서 끝나야할 시점을 놓쳐 삼삼오오 흩어지며 포장마차에서 또 한잔 부하직원과 윗분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선 자리 비우기가 어려운 게 우리의 밥줄이 결린 현실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 공부하는데 왜 그리 장애물이 많이 생기는지 6개월 코스에 아슬아슬하게 특별 강의를 받아가며 강 과장은 가이드라인 안으로 들게 되어 삼십 오명이 작년 11월 어느 날 만인의 축복 속에 영세를 받는데 합류하게 되었다.